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트메어 앨리> 등 2월 넷째주 개봉작 전문가 평

나이트메어 앨리
감독 기예르모 델 토로
출연 브래들리 쿠퍼, 케이트 블란쳇, 토니 콜렛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세상이라는 악몽, 인간이라는 괴물
★★★☆
괴기한 판타지보다는 정극에 가까운 심리 드라마라는 점에서 감독의 인장이 조금 흐릿하게 느껴질 순 있지만, 인간의 어두운 심연을 파고드는 본질 자체가 달라지지는 않았다. 과거라는 망령에 현재를 사로잡힌 사람들과 스스로 미래의 파멸을 향해가는 사람들. 어쩌면 이들은 세상이라는 악몽 속 괴물의 현신이다. 후반으로 갈수록 덜컹거리며 넘어가는 순간들이 여럿 있지만, 브래들리 쿠퍼의 얼굴로 빚어낸 라스트 신의 여운이 일말의 아쉬움들을 잠재운다. 애초에 이 한 장면을 위해 달려온 영화일 것이다.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기예르모 델 토로의 품격 있는 연출
★★★☆
작품마다 경이로운 비주얼과 독특한 스토리텔링을 선보이는 거장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신작. 1946년에 발표된 윌리엄 린지 그레셤의 동명 누아르 소설을 바탕으로 카니발 유랑극단에서 독심술을 배운 남자가 백만장자들을 상대로 심령술 사기극을 벌이는 이야기를 감독 특유의 스타일로 완성했다. 150분의 러닝타임을 카니발 생활, 심령술 사기, 파국 순으로 설계해 주인공의 인과응보에 몰입감을 높였다. 필름 누아르 스타일의 조명과 촬영, 정교한 세트가 영화에 매력을 더한다. 브래들리 쿠퍼, 케이트 블란쳇, 루니 마라, 윌렘 대포 등 걸출한 이름의 배우들이 델 토로의 세계와 만나 자신들의 역량을 배가한 개성 강한 캐릭터를 선보인다. 마스터피스까지는 아니어도 영화 전체를 감싸는 거장의 수준 높은 연출은 황홀경에 빠지게 만든다.


피그
감독 마이클 사노스키
출연 니콜라스 케이지, 알렉스 울프, 아담 마이클 

이지혜 영화 저널리스트
<존 윅>,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
숲에서 트러플을 찾으며 돼지와 함께 생활하는 (니콜라스 케이지). 어느 , 도둑맞은 돼지를 찾기 위해 다시 나온 도시에서 그는 자신의 과오와 아직도 남아 있는 영광의 흔적을 마주한다. 롭이 돼지를 찾는 여정은 니콜라스 케이지의 자기반성 혹은 고해성사라고  만하다. 이름만 말해도 깜짝 놀랄 정도로 크게 성공했던 요리사의 추락과 성찰은 니콜라스 케이지의 배우 인생과 겹쳐진다. 뛰어난 연기에 대한 찬사와 엄청난 유명세가 저문 , 다시 돌아와 스크린에  그의 얼굴은 보는 이의 삶마저 자꾸 뒤돌아보게 만든다. 영화의 여운을 짙은 트러플 향처럼 오랫동안 남기는 마이클 사노스키 감독의 이름 역시 기억해  만하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캐릭터에 포개진 니콜라스 케이
★★★☆
 3개의 챕터로 구성된 <피그>의 첫 번째 챕터를 보며 생각했다. 세상에서 절대 건드리면 안 되는 것은 <존 윅>  <피그> 돼지라고. 그러나 납치된 돼지를 찾아 나선 롭(니콜라스 케이지)의 여정은 두 번째 챕터에서 마음을 정화시키는 따뜻한 음식 영화인 것처럼 커브를 꺾더니, 마지막 챕터에선 또 한 번 예상을 거스르며 희미해진 초심과 상실의 시간에 대해 반추하게 한다. 그러니까 로드무비 <피그>는 익숙한 길을 연신 피해 가며 새로운 길을 만들어내는 영화다. ! <존 윅>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공통점이 또 하나 있긴 하다. 두 영화 모두 배우의 인생이 캐릭터에 강하게 개입된 인상을 준다는 것. <피그>에서 니콜라스 케이지의 연기는 그 자체로도 훌륭하지만, 할리우드 주류 시장을 움켜쥔 톱스타였다가 오랜 시간 대중의 시선에서 밀려난 서사와 포개져 더 강한 몰입을 안긴다.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니콜라스 케이지의 저력
★★★☆
1990년대와 2000년대 전성기를 구가한 배우 니콜라스 케이지의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는 영화. 숲속에서 돼지 한 마리와 트러플을 채취해 생활하던 남자는 어느 날 밤 갑자기 오두막을 찾아온 정체를 알 수 없는 이들에게 돼지를 빼앗긴다. 범상치 않은 주인공은 돼지를 되찾기 위해 떠나온 도시로 향하는데 액션 영화라면 처절한 피의 복수극이 벌어지겠지만, 이 영화는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돼지를 찾는 한 남자의 여정을 그린다. 오로지 연기로 인물의 과거를 함축하고 압도하는 니콜라스 케이지, 젊은 조력자 역할을 인상적으로 소화하는 알렉스 울프 두 배우의 연기 합과 군더더기 없는 촬영, 마지막까지 영화의 격을 유지하는 연출이 보는 이의 오감을 자극한다.

