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찌 좋아해? 패션디자이너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들

구찌, 샤넬, 생 로랑… 명품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명품 브랜드들이다. 수 백이 넘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오픈런'(개장과 동시에 달려가서 구매하는 것. 대개 가격이 오르기 직전에 있는 현상) 하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다.도대체 명품이 뭐길래, 패션이 뭐길래 오픈런까지 하며 수 백 만 원짜리 가방을 사는 걸까. 오늘은 명품의 뒷 이야기를 볼 수 있는 영화들을 준비했다. 


샤넬과 스트라빈스키(2011)
감독 얀 쿠넹
출연 아나 무글라리스, 매즈 미켈슨



<샤넬과 스트라빈스키>(2011)

<샤넬과 스트라빈스키>는 동명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로 진실과 거짓의 경계를 알 수 없다. 이고르 스트라빈스키는 TIME이 선정한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들 만큼 서양음악사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인물로, 현대음악의 모든 사조를 아울렀던 거장이다. 3대 발레음악이라 불리는 불새, 페트로슈카, 봄의 제전 모두 이고르 스트라빈스키의 작품이니, 그에 대한 호불호는 갈릴지라도 음악사를 넘어 예술사에 한 획을 그은 건 부정할 수 없다. 코코 샤넬은 말년에 자신이 스트라빈스키와 불륜사이였다고 발언한 바 있는데, 이것이 사실인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코코 샤넬의 주장을 갖고 집필된 것이 바로 소설 『샤넬과 스트라빈스키』다. 

영화에서 두 사람의 만남은 ‘봄의 제전’을 통해 이루어진다. 당시로서는 굉장히 파격적이었던 발레 ‘봄의 제전’을 보고, 코코 샤넬(아나 무글라리스)은 스트라빈스키(매드 미켈슨)의 천재성을 알아본다. 이후 스트라빈스키의 후원자가 되면서, 그에게 일과 사랑, 두 가지 측면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샤넬이 말년에 ‘스트라빈스키와 특별한 관계였다’는 말로 만들어진 허구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영화가 현실인지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두 사람이 동시대 사람이며, 같은 문화를 공유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두 사람이 활동했던 20세기 초에는 ‘혁신’이라는 가치가 예술 전반에 자리하고 있었다. 이러한 분위기를 뒷배 삼아 샤넬과 스트라빈스키는 자신만의 혁신성을 드러낸다. 진실 여부를 떠나, 두 예술가가 서로에게 영감을 주고 받고 실험적인 예술을 행하는 모습은 충분히 볼 만 하다.

샤넬과 스트라빈스키

감독

얀 쿠넹

출연

아나 무글라리스, 매즈 미켈슨

개봉

2011.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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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 샤넬(2009)
감독 안느 퐁텐
출연 오드리 토투, 브누와 뽀엘부르드



<코코 샤넬>(2009)

<샤넬과 스트라빈스키>가 두 사람의 유대, 예술의 상호작용을 다뤘다면 <코코 샤넬>은 가브리엘 샤넬(오드리 토투)의 숨겨진 아픔과 상처, 인간적인 연민을 다룬 작품이다. 그는 언니와 함께 고아원에서 유년시절을 보내며 근근이 생계를 이어나갔다. 원래는 가수를 꿈 꿨던 그는 재봉사 일을 했지만 카바레에서 춤과 노래를 불렀다. 그러던 중, 에띠엔느 발장(브누와 뽀엘부르드)을 만나면서 상류사회에 진입하게 되고, 코르셋처럼 불편한 상류여성층의 의류에 반감을 품게 된다. 샤넬은 여성의 자유로운 움직임을 위해 직접 심플하고 편안하면서도 상류층 여성의 고풍스러움을 유지할 수 있는 의상을 제작하게 된다. 의상 제작을 하던 샤넬은 영국 사업가 아서 카펠(알렉산드로 니볼라)을 만나게 되고, 두 사람은 첫눈에 반하게 된다. 

