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이 된 영화, 영화가 된 뮤지컬

무비컬(moviecal)이라는 말을 아시나요? 무비(movie)와 뮤지컬(musical)을 합성해서 만든 신조어로, 영화가 무대화된 경우를 무비컬이라고 부릅니다. 반대로 뮤지컬을 원작으로 하여 영화를 제작하는 경우도 있고요. 이처럼 영화와 뮤지컬은 서로 상부상조하는 관계인데요. 오늘은 무비컬의 개념과 함께 영화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과 반대로 뮤지컬을 원작으로 한 영화가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보았습니다.


무비컬은 무엇인가?

앞서 간단하게 설명했듯 무비컬이란 영화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을 말합니다. 흥미롭게도 이 단어는 국내에서 탄생한 한국식 신조어인데요. 국내의 한 언론사 기자가 자신의 기사에 ‘무비컬’이라는 단어를 처음 사용하며 널리 통용되기 시작했습니다.

무비컬은 이미 검증된 작품을 무대로 가져오는 것이기 때문에 리스크가 작다는 장점이 있지만, 반대로 원작을 어떻게 무대에 재현하느냐에 따라 원작과의 비교를 피할 수 없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반대로 뮤지컬을 원작으로 하여 영화로 제작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상대적으로 제한된 무대에서 펼쳐지던 이야기가 스크린에 옮겨오며 어떻게 바뀌는지에 대한 관객들의 호기심을 부르죠.  
 
실사영화뿐 아니라 만화영화 또한 무비컬로 제작되며 큰 인기를 끌기도 하는데요. 주로 디즈니와 드림웍스의 작품들이 무대화되었습니다. 참고로 일본에서만 쓰이는 용어 ‘애니컬’이 있습니다. 애니메이션과 뮤지컬의 합성어로,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을 말하는데요. 국내의 애니컬은 어린이용 뮤지컬 위주로 제작되지만, 일본의 경우 다양한 연령층을 위한 애니컬이 무대에 올려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베르사이유의 장미> <테니스의 왕자님> <데스노트> 등이 있습니다.


영화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

<원스>
2008년 영화 개봉
2011년 뮤지컬 초연
2007년 개봉한 아일랜드 영화가 원작입니다. <비긴 어게인> <싱 스트리트>를 연출한 존 카니 감독의 작품이죠. 가장 유명한 곡은 ‘Falling Slowly’로, 영화는 몰라도 노래는 다들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것 같은데요. 이 곡은 2007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주제가상을 거머쥐기도 했습니다. 영화는 지나간 사랑으로 아파하는 두 남녀가 음악을 통해 교감하며 상처를 치유하게 된다는 간단한 스토리임에도 불구하고, 노래하는 배우 글렌 핸사드와 싱어송라이터로 활동 중인 마르게타 이글로바의 열연 및 열창으로 가슴이 먹먹해지게 되는 작품인데요. 이후 이 작품은 2011년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뮤지컬로 제작되었고, 영국 무대에도 올랐습니다. 2014년에는 한국에도 라이센스가 들어와 2015년까지 공연을 했죠.

원스

감독
존 카니

출연
글렌 핸사드, 마르게타 이글로바

개봉
2006 아일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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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온 킹>
1994년 영화 개봉
1997년 뮤지컬 초연
월트 디즈니 컴퍼니 최초의 창작 애니메이션으로, 디즈니 전성기 시절 정점을 보여준 작품이죠. 1997년 디즈니에 의해 뮤지컬로 재창작되었으며 브로드웨이 무대에도 올랐습니다. 동물들만 등장하는 원작의 특성 때문에 무대에서 어떻게 구현될지가 관건이었는데요, 연출가 줄리 테이머는 아프리카 전통예술·가면극·인형극의 요소를 활용해 원작의 완성도를 초월하는 명작이 탄생되었다고 평가되고 있습니다. 1998년 토니상에서 연출상 외 6개 부문을 석권한 것은 결코 과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뮤지컬 음악 작업에 엘튼 존이 작곡가로 참여하기도 했고요. 여담으로 엘튼 존은 <라이온 킹> 작업을 계기로 디즈니와 인연을 맺게 되어 이후 <아이다> <빌리 엘리어트> 등의 뮤지컬 음악 작업을 했습니다. 1998년에는 영국 웨스트엔드를 비롯해 독일, 일본, 네덜란드 등 많은 국가에서 공연해 흥행했고, 한국에서는 2006년 일본 극단 시키(四季)의 라이센스 공연으로 1년간 무대에 올랐습니다.

