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섭>·<유령> 등 1월 셋째 주 전문가 별점

교섭
감독 임순례
출연 황정민, 현빈, 강기영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국민의 생명, 국가의 의무
★★★☆
2000년대에 분쟁 지역에서 있었던, 한국인 피랍 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다. 실제 있었던 사건 자체에 초점을 맞춘다면 오히려 산만해질 수 있었던 이야기지만, 임순례 감독은 오로지 단 한 가지의 질문만 던진다. 국민의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국가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그 대답인 <교섭>은 외교적 상황과 윤리적 선택과 현실적 타협이 오가는 과정에서, 오로지 ‘살리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국가의 존재 이유를 보여준다.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차분하고 안정적인 돌파의 힘
★★★☆
동일한 목표를 포기할 수 없는 두 인물의 여정을 줄기 삼아 민감한 소재들을 인본주의적 시각으로 돌파해간다. 수많은 딜레마들을 거치면서도 영화의 명제는 흔들림이 없다. 국가는 자국민의 생명 보호를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는 것. 종교와 믿음을 둘러싼 본질적 질문이나 가치 판단 대신 균형적 시각을 유지하려는 태도가 우선한다. 이 안정성은 <교섭>의 장점이지만 동시에 아쉬움으로도 지적할 만하다. 테러 집단의 잔악함이 실시간으로 중계되는 실제 세계의 방식과는 달리 카메라의 윤리적 시선을 최대한 견지한다는 점에서는 감독의 부드러운 듯 단호한 입장이 엿보인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소재를 너무 조심하다가, 도리어 소재에 눌린
★★☆
실화 바탕의 논쟁적인 소재를 이토록 무색무취의 드라마로 탈색시킬 수 있다니. 민감한 소재를 시종 눈치 보고 있는 건 보이는데, 그런 부담을 뚫고 이 소재를 선택한 이유와 전개 방법이 효과적이었는가는 잘 보이지 않는다. 온 국민이 이 사건을 알게 된 이유의 ‘본질’은 (논란을 우려해) 누르고 누르면서, ‘그럼에도 구해야 하는 사람들의 직업적 고뇌’만 인류애적으로 풀어놓고 있으니, 역설적으로 소재가 이야기의 전진 가능성을 막아서고 있는 느낌이 든달까. 황정민과 현빈은 훌륭한 자질로 관객을 설득시켜 온 배우들이지만, <교섭>에선 지난 이력에서 이미 사용한 이미지를 되풀이하는 인상이라 매력이 떨어진다.

교섭

감독

임순례

출연

황정민, 현빈, 강기영

개봉

2023.01.18.

상세보기


유령
감독 이해영
출연 설경구, 이하늬, 박소담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스파이의 텐션, 액션의 쾌감
★★★☆
‘스파이 액션’이라는 장르 카피는 영화 <유령>을 명확하게 규정한다. 영화의 전반부는 비밀 항일무장단체의 조직원을 색출하는 폐소공포증적 긴장감의 첩보 장르영화였다면, 중간에 트리거가 당겨지면서 영화는 액션 장르로 급변한다. 그런 면에서 <유령>은, 장르적 재미를 중심에 놓고 궁극적으로 역사의 무게를 돌파하는 방식의 선택하는 셈이다. 스파이 영화에서 액션으로 넘어가는 과정의 전환이 썩 매끄럽진 않지만, 일단 액션의 흐름을 탄 후엔 장르적 쾌감에 충실하다.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과감성이 돋보이는 장르 변주곡
★★★
목숨을 걸고 나라를 위해 싸우는 항일 조직 운동가들이 스파이 영화의 장르성과 만났을 때. 밀실 스릴러부터 액션 활극까지 다양한 스타일의 변주가 이어진다. 시대에 허락되지 않았던 극강의 낭만성을 포착하는 영화적 애수, 첩보물의 고리타분함을 비웃는 여성 캐릭터들의 시원한 총격 액션 등 새로운 시도가 많다. 아쉬운 점은 이 모든 것을 어우러지게 엮는 힘. 서사적 전개마다 스타일이 점차 융합되기보다 산발적 매력 어필에 그치는 인상이 강하다. 특히 밀실 스릴러로서의 재미와 긴장이 부족하다는 점은 시대적 배경을 둘러싼 애초의 의도를 무색하게 만들 여지마저 있다.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도전과 야심 사이에서 배회하는 
★★★
장점과 단점이 너무 명확하게 드러난다. 이해영 감독의 장기인 감각적 이미지, 여성 캐릭터에게 반전과 무게를 실어 장르 차별화를 꾀한 전략은 어느 정도 통한다. 하지만 추리극에서 첩보 액션으로, 캐릭터 무비에서 여성 버디무비로 바뀌는 전환점마다 이음새가 매끄럽지 못해 몰입을 떨어뜨린다. 재기발랄한 장르 영화와 묵직한 항일 영화 사이에서 갈피를 못 잡고 우왕좌왕하면서 전반적으로 산만한 영화가 되고 말았다.  

유령

감독

이해영

출연

설경구, 이하늬, 박소담, 박해수, 서현우, 김동희

개봉

2023.01.18.