<코코 샤넬>의 원제는 ‘CoCo Avant Chanel’이다. 영어로는 ‘CoCo Before Chanel’로 샤넬이 세계적인 브랜드가 되기 전 인간 샤넬의 인생사에 대해 영화는 집중 조명한다. 영화는 샤넬의 운명적인 사랑에 집중하기 보다 샤넬의 인간다움에 카메라를 들이민다. 그의 인생은 분명히 극적이었고, 혁명적인 디자이너였으나 샤넬 역시 인간이었음을 상기시켜준다. 이제는 브랜드 이름으로만 기억되는 샤넬의 인간사를 담백한 흐름으로 보여주는 영화. 그러다보니 패션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눈요기 화면이 부족한 편. 이에 대해선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코코 샤넬

감독

안느 퐁텐

출연

오드리 토투, 브누와 뽀엘부르드

개봉

2009.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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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 오브 구찌(2022)
감독 리들리 스콧
출연 레이디 가가, 아담 드라이버, 자레드 레토, 제레미 아이언스, 알 파치노, 셀마 헤이엑



<하우스 오브 구찌>(2022)

거장 리들리 스콧의 최신작, <하우스 오브 구찌>는 구찌 가문의 성공과 실패를 다룬 작품이다. 리들리 스콧 감독이 ‘구찌’ 영화를 만들었지만, 눈을 어지럽힐 화려한 이미지와 격정적인 이야기보다는 구찌 가문에 있었던 이야기를 최대한 완벽하게 담아내는 데 집중한 작품이다. 과장 없이 담백하게 구찌 가문을 바라보는 시선이 매력적인 영화. 예고편의 팬시한 느낌보다는 묵직한 분위기다. <스타 이즈 본>(2018)에서 대단한 연기력을 선보였던 레이디 가가는 이번에도 명연기를 선보였다. 레이디 가가는 <하우스 오브 구찌>로 제79회 골든 글로브 드라마 여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 되고, 뉴욕영화비평가협회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하우스 오브 구찌>는 구찌 가문의 며느리, 파트리치아(레이디 가가)를 중심으로 흘러간다. 구찌 가문의 아들 마우리찌오(아담 드라이버)와 파트리치아는 첫 눈에 반해 결혼을 하게 된다. 구찌 가문의 일원이 된 그는 화려한 상류사회에 발을 들여놓자 점차 커져가는 욕망을 멈추지 못한다. 영리하지만 여자란 이유로 권력의 중심에서 소외된 파트리치아는 마우리찌오를 앞세워 구찌 가문을 뒤흔든다. 영화는 사라 게이 포든의 원작 도서 ‘하우스 오브 구찌: 살인, 광기, 화려함, 그리고 탐욕의 충격적 스토리’를 영화화 한 작품으로, 일반적인 패션 영화에서 완전히 비켜나 있다. 영화는 구찌를 패션으로 보지 않는다. 리들리 스콧 감독은 구찌 브랜드가 가진 이미지를 원했던 게 아니라, 구찌 가문의 역사에 욕심을 냈다. 구찌 영상 화보집을 예상했다면 잠시 접어두시길. 드라마틱한 구찌 가문의 역사를 원본 상태 그대로 담아 놓은 영화다. 

하우스 오브 구찌

감독

리들리 스콧

출연

레이디 가가, 아담 드라이버, 자레드 레토, 알 파치노, 제레미 아이언스, 셀마 헤이엑

개봉

2022.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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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 생 로랑(2014)
감독 자릴 라스페르
출연 피에르 니네이, 기욤 갈리엔, 샬롯 르 본, 니콜라이 킨스키



<이브 생 로랑>(2014)

2014년, 이브 생 로랑을 다룬 영화 두 편이 동시에 개봉했다. 국내에는 <이브 생 로랑>이 2014년에 먼저 개봉했고, 뒤이어 2015년에 <생 로랑>이 개봉했지만 북미에서는 같은 년도에 개봉한 작품들이다. 먼저 소개할 영화는 자릴 라스페르 감독의 <이브 생 로랑>이다. 크리스찬 디올 사망 후, 21살 어린 나이에 수석 디자이너로 임명된 이브 생 로랑(피에르 니네이)은 첫 컬렉션을 성공적으로 마치게 된다. 이후 이브 생 로랑은 그의 운명적 파트너 피에르 베르제를 만나게 되고, 두 사람은 ‘이브 생 로랑’ 브랜드를 발표하게 된다. 내는 컬렉션마다 세계적인 찬사를 받은 그는 성공가도를 달리게 되지만 동시에 불안감도 증대되어 약물로 점철된 방탕한 생활을 하게 된다. 