라이온 킹

감독
로저 알러스, 롭 민코프

출연
조나단 테일러 토마스, 매튜 브로데릭, 제임스 얼 존스, 제레미 아이언스, 모이라 켈리, 니케타 캘레임

개봉
1994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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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키 부츠>
2005년 영화 개봉
2012년 뮤지컬 초연
<킹키 부츠>의 최초의 원작은 1999년 영국 BBC에서 방영된 다큐멘터리입니다. 경영난에 시달리던 W.J 브룩스 신발 공장에서 드래그퀸(여성의 복장을 한 남성)을 위한 신발을 만들게 되고, 이 신발을 ‘킹키 부츠’라고 부르게 됩니다. 이 다큐멘터리를 바탕으로 2005년 영화 <킨키 부츠>가 만들어지는데요. 공장의 사장인 찰리와 드래그퀸 로라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이후 2012년 시카고에서 첫 공연을 한 것을 시작으로 2013년 브로드웨이에 진출했고, 그해 토니상 시상식에서 작품상 등 6개 부문을 휩쓸었습니다. 2014년 비영어권 국가 중에서는 첫 번째로 국내 무대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킨키 부츠

감독
줄리언 재롤드

출연
조엘 에저튼, 치웨텔 에지오포

개봉
2005 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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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 엘리어트>
2001년 영화 개봉
2005년 뮤지컬 초연
제이미 벨 주연의 영화 <빌리 엘리어트>를 바탕으로 엘튼 존이 작곡에 참여하고 영화의 감독과 작가가 함께 뮤지컬을 제작했습니다. 원작은 영국 로열 발레의 남성 무용수 필립 모슬리의 실화를 참조해 만들어졌으며, 영화는 발레리노를 꿈꾸는 소년의 성장담을 담고 있습니다. 뮤지컬은 2005년 3월 웨스트엔드에서 초연되었고, 이후 브로드웨이, 시카고, 호주, 캐나다, 노르웨이, 네덜란드, 덴마크, 이탈리아 등 정말 많은 나라의 무대에 올랐습니다. 국내에는 2010년 서울에서 막을 올렸고, 이는 아시아 최초이자 비영어권 최초로 선보인 것이라고 합니다.

빌리 엘리어트

감독
스티븐 달드리

출연
제이미 벨, 줄리 월터스, 게리 루이스, 제이미 드레이븐

개봉
2000 영국, 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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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무비컬은 없냐고?

물론 국내 무비컬도 굉장히 많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여자교도소의 수감자들이 합창단을 결성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 <하모니>가 있죠. 영화에서는 김윤진, 나문희, 강예원 등이 출연하며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는데요. 이 작품을 원작으로 올해 국내에서 뮤지컬이 만들어졌습니다. 이외에도 또 다른 국내 작품들은 <와이키키 브라더스> <싱글스> <내 마음의 풍금> <미녀는 괴로워> <라디오 스타> <번지 점프를 하다> 등이 있습니다.

