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의 전설>과 함께 보면 좋을 피아니스트 영화 5

많은 사람들의 인생영화인 <시네마 천국>의 쥬세페 토르나토레 감독과 영화음악계의 거장 엔니오 모리꼬네가 함께한 영화 <피아니스트의 전설>이 22년 만에 재개봉했다. <피아니스트의 전설>은 감독과 영화음악가의 다른 작품들에 비해 덜 알려졌던 영화다. 재개봉을 맞이해, 피아노, 혹은 피아니스트 소재 영화를 좋아하는 독자들을 위해 다섯 편의 영화들을 모았다. 아래 소개한 영화들은 네이버 시리즈에서 다운로드할 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즉시 할인 쿠폰이 지급된다. 1월 3일(금)부터 1월 10일(금)까지 할인된 가격으로 만나볼 수 있다.


그린 북

감독 피터 패럴리 출연 비고 모텐슨, 마허샬라 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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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북>은 2019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각본상,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예민한 완벽주의 피아니스트 돈 셜리(마허샬라 알리)와 그의 운전기사가 된 정반대의 성격의 토니 발레롱가(비고 모텐슨)가 티격태격하다가 우정을 쌓아가는 이야기다. 다혈질에 거친 성미의 평범한 백인 남자가 운전기사, 깔끔하고 우아한 맵시의 피아니스트가 흑인 남자다. 영화의 배경은 1962년. 이 둘이 만나게 된 계기는 당시 극심했던 인종차별 분위기 때문이었다. 흑인 피아니스트인 돈 셜리는 미국 남부 투어를 도는데 운전기사 겸 보디가드가 필요했다. 그는 백인 엘리트층의 귀를 사로잡아 투어를 도는 천재 피아니스트지만 투어의 여정에선 흑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경찰서, 레스토랑, 상점, 허름한 모텔 등 가는 곳마다 크고 작은 차별을 받는다. 너무나도 다른 성향의 두 남자로 처음엔 섞이기 힘들었지만 어려운 상황을 함께 겪고 공감하며 서로를 보완해주며 둘은 좋은 친구가 된다.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재즈 음악들이 귀를 즐겁게 한다.


샤인

감독 스콧 힉스 출연 제프리 러쉬, 노아 테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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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인>은 한 예술가의 트라우마, 예민한 내면 심리 묘사를 탁월하게 그려낸 영화다. 추레한 차림으로 빗속을 헤매던 한 남자가 다짜고짜 한 레스토랑에 들어가 피아노 앞에 앉는다. 많은 사람들의 그의 행색에 의심했지만 그의 격정적인 연주를 듣고 환호한다. 알고 보니 그는 과거 피아노 신동으로 촉망받던 음악가였던 것. 아버지의 폭력을 피해 유학길에 올랐으나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을 완벽하게 완주하던 순간 쓰러져 병원에 수감된다. 이 연주 장면은 보는 사람의 숨을 멈추게 할 정도로 밀도 있게 연출됐다. 정신 분열 증세를 보인 그는 정신병원에서 10년이 넘도록 살며 사람들에게 서서히 잊혀갔다. 그런 그가 피아노를 통해 다시금 삶을 살아내며 재기하는 과정을 담았다. 이 드라마틱한 사연이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사실도 흥미롭다. 피아노를 알지 못하는 사람도 연주하기 어렵다는 사실쯤은 들어봤던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왕벌의 비행’의 연주 장면에 주목해 보시길.


