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빼미> 등 11월 넷째 주 개봉작 전문가 별점

올빼미
감독 안태진
출연 류준열, 유해진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믿음직한 재미를 ‘보았다’
★★★☆
역사적 사실과 상상력의 유연한 조우. 음모와 암투가 판을 치는 궁의 어둠과, 빛이 없는 밤에만 형체를 볼 수 있는 주맹증을 지닌 주인공의 상황이 탄탄하고도 흥미로운 대구를 만든다. 소현세자의 죽음을 둘러싼 진실 공방의 서스펜스는 이 영화의 기세 좋은 동력. 든든한 극의 안내자로 나선 류준열, 불안에 잠식당한 왕좌의 주인인 유해진뿐 아니라 각 배우들이 적재적소에서 매끄러운 기량을 펼쳐낸다. 

이지혜 영화 저널리스트
오랜만에 만나는 웰메이드 사극
★★★☆
상상력과 캐릭터, 미술까지 오랜만에 볼 만한 사극이 등장했다. <올빼미>는 인조실록에 기록된 소현세자의 죽음에 역사적 상상력을 더해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한편 인조라는 캐릭터에 레이어를 더했다. 그 중심에는 주맹증을 앓고 있는 맹인 침술사가 있는데, 낮에는 보지 못하지만 밤에는 볼 수 있다는 제약이 그의 한계를 지우는 동시에 스릴러를 강화한다. 정통성이 없다는 콤플렉스와 삼전도 굴욕으로 인한 트라우마로 아들을 미워하게 된 왕을 해석한 유해진의 새로운 얼굴이 놀랍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역사의 빈칸에 찔러 넣은 비상한 상상력
★★★☆
대담한 각본이 돋보이는 <올빼미>는 다소 억지스럽게 다가올 수 있는 상황들을 ‘주맹증’에 걸린 침술사라는 인물 설정을 통해 설득력을 확보하고, 긴장감을 획득한다. 역사적 기록에 상상력을 더했다는 점에서 <광해, 왕이 된 남자>가, 힘없는 개인이 권력 한복판에 느끼는 회한을 다룬다는 점에서 <관상>과 엮어 볼 수 있겠으나, 시선이 주는 서스펜스를 잡아채며 자기만의 독창성도 확보하고 있다. 영화가 그려내는 궤적이 단순한 재미에 그치지 않고 오늘의 사회를 꿰뚫고 있다는 점에서 동시대적인 작품으로 다가오기도. 과감하게 해석된 인조를 양면적인 연기로 설득해 내는 유해진의 내공이 놀랍다. 진실과 침묵 사이 간극에 일침을 찌르는 류준열의 연기도 발군이다. 짧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이 모든 사건의 출발에 당위성을 부여해 낸 소현세자 역의 김성철 역시 특별 기록하고 싶은 연기를 보여준다.

