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에 대한 환상을 부수는 영화 7



<어바웃 타임>

영화 속 결혼을 떠올려봅니다. <어바웃 타임>에서 빨간 드레스를 입고 러블리함을 과시하던 레이첼 맥아담스의 모습이나 <나의 그리스식 웨딩>, <맘마미아!> 등에서 결혼을 앞두고 소동극을 벌이던 가족들의 모습이 스쳐 지나가네요. 아쉽게도 그건 정말 영화 속 결혼일 뿐입니다. 누군가와 가정을 이룬다는 책임감, 그로부터 비롯된 부담감, 연인과의 가치관 차이, 경제적인 문제까지. 현실적으로 결혼을 앞두곤 온갖 고민이 생기기 마련이죠. 환상을 심어주는 영화보단, 현실을 저격하는 영화가 더 마음에 오래 남는 법! 오늘은 냉정한 현실을 마주한 영화 속 위기의 커플&부부들을 한자리에 모아보았습니다.


초행
2017

수현 & 지영

7년 차 커플인 수현(조현철)과 지영(김새벽). 비정규직 방송국 직원, 미술학원 강사 일을 하며 근근이 생활을 이어오던 그들에게 임신이라는 현실이 들이닥칩니다. 등 떠밀리듯 결혼 준비를 하는 이들. 양가 집안을 방문하고, 각자 집안의 속사정을 마주한 이들은 쉽사리 좁혀질 수 없는 갈등에 직면합니다. 수현과 지영은 현실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유형의 커플입니다. 앞으로 함께할 모든 길이 초행이라 두려울 수밖에 없는, 수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선사할 커플이죠.

초행

감독
김대환

출연
김새벽, 조현철

개봉
2017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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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째 연애중
2007

재영 & 다진

영화 속 오래된 커플의 바이블 같은 존재랄까요. 다진(김하늘)과 재영(윤계상)은 남매 케미를 자랑하는 연인입니다. 결혼을 전제하에 둔 6년 차 커플이지만, 이미 결혼 6년 차처럼 서로에게 무심해진 지 오래죠. 시간에 비례하는 편안함의 무게. 이들 앞에 편안함 대신 설렘을 자극하는 인물들이 등장하기 시작하며 다진과 재영의 관계가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결혼만 하면 완벽할 것 같은 오래된 커플들. 다진과 재영은 이런 터무니 없는 환상을 낱낱이 깨부수는 커플이죠. 보는 사람마저 상처 입을 듯한 윤계상과 김하늘의 짜증 섞인 표정 연기가 일품입니다.

6년째 연애중

감독
박현진

출연
김하늘, 윤계상

개봉
2007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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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랑 나의 신부
2014

영민 & 미영

이명세 감독의 <나의 사랑 나의 신부>(1990)2014년 버전으로 재탄생했습니다. 4년 연애 끝에 결혼에 골인해 달달한 신혼 생활을 이어가던 영민(조정석)과 미영(신민아). 여느 부부가 그렇듯, 곧 그들에게도 환상이란 1도 없는 나날들이 시작됩니다. 본인만의 공간이 절실한 영민은 미영의 쏟아지는 잔소리를 감당해야 하고, 미영은 자신을 전혀 배려하지 않는 영민에게 섭섭해합니다. 경쾌한 에피소드로 소소한 웃음을 유도하다가도, 마음을 후벼파는 명대사로 먹먹함 수치 높이는 이 영화! “파김치가 필요할 때만 나를 찾잖아!” 외친 후 왈칵 눈물을 쏟아내던 미영이 잊혀지지 않네요. 