하모니

감독
강대규

출연
김윤진, 나문희, 강예원, 이다희, 장영남, 박준면, 정수영

개봉
2009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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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을 원작으로 한 영화

<록키 호러 픽쳐 쇼>
1973년 뮤지컬 초연
1975년 영화 개봉
1973년 런던에서 초연된 <록키 호러 쇼>는 컬트 장르를 개척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죠. 배우이자 작곡가 리차드 오브라이언과 연출가 짐 샤먼이 함께 만들었습니다. 약혼을 한 커플 브래드와 자넷은 그들을 만나게 해준 고등학교 은사 스콧 박사를 찾아 여행을 떠나다 폭우를 만납니다. 도움을 청하기 위해 찾은 성에서 성지기 리프리프를 만나고, 그곳에서 트렌섹슈얼 행성에서 온 프랑크 박사를 만나 파티에 가게 됩니다. 그리고 프랑크 박사는 그들에게 자신이 만든 근육질의 록키를 소개해주죠. 그들은 점점 기상천외한 혼돈 속으로 빠지게 됩니다. (줄거리만 봐도 너무나 혼란인 것..!) 이후 1974년 미국에 이 공연이 소개되었고, 이를 관심 있게 본 20세기폭스사는 이를 영화로 제작하자고 제안했습니다. 뮤지컬을 연출한 짐 샤먼이 영화 <록키 호러 픽쳐 쇼>의 메가폰도 잡았죠. 뮤지컬에서 프랑크 박사를 연기한 팀 커리는 영화에서도 같은 역할을 맡게 됩니다. 영화는 당시 엄청난 혹평을 받으며 개봉 2주 만에 내려갔지만, 이듬해 뉴욕 맨해튼 그리니치 빌리지에서 심야 영화로 상영되며 일부 관객들의 열광적인 호응을 얻기 시작합니다. 덕분에 컬트 영화의 전설로 남게 되죠. 국내에서는 2005년 배우 겸 코미디언 홍록기가 연출과 함께 주연 프랭크 박사 역할을 맡으며 큰 주목과 함께 호평을 받았습니다. 이 공연을 거쳐간 국내 배우들로는 이선균, 오만석, 박희순, 예지원, 홍지민 등이 있습니다.

록키 호러 픽쳐 쇼

감독
짐 셔먼

출연
팀 커리, 수잔 서랜든, 베리 보스트윅, 리처드 오브라이언, 패트리시아 퀸, 넬 캠벨, 조나단 애덤스, 미트 로프, 찰스 그레이

개봉
1975 영국,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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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미제라블>
1985년 뮤지컬 초연
1958년 영화 개봉
최초의 원작은 모두가 알고 있듯 프랑스 소설가 빅토르 위고가 1862년에 쓴 <레 미제라블>입니다. 장 발장의 이야기로 많이들 알고 있지만, 원작 소설은 피 끓는 혁명정신과 노동자의 저항 정신 등 굉장히 방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죠. 이후 1980년 프랑스에서 이 소설을 원작으로 뮤지컬 <레 미제라블>이 만들어졌고, 이후 카메론 매킨토시 프로듀서와 영국 로열 셰익스피어 극단이 작품 전체를 개작하여 1985년 런던 바비칸 센터에 올렸습니다. 오늘날 알려진 뮤지컬 <레미제라블>은 이 공연을 기준으로 한 것인데요. 국내에서는 저작권 개념이 희박했던 1988년 불법 해적판(!) 공연이 있었습니다. 이처럼 무분별한 불법 공연이 무대에 많이 올려진 탓에 카메론 매킨토시는 “한국에는 라이센스를 주지 않겠다”는 불쾌함을 드러냈고, 2002년 내한공연 이후 10년간 국내 무대에서는 이 작품을 볼 수 없었습니다. 이후 2013년이 되어서야 정식 라이센스 공연이 오를 수 있었죠. 원작이 유명한 작품인 만큼 영화화도 여러 번 되었는데요. 1958년과 1995년 프랑스에서, 1998년, 2000년에도 영화도 제작되었습니다. 가장 유명한 작품은 휴 잭맨, 러셀 크로우, 앤 해서웨이, 아만다 사이프리드, 에디 레드메인 등 특급 캐스팅이 돋보였던 2012년 영화죠. 특히 국내에서는 패러디 영상 <레 밀리터리블>을 시작으로 고등학생, 대학생, 직장인 시리즈까지 나오며 화제가 되었죠.

