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예르모 델 토로 X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만남 성사될 뻔? <나이트메어 앨리> 트리비아

<나이트메어 앨리>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이 다시 한번 인간의 어두운 심연을 파고들었다. 공공연한 크리처 장인인 그가 크리처와 판타지 요소를 과감히 버리고 만든 <나이트메어 앨리>(2021)는 유랑극단 출신의 가짜 심령술사 스탠(브래들리 쿠퍼)이 욕망에 현혹되는 이야기다. 브래들리 쿠퍼를 비롯해 케이트 블란쳇, 루니 마라, 윌렘 대포, 리차드 젠킨스 등 걸출한 배우진을 갖췄고, 필름 누아르 스타일의 감각적인 연출은 재미를 더한다. 영화를 감명 깊게 봤을 이들을 위해 <나이트메어 앨리>의 트리비아를 모았다. 감독, 핵심 제작진, 출연진에게서 들은 뒷이야기는 아래 링크로 확인하길.


블리크 하우스

── 2020년 1월 토론토에서 촬영을 시작했다. 2020년 3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촬영이 중단됐고 이때까지 분량의 45%를 찍었다. 같은 해 9월 촬영을 재개했다.

── 스탠의 젊은 시절 장면은 대부분 촬영 재개 후 찍었고, 브래들리 쿠퍼는 그 사이 7kg을 감량했다.

── 브래들리 쿠퍼는 스탠을 연기하기 위해 복싱을 배웠다. 스탠의 몸에서 그가 어두운 과거를 가졌다는 인상을 은연중에 풍기기를 바랐던 감독의 바람 때문이었다.

── 기예르모 델 토로는 알아주는 수집가다. 고전 호러 영화 오브제, 책, 예술품 등 1만여 점의 수집품을 전시한 2층짜리 집, 일명 ‘블리크 하우스’를 마련했을 정도다. 브래들리 쿠퍼에 따르면 <나이트메어 앨리>에 등장하는 많은 소품들이 실제 감독의 것이었다고.

── <악몽의 뒤안길>(Nightmare Alley)(1947)의 리메이크작이 아니다. 윌리엄 린지 그레셤이 쓴 동명의 소설을 각색한 것이다.

── 기예르모 델 토로가 스탠과 같이 마음이 연약해진 사람을 공략하는 가짜 독심술사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2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8년, 감독의 아버지가 멕시코에서 납치됐고 납치범이 몸값을 요구한 일이 있다. 이때 델 토로의 가족은 즉시 가짜 심령술사의 타깃이 됐다. 감독은 이렇게 회상했다. “당시 사건 담당자는 ‘심령술사’라는 게 있다는 걸 알고 있으라고 전화로 경고했다. 그들이 곧 찾아올 거라고 했다. 아니나 다를까 전화기를 내려놓고 거실로 나가자 어머니가 두 명의 심령술사와 앉아 있었다. 그들은 자신들이 아버지를 느낄 수 있고 우리를 아버지에게로 안내하겠다고 했다. 아버지가 지금 우리와 소통하고 싶어한다고 했다. 그들을 바로 내쫓았지만 이때 그들이 어머니에게 한 말은 영화 속 스탠이 한 말과 정확히 같았다. ‘그가 당신을 정말 정말 사랑해요. 그가 당신에게 오고 싶어해요. 당신이 그를 구할 수 있어요.’ 내가 듣기엔 뻔한 거짓말이었지만 그때의 어머니는 일말의 희망을 품고 있었다. 지울 수 없는 인상을 남긴 기억이다. 직접 경험한 그 잔인성이 영화에 담았다.”

── 기인(geek)은 바보, 얼간이 혹은 서커스에서 공연하는 야만인을 뜻하는 독일어 ‘geck’에서 온 말이다. 19세기 중반의 일반적인 기인 쇼에서 무대에 선 기인은 동물의 머리를 입으로 물어 뜯고 피를 마셨다. 종종 분위기를 띄우면서 질질 끌다가 머리를 뜯는 것으로 정점을 찍고 죽음과 피와 함께 공연이 마무리된다. 영화 초반 클렘(윌렘 대포) 서커스단의 기인 쇼가 그랬던 것처럼.

── 지나(토니 콜렛), 브루노(론 펄먼), 메이저(마크 포비넬리)가 뉴욕에 있는 스탠과 몰리(루니 마라)를 방문했을 때, 지나는 “안녕 스탠, 깁타운(Gibtown) 가는 길에 친구 얼굴 좀 보러 들러 봤어”라고 인사한다. 깁타운은 플로리다 탬파 근처에 위치한 비자치지역(지자체에서 관할하지 않는 지역), 깁슨튼(Gibsonton)의 별명으로 20세기 미국의 서커스단이 겨울을 보내는 곳으로 유명했다.

