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질 결심> 등 6월 마지막주 개봉작 전문가평

헤어질 결심
감독 박찬욱
출연 탕웨이, 박해일, 이정현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완벽에 가까운 미결의 정취
★★★★☆
박찬욱 감독은 이 영화로 지금 시점에서 자신이 추구하는 어떤 경지를 목격하게 한다. 중요한 건 고고한 예술가의 도취적 결과가 아니라 대중예술로서의 겸허한 손짓이라는 점이다. 보는 이로 하여금 인물들의 말을 곱씹고 영화의 미학에 나의 시선을 덧대보고 싶은 욕구를 가지게 한다는 점에서 <헤어질 결심>은 훌륭하다. 어쩌면 이 영화에 분석적 접근은 필요하지 않을지 모른다. 정취의 파도를 하릴없이 얻어맞은 우리 각자가 그저 무너지고 깨어진 채로 존재하는 것이 이 영화를 최선으로 욕망하고 품는 방식일 것이기에. 애수와 회한 사이를 기품 있게 오가는 탕웨이와 박해일의 연기는 흠잡을 곳이 없다. 올해는 이미 그들의 해다.

이지혜 영화 저널리스트
파도처럼 밀려오다 마침내  덮어버리는 사랑

<헤어질 결심> 자신만의 스타일이 있는 창작자가 만든 순도 높은 결과물을 감상하는 즐거움으로 가득하다. 영화는 팜므파탈과 형사로 대표되는 누아르의 전형적인 구조를 로맨스의 편으로 만들고, 한결 담백해진 톤으로 사랑의 깊은 곳까지 끌고 내려간다. 그리고 마침내 엔딩에 이르면  붕괴된 남자와 스스로를 박제해버린 여자를 오랫동안 잊을  없다는  깨닫게 된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이 안개에 갇혀 버렸네
★★★★☆
의심은 관심이 되고, 잠복근무는 관음의 알리바이가 되고, 대화는 시(운율)가 되고, 수사는 ‘마침내’ 사랑이 된다. 사랑에 빠진 자가 흔히 겪는 일. ‘저 사람도 나를 사랑하는가?’라는 추리가 필름 누아르의 고전적 설정과 연출이 부여한 독창적인 시선을 만나 색다른 질감의 영화로 전복되고 뉘앙스로 발화된다. 산에서 시작해 안개를 껴안고 바다로 향하는 여정. 산에 묻은 ‘진실(아마도 사랑)’ 앞에 붕괴된 남자의 마음과 바다에 던진 ‘진심(이 또한 사랑)’을 봉인하려는 여자의 마음이 데칼코마니처럼 전후반 두 개의 공간에서 치밀한 호흡으로 펼쳐지며 관객의 오감을 연신 찌른다. 그 끝에서 다다르게 되는 매혹적인 엔딩. 누군가는 이것을 ‘영원’이라고 할 것이고 누군가는 ‘형벌’이라 할 테지만, 감독은 ‘이런 사랑도 있다’라고 말하는 듯하다. 처연하고도 아름답다. 올해 상반기 단어가 ‘추앙’이라면, 하반기를 시작하는 단어는 ‘붕괴’와 ‘마침내’일 것이다. 엔딩에 이르러 내 마음도 붕괴되었다. 마침내.

헤어질 결심

감독

박찬욱

출연

탕웨이, 박해일, 이정현, 고경표, 박용우, 김신영

개봉

2022.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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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온 컴온
감독 마이크 밀스
출연 호아킨 피닉스, 우디 노먼, 가비 호프만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삶이란 알 수 없으니 그저, 해요. 해요. 해요.
★★★☆
<비기너스> <우리의 20세기>에서 감독 개인의 삶을 깊숙하게 통과하고 여과하는 방식의 영화 만들기를 선보였던 마이크 밀스 감독의 일단락 혹은 새로운 챕터. 임시로 조카의 육아를 떠안은 주인공은 비로소 시간과의 화해를 시도한다. 이해할 수 없었던 과거를 불현듯 이해하고, 이미 당도한 현재의 권태와 오지 않은 미래의 불안을 받아들인다. 우리의 매일이 “평범한 것들을 영원하게 만드는 일”들로 채워진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만드는 아이들이라는 존재는, 삶에서 만날 수 있는 깊고도 놀라운 우주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사랑스러워!
★★★☆
<비기너스>(커밍아웃한 아버지), <우리의 20세기>(어머니) 등 자전적 이야기를 만들어 온 마이크 밀스가 이번엔 자신의 육아 경험을 녹여냈다. 어린이를 인터뷰하는 미혼의 방송 저널리스트 조니(호아킨 피닉스)와 그가 잠시 돌보게 된 9살 조카(우디 노먼)의 동행이 에세이처럼 흐르는 영화에는 부모와 자식, 오빠와 동생 등 다양한 관계가 사려 깊게 조명돼 있다. 호아킨 피닉스가 대본 없이 실제로 진행한 아이들과의 인터뷰가 중간중간 끼어들면서 다큐와 픽션의 동거가 이어지는데, 그것이 이질적이기는커녕 영화가 품은 화두를 확장시키는 역할을 한다. 무엇보다 이 영화엔 좋은 질문과 기록들이 가득하다. “안 괜찮아도 돼”라는 위안, “누구에게나 회복 구간이 있다”라는 응원. 배움에는 위아래가 없다.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그렇게 어른이 된다 
★★★☆
마이크 밀스 감독에겐 가족이 창작의 원천이다. <비기너스>(2011)와 <우리의 20세기>(2017)에서 자신의 아버지와 어머니를 이야기했고, 이번 영화에선 자식을 키우며 느낀 경험을 바탕으로 외삼촌과 어린 조카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여기에 덧붙여 미국의 도시를 다니며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생각을 듣는 인터뷰 장면은 다음 세대를 위한 기성세대의 역할을 고민하는 감독의 태도와 겹쳐진다. ‘연기 신’ 호아킨 피닉스와 ‘연기 신동’ 우디 노먼의 연기 합은 두말할 것 없이 뛰어나고, 로비 라이언의 흑백 촬영은 유려함 속에 희망의 빛을 품는다. 