피그

감독

마이클 사노스키

출연

니콜라스 케이지, 알렉스 울프, 아담 아킨

개봉

2022.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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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복의 집
감독 박희권
출연 안소요, 이강지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남매의 
★★★☆
엄마의 죽음. 남겨진  남매. 하지만 그들은 딱히 슬퍼하지 않고, 건조한 장례와 보험 처리 절차만 진행될 뿐이다. 재개발 지역에 있는 무너지기 직전의 집을 배경으로 하면서도 축복의 이라는 아이러니컬한 제목을 붙인  영화는, 하루하루 생존을 위해 고단한 삶을 견뎌야 하는 남매의 이야기다.  어떤 희망도 품을  없는 현실에 대한 작품. 몇몇 장면은 다큐멘터리처럼 느껴질 정도로, 사실적이면서 미니멀한 스타일로 담아낸 박희권 감독의 연출력과 주연을 맡은 안소요의 연기가 인상적. 그의 연기는 데뷔작 <  플레이스>(2014)에서도 느꼈지만, 관객의 감정을 움직이는 힘이 있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집요한 시선
★★★
건조하지만 축축하다. 카메라 시선은 담담하지만 집요하다. 인물들은 표정을 숨기고 있지만 그 저변에 흐르는 울분이 감지된다. 가족의 죽음을 마음껏 애도할 여유조차 빼앗은 가난을 다분히 반어적인 제목 안에 배치한, 밀도감이 인상적인, 작품.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죽음은 공평하지 않다
★★★☆
영화 초반의 호흡이 숨 가쁠 정도로 과격하다. 카메라는 쉴 새 없이 일하며 돈을 모으는 주인공을 따라다니고 대사조차 끼어들지 못한다. 이 고단한 젊은 여성은 무엇 때문에 이렇게 자신을 내모는 걸까. 주인공이 의원을 찾아가 검안서를 받기 전까지 영화는 불길한 상상을 마음껏 하도록 내버려 둔다. 이후부턴 가난한 자들의 죽음을 둘러싼 일련의 절차를 집요하게 비춘다. 죽은 후에도 자본의 논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육신이, 영화가 끝난 후에도 남은 가족을 따라다닐 지독한 굴레가 마음에 쓰라린 자국을 남긴다. 박희권 감독의 날 선 화두와 강렬한 연출이 다음 작품을 기대하게 만든다

축복의 집

감독

박희권

출연

안소요, 이강지

개봉

2022.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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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라노 
감독 조 라이트
출연 피터 딘클리지, 헤일리 베넷, 켈빈 해리슨 주니어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오직 편지만이 노래할 수 있는 아름다움
★★★☆
자신의 존재를 숨긴 채 사랑을 고백하는 절절한 비애와, 오직 편지라는 도구로만 만들어낼 수 있는 아름다움이 가득하다. 받는 사람을 생각하며 단어를 고르고 삼켜보는 일, 펜을 들었을 때 손끝에서 감지되는 언어의 특별한 온도, 진심과 두려움과 어리석음의 무게를 가늠해 보는 그 모든 사랑의 과정이 오감을 자극한다. 노래와 춤의 기교 대신 인물의 감정에 더 집중한 화면은 역동적이기보다 인상적인 인물화처럼 기능한다. 그 안에서 피터 딘클리지가 아닌 버전의 시라노를 떠올리는 일은 불가능하다.

