연휴엔 방구석 1열이 최고지! 추석에 TV로 뒹굴뒹굴 볼 만한 추석특선영화.zip

추석. 이 단어 하나만 봐도 설레는데 거기다 영화까지 붙어버리니 두 배, 아니 세 배로 설렌다. 그 이름만 들어도 싱글벙글 웃음이 나오는 ‘추석 특선영화’. 비록 OTT 서비스의 범람으로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거의 모든 영화를 볼 수 있게 됐지만 그럼에도 TV로 방영되는 영화만의 정취가 있다. 정해진 시간, 정해진 채널에서 나오는 ‘그 영화’는 그 순간을 유일무이한 것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어쩌면 올 추석 당신이 본 ‘그 영화’가 먼 미래에 그리운 향수로 기억될지도 모르는 노릇이다. 그 향수가 부디 기분 좋은 것이기를 바라며 4일의 연휴 동안 방영되는 영화 가운데 16편을 간추려 소개한다. 다만 방송사 사정으로 인한 편성 변경은 유념할 필요가 있다.

9/9(금)

20:50 <보이스> tvN(TV 최초) | 티빙, 왓챠

22:00 <경관의 피> TV조선(TV 최초) | 티빙

23:50 <신의 한 수: 귀수편> KBS2 | 티빙, 왓챠, 쿠팡플레이

24:45 <와호장룡> EBS1 | 넷플릭스, 왓챠, 쿠팡플레이, 시즌

설레는 추석 첫날은 화끈한 액션 영화들이 포진하고 있다. 먼저 첫 번째로 방영되는 영화는 <보이스>다. 여기서 ‘보이스’는 결코 달콤한 목소리가 아니다. 병원비부터 아파트 중도금까지 한 번에 날릴 수 있는 목소리, 보이스피싱이다. 당하면 속수무책이라는 것이 통설이지만 서준(변요한)은 그냥 있지 않는다. 전직 형사답게 직접 중국까지 날아가 조직의 리더 곽프로(김무열)와 시원하게 맞붙을 예정이다. 다음 영화는 언더커버 경찰물 <경관의 피>다. 서로 정반대면 강하게 끌리거나 밀쳐내게 된다는데. 이 영화의 주인공들은 둘 다인 것 같다. 원칙주의자 신입 형사 민재(최우식)와 막대한 후원금을 받아 럭셔리한 형사 생활을 즐기는 베테랑 강윤(조진웅)의 불꽃 튀는 만남이 담긴 작품이다. 배우들의 슈트 핏을 보는 것도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되겠다.

그저 한 수 한 수 최선을 다해 두는 것이 바로 ‘신의 한 수’라던 안성기의 내레이션이 그다음 한 수를 불렀다. 정우성에게 바통을 받아 권상우가 주연한 영화 <신의 한 수2: 귀수편>이다. 컨셉은 전편과 동일하다. 내기 바둑판에 뛰어든 혈혈단신의 주인공 귀수(권상우)가 세상에 맞서 싸우는 줄거리다. 김희원, 김성균, 허성태 등 인상파 배우들이 대거 출동해서 지면 끝장인 바둑판의 살벌한 분위기를 연출하니 단단히 각오해야 할 것이다. 아드레날린이 폭발할 자정 무렵, 피를 확 식혀줄 작품이 슬그머니 머리를 들이미는데. 바로 이안 감독의 <와호장룡>이다. 대나무 숲에서의 장면이 잊히지 않는 이 영화. 봐도 봐도 또 보고 싶은 영상미와 한 마디로 정의될 수 없는 장르가 매력적이다. 무협 매니아와 로맨스 매니아를 두루 아우르는 <와호장룡>으로 추석의 첫날 밤을 마무리하는 건 어떨까.


9/10(토)

20:20 <장르만 로맨스> SBS | 넷플릭스, 웨이브, 시즌

21:40 <취권2> EBS1 | 애플TV+ 구매·대여 가능

22:40 <연애 빠진 로맨스> tvN(TV최초) | 티빙

23:40 <자산어보> SBS | 넷플릭스, 티빙, 쿠팡플레이

투톱, 쓰리톱에 질린 당신을 위해 추석 둘째 날에는 6인 6색의 옴니버스 드라마 <장르만 로맨스>가 준비됐다. 류승룡, 오나라, 김희원, 이유영, 성유빈, 무진성이 주연으로 출연하며 오정세와 박형수도 조연으로 등장한다. 로맨스를 계기로 드러나는 인물들의 사생활을 유쾌한 시선으로 풀어냈다니 마음 푹 놓고 즐기기 좋을 것이다. 다음은 “시바스대갈 서티나인!” 유재석이 무한도전에서 패러디한 뒤로 수차례 회자된 고전작 <취권2>다. 명절 영화, 하면 <취권>이던 시절도 있었다는데 그 시절이 2022년에 다시 돌아온 모양이다. 전편의 대흥행에 힘입어 제작된 속편으로 신기에 가까운 액션씬이 펼쳐진다. 전성기 시절 성룡의 코믹 액션에 흠뻑 취해보고 싶다면 꼭 봐야 할 영화가 틀림없다.

