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타: 물의 길> 등 12월 셋째 주 개봉작 전문가 별점

아바타: 물의 길
감독 제임스 카메론
출연 조 샐다나, 샘 워싱턴, 시고니 위버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전편을 압도하진 않지만 여전히 놀라운 황홀경
★★★☆
제임스 카메론이 제시하는 것은 여전히 놀라운 상상력의 길이다. 다만 기술적 황홀경에서 오는 충격적 감흥은 전편을 압도하긴 어려운 듯하다. 바다는 전편의 숲과 비교해 큰 차이가 느껴지는 좋은 배경이지만, 이 영화가 그리는 수중 풍경이 어디에서도 경험하지 못한 신세계라는 인상은 의외로 옅다. 그보다는 감독의 예전작인 <타이타닉>이나 고전 <모비딕> 같은 작품이 먼저 연상되는 편. 가족 전체의 이야기로 확장한 서사는 보편적이거나 단조롭게 느껴질 수 있다. 집단을 지키려는 부모, 그들을 넘으려고 시도하거나 그처럼 되지 않기 위해 애쓰는 아이들의 성장을 중심에 놓은 선택 덕분이다. 시각적 스펙터클이 중요한 관객이라면 190여 분의 시간을 할애할 가치는 충분하다. 

이지혜 영화 저널리스트
이야기의 빈 공간을 채우는 비주얼
★★★★
전작 <아바타>가 모션캡쳐 기술과 CGI로 만들어낸 나비족이 얼마나 진짜 같은지 뽐냈다면 <아바타: 물의 길>은 기술을 자랑할 필요조차 없어진 수준이다. 아예 나비족을 캐스팅해 찍은 실사영화 같은 비주얼은 시네마가 아닌 어드벤처 체험관으로써 영화관의 가치를 모색한다. 반면에 이야기는 전작과 거의 차이 없이 진행되는 바람에 다소 지루한 편. 숲을 떠나 바다에 정착해야 하는 설리 가족의 적응기는 지구인 설리가 보여준 나비족 적응기를, 설리의 아들이 떠돌이 툴쿤과 교감하는 과정은 설리가 토루크 막토로 새로 태어난 과거를 떠올리게 한다. <아바타>에서 판도라 행성의 자원을 착취하기 위해 벌였던 인간의 악행 역시 반복되는데 <아바타: 물의 길>에 이르러 더욱 악랄해졌다. 바다생물 툴쿤에게서 노화방지물질을 뽑아내기 위한 사냥은 지구의 고래잡이와 겹치면서 지구의 착취자인 인간들의 각성을 촉구한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극장이 머금은 최상급 미끼
★★★★☆
현재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도달할 수 있는 최대치의 기술력. 영화가 그려내는 3D 황홀경과 세계관은 이미 한차례 경험한 것이기에, 이전처럼 대다수 대중의 얼을 강하게 빼놓지 못할 수는 있다. 그러나 끝내주는 ‘영화적 체험’을 하고 있다는 충만감을 안기는 데에는 부족함이 없다. ‘완성도 높다’와 ‘완벽한 수준’이다는 엄연히 다른데, <아바타: 물의 길>은 완벽한 수준의 영상미를 보여준다. 192분 동안 아낌없이! 다음 시리즈로 가는 길목에 있는 작품인 만큼, 풀리지 않은 인물 서사가 있고 그로 인해 이야기 완결성이 부족하다고 느낄 여지가 있지만 그래서 또 다음 편이 궁금해지기도. 극장, 이왕이면 3D, 관람이 필수다. OTT에 풀리면 보겠다는 건 활어회를 냉동 보관해 뒀다가 먹겠다는 의미의 다름 아니니 말이다.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제임스 카메론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
13년 만에 돌아온 속편은 판도라 행성에서 얼마나 더 새로운 볼거리와 이야기가 펼쳐질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기우였다는 것을 여실히 증명한다. <아바타> 세계의 조물주 제임스 카메론은 판도라의 바다로 방향키를 돌려 또 한 번 놀라운 볼거리를 안기면서 보편적인 가족 이야기로 인류가 걸어온 길을 짚으며 앞으로 나아갈 길을 묻는다. 경이로운 대자연의 아름다움에 감탄의 눈물이 흐르다가, 인간의 어리석음에 탄식의 눈물을 훔치는 순간도 있을 것이다. 2편은 제임스 카메론이 최신 기술에만 경도된 창작자가 아니라는 것과 영화의 새로운 영역을 탐구하는 최전선에 선 개척자라는 확신을 준다. 더불어 극장의 존재 이유까지 증명하는 거장의 야심작을 동시대에 볼 수 있다는 기쁨까지 누리게 한다. 