시라노

감독

조 라이트

출연

피터 딘클리지, 헤일리 베넷, 켈빈 해리슨 주니어

개봉

2022.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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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테벨룸 
감독 제라드 부시, 크리스토퍼 렌즈
출연 자넬 모네, 잭 휴스턴, 지나 말론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흥미롭지만 너무 노골적인
★★★
<겟 아웃> <어스> 제작진이 의기투합한 작품이라는 점을 홍보에 적극 활용하고 있는 <안테벨룸>은 실제로 <겟 아웃>이 보여줬던 반전과 <어스>가 선사했던 환상적인 면모를 모두 품고 있다. 인종차별에 대한 날 선 비판도. 그러나 앞선 두 작품이 고도의 은유와 독창성으로 관객을 마지막까지 쥐락펴락했던 것이 호평의 이유였음을 감안하면, <안테벨룸>이 주제를 다루는 방식은 너무 노골적이고 핵심 아이디어를 펼쳐내는 서사도 단조로워서 깊이감이 덜하다. 조마조마하게 쌓아 올리는 초반부 긴장에 비해, 결말이 너무 성급하고 싱겁게 닫히는 인상도 있다. 시공간을 뒤섞는 방법은 인상적이나, 페이스 조절과 영화 자체의 개성은 여러모로 아쉽다.

안테벨룸

감독

제라드 부시, 크리스토퍼 렌즈

출연

자넬 모네, 지나 말론, 잭 휴스턴

개봉

2022.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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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랍게
감독 박문칠
출연 김순악, 안이정선, 이인순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사적 기록, 공적 역사
★★★☆
 장편 <마이 플레이스>(2014)에서 자신의 가족사를 통해 한국 현대사를 소환시켰던 박문칠 감독의  번째 다큐멘터리. 위안부 피해자인 김순악의 이야기를 담았다. 과거에 대한 회고에서 머물지 않고, 현재의 여성들을 통해 그에 대한 이야기를 전달하면서, 독특한 서사의 결을 만들어낸다. 삽입되는 애니메이션도 이야기를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수단. 20세기와 21세기를 겪은, 할머니와 손녀 시대의 여성들이 소통하고 공감하는 구조가 작품의 깊이를 더한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일본군 위안부를 바라보는 시각의 확장
★★★
그동안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그리는 영화들의 선택지는 크게 둘 중 하나였다. 꿈을 짓밟힌 소녀이거나 일본의 만행을 알리려고 나선 투사이거나. 김순악 할머니의 삶을 담은 <보드랍게>는 다른 길을 간다. 인물의 삶 일부를 취사선택하지 않고, 모든 부분을 있는 그대로 기록하고 담아냄으로써 개인의 삶을 뒤흔든 아픈 역사와 이를 방치한 사회의 무관심에 질문을 던진다. 미투 운동에 참여한 이들을 할머니 이야기를 전달하는 화자로 내세워 현재진행형인 여성 성폭력을 돌아보게도 한다. 일본군 위안부를 바라보는 시각을 확장시키는 작품.