피에르 니네이가 연기한 이브 생 로랑은 유약했다. 디자이너가 느끼는 ‘혁신적이어야 한다는 불안’과 나락으로 떨어지는 그 순간의 감정을 정확하게 포착해내고 있다. 패션 영화로서 <이브 생 로랑>은 오리지널, 원본을 표현하는 데에 집중하고 있는데, 촬영을 위해 이브 생 로랑 아카이브로부터 실제 디자인 사용 허가를 받은 덕분이다. 영화는 극적인 요소를 최대한 배제하고 이브 생 로랑의 커리어에 집중했다. ‘디자이너’ 이브 생 로랑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는 영화. 

이브 생 로랑

감독

자릴 라스페르

출연

피에르 니네이, 샬롯 르 본, 기욤 갈리엔, 니콜라이 킨스키

개봉

2014.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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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 로랑(2015)
감독 베르트랑 보넬로
출연 가스파르 울리엘, 레아 세이두, 루이 가렐, 발레리아 브루니 테데스키, 제레미 레니에, 아이멜린 발라드



<생 로랑>(2015)

<이브 생 로랑>이 오리지널의 매력을 갖고 있다면, <생 로랑>은 조금 더 극적이다. 가스파르 울리엘이 연기한 이브 생 로랑은 <이브 생 로랑>에서의 모습보다 조금 더 예민하고, 카리스마 있다. 가스파르 울리엘은 이브 생 로랑 특유의 높은 목소리를 완벽하게 연기해 냈는데, 유약함과 카리스마 그 사이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균형을 잘 맞췄다는 평이다. 영화는 <이브 생 로랑>과 마찬가지로 디자이너 초창기의 순진무구함, 이어지는 불안과 방탕한 생활, 베르제와의 관계, 크리에이트브에 대한 압박감, 뮤즈 등을 다루고 있다. 다만, <이브 생 로랑>과 다른 점은 아틀리에 안에서 일하고 있는 여성들의 권력 다툼과 정치, 뮤즈들에게 매혹되는 생 로랑의 모습을 굉장히 길게 묘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생 로랑>의 러닝타임은 2시간이 훌쩍 넘는 150분으로 앞서 말한 두 가지 포인트에 굉장히 많은 서사를 부여하고 있다. 뮤즈를 다소 평면적으로, 짧게 그렸던 <이브 생 로랑>과는 차이를 보이는 지점.

<생 로랑>은 이브 생 로랑의 전기를 다룬 영화지만, 그에게만 포커스를 맞추고 있지 않다. 그를 둘러싼 배경에 대해서도 충분히 묘사하는데, 70년대 파리의 문화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단순히 생 로랑이 호텔을 걸어가고 있는 장면일 뿐임에도 영화는 이 장면을 굉장히 아름답게 묘사했다. 캐릭터를 묘사하는 데, 정밀하게 인물화를 그리느냐 풍경화를 그리느냐의 차이다. <이브 생 로랑>이 세밀한 소묘라면 <생 로랑>은 조금 더 컬러를 많이 담은 풍경화다. 특히 난잡한 파티나 약물로 인한 환각을 그려낼 때는 굉장히 강렬하게 표현해냈다. 이러한 화려하고 복잡한 화면 구성이 곧 이브 생 로랑의 마음으로 이어졌다. 

생 로랑

감독

베르트랑 보넬로

출연

레아 세이두, 가스파르 울리엘, 제레미 레니에, 루이 가렐, 발레리아 브루니 테데스키, 아이멜린 발라드

개봉

2015.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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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객원 기자 김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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