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라스의 여름> 등 11월 첫째 주 개봉작 전문가 별점

알카라스의 여름
감독 카를라 시몬
출연 조르디 푸홀 돌체트, 안나 오틴, 세니아 로제트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카탈루냐 지역의 여름 한철을 겪어내듯 
★★★☆
풍요로운 여름의 계절감 안에서 성실하게 수확한 개인과 가족의 풍경들. 성장과 상처, 갈등과 근심이 단단하게 여문 복숭아 같은 모양으로 영글어 있다. 언젠가는 영원히 사라질지 모르는 것들, 시대가 놓쳐버리고 있는 것들이 만들어내는 노스탤지어가 물씬한 작품이기도 하다. 공동체의 유대감을 바탕으로 한 정서가 바탕에 놓인 가운데, 생산물로부터의 착취를 경험할 수밖에 없는 신자유주의의 현실이 이야기와 무리 없이 얽혀드는 방식 역시 좋은 편. 인물들과 함께 스페인 카탈루냐 지역의 여름 한철을 겪어낸 듯한 실감을 선사하는 영화다. 

이지혜 영화 저널리스트
결코 낯설지 않은 우리의 이야기
★★★☆
카탈루냐의 찬란한 태양을 머금은 채 3대가 함께 복숭아를 딴다. 언뜻 목가적이고 평화로운 시골 풍경 같지만 솔레 가족의 여름은 위기의 연속이다. 복숭아 수확이 끝나면 땅을 잃게 될 것이고, 집은 태양광 패널에 포위되고 있다. 이는 결코 낯설지 않은 우리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솔레 가족은 태양광 패널 설치를 위해 땅을 헐값에 사들이는 대자본에 무력하고, 농부들은 애써 키운 복숭아를 제값 받기 위해 시위에 나서지만 대기업이 꿈쩍할 리 없다. 신자유주의가 효율이라는 이름으로 지워버린 무수한 솔레 가족은 여기에도 있고, 거기에도 있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다시 오지 못할, 그러나 사라지지 않을 그해 여름
★★★☆
계절의 냄새, 삶의 냄새, 지나온 과거 시절의 냄새가 시종 나풀거리는 영화다. 긴 세월 뿌리가 돼 온 땅에서 내쫓길 위기에 놓인 3대 대가족이 각자의 방식으로 시간에 맞서는 모습을 통해 아스라이 사라져가는 것을 추억하고 아쉬워한다. 다시 여름은 오겠지만, 오랜 시간 함께 해 온 여름의 풍경은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음을 예감한 마을 사람들의 연대가 쓰린 가운데 묘한 위로를 안긴다. 삶은 그럼에도 계속되리라는 위로를.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대가족의 여름
★★★☆
자전적인 이야기를 다룬 성장 영화 <프리다의 그해 여름>(2018)으로 인상적인 데뷔작을 완성한 카를라 시몬 감독의 두 번째 장편 영화. 전작에 이어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을 배경으로 복숭아 농사를 짓는 대가족의 이야기를 가감 없이 묘사한다. 특정 인물에 무게를 두지 않고 할아버지부터 어린 손녀까지 가족 구성원을 모두 아우르는 세심한 연출, 전작에서 시선을 확장해 시대의 변화를 받아들이는 개인의 삶을 다룬 점이 돋보인다. 감독의 뛰어난 역량이 빛나는 가족 영화다. 