손석구, 전종서에 빠진 자라면 <연애 빠진 로맨스>를 빠뜨릴 수 없겠다. 데이팅 앱을 통해 만난 남녀의 순서 바뀐 로맨스를 다룬 영화다. 어딘가 어설픈 서른셋 우리(손석구)와 전 남자친구와 이별 후 연애 종료 선언을 했지만 외로움을 이기지 못한 자영(전종서)의 심쿵 연애담에 과몰입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추석 둘째 날의 끝을 알리는 영화는 이준익 감독의 최고작으로 꼽히기도 하는 <자산어보>다. 흑백으로 제작된 이 영화의 주인공은 널리 알려진 위인 정약용이 아닌 그의 둘째 형 정약전(설경구)과 제자 창대(변요한)다. 흑산도로 유배된 정약전이 섬의 어부 창대와 서로의 지식을 나누며 쌍방 사제 관계를 맺는다는 내용이다. 영화를 다 보고 눈을 감으면 수묵화 같은 흑산도의 바다가 펼쳐질지도 모르니 주의하자.


9/11(일)

12:30 <남산의 부장들> MBN | 넷플릭스, 웨이브, 티빙

13:20 <말임씨를 부탁해> KBS1

14:30 <나의 특별한 형제> OBS | 웨이브, 티빙, 왓챠, 쿠팡플레이, 시즌

22:45 <뜨거운 피> KBS2 | 시즌

왠지 추석이라 하니 가족영화 한 편 봐야 할 것 같다. 괜히 눈물샘만 자극하지 않으면서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기에 적당한 영화를 찾는 당신을 위해 <말임씨를 부탁해>가 방영된다. 고령화 시대의 부양 문제와 전통적인 부모 자식 관계를 다루는 작품이다. 아들과 요양보호사 틈에 낀 85세 정말임 역에 현역 한국 배우 중 최고령 여성 배우인 김영옥이 맡아 열연했다. 그의 첫 주연작인 만큼, 그냥 지나치기가 어렵다. 우민호 감독의 대표작 <남산의 부장들>도 안방극장을 찾는다. 박정희의 오른팔 김재규(이병헌)를 주인공으로 하는 이 영화는 임상수 감독의 <그때 그 사람들>과 동일한 사건을 다루면서도 전혀 다른 스타일을 구축해 화제를 모았다. 박정희를 연기한 이성민은 그와 비슷한 귀를 만들기 위해 분장을 받고 연기했는데, 싱크로율이 장난 아니다.

다음으로는 또 한 편의 가족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가 기다리고 있다. 이광수의 연기력으로도 화제가 된 이 영화는 장애를 가진 형제와 가족의 이야기를 예상되는 뻔한 흐름으로 다루지 않았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신하균, 이솜의 열연과 함께 유쾌한 휴먼 드라마를 즐길 수 있다면 약간의 진부함은 용서될 것이다. 추석 셋째 날 밤을 장식할 뜨거운 영화는 소설가 천명관의 감독 데뷔작 <뜨거운 피>다. 부산을 배경으로 폭력 조직들 간의 다툼을 그린 영화로 정우, 김갑수 등 굵직한 선을 가진 배우들이 주연했다. 1993년도 범죄와의 전쟁 이후 치열해진 조직 간의 생존 다툼을 그리고 있다.


9/12(월)

11:15 <킬러의 보디가드2: 킬러의 와이프> KBS2 | 넷플릭스, 티빙

18:20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tvN | 넷플릭스, 티빙

20:25 <킹메이커> SBS | 시즌

21:40 <특송> MBC | 웨이브, 티빙, 시즌

마침내 혹은 벌써, 추석의 마지막 날이다. 조금은 싱숭생숭한 기분을 달래줄 색다른 영화로 <킬러의 보디가드2: 킬러의 와이프>가 나선다. 전편에 이어 라이언 레이놀즈가 또 한 번 킬러의 보디가드를 맡아 온갖 고초를 겪을 예정이며 사무엘 L. 잭슨과 셀마 헤이엑이 한 술 더 뜰 계획이다. 미치광이 킬러만으로도 버거운데 이번에는 그 부인까지 가세한다고 하니, 병맛 코미디를 좋아한다면 놓치지 말자. 다음 타자는 장안의 은은한 화제가 된 영화, 최민식 주연의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다. 학문의 가치와 의미를 묻는 작품으로, 북한에서 온 수학자이자 학교 수위로 일하는 학성(최민식)과 수포자 고교생 지우(김동휘)의 만남을 그렸다. 정답 그 자체가 아닌 정답을 찾아가는 과정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학성은 묘한 여운과 분명한 메시지를 남길 것이다.

많은 사람들 앞에 나서는 당선인도 궁금하지만 그 당선인을 만드는 사람도 궁금하다. 변성현 감독의 <킹메이커>를 통해 당선인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지켜볼 수 있다. 대선에 도전하는 심지 굳은 정치인 김운범(설경구)과 일단 이기고 보자는 선거 전략가 서창대(이선균)의 만남과 갈등을 다룬 작품으로 정치극의 매니아라면 놓쳐서는 안 된다. 마지막, 추석의 끝을 화려하게 매듭지을 영화는 박소담 주연의 액션 영화 <특송>이다. 특송 전문 운전수인 은하(박소담)가 거액의 돈이 걸린 사건에 휘말려 국정원, 경찰의 타깃이 되는 내용이다. 구불거리는 골목길에서 펼쳐지는 카체이싱 액션과 송새벽의 역대급 악역 연기를 볼 수 있으니, 대미를 장식할 작품으로 부족하지 않은 것 같다. <특송>이 재미는 특송하되 화요일 아침은 지연배송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상, 2022 추석 특선영화 추천을 마무리한다.


씨네플레이 유해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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