컴온 컴온

감독

마이크 밀스

출연

호아킨 피닉스, 우디 노먼, 가비 호프만

개봉

2022.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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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능력
감독 톰 고미칸
출연 니콜라스 케이지, 페드로 파스칼, 닐 패트릭 해리스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니콜라스 케이지 팬 무비 
★★★
니콜라스 케이지는 연기 경력 40년의 명배우다. 연기파 배우에서 <더 록>(1996) <페이스 오프>(1997), <콘에어>(1997)로 2000년대 초반까지 액션 스타로 자리매김했으나 사생활이 필모그래피에 악영향을 미치면서 다작에 치중해왔다. 니콜라스 케이지가 자신을 연기하는 이 범죄 액션 코미디는 그의 팬이 아니고선 절대 만들어질 수 없는 진정한 팬무비다. 니콜라스 케이지를 희화화하지만 깎아내리지 않고 그를 향한 애정을 영화 전체에 드러낸다. 무엇보다 니콜라스 케이지가 ‘미친’ 연기 능력을 내뿜는다. 페드로 파스칼의 코미디 연기도 만만치 않다. 니콜라스 케이지의 팬이라면 <피그>(2022)와 더불어 반길 만한 영화다. 

미친 능력

감독

톰 고미칸

출연

니콜라스 케이지, 페드로 파스칼, 닐 패트릭 해리스, 티파니 해디쉬

개봉

2022.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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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랜트
감독 소노 시온
출연 니콜라스 케이지, 소피아 부텔라, 닉 카사베츠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과도한 괴작 
★★☆
소노 시온 감독이 연출한 미국 영화. 니콜라스 케이지가 죄수에서 히어로로 거듭나는 주인공을 맡아 전성기 시절의 액션히어로를 재현한다. 포스트 아포칼립스 장르에 B무비와 사무라이 영화가 뒤섞이고 소노 시온 감독의 기괴한 상상력과 과장된 연출, 문제의식도 뚜렷하다. 문제는 감독의 개성과 할리우드의 만남이 시너지를 내지 못하고 혼종 장르의 재탕에 머문다는 점이다. 소노 시온 특유의 과잉된 이미지는 자아도취에 가깝고 <매드 맥스>를 연상시키는 이미지가 뒤엉켜 혼란을 일으킨다. 장르와 주제를 다루는 감각도 무뎌졌다. 소피아 부텔라, 닉 카사베츠 등 출연 배우들의 이름이 무색할 정도다. 

고스트랜드

감독

소노 시온

출연

니콜라스 케이지, 소피아 부텔라, 닉 카사베츠, 빌 모슬리, 사카구치 타쿠

개봉

2022.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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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멤버 미
감독 시미즈 에이지 한
출연 새미 앤더슨, 재클린 팜퀴스트, 마이클 사사키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북한 인권 애니메이션
★★☆
고난의 행군 시기 북한에서 이뤄진 인권 유린을 애니메이션 장르를 통해 고발한 작품. 정치범 수용소의 참혹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그 상황에 대해 어느 정도는 사전 지식이 있는 남한 관객들에게도 이 영화가 보여주는 모습들은 충격적이다. 애니메이션으로서의 완성도는 아쉽다.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기억하고 잊지 말아야 한다 
★★★☆ 
북한 인권 문제를 다룬 애니메이션. ‘고난의 행군’이 시작된 1995년을 배경으로 북한행을 택했던 재일교포 가족이 북한정치범 수용소에서 겪는 참혹한 고통을 그렸다. 재일교포 4세인 시미즈 에이지 한 감독이 탈북민들의 경험담을 토대로 10년 동안 준비한 역작이다. 북한의 인권 유린 실태를 고발하고 인간성 회복을 희망하는 메시지를 녹였다. 수용소에서 성장한 소년의 이야기가 충격적이면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애니메이션의 목적성을 잃지 않는다. 

리멤버 미

감독

시미즈 에이지 한

출연

새미 앤더슨, 재클린 팜퀴스트, 마이클 사사키, 조엘 서튼

개봉

2022.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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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용기
감독 구민정
출연 공효진, 이천희, 전혜진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환경을 지키기 위해 나선 배우들 
★★★
환경 예능 프로그램 <오늘부터 무해하게>(2021)의 극장판. 공효진, 이천희, 전혜진이 충남 홍천 죽도에 머물면서 탄소중립 생활에 도전한 10부작 방송 분량에 세 배우의 인터뷰를 추가해 환경 다큐멘터리로 제작했다. 왜 물은 플라스틱병에 담겨 있을까 하는 질문을 던지는 등 배우들이 환경 문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목소리를 내고 실천의 결과를 보여 주는 방식이 친근하다. 거창하지 않아도 이들의 선한 영향력이 만드는 나비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 

보통의 용기

감독

구민정

출연

공효진, 이천희, 전혜진

개봉

2022.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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