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펜서> 등 3월 셋째주 개봉작 전문가 평

스펜서
감독 파블로 라라인
출연 크리스틴 스튜어트

심규한 <씨네플레이기자
불안과 강박에 이입되어 고통을 함께하는 순간들
★★★★
영화 <스펜서>를 보는 일은 고통의 감정을 지켜보며 그 기원을 찾는 일이 아니다. 불안과 강박 속에 이입되어 고통을 함께하는 과정이다. 이걸 가능하게 한 것은 오직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힘이다. 한껏 움츠려진 어깨와 낮게 읊조리는 듯한 목소리, 날카롭고 싸늘한 눈빛과 표정으로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내면을 정교하게 끄집어냈다.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전통의 유령이 되기를 거부한 달음박질
★★★★
‘실제 비극을 기반으로 꾸며낸 이야기’라는 자막으로 시작하는 이 영화는 일종의 호러 심리극에 가깝다. 인물의 황폐한 내면을 좇는 카메라는 관습에 갇힌 비극적 초상화를 제시하지만, 핵심은 비극이 아니라 인물이 그것을 어떻게 극복하려 하는지에 있다. 파블로 라라인 감독은 금방이라도 깨질 유리 같은 다이애나를 전통의 유령이 되는 대신 스스로 사고하고 힘차게 움직이는 인격체로 나아가도록 추동한다. 말하자면 <스펜서>는 오뜨꾸뛰르 드레스와 진주 목걸이의 속박에서 벗어난 다이애나가 낡은 코트로 대변되는 자유와 해방을 필사적으로 되찾는 여정이다.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연기는 다이애나가 누구인지를 보여주는 가장 매혹적인 방식의 성취로 기억될 것이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지금
★★★☆
실화가 아니라, ‘실제 비극을 극화했다는 영화의 첫 알림은 <스펜서>가 나아가는 방향에 대한 일종의 암시다. 물론, 다이애나 생의 결말은 전 세계가 알고 있으니 그것은 스포일러 축에 못 낀다. 그러나 삶의 가장 위태로웠던 순간을 클로즈업한 후, 그녀가 겪었을 심리적 고통을 묘사하듯 집요하게 포착한다는 점에서 저 알림은 암시를 넘어 경고에 가깝게 다가오기도 한다. 사건 재현에 무게중심을 둔 전기 영화와는 거리가 있기에 모두가 환영할 영화는 아니다. 그러나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지금을 확인하고 싶다면 놓치기 아깝다. 시선의 감옥에 갇힌 다이애나의 모습에서 할리우드의 신데렐라로서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한때 겪은 스타로서의 삶이 일견 겹치는 게 흥미롭기도. 배우의 존재감이 극 전반에 새겨진 사례로 추가될 것이다.

스펜서

감독

파블로 라라인

출연

크리스틴 스튜어트

개봉

2022.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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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망떼
감독 니콜 가르시아
출연 스테이시 마틴, 피에르 니네이, 브느와 마지멜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3개의 장소, 3개의 사랑, 3개의 욕망
★★★
파리(1)-인도양(2)-제네바(3)로 이어지는 3개의 장소를 배경으로 삼각관계에 놓인 세 남녀의 복잡다단하고도 이율배반적인 심리를 담아냈다. 스테이시 마틴 특유의 음울한 면모가 캐릭터에 깊숙이 접속해 몰입을 돕는다. 극 전반에서 풍기는 날 선 분위기와 예리하게 두른 긴장감에 비해 예상 가능한 결말로 치닫는 후반부는 다소 싱거운 편.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사랑의 열기
★★★
세 남녀의 치정극. 젊은 연인은 치기 어린 실수 탓에 헤어짐을 겪고 낯선 곳에서 재회한다. 신분이 달라진 두 사람은 위험한 사랑을 감행하고 둘의 관계를 알아챈 여자의 남편 또한 자기만의 방식으로 사랑을 지키려고 한다. 안락한 삶, , 배신 대신에 사랑을 선택한 세 주인공이 각각 어떠한 결말에 다다르는지를 주시하게 만든다. 젊은 연인으로 분한 스테이시 마틴과 피에르 니네이의 연기가 화르르 타오르는 불꽃이라면, 중견배우 브누와 마지멜의 연기는 지글대는 불길과 같다.