아바타: 물의 길

감독

제임스 카메론

출연

시고니 위버, 스티븐 랭, 조 샐다나, 샘 워싱턴, 우나 채플린, 케이트 윈슬렛, 지오바니 리비시

개봉

2022.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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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시아어 수업
감독 바딤 피얼먼
출연 나우엘 페레즈 비스카야트, 라르스 아이딩어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나를 살리고, 내가 살린 이름들
★★★
살기 위해 페르시아인으로 가장해 가짜 페르시아어를 만들어 가르쳐야 했던 유대인과 그것이 진짜 페르시아어라고 믿으며 유대인을 곁에 둔 독일 장교. 피아노라는 예술을 통해 유대인과 독일인 장교가 교감한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피아니스트>가 얼핏 떠오르기도 하지만, <페르시아어 수업>이 주목하는 건 이념을 초월한 교류가 아니라 지워진 이름을 복원해 내는 것이다. 페르시아어 책 한 권에서 시작된 나비 효과가 한 인간의 삶을 끈질기게 부여잡는 것도 의미심장하지만, 생존을 위해 만들어낸 언어가 애도와 추모의 개념으로 넘어가는 순간의 먹먹함이 상당하다. 말의 힘이라는 게 이토록 강력한 것을.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언어의 이중성을 겨누다 
★★★☆
순간의 기지로 죽음을 면한 유대인 포로와 그에게 페르시아어를 배우는 독일군 장교의 이야기. 목숨을 걸고 페르시아인 행세를 하는 주인공이 가르치는 페르시아어가 ‘가짜’이고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라는 점이 낯선 긴장감을 조성한다.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아슬아슬한 상황 속에서 거짓말과 의심의 접전 끝에 남은 2,840개의 단어. 이 숫자가 주는 무게가 만만치 않다. 수용소 포로들의 비참한 생활뿐 아니라 독일군들의 생활상을 통해 허울뿐인 인간의 욕망, 전쟁의 허망함을 역설하는 전쟁 영화 수작이다. 

페르시아어 수업

감독

바딤 피얼먼

출연

라르스 아이딩어, 레오니 베네쉬, 나우엘 페레즈 비스카야트

개봉

2022.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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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의 화원
감독 세키 카즈야키
출연 나가노 메이, 히로세 아리스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재미 넘치는 액션 코미디 
★★★
‘오피스 레이디(OL)’들의 대결을 코믹하게 그린 일본 영화. 회사 안에서 벌어지는 여성 직장인들의 파벌 싸움을 액션극으로 보여주는 만화적 설정, 배우들의 과장된 연기, 유치함을 의도한 분장과 의상이 시시각각 웃음을 터뜨린다. 여성 캐릭터가 대거 등장해 액션과 코미디를 주도하는 데서 나오는 통쾌함, 여성들의 피 끓는 우정과 끈끈한 의리가 아드레날린을 솟구치게 만든다. 주연을 맡은 나가노 메이와 히로세 아리스를 비롯해 여성 배우들의 활약이 대단하다. 

지옥의 화원

감독

세키 카즈아키

출연

나가노 메이, 히로세 아리스

개봉

2022.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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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아파트 극장판 차원도깨비와 7개의 세계
감독 변영규
출연 김영은, 김채하, 신용우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신비아파트와 멀티버스의 만남
★★★
인기 애니메이션 <신비아파트> 시리즈의 세 번째 극장판. 이번엔 세계관을 넓혀 평행세계에서 벌어지는 모험을 다룬다. 다른 평행세계로 간 두리와 금비를 찾으러 나선 하리와 신비, 강림의 활약을 중심으로 악당 어나더와 부하들, 차원 도깨비 키비 등이 새로운 캐릭터로 등장한다. 일곱 개의 세계에 살고 있는 주요 캐릭터들이 동시에 등장하는 장면과 의기투합해 악당을 물리치는 장면이 단연 볼거리다. 남매의 우애뿐 아니라 스케일, 액션, 유머까지 극장판만의 매력을 두루 살린다. 

신비아파트 극장판 차원도깨비와 7개의 세계

감독

출연

김영은, 김채하, 신용우, 조현정, 양정화, 강새봄

개봉

2022.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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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 비 앙 로즈
감독 올리비에 다한
출연 마리옹 꼬띠아르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전기 영화의 표본 
★★★☆
프랑스 최고의 가수 에디트 피아프의 파란만장한 생애를 그린 전기 영화. 일대기 순이 아닌 교차 편집 방식을 활용해 그의 굴곡진 삶을 극적으로 다뤘다. 불우한 어린 시절부터 가수로 성공하기까지 그의 인생에 희비를 드리운 중요 인물들, 연인들과 인연을 부각한다. 한평생 불행과 고통이 그림자처럼 따라다녔으나 열정적으로 노래하고 후회 없이 사랑했던 ‘작은 참새’가 프랑스 음악의 전설인 이유를 확인할 수 있는 작품. 30대 초반에 전설적인 실존 인물에 도전해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은 마리옹 꼬띠아르의 격정적인 연기에 매료되는 그의 대표작이기도 하다. 

라 비 앙 로즈

감독

올리비에 다한

출연

마리옹 꼬띠아르

개봉

2007.11.21. / 2022.12.14. 재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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