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K-하이브리드 무비
★★★
외계인이 등장하고 시간여행을 한다 해서 SF에 한정할 수 없고, 고려 시대가 등장하지만 사극으로만 볼 수 없으며, 차라리 다양한 콘셉트의 액션이 등장하는 스펙터클 영화? 여기에 코미디와 멜로 코드도 결합된, 여름 시즌을 위한 블록버스터. 2부 중 전반부로, 서사의 빌드업 과정이 필요하기에 설명적인 부분이 있지만 이 대목을 지나면 시간대와 인물들이 교차하며 집중력을 만들어낸다. 다소 과한 장르 혼종으로 인해 관객의 호불호가 있을 작품. 그 카오스를 캐릭터의 매력으로 돌파한다.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어수선한 가운데 발휘되는 희한한 활력
★★★
방대한 세계관 안에서 풀어낸 놀라운 상상력 자체가 이 영화의 특장점이다. 섞이기 불가능에 가까운 것들이 한 데 모여서 어수선한 가운데 발휘되는 희한한 활력이 있다. 다만 롤러코스터 같은 극의 분위기에 올라타기까지 예열에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리며, 회심의 유머 감각은 모두에게 두루 통할 것 같진 않다. 2부로 나뉜 작품이기에 소개만 펼치다 끝난 인상을 남기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구조적 한계. 고려 시대에 비해 현재 장면들의 설계와 기술적 구현도 상대적으로 조금 아쉽게 느껴진다. 21세기 뉴 타입 동방불패 같은 김태리, 후반부의 코미디를 견인하는 염정아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이지혜 영화 저널리스트
매력적인 출발, 그렇지 못한 전개
★★☆
<외계+인> 1부에서 느껴지는 시리즈를 향한 야심과 달리 영화는 장점과 단점이 분명하다. ‘외계인이 도사들이 활약하는 시대에 떨어졌다면?’이라는 매력적인 출발점은 여전하되 현대와 조화롭게 얽히지 못하면서 시리즈물의 기세를 꺾는다. <외계+인>에 영향을 주었을 레퍼런스들은 매 순간 또렷하게 튀어나온다. 특히 현대편의 대부분을 점령하는 외계 크리처와 로봇 디자인을 비롯해 극한재난 상황이 벌어지는 도시의 이미지 등은 익히 여기저기에서 보아왔기에 극의 긴장감을 떨어트린다. 반면에 최동훈 감독에게 기대하는 특유의 리듬감이나 말맛이 살아있는 유머는 찾기 힘들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현실이 된 최동훈의 상상력 vs 조금 옅어진 인장
★★★
기본 설정과 이야기를 불러나가는 상상력은 기발하고 독창적인데, 그 안을 구성하고 있는 요소들은 그리 신선하지 못하다. 2부로 제작하면서 확보한 시간의 상당수를 세계관 설명에 할애하고 있는 터라, 단일 영화로서의 재미는 충분히 빌드업되지 못한 편. 기-승-전-결의 재미를 음미하기엔 서론이 너무 긴 인상이랄까. 과거와 현재가 어떻게 연결됐고 인물들이 어떻게 상호 작용하는가를 관객이 궁금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한 미션이었을 텐데, 그것을 친절한 ‘말’로 대체하고 있으니 비밀이 하나씩 풀릴 때의 쾌감도 덜 산다. 대사의 리듬감보다 정보 전달이, 액션의 참신함보다 물량을 앞세운 볼거리가, 세계관 구현이 캐릭터 앙상블보다 더 크게 느껴지는, 여러모로 최동훈 감독의 인장이 조금 옅은 결과물이다.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아직은 도전과 야심만 보인다
★★★
최동훈 감독의 신작에 대해 기대감을 품었다면 그가 하이스트 영화, 히어로 영화 등 다양한 장르 영화를 한국적 토양에 맞게 재창조하고 발전시켜 온 인물이기 때문이다. 장르 영화에 대한 집념과 역동적인 연출 스타일로 보면 SF, 무협, 판타지, 액션이라는 복합장르에서 기발한 즐거움을 끌어낼 감독으로 그만한 적격자도 드물다. 하지만 <외계+인> 1부는 각종 장르 관습에 매몰되어 신선하고 흥미로운 지점이 적고, 감독의 장기인 캐릭터 조형마저 조화롭거나 만장일치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한다. 2부까지 완결을 지켜봐야 하지만, 1부는 142분의 러닝타임을 시원하게 즐기기보다 만족할 거리를 탐색해야 하는 구간이 적지 않다. 2부에선 회심의 도술이 절실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