아망떼

감독

니콜 가르시아

출연

스테이시 마틴, 피에르 니네이, 브느와 마지멜

개봉

2022.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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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미
감독 캣 코이로
출연 제니퍼 로페즈, 오웬 윌슨, 말루마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군더더기 없는 로맨틱 코미디의 정석
★★★☆
제니퍼 로페즈와 오웬 윌슨은 2000년대와 2010년대를 거쳐 2020년에도 자신들이 로맨틱 코미디의 주인공으로 건재하다는 것을 입증한다. 슈퍼스타와 평범한 소시민이 우연히 만나 사랑을 키워가는 이야기는 줄리아 로버츠, 휴 그랜트 주연의 <노팅힐>(1999)과 비슷하나 설정 비틀기, 팝스타 제니퍼 로페즈의 공연 무대와 노래, SNS 시대를 반영한 화법이 색다른 매력으로 작용한다. 큰 욕심부리지 않고 로맨틱 코미디 공식을 정석대로 밟으면서 음악과 가족 영화의 역할까지 알뜰히 소화하는 준수함이 돋보인다. 연적으로 등장하는 라틴 팝가수 말루마의 출연은 기대 이상이다.

메리 미

감독

캣 코이로

출연

제니퍼 로페즈, 오웬 윌슨, 말루마

개봉

2022.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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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어 러브 송
감독 앤드류 첸
출연 가가연, 부맹백, 이슨 시에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말하지 못한 첫사랑
★★☆
전형적인 대만의 청춘 멜로드라마. 아름다운 영상미에 감성적인 스토리를 결합했다.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선생님과 학생 사이의 관계가 부각된다는 점. 시골 학교에서 밴드를 결성해 오디션 프로그램에 도전하는 선생님과, 뛰어난 음악적 재능을 지닌 학생, 그리고 그들을 돕는 한 여성 사이의 묘한 관계가 서사의 긴장감을 만들어낸다. 음악 영화로도 메리트가 있는 작품. 하지만 다소 산만한 이야기 전개가 흠이라면 흠이다.

유어 러브 송

감독

앤드류 첸

출연

가가연, 부맹백, 이슨 시에

개봉

2022.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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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푸르름을 아는 사람이여
감독 나가이 타츠유키
출연 요시자와 료, 요시오카 리호, 마츠다이라 켄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순정만화
★★★
<마음이 외치고 싶어해>(2015)의 나가이 타츠유키 감독이 선사하는 또 한 편의 순정의 세계’. 작은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소소하지만 관객을 감성적으로 움직이는 이야기가 이어진다. 첫사랑, 자매 사이의 오해와 공감, 시간을 뛰어넘은 판타지 등이 순정만화 스타일의 서사를 채운다. 특히 이 영화의 공들인 그림체는 영화의 감성을 오롯이 전달하는 중요한 요소다. OST도 좋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무난한 타임슬립 애니메이션
★★★
타임슬립 소재를 동력으로 영화를 만드는 것은 이제 단점을 얼마나 피해 가는가의 문제일 수 있다. 앞선 영화들이 시간을 가지고 해 볼 수 있는 건 거의 다 한 상태이니,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는 게 그리 쉽지는 않은 상황. 하지만 기존에 등장한 설정을 자기 공식으로 재조립하면 또 새롭게 보이는 마법이 일어나는 게 타임슬립 소재이기도 하다. <하늘의 푸르름을 아는 사람이여>는 후자를 십분 활용한다. 과거의 나와 지금의 내가 한 공간에 만나는 설정을 꿈과 접목시켜 놓쳐버린 기회를 돌아보게 하고, 용기를 다독인다. 메시지가 뚜렷하고 작화 역시 아름답다. 다만 이야기를 밀고 나가는 힘이 후반부로 갈수록 떨어진다. 애니메이션은 감수성의 영역이기도 한데, 비슷한 소재를 다뤘던 <너의 이름은.> <시간을 달리는 소녀>와 비교하면 이 영화만의 감수성이 특출하다고 말하기도 힘들어 보인다.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눈부시게 푸른 청춘의 감성
★★★
일본 애니메이션을 이끄는 기수 중 한 명인 나가이 타츠유키 감독의 신작. 베이시스트를 꿈꾸는 고등학생이 어린 시절에 동경한 밴드 베이시스트이자 13년 전 언니의 남자 친구를 다시 만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그린 판타지 애니메이션이다. 타임슬립 장치를 활용해 한 인물의 10대와 30대를 공존시키고, 이를 통해 주인공을 비롯한 주변 인물들이 영향을 받으면서 영화는 가슴 찡한 첫사랑과 푸르른 꿈의 이야기로 향한다. 감독 특유의 감성적인 연출, 서정적인 작화와 아이묭이 부른 주제곡이 어우러져 ‘살아간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구현한다.