글루미 선데이

감독 롤프 슈벨 출연 조아킴 크롤, 스테파노 디오나시, 벤 벡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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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글루미 선데이’를 들으면 자살한다는 유명한 괴담,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1933년 발표된 헝가리곡 ‘슬픈 일요일'(Szomorú Vasárnap)은 그 우울한 음률이 당시 시대상과 맞물려 많은 사람을 자살로 이끌었다고 전해진다. 영화는 이것을 토대로 발표된 1988년 소설 <슬픈 일요일의 노래>를 원작으로 한다. 영화의 시작, 한 남자가 레스토랑에서 ‘글루미 선데이’를 신청한다. 음악이 시작되자 그 남자는 돌연 쓰러진다. 미스터리한 괴담에서 출발한 이 이야기의 주된 감성은 정작 로맨스다. 한 여자를 두 남자가 사랑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 레스토랑을 운영 중인 남자 자보(조아킴 크롤)와 연인 일로나(에리카 마로잔)가 피아니스트 안드라스(스테파노 디오니시)를 고용하면서 세 주인공은 만나게 된다. 여자는 두 남자를 모두 사랑하고, 여자를 포기할 수 없던 자보는 그런 그녀와 안드라스의 관계를 받아들인다. 평범하지 않은 오묘한 관계에 놓이게 된 세 사람. 삼각관계는 우울한 시대적 배경과도 맞물려 영화의 음울감을 더한다. 쓰고 보니 신년에 추천하기 애매한 감성의 영화인 것 같다. 우울한 감성을 즐기고 싶은 날 꺼내보길 권한다.


피아니스트

감독 로만 폴란스키 출연 애드리언 브로디, 토마스 크레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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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는 어쩌면 <글루미 선데이>보다 더 감정 소모가 심한 영화일 것이다. 제목과 달리 좀처럼 피아노 연주 장면이 나오지 않는 영화다. 피아니스트가 연주하는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보다 자비 없는 총성 소리를 더 많이 들을 수 있다. 영화엔 유대인들에게 행해지던 나치 세력의 잔혹한 행태가 그대로 담겨있다. 폴란드에서 주목받는 유대계 피아니스트 블라디슬로프 스필만(애드리언 브로디)이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쇼팽을 연주하던 중 폭격을 당한다. 전쟁 상황 속 나치 세력은 유대인들을 조롱하고 무참히 학살한다. 그 대상이 된 블라디슬로프 스필만과 그의 가족들. 전쟁통에서 그의 가족들이 한 명 한 명 참혹히 죽어간다. 생존과 사투를 벌이며 은신 생활을 이어가던 주인공은 어쩌면 최후의 연주가 될지 모르는 상태에서 피아노 앞에 앉게 된다. 전쟁영화에 가깝지만 제목이 <피아니스트>인 이유는 아마 이 장면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블라디슬로프 스필만의 처절한 삶이 그대로 투영된 연주 장면으로 강한 여운을 남긴다. 여담이지만 비슷한 시기 동명의 다른 영화 <피아니스트>가 개봉했다.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영화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영화로, 이자벨 위페르의 명연기를 볼 수 있으니 이 영화도 함께 추천한다.


피아니스트 세이모어의 뉴욕 소네트

감독 에단 호크 출연 세이모어 번스타인, 에단 호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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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틱한 스토리를 즐기기보다는 정말 순수하게 피아노 연주에 집중해서 듣고 싶은 독자들에겐 <피아니스트 세이모어의 뉴욕 소네트>를 권한다. 피아니스트 세이모어 번스타인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인데 감독과 출연진 타이틀에 익숙한 이름이 보인다. 에단 호크는 이 영화의 감독이자 청자로서, 세이모어의 이야기를 듣는다. 에단 호크는 그를 처음 만난 자리에서 자신이 무대 공포증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음을 털어놓았다고 했다. 유명 배우가 처음 만난 사람에게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기 쉽지 않았을 터. 그러나 영화에서 세이모어가 음악을 대하는 자세, 제자를 대하는 자세를 지켜보다 보면 에단 호크가 그에 대해 가졌던 신뢰감이 어떤 감정인지 이해하게 된다. 스스로를 괴롭히면서 예술성을 승화시키는 여타의 예술가들의 삶과 달리 세이모어의 예술가로서의 삶에는 차분하고 안정적인 행복감이 깃들어있다. 드라마틱한 구성이 아니라서 누군가는 자칫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겠으나 음악 그 자체의 행복을 즐기는 그의 긍정의 기운을 기분 좋게 느낄 수 있는 영화다.


씨네플레이 조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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