나의 사랑 나의 신부

감독
임찬상

출연
조정석, 신민아

개봉
2014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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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못 드는 밤
2012

현수 & 주희

현수(김수현)와 주희(김주령)는 결혼 2년 차 30대 부부입니다. 작은 임대 아파트에서 깨 볶는 결혼 생활을 이어오던 이들. 주희가 ‘아이’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며 이들의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합니다. 아이를 가지고 싶은 주희와 육아에 대한 부담이 먼저인 현수. 소박하고 따스한 나날을 보내는 그들의 마음 한편엔 늘 ‘아이’에 대한 스트레스가 자리합니다. <잠 못 드는 밤>은 러닝타임 내내 첨예하게 갈리는 두 사람의 대립이 섬세히 묘사된 영화입니다. 부부를 짓누르는 현실적 딜레마의 무게, 그 압박감은 관객들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됩니다.

잠 못 드는 밤

감독
장건재

출연
김수현, 김주령

개봉
2012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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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내의 모든 것
2012

두현 & 정인

두현(이선균)과 정인(임수정)은 7년 차 부부입니다. 정인은 쉴 새 없이 독설을 쏟아내며 두현과 대화하길 즐깁니다. 두현은 그녀와 함께 있는 순간이 곤욕스럽죠. 정인과 이혼하고 싶지만 직접 그런 말을 꺼낼 용기는 없는 두현. 그는 카사노바 성기(류승룡)에게 본인의 아내를 유혹해달라고 부탁합니다. <내 아내의 모든 것>은 무척 수다스러운 영화입니다. 정작 인물들 간엔 진정한 소통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두현은 ‘내 아내의 모든 것’을 담은 리스트를 손쉽게 작성할 정도로 정인을 잘 알고 있지만, 정작 그녀와 속깊은 대화는 나누지 못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극중 정인은 청소기나 세탁기를 돌려서라도 침묵에 길들여지지 말라고 조언합니다. 흠. 이런 결혼 생활이라면 피하고 싶은 게 당연합니다.

내 아내의 모든 것

감독
민규동

출연
임수정, 이선균, 류승룡

개봉
2012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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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사랑일까
2011

루 & 마고

결혼 5년 차 마고(미셸 윌리엄스)는 권태에 빠져있습니다. 남편 루(세스 로건)가 여전히 자신을 사랑하는지에 대한 불안이 싹텄기 때문이죠. 루는 늘 마고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지만, 마고에겐 그의 진심이 온전히 와닿지 않습니다. 그녀의 마음은 출장길에서 만난 낯선 남자 대니얼(루크 커비)에게 점점 기울기 시작합니다. 언젠가 마고와 루에게도 환희로 가득 찬 시간이 있었겠죠. 지금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짜릿한 사이지만, 언젠가 대니얼과 마고의 관계도 낡고 바랄 것이 분명합니다. 우리는 거듭 사랑에 실패합니다. <우리도 사랑일까>는 그 당연한 사실을 조명하는 영화입니다.

우리도 사랑일까

감독
사라 폴리

출연
세스 로건, 미셸 윌리엄스

개봉
2011 캐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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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볼루셔너리 로드
2009

프랭크 윌러 & 에이프릴 윌러

결혼을 꿈꾸는 사람에겐 매우 끔찍한 영화입니다. 이 세상 모든 걸 느껴보는 게 꿈인 남자 프랭크(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배우를 꿈꾸며 자유로운 삶을 지향하던 에이프릴(케이트 윈슬렛). 현실과 타협하며 사는 데 지친 부부는 파리로 이민 갈 계획을 세웁니다. 동시에 프랭크는 승진을 권유받죠. 에이프릴은 세 번째 아이를 임신합니다. 계획을 접고 다시 현실에 기대려는 프랭크와 모든 것을 뒤로하고 파리에서의 새 삶을 원하는 에이프릴. 가치관의 차이로 어긋난 이들은 파국으로 치닫습니다. 표정만으로도 많은 이야기를 담아내는 레오와 케이트. 그들의 연기력 덕에 더 섬뜩해진 작품입니다. 보는 것만으로도 진이 빠지는 건 물론이죠. 

레볼루셔너리 로드

감독
샘 멘데스

출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케이트 윈슬렛

개봉
2008 미국, 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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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에디터 유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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