레미제라블

감독
톰 후퍼

출연
휴 잭맨, 앤 해서웨이, 러셀 크로우, 아만다 사이프리드, 헬레나 본햄 카터, 사챠 바론 코헨

개봉
2012 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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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트>
1996년 뮤지컬 초연
2005년 영화 개봉
1996년 초연된 록 뮤지컬로, 자코모 푸치니의 오페라 <라 보엠>을 현대화한 작품입니다. <라 보엠>이 19세기 말 프랑스 파리를 배경으로 젊은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그린다면 <렌트>는 20세기 말 미국 뉴욕에 살고 있는 예술가들의 마약, 동성애 등을 다루는 작품이죠. 뮤지컬 제작자 조나단 라슨과 그의 친구들의 이야기를 토대로 만든 작품이기도 한데요. 공연 중 에이즈 환자 모임에서 나오는 인물들의 이름은 에이즈로 세상을 떠난 조나단 라슨의 친구들 이름이라고 합니다. 안타깝게도 조나단 라슨은 브로드웨이 공연 개막을 하루 남기고 대동맥 혈전으로 쓰러져 다시는 일어나지 못하게 됩니다. 비극적인 그의 죽음과 반대로 작품은 크게 흥행했고, 2000년 국내에서 초연이 올랐으며 2005년 영화로도 제작되었습니다. 초연 당시 무대에 올랐던 배우들이 영화 속 주요 배역을 맡았고, <겨울왕국>의 엘사 목소리로 유명한 이디나 멘젤 또한 그들 중 하나입니다.

렌트

감독
크리스 콜럼버스

출연
로사리오 도슨, 타이 딕스, 윌슨 저메인 헤르디아, 제시 L. 마틴, 이디나 멘젤, 아담 파스칼, 안소니 랩, 트레이시 톰스

개봉
2005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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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작품은 어떤 것이 있을까?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최근 개봉했던 <부라더>와 <김종욱 찾기>가 있습니다. 두 작품 모두 뮤지컬의 제작자이자 영화를 연출한 장유정 감독의 작품이죠. 독특한 건 위에 언급한 뮤지컬을 원작으로 한 영화들이 모두 뮤지컬 형식을 따른 데 반해, 한국의 이 두 영화는 뮤지컬 영화로 만들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부라더>는 뮤지컬 <형제는 용감했다>를 원작으로 한 코미디 영화로, 마블리 마동석과 이동휘, 이하늬가 주연을 맡았고요. <김종욱 찾기>는 2006년 초연한 창작 뮤지컬을 바탕으로 2010년 당시 국내 뮤지컬 중 유일하게 영화화가 이루어진 로맨스 영화입니다. 공유, 임수정이 주연을 맡아 꽁냥꽁냥 케미를 보여주었고, 뮤지컬에서 역대 김종욱 역을 맡았던 배우들(오만석, 엄기준, 신성록, 김무열 등)이 카메오로 등장하며 원작 팬들의 영화 보는 재미를 늘려주었죠.

이미지 준비중
부라더

감독
장유정

출연
마동석, 이동휘, 이하늬

개봉
2017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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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욱 찾기

감독
장유정

출연
임수정, 공유

개봉
2010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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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알아본 영화 원작 뮤지컬, 뮤지컬 원작 영화들은 여기까지입니다. 이외에도 영화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 <미녀와 야수> <42번가> <헤어스프레이> <페임>, 뮤지컬을 원작으로 한 영화 <그리스> <드림걸즈> <시카고> 등 많은 작품들이 있는데요. 리스트에는 없지만 여러분이 알고 있는 또 다른 작품들이 있다면 댓글로 공유해주세요. 그럼 우린 다음에 또 만나요. 안녕!
 
씨네플레이 에디터 박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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