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빅마우스(Big Mouse)’는 누구일까? 명탐정 코난에 빙의될 시간이다. MBC 금토 드라마이자 OTT 웨이브에서 볼 수 있는 <빅마우스>의 주인공인 박창호(이종석) 함께 시청자인 나도 ‘빅마우스 찾기’에 몰두했다.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한 <빅마우스>의 히든카드(비장의 수)는 빅마우스다. 등장인물들은 빅마우스의 정체를 가짜와 진짜, 진실과 거짓의 경계선에 놓았다. 이젠 슬슬 약 올리는 것 같은 느낌이다. ‘빅마우스 잡아봐라~’하고 말이다. 빅마우스가 한 명이 아닐 수도 있지 않은가? 몇 마리(?)쯤 되지 않을까? 빅마우스를 어디에나 있는 존재로 만들어버린 것이 이 드라마를 계속 보게 만드는 매력이다. 회를 거듭할수록 빅마우스 정체는 점점 미궁 속으로 빠진다. 드라마가 빅마우스를 숨기려고 뿌린 미끼가 극의 맥락에 어울리는 빅마우스 정체로 회수될 수 있을까. 지금부터 드라마가 던져놓은 떡밥을 보며 진짜 빅마우스가 누구일지 함께 추리해보자.
* 스포주의: 이 글은 MBC 금토 드라마 <빅마우스>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1. 박창호(이종석)가 진짜 빅마우스?
주인공 박창호(이종석)는 자신이 맡은 소송마다 패소하는 ‘삼류 변호사’다. 심지어 전 재산을 날리는 사기까지 당하고, 자신이 피해자인 사건마저 제대로 변호하지 못하는 한심한 변호사. 그래서 그를 ‘빅마우스’라 부르는 걸까? 능력도 없이 주둥이만 나불댄다고 그에게 붙여진 오명이다. 결국 말은 씨가 된다. 승률 10%의 변호사 박창호는 하루아침에 1,000억 원을 가로챈 희대의 천재 사기꾼 빅마우스가 된다. 그는 ‘독 안에 든 쥐’ 신세다. 빅마우스가 짜놓은 계략에 계속 이용당하기 때문이다. 범죄의 소굴인 교도소로 들어간 박창호. 그는 교도소에서 가장 악독한 살인마인 박윤갑(정재성) 구천교도소장과 마주하고, 급기야 자신이 진짜 빅마우스라 말한다.
빅마우스라는 누명을 쓴 박창호가 빅마우스를 자신의 사회적 가면으로 이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창호는 거짓을 숨기는 가장 완벽한 곳을 안다. 어떤 게 거짓이고 진실인지 헷갈리는 상황에서 결국 사람들이 하는 선택은 ‘진실 같은 거짓’이니까. 아내 미호(임윤아)의 신변까지 협박당하자 결국 창호는 아내를 지키기 위해 빅마우스가 되기로 했다. “이제부터 내가 진짜 빅마우스다.” 박창호는 기꺼이 빅마우스로 살기로 결심하며 ‘심판자’를 자처했다. 여기서 드는 의문점! 그는 정말 빅마우스일까? 주인공이 빅마우스라면 우리는 계속해서 속은 것이고, 결말로도 그럴 듯 하다. 만약 그가 가짜라면, 박창호는 진짜 빅마우스를 찾을 수 있을까? 그를 따라가다 보면 빅마우스를 찾을 수 있을지 모른다.
2. 구천 대학병원 살인사건의 진범은?
빅마우스 찾기의 서막을 알리는 하나의 사건이 있는데, 바로 ‘구천 대학병원 살인사건’이다. 사건의 단서는 교통사고 차 트렁크에 있던 서재용 교수(박훈)의 시신과 차량에 탄 용의자 3명이다. 사망한 서 교수는 혈액종양 내과과장으로, 구천 대학병원의 실세 중 한 명이다. 용의선상에 오른 병원 외과 교수 한재호(이유준), NR 포럼 고문 변호사 이두근(오륭), 구천 대학교 재단 이사장 아들 정채봉(김정현)은 공통점이 있다. 모두 서 교수와 엔알(NR) 포럼의 멤버라는 사실이다.
거물급 인사들이 연루된 서 교수 살인사건에 박창호도 자신의 한 발을 담그고 만다. 박창호는 구천 대학병원 살인사건에 연루된 용의자들의 법률대리인을 맡는다. 최도하 구천 시장(김주헌)의 제안이었다. 무능하고 말 잘 듣는 변호사가 필요하다는 용의자들의 조건이 있었고, 각본이 짜여진 재판에서 그럴 듯한 변호사 연기만 하면 됐다. 그러나 최 시장이 원하는 것은 달랐다. 최 시장은 박창호에게 살인사건의 진범을 찾아달라고 요구하며, ‘이중간첩’이 되달라고 제안했다. 여기에 살인사건 진범 찾기에 최 시장의 의도가 숨겨졌다는 것이 또 다른 반전이라면 반전이랄까.