하늘의 푸르름을 아는 사람이여

감독

나가이 타츠유키

출연

요시자와 료, 요시오카 리호, 마츠다이라 켄

개봉

2022.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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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들의 아파트
감독 정재은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재개발의 뒤안길
★★★☆
대규모 단지였던 둔촌 주공 아파트가 재개발되면서 그곳에 살고 있던 고양이들의 거처도 불안해졌다. <고양이들의 아파트>는 인간과 공생했던 고양이들을 바라보며 그들의 을 염려하는 다큐멘터리다. 최근 한국에서도 고양이에 대한 많은 다큐가 제작되었지만 그 만듦새는 <고양이들의 아파트>가 최고인 듯. 단지 고양이에 대한 이야기를 넘어,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의 생태적 의미를 돌아보게 만드는 작품이다.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우리의 공존 도시
★★★
아파트가 재건축되면 이곳을 터전 삼아 살아가던 길고양이들은 어떻게 될까. 하나의 질문에서 출발한 영화는 도시와 생활공간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영화는 이미 존재했지만 우리가 주목하지 않은 세계, 피상적으로만 생각하던 공존을 현실의 것으로 만들려는 사람들에 대한 ‘진짜 이야기’에 가 닿는다. 한국 사회의 모순적 욕망의 결정체인 아파트라는 공간을 고양이로 우회해 바라본 흥미로운 도시 생태 기록이기도 하다. 

이지혜 영화 저널리스트
고양이와 아파트로 모색하는 공생의 가능성
★★★
한때 아시아 최대 단지였던 둔촌주공아파트의 재건축을 앞두고 이주와 철거가 시작된다. 주민들은 떠나도 그들이 돌보던 고양이들은 계속 남을 테고 이를 두고   없는 사람들이 고양이들의 이주를 돕는다. 재건축의 이익을 바라고 들어왔지만 어느새 고양이를 돌보게 되었고, 이들의 생존을 위해  벗고 나선 주민들의 모습은 현재의 도시가 가진 문제점들을 환기시킨다. 대한민국에서 욕망의 결정체라   있는 아파트에서 모색되는 인간과 다른 생명의 공존에 대한 가능성은 결국 현재의 도시에 대한 물음으로 연결된다. 과연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는 공생을 위한 곳인가? 약한 존재들이 살아남을  없게 설계된 생태계는 유지될  있을 것인가?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사는(Buy) 것이 아니라, 함께 사는(Live) 것
★★★☆
곧 허물어질 재건축 아파트 단지에 살고 있는 길고양이들을 이주시키기 위한 사람들의 분투를 담은 다큐멘터리. 고양이를 연민이나 사적 소유의 대상으로 바라보지 않으려는 시선, 동물 보호 운동을 거대한 희생으로 의미 부여하지 않으려는 마음, 동물과 인간이 공생하는 방법에 대한 고민 등 깊은 울림과 질문을 던지는 구간이 적지 않다. 고양이를 소재로 이토록 다양한 의제를 엮어낸 연출의 시선이 두텁다. 집을 사는(Live) 것보다 사는(Buy) 것으로 취급하는 풍토가 드세지는 사회 풍토 속에서 아주 적기에 등장한, 유의미한 기록물이다.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기록 이상의 가치를 담은 고양이 다큐멘터리
★★★
재개발 때문에 2019년 철거된 둔촌주공아파트 주민들의 삶을 기록한 다큐멘터리가 <집의 시간들>(2018)이라면, 이 다큐멘터리는 둔촌주공아파트에 살던 길고양이들의 이주 프로젝트를 기록한 작품이다. 3부작 다큐멘터리를 통해 도시 공간에 주목해온 정재은 감독은 네 번째 다큐멘터리에서 재개발과 동물의 생존을 모색한다. 독특한 아파트 생태계를 이뤘던 둔촌주공아파트에서 주민들과 공생했던 고양이들, 그들의 안전한 이주를 고민하는 이들을 관찰하는 시점에 머물지 않고 거시적 관점에서 바라본다.

고양이들의 아파트

감독

정재은

출연

개봉

2022.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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