── 지나는 욕조 이용 비용으로 10센트를 받는다. 지금으로 치면 1.98달러, 약 2400원이다.

── 그린들(리차드 젠킨스)은 스탠을 1만 달러에 고용한다. 지금으로 치면 19만 7732달러, 약 2억 4000만 원이다.

── 마틴 스코세이지는 ‘LA타임스’에 서신을 보내 공공연히 기예르모 델 토로와 <나이트메어 앨리>를 칭찬했다. “기예르모는 분명 우리가 사는 시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다만 그때의 절망과 절박함과, 지금의 절망과 절박함을 오버랩시키며 영화와 현실을 공명시킨다. 그가 던진 경고의 메시지는 불안하면서도 짜릿한 경험을 선사하며, 이게 바로 예술이라는 매개의 가치일 것이다.”

── 기예르모 델 토로는 스탠 역에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원했다. 디카프리오는 폴 토마스 앤더슨과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의 제의를 뒤로하고 <나이트메어 앨리> 출연 확정 직전까지 갔다가, 올해 개봉 예정인 마틴 스코세이지의 신작 <킬러스 오브 더 플라워 문>(Killers of the Flower Moon)과의 스케줄 문제 등으로 하차했다. 이후 브래들리 쿠퍼가 합류했고 그는 그가 디카프리오를 대체한 것과 캐스팅 후보 1순위가 아닌 역할을 맡는 데 불안감을 느꼈다고 했다.

── 브래들리 쿠퍼는 1999년 <섹스 앤 더 시티>의 단역으로 데뷔한 이래 <나이트메어 앨리>에서 나체 연기를 처음 했다. 스탠이 지나의 집에서 목욕하는 장면이다. 브래들리 쿠퍼는 그의 노출 연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영화가 전달하는 바를 사실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쓸데없는 장면이 아니고 서사에 필요했기에 거절할 생각도 전혀 하지 않았다. 스탠은 감정적으로, 정신적으로, 그리고 실제로 발가벗겨진 상태여야 했다. 욕조 안의 스탠은 그 스스로 피클드 펑크(pickled punks) 같았다. (피클드 펑크는 카니발 사이드 쇼에 전시되는 태아가 담긴 병을 뜻하는 말로 유랑하는 서커스단 그 자체를 상징한다고 할 수 있겠다.) 해야 한다는 마음뿐이었다. “제작진들 사이에서 6시간 이상을 나체로 있었다. 토니 콜렛의 첫 촬영날이었는데, 해보지 않은 연기라 버겁긴 했다.”

── 공허와 공포와 절박함을 한데 담은 스탠의 웃음과 함께 영화가 끝난다. 엔딩에서 브래들리 쿠퍼가 보여준 연기는 인상적이다. <나이트메어 앨리>의 150분이 마지막 2분만을 향해 달려왔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브래들리 쿠퍼는 이 장면을 첫 테이크에 성공했다. 델 토로는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장면이기 때문에 제대로 하려고 했다. 50번이든 60번이든 필요한만큼 찍을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런데 한 번에 해내더라”라고 말했다.

── 루니 마라가 연기한 몰리 역에 제니퍼 로렌스와 레이디 가가가 언급됐다.

── <캐롤>(2015)의 케이트 블란쳇과 루니 마라가 재회한 것으로 화제를 모았다. <나이트메어 앨리>의 2막은 1941년 뉴욕을 배경으로 한다. <캐롤>이 1950년대 뉴욕 배경의 시대극이었기에, 지난 2020년 <나이트메어 앨리> 촬영장에 두 배우가 함께 있는 모습이 공개됐을 때 팬들은 캐롤(케이트 블란쳇)과 테레즈(루니 마라)가 다시 만났다며 행복한 상상회로를 돌리기도 했다.

── 몰리에게 아버지 같은 존재인 브루노를 연기한 론 펄먼과 기예르모 델 토로의 일곱 번째 협업이다. <퍼시픽 림>(2013), <헬보이 2: 골든 아미>(2008), <헬보이>(2007), <블레이드2>(2002) <크로노스>(1993), 그리고 감독이 제작에 참여한 애니메이션 <마놀로와 마법의 책>(2004)에 출연했다. 올해 공개될 넷플릭스 오리지널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 <기예르모 델 토로의 피노키오>가 여덟 번째가 될 것이다.


씨네플레이 이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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