올빼미

감독

안태진

출연

류준열, 유해진

개봉

2022.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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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
감독 오세현
출연 윤제문, 김태훈, 김지성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일상과 죽음
★★★☆
장률 감독의 연출부와 제작부를 거쳐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2018)와 <후쿠오카>(2019)의 프로듀서였던 오세현 감독의 첫 장편. 그런 만큼 스승인 장률 감독의 영향력을 느낄 수 있다. 대학 동창인 철수의 부고를 듣고 사장(윤제문)과 후배(김태훈) 그리고 은주(김지성)는 함께 조문을 간다. 한 줄의 문장으로 요약될 수 있는 간단한 스토리지만, <우수>의 진짜 이야기는 느슨하게 연결된 장면들이 만들어내는 미묘한 톤의 아우라이며, 여기엔 ‘죽음’이라는 테마가 일상 공기 속을 떠돈다. 조금은 낯설지만 매력적인 여행 같은 영화.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과거를 더듬어가는 여정
★★★
대학 후배의 부고를 듣고, 그의 빈소가 있는 광양까지 동행하게 된 세 중년 남녀의 로드무비. 이렇다 할 이야기는 이 짧은 로그 라인이 다인데, 인물들이 사소하게 내뱉는 (그러나 사소하지 않은) 대사들이 겹치면서 삶의 의미와 지나간 순간들을 노출한다. 사진관을 운영하는 남자(윤제문)가 꾸는 ‘이상한 꿈’과 빈 액자에 채워진 흡사 영정 사진 같은 남자의 얼굴은 진짜 죽은 이가 누구인가에 대한 의문을 던지며 꿈과 현실, 진실과 거짓, 죽은 자와 산 자가 뒤섞인 듯한 묘한 뉘앙스를 풍긴다. 장률 감독과 오랜 시간 작업해 온 오세현 감독의 데뷔작으로 스승이자 동료인 장률을 향한 존경과 장률로 인한 영향이 모두 감지된다.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핍진한 삶을 추동하는 힘 
★★★
운영하던 사진관을 정리 중인 남자에게 대학 후배의 부고 소식이 전해진다. 무기력한 일상을 보내던 남자는 후배 두 명과 함께 빈소가 있는 전남 광양으로 향한다. 영화는 남자의 단조로운 일상에서 출발해 남자의 과거와 관련된 두 인물을 등장시키고, 이들의 여정을 따라간다. 담담한 로드무비처럼 보여도 팬데믹 시대를 살아가는 소시민의 모습부터 평범한 인물들의 돌발 행동과 진실 게임 같은 대화, 극의 흐름을 환기하는 효과가 더해져 미묘한 감상을 불러일으킨다. 

우수

감독

오세현

출연

윤제문, 김태훈, 김지성

개봉

2022.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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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덴버 죽이기
감독 아덴 로즈 콘데즈
출연 쟌센 막프사오, 메릴 소리아노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SNS의 살상력
★★☆
어느 고등학교에서 아이들 사이에 생긴 사소한 다툼이 SNS를 통해 여론 몰이의 대상이 되면서 거대한 사건으로 증폭된다. 존 덴버라는 이름의 10대 소년이 주인공인 이 영화는, 현대 사회의 중요한 소통 수단인 SNS의 ‘나쁜 예’를 보여주는 이른바 ‘고발성 영화’다. 필리핀 사회를 배경으로 하지만, 이미 우리에게도 익숙한 스토리라인이다. 신문 사회면을 옮긴 듯한 이야기인데, 다소 도식적인 면은 아쉽다.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SNS시대에 반드시 봐야 할 문제작 
★★★☆
소셜미디어 폭력을 겪는 10대 소년의 이야기를 그린 필리핀 영화. 실화에 기반한 영화는 동급생에게 아이패드를 훔친 범인으로 몰린 소년이 겪는 억울한 상황을 객관적 시선으로 전개한다. 진실을 왜곡하고 집단적 혐오를 조장하는 소셜미디어가 한 개인을 어떻게 악마화하고 파괴하는지를 명징하게 보여준다. 사건 자체가 아니라 사건의 본질과 이면에 깔린 무수한 사회 문제를 짚어나가는 연출자의 예리한 시선이 보는 이들의 폐부를 찌른다. 