살인사건의 중요한 증거 자료인 차량의 블랙박스는 사라진 상황. 박창호는 차량의 블랙박스를 찾고, 공범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된다. 최 시장의 말처럼 ‘골리앗과 싸우는 다윗 변호사’라는 정의로운 콘셉트는 ‘삼류 변호사’ 박창호에겐 너무 매력적이었다. 전재산을 잃고 이혼 위기에 처한 그에게 ‘돈’이 ‘정의’보다 우선이었다. 박창호는 NR 포럼의 리더인 공지훈(양경원) 우정일보 사장을 살인사건의 공범으로 지목했다. 박창호는 공지훈에게 핵심 증거인 블랙박스 주겠다며 거래를 제안한다. 하지만 웬걸, 공지훈은 이를 거절했다. 박창호는 헛다리를 짚었다. 서 교수 살인사건의 공범은 따로 있었다.
3. 서 교수의 논문 내용이 뭐길래?
서 교수 죽음의 원인은 논문이다. NR 포럼의 멤버들은 서 교수의 논문을 세상에 공개하지 않고 없애려고 했다. 서 교수의 미발표 논문은 이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중요한 소재 중 하나다. 서 교수의 논문이 원인이 돼 살인사건이 벌어졌고, 논문을 찾으려는 자와 숨기려는 자들이 치열한 싸움이 벌어지고 있으니까.
빅마우스는 죽은 서 교수의 논문에 집착한다. 왜냐고? 빅마우스가 가장 아끼는 사람이 논문에 관련돼 있어서다. 그 논문의 내용이 뭐길래 사람들이 논문 소리만 들으면 두려워할까? 박창호가 아는 건 혈액검사를 이유로 재소자들에게 뽑아간 피의 내용이 논문에 담겨 있다는 것뿐이다. 논문의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혈액과 논문의 연관성을 알아낸 사람은 바로 박창호의 아내 고미호(임윤아)다. 미호는 남편 박창호를 살리려고 교수를 죽인 진범을 찾으려 한다. 암병동 간호사인 미호는 서 교수의 논문을 찾기 위해 위험도 무릅쓰는데, 미호는 죽은 서 교수의 미발표 논문을 가지고 있다고 미끼를 던진다. 미끼를 덥석 문 공지훈(양경원) 우정일보 사장이 미호에게 논문을 자신에게 팔라고 협박한다. 이에 넘어가지 않고 미호는 논문이 있는 곳을 알아낸다.
논문은 서 교수를 죽인 범인 중 한 명의 아내가 가지고 있었다. 아내는 남편의 이혼서류와 논문을 맞바꾸자고 요구한다. 아내는 누군가를 만난 뒤 해외로 몸을 피한다. 아내가 미호에게 전달한 논문은 서 교수의 진짜 논문이었을까? 서 교수의 진짜 논문을 갖고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 미호는 병원을 그만두고 교도소에 들어가 재소자들의 혈액으로 논문의 진실을 밝히려고 한다.
4. 빅마우스가 빼돌린 1천 억 원은 어디에?
희대의 사기꾼 빅마우스는 라라캐피탈 투자금 천억 원을 빼돌린 인물로 나온다. 공지훈 우정일보 사장은 자신이 투자한 천억 원의 행방을 찾는다. 공 사장은 박창호가 빅마우스라고 생각하는 인물이다. 공 사장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박창호에게 천억 원을 숨겨둔 장소를 찾아내려고 했다. 박창호가 구달산에 금괴를 숨겨놨다는 말에 흙을 파보기도 하지만, 거기서 나오는 것은 달랑 1개의 금괴뿐.
1천억 원은 도대체 어디에 있을까? 1천억 원을 빼돌리고, 서 교수의 논문까지 가지고 있는 인물은 박창호와 아주 가까이 있다. 그는 박창호가 찾고 싶었던 서 교수 살인사건의 공범이기도 하다. 박창호가 빅마우스를 찾느라 놓친 인물이다. 그렇게 이 드라마의 빌런은 잊히고 있었다.
5. 이놈의 ‘빅마우스’ 잡히기만 해봐라
빅마우스를 인생의 롤모델로 삼던 제리(곽동연)가 빅마우스에게 이용당하다 죽는 모습을 보며 박창호는 각성한다. 박창호는 빅마우스에게 이용만 당하다가 죽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더이상 빅마우스에게 끌려다닐 수 없는 박창호는 ‘빅마우스 사냥’을 시작한다. 창호에게 빅마우스는 자신에게 명령을 내리는 ‘큰 입’에서 잡아야 하는 ‘쥐’가 된다. 창호는 빅마우스를 잡을 쥐덫을 설치한다. 창호의 아내도 진실을 찾기 위해 교도소로 들어간다. 빅마우스와 서 교수 살인사건의 공범, 두 마리 쥐를 잡기 위해서다.
이름만 있고 실체는 아직 드러나지 않은 빅마우스는 빅브라더와 같다. 모두를 감시하고, 사건의 판을 설계하고 있는 두려운 권력자다. 마침내 지긋지긋한 빅마우스의 대장놀이를 끝내야 할 시간이다.
빅마우스는 창호가 있는 교도소 안에 있을까? 밖에 있을까? 적은 가까이 있는 법이니, 빅마우스는 박창호의 조력자이자, 장인인 고기광(이기영)일까? 아니면 이 모든 사건을 감시하는 최도하 구천 시장일까? 만약 교도소 안에 인물이라면 살인미수범 ‘노박(양형욱)’일까? 과연 빅마우스는 누구일까? “가서 빅마우스한테 전해! 내 앞에 나타나라고!” 박창호의 단호한 경고의 목소리는 지금 내가 드라마에 하고 싶은 말이기도 하다. 빅마우스 찾기 진실게임은 앞으로 계속되겠지만.
씨네플레이 / 허프포스트코리아 양아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