보드랍게

감독

박문칠

출연

김순악, 안이정선, 이인순, 송현주

개봉

2022.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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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이라고 믿는 것
감독 윌리엄 니콜슨
출연 아네트 베닝, 빌 나이, 조쉬 오코너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쓸쓸한 고요와 요란하지 않은 낙관 사이
★★★☆
오랜 시간을 함께하더라도 서로를 온전히 알지 못한 헤어짐이 가능하고, “누군가를 사랑하면서도 동시에 떠나고 싶을 수도 있는” 관계의 모순을 통찰력 있게 다룬다. 시와 역사적 기록으로 인물들의 상황을 비유한 문학적 바탕에, 떠나는 사람과 남겨지는 사람들의 입장을 두루 살피는 시선이 더해진 결이 인상적이다. 쓸쓸한 고요와 요란하지 않은 낙관을 가만가만 오가는 카메라의 태도 역시 마찬가지다. 각자가 연기하는 캐릭터를 관객에게 마땅히 설득해 내는 아네트 베닝과 빌 나이, 조쉬 오코너의 조화 역시 치우침 없이 안정적이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시간 앞에서 우리가 간과하는 것
★★★
사랑(결혼)의 시작은 일견 공평하지만, 이별(이혼)은 많은 부분 그렇지 못하다. 전자는 두 사람의 동의에서 시작되지만, 후자는 한쪽의 식어버린 마음에 의해 이행될 수 있다. 그 시작과 끝 사이에서 두 사람이 놓치고 간과한 건 무엇일까. <우리가 사랑이라고 믿는 것>은 관계의 종말 앞에서 마주하는 절망과 후회, 용서를 그려낸다. 시간이 사랑을 속일 수 있다는 뜨끔한 사실도.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결혼과 가족의 허상
★★★☆
결혼생활 29년 차 부부의 이혼을 그린 가족 영화. 여기서 방점은 부부가 아니라 가족이다. 성인 아들은 중년에 접어든 부모의 갑작스러운 이혼을 지켜보면서 난처한 입장에 놓인다. 아버지와 어머니 사이에서 중재와 설득에 나서지만 그 또한 가족 구성원의 한 사람으로 상처 입기는 마찬가지다. 시나리오 작가로 유명한 윌리엄 니콜슨 감독은 부모의 이혼 이야기를 40대에 희곡으로 썼고, 70대에 접어든 나이에 다시 영화로 옮기면서 깊고 예리한 성찰적 시선으로 가족의 초상을 그린다. 아네트 베닝, 빌 나이, 조쉬 오코너는 영국 해안 마을을 무대로 한 편의 연극을 펼치듯 절묘한 앙상블 연기를 보여 준다.

우리가 사랑이라고 믿는 것

감독

윌리엄 니콜슨

출연

아네트 베닝, 빌 나이, 조쉬 오코너

개봉

2022.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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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비: 다섯 번의 기적
감독 줄리앙 람발디
출연 레아 드루케, 조시앙 발라스코, 니콜라스 모리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다사다난 산부인과
★★☆
같은  같은 산부인과에서 아이를 낳게  다섯 산모와 그들의 가족 그리고 의사와 간호사가 만들어내는 이야기. 그들의 다양한 사연들을 통해, 인생을 이야기한다. 프랑스 코미디 특유의 호들갑스러운 톤이 시종일관 영화를 장악하지만, 몇몇 대목에선 뭉클한 감동을 주기도 한다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생명이 탄생하는 순간은 이토록 다채로워라
★★★☆
출산이 임박한 다섯 커플의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린 코미디 영화. 한 병원 산부인과에서 같은 시기에 출산을 하게 된 이들 각자의 사연이 빠른 리듬과 왁자지껄한 분위기를 타고 전개된다. 옴니버스 형식인 만큼 캐릭터 설정과 커플 구성이 중요한데 영화는 혼자 아이를 낳기로 결심한 비혼 임산부, 중차대한 국가 프로젝트를 맡은 CEO 임산부, 만삭의 아내를 위해 아버지의 임종 소식을 숨기는 남편, 아내의 연락을 받고 먼 곳에서 달려오는 남편, 동성 커플과 이들에게 정자를 제공한 남자 등 다양한 캐릭터 조합을 선보인다. 커플들뿐만 아니라 의사, 간호사 등 출산을 돕는 이들까지 강력한 동기를 부여해 모든 캐릭터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웃음과 감동을 선사한다.

세라비: 다섯 번의 기적

감독

줄리앙 람발디

출연

레아 드루케, 조시앙 발라스코, 니콜라스 모리, 엘리스 폴, 줄리아 피아톤

개봉

2022.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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