상세보기


유랑의 달
감독 이상일
출연 히로세 스즈, 마츠자카 토리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운명, 트라우마 그리고 구원
★★★☆
‘소아 성애’라는 민감한 소재로 시작하지만 그것에 천착하지 않고,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와 폭력적 경험, 그리고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한 인물들의 고통스러운 내면에 대한 이야기로 확장된다. 여기에 홍경표 촬영감독이 포착한, 한적하면서도 영롱하고 아름다운 이미지들이 결합된다. 명확한 인과 관계를 제시하기보다는 열린 상태에서 진행되는 서사의 영화인데, 그런 면에서 모호한 면도 있지만 감독 특유의 톤으로 밀도 있게 전진한다. 의도하지 않은 운명의 지옥에 갇힌 두 인물에 대한 영화. 여기서 감독은 과연 그들이 구원받을 수 있을지, 바라본다.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흔들리며 떠도는 달을 좇듯
★★★
세상으로부터 이해받지 못하는 존재들의 어두운 그림자를 좇아 껴안는 이상일 감독의 관심사는 여전하다. 그것은 악행의 본질을 파헤치는 작업이며, 가려진 사연을 들추는 질문이다. 이 영화 역시 보편적이고 폭넓은 이해를 구하려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가차없는 판단과 단죄 대신 복잡한 형태로 달려오는 영화의 질문과 마주하는 것은, 관객 각자의 도덕과 딜레마와 연결되기를 희망하는 이 영화의 제스처를 받아들였을 때야 비로소 가질 수 있는 강렬한 경험이다. 다만 소설을 스크린으로 옮기면서 필연적으로 발생한 ‘이미지의 관점’은 온전히 동의되기 어려운 구석도 있다.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이해받지 못한 자들
★★★
2020년 일본 서점대상 1위작인 나기라 유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영화화했다. 이상일 감독은 전작 <악인>(2011), <분노>(2017)에 이어 범죄와 엮인 인물들의 관계를 치밀하고도 치열한 시선으로 고찰한다. 유괴사건의 가해자와 피해자였던 두 주인공의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영화는 세상의 잣대로 재단할 수 없는 타인의 삶을 침잠하는 연출로 그려낸다. 히로세 스즈와 마츠자카 토리의 연기뿐 아니라 아역배우 시라토리 타마키의 연기도 깊은 인상을 남긴다. 

유랑의 달

감독

이상일

출연

히로세 스즈, 마츠자카 토리

개봉

2023.01.18.

상세보기


라일 라일 크로커다일
감독 조쉬 고든, 윌 스펙
출연 하비에르 바르뎀, 윈슬로우 페글리, 숀 멘데스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소심한 악어의 뉴욕 생활기 
★★★
동명 아동 베스트셀러가 원작인 가족 뮤지컬 영화. 마술사와 노래하는 악어, 뉴욕에 새로 이사 온 가족과 그들을 눈엣가시처럼 여기는 이웃 주민까지 캐릭터 구성이나 전개는 고전적인 방식을 따른다. 그럼에도 시대에 걸맞은 각색과 신나는 음악, 무엇보다 무대공포증 앓는 캐릭터로 의인화된 악어의 매력이 영화를 장악한다. 연출의 완급 조절이 아쉽지만,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는 메시지와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가족 영화로 손색없다. 

라일 라일 크로커다일

감독

윌 스펙, 조쉬 고든

출연

하비에르 바르뎀, 윈슬로우 페글리, 콘스탄스 우, 스쿳 맥네이리, 브렛 겔맨, 숀 멘데스

개봉

2022.10.07. / 2023.01.18. 재개봉

상세보기


캐리와 슈퍼콜라
감독 오성윤
출연 최정윤, 엄상현, 이다은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히어로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이 된 캐리 
★★★
인기 키즈 콘텐츠 ‘캐리와 친구들’의 첫 번째 극장판 애니메이션. 장르는 판타지 모험극이다. 우주 악당에게 쫓겨 지구에 온 외계인이 캐리의 애착 강아지 인형 콜라의 몸속에 숨어들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그렸다. 열한 살 캐리와 친구들의 학교생활, 초능력을 갖게 된 콜라의 활약이 웃음을 자아낸다. 주인공 캐리가 우주 악당에 맞서는 후반부가 볼거리. 소녀 히어로로 거듭난 캐리의 변신에 어린이들이 또 한 번 열광할 듯하다. 

캐리와 슈퍼콜라

감독

오성윤, 이춘백

출연

최정윤, 엄상현, 이다은, 원옥화

개봉

2023.01.18.

상세보기


극장판 파워레인저: 지구를 위한 싸움
감독 나카자와 쇼지로
출연 오자와 료타, 야마다 유키, 이치미지 마오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10년을 기다린 보람 
★★★
<파워레인저 캡틴포스> 10주년 기념작. 35대 파워레인저 캡틴포스가 단독 주연한 첫 극장판으로 2012년 국내 방영된 드라마 시리즈의 주연배우들이 그대로 출연해 반가움을 더한다. 지구 방위라는 명목하에 역대 파워레인저들이 배틀 게임을 벌이고, 캡틴 마벨러스를 비롯해 다시 뭉친 캡틴포스 멤버들은 지구를 지키는 것이 옳은 일인지 갈등에 빠진다. 역대 파워레인저들의 등장과 엔딩 타이틀에 흐르는 주제가 모음은 기존 팬들에겐 추억을, 전대물에 입문한 어린이 팬들에겐 호기심을 자극한다. 

극장판 파워레인저 캡틴포스: 지구를 위한 싸움

감독

나카자와 쇼지로

출연

오자와 료타, 야마다 유키, 이치미치 마오

개봉

2023.01.19.

상세보기


Must Read

Related Articl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