알카라스의 여름

감독

카를라 시몬

출연

조르디 푸홀 돌체트, 안나 오틴, 세니아 로제트, 알베르트 보쉬, 아이네트 주누

개봉

2022.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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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 가족
감독 이상문
출연 라미란, 정일우, 김슬기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필요한 주제, 아쉬운 접근
★★☆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발휘할 수 있는 온정. 그 필요와 힘은 두 가족의 여정과 함께 작품을 관통하는 질문이자 주제가 된다. 접근 자체는 나쁠 것이 없지만, 이를 위해 영화가 종종 인물들에게 필요 이상으로 가혹하게 구는 순간들이 보인다. 때론 동화 같고, 때론 몹시 직설적으로 불행과 고난을 바라보는 톤 앤 매너가 조금은 혼란스럽게 뒤섞여 있다는 인상도 남는다. 배우들 각자의 개별 연기의 기술은 나무랄 데 없지만, 전체적인 조화가 매끄러웠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가족의 재탄생
★★★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영화에 속한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노숙과 다름없는 생활을 하던 가족이 그들에게 손을 내민 중년 여성과 만나 변화를 겪는다. 범법 행위를 하는 가족을 다룬 점에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들이 떠오르기도 한다. 유사 가족의 따뜻함을 판타지처럼 강조하기보다는 인물들의 갈등과 상처, 상실에 초점을 맞춰 현실감을 부각했다. 극단적인 감정 기복을 겪는 캐릭터를 맡은 정일우의 연기가 새롭게 평가될 만한 영화이기도 하다. 

고속도로 가족

감독

이상문

출연

라미란, 정일우, 김슬기, 백현진

개봉

2022.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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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사람
감독 염지호
출연 오동진, 최희진, 이정현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영리한 코믹 스릴러
★★★☆
원룸에서 생활하는 경시생이 소음 피해를 주던 옆집 사람 때문에 엄청난 사건에 휘말린다. 심각한 사회 문제인 층간 소음, 벽간 소음을 소재로 한 재기발랄한 스릴러다. 익명성이 두드러진 원룸이라는 공간에서 시체 혹은 타인과 맞닥뜨린 인물들의 상황 대처는 어마한 긴장을 형성한다. 공간 활용부터 캐릭터 설정, 복선과 반전 운용까지 효율을 높이면서 장르적 재미도 살뜰히 챙긴다. 코미디 지분도 넉넉하다. 원맨쇼에 가깝게 극을 이끌어가는 주연배우 오동민의 펄떡이는 연기에 박수를 보낸다. 

옆집사람

감독

염지호

출연

오동민, 최희진, 이정현

개봉

2022.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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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의 추격자
감독 브라이언 굿맨
출연 제라드 버틀러, 제이미 알렉산더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헐거운 액션 스릴러 
★☆
별거를 원하던 아내가 잠시 들른 주유소 편의점에서 사라졌다. 경찰에 실종 신고를 한 남편은 자신이 용의자로 몰리게 되자 직접 사건 해결에 나선다. 위기에 빠진 가족을 구하는 가장이 주인공인 전형적인 액션 스릴러인데 스토리도 장르 색도 신통치 않다. 아내의 행방을 추적하는 과정이나 범죄의 실체가 드러나기까지 과정이 지난하고 통쾌한 액션도 기대하기 어렵다. 이중 구조와 복선이 효과적으로 쓰이지 못하고 오히려 산만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주연을 맡은 제라드 버틀러도 깊은 인상을 남기지 못한다.

분노의 추격자

감독

브라이언 굿맨

출연

제라드 버틀러, 제이미 알렉산더

개봉

2022.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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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이 포 벤데타
감독 제임스 맥티그
출연 나탈리 포트만, 휴고 위빙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돌아온 혁명의 아이콘 
★★★☆
가이 포크스 가면과 ‘11월 5일을 기억하라’는 대사,  차이코프스키의 ‘1812 서곡’ 등 저항과 혁명의 상징을 두루 남긴 작품. 앨런 무어와 데이비드 로이드의 DC그래픽노블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개봉한 지 1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유효한 정치적 메시지를 던진다. 주연배우 나탈리 포트먼과 가면을 뚫고 나오는 휴고 위빙의 엄청난 연기력은 다시 볼수록 놀랍고 매력적이다. 

브이 포 벤데타

감독

제임스 맥티그

출연

나탈리 포트만, 휴고 위빙

개봉

2006.03.16. / 2022.11.02. 재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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