존 덴버 죽이기

감독

아덴 로즈 콘데즈

출연

쟌센 막프사오, 메릴 소리아노

개봉

2022.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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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레
감독 박강
출연 서현우, 류아벨, 심은우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서서히 목을 죄는 매력적인 심리 드라마
★★★☆
장르적 외피가 돋보이지만 본질은 심리 드라마다. 출산과 장례를 둘러싼 민간 신앙을 인물의 심리적 공포에 버무린 시도는 신선함의 측면에서 우선 뛰어나다. 깜짝쇼에 기대한 손쉬운 방법이 아닌 불안, 공포, 죄의식이 서서히 목을 죄어오는 듯한 무드의 설계도 좋은 편. 과거와 현재, 현실과 판타지 사이의 이음새를 지우면서 관객들이 흥미롭게 읽어낼 상징들도 매끄럽게 심어두었다. 영화적 금기와 터부를 깨는 연출의 과감함 사이로, 미스터리의 탄력을 솜씨 있게 유지하는 배우들의 연기 합이 조화롭다.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미신과 죄책감의 기묘한 결합
★★★☆
한국 미신 소재를 전면으로 다룬 미스터리 스릴러. 삼칠일 금기를 깬 주인공에게 일어나는 불길한 일들은 과거와 현재의 죄책감과 맞물려 걷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이미지적인 요소를 적극 활용하면서 현실과 환상을 탄력적으로 조율하는 연출이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유지한다. 류아벨, 심은우의 안정적인 연기가 영화를 든든히 받친다면, 주인공을 맡은 서현우의 복잡미묘한 감정 연기는 이 영화의 얼굴이다. 

세이레

감독

박강

출연

서현우, 류아벨, 심은우

개봉

2022.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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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인지 월드
감독 돈 홀, 퀴 응우옌
출연 제이크 질렌할, 루시 리우,데니스 퀘이드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경이롭고 진취적인 세계 
★★★☆
여러 SF, 모험 영화에서 받은 영향을 굳이 감추지 않는다. 디즈니 캐릭터의 현주소라 할 정도로 다양성을 반영한 캐릭터가 대거 등장한다. 탐험가 3대가 주인공인 모험극으로 모험 장르의 정석을 영리하게 활용하며 가족, SF, 환경 영화까지 너끈히 아우른다. 모든 것이 살아 움직이는 지하 세계 ‘스트레인지 월드’ 구현에 승부를 거는데, 제목 그대로 이상한 생명체들이 대거 등장해 경탄을 자아낸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에서 세태 반영과 완성도, 진취성 면에서 주목할 작품임이 분명하다. 

스트레인지 월드

감독

퀴 응우옌, 돈 홀

출연

제이크 질렌할, 데니스 퀘이드, 가브리엘 유니온, 루시 리우

개봉

2022.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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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은 겨울
감독 이상진
출연 곽민규, 한선화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가장 보통의 무공해 로맨스
★★★☆
억지 신파, 자극적 장치 없는 무공해 로맨스.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듯한 지방 소도시를 배경으로 이미 떠나온 것들, 잊고 있던 것들에 대한 향수를 찬찬하고 정성스럽게 매만지는 영화다. 과격한 상상력보다는 말간 일상성이 돋보이는 2000년대 초중반 한국 멜로 영화의 감성이 물씬하다는 점에서도 반가운 작품. 무엇을 입혀도 소화해낼 듯한 도화지 같은 한선화의 얼굴은 이제 어엿한 배우의 그것이다.

창밖은 겨울

감독

이상진

출연

곽민규, 한선화

개봉

2022.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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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션들
감독 장세경
출연 김권후, 이태경, 박종환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불안은 우리를 살게 한다
★★★
네 명의 주인공이 차례대로 등장한다. 인물들의 사연과 각각의 만남을 보여주던 영화는 챕터를 더할수록 서사구조를 엇나가기 시작한다. 병증에 가까운 불안을 안고 있는 캐릭터들의 관계가 뒤바뀌기도 하고, 파편적인 구성으로 나아가다가 실제와 상상의 경계가 허물어지기도 한다. 픽션의 재구성, 혹은 현실을 전복시키는 픽션이라는 실험적 콘셉트를 취하는 영화는 관객을 자극하고 쉽게 놓아주지 않는다. 불안을 극복하는 방법이 저마다 다르듯이, 이 픽션을 해석하고 느끼는 감상의 수위도 천차만별일 것이다. 그래서 신선한 충격을 안기는 영화다.

픽션들

감독

장세경

출연

김권후, 이태경, 박종환, 구자은

개봉

2022.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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