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BTS) 노래의 모티브가 된 영화 5



<BTS WORLD TOUR SPEAK YOURSELF THE FINAL> 콘서트 포스터

콘서트가 있는 주말이 다가올수록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결국 근무 시간에 합법적인 덕질을 위해 아이템을 냈다. 영화와 BTS. 어떻게든 연결해보기 위해 골몰하다 BTS 노래의 모티브가 된 영화들이라는 뒹굴뒹굴 VOD 아이템을 생각했다. 필자는 콘서트 준비로 이번 주말 뒹굴거릴 시간 없이 바쁠 예정이지만 BTS에 평소 관심이 있던 분들을 위해 영화와 노래를 소개해 보고자 한다. 콘서트를 즐긴 팬들은 노래와 함께 영화를 보며 여운을 즐기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다.

아래 소개할 영화들은 네이버 시리즈에서 다운로드할 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즉시 할인 쿠폰이 지급된다. 10월 25일(금)부터 11월 1일(금) 정오까지 할인된 가격으로 만나볼 수 있다. (<화양연화> 제외)



<브링 더 소울> 스틸컷


<어바웃 타임> 다운로드

‘Winter Bear'(윈터 베어)

쌀쌀해지는 요즘 날씨에 잘 어울리는 영화와 노래. ‘Winter Bear’는 BTS 멤버 뷔의 솔로곡으로 작사, 작곡에 참여했다. 뷔는 해외 투어 중 영화 <어바웃 타임>을 보고 이 노래에 대한 영감을 얻었다고 밝혔다. <어바웃 타임>은 많은 사람들에게 인생 로맨스 영화로 꼽힌다. 뷔 역시 <어바웃 타임>과 배우 레이첼 맥아덤스를 좋아한다고 여러 번 언급해왔다. 노래의 모티브가 된 장면은 이러하다. 팀(도널 글리슨)이 잠이 덜 깬 메리(레이첼 맥아담스)를 깨우고 무릎 꿇고 청혼하는 신. 도널 글리슨의 순수한 매력이 빛을 발하던 장면이었다. ‘Winter Bear’는 사랑하는 메리에 대한 팀의 마음을 풀어낸 곡이다. 그녀를 내게 날아와 줬으면 하는 파란 앵무새로 비유하고, 겨울 곰처럼 행복하게 잠들어 있다고 표현했다. 뮤직비디오에는 뷔가 사진기를 들고 외국 곳곳의 한적한 공원, 거리를 찍으며 거니는 모습들이 담겨있다. 중반부 천천히 장면을 뒤로 감기하는 장면 역시 시간을 되돌린다는 <어바웃 타임>의 설정을 떠올리게 한다.


<아가씨> 다운로드

‘Pied Pipier’

‘Pied Piper’는 ‘LOVE YOURSELF 承 ‘Her” 앨범 수록곡이다. 가사가 재미있다. ‘이제 그만 보고 시험공부해 / 니 부모님과 부장님 날 미워해 / 봤던 영상 각종 사진 트위터 / … / 그만해 뮤비는 나중에 해석하고 / 어차피 내 사진 니 방에도 많잖어 / 한 시간이 뭐야 일이 년을 순삭해’. 팬들의 입덕 과정을 가사에 녹여낸 팬송. 가사를 보면 필자의 일상을 들킨 것 같아 덜컥한다. 제목 ‘Pied Piper’는 사람들을 꼬여내고 선동하는 피리 부는 사나이를 뜻하는 단어로 여러 문학이나 영화에서 자주 사용되는 설정이다.

이 노래에 영화 <아가씨>를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 있다. ‘널 구하러 온 거야 널 망치러 온 거야 / 니가 날 부른 거야 봐 달잖아’라는 가사 부분. <아가씨>의 명대사 “내 인생을 망치러 온 나의 구원자. 나의 타마코. 나의 숙희”를 떠올리게 한다. 영화에서 히데코(김태리)와 숙희(김태리)의 사이는 위험해 보이지만 서로의 인생을 뒤바꿨으며 결국은 서로를 구원한다는 점에서 BTS와 아미의 관계를 떠올리게 한다. 엄청난 팬덤을 만들어낸 영화 <아가씨>의 명대사를 이 노래에 인용했다는 점도 재미있다. 따로 뮤직비디오나 공식 무대는 없고 팬미팅 무대에서 불렀다. 가사처럼 멤버들의 치명적인 매력이 담긴 무대 직캠 영상은 높은 조회수를 기록한다. 솔직히 말하면… 사무실에서 글 쓰면서 한 번(아니 두 번?세 번?) 더 봤다.


<화양연화>

BTS ‘화양연화’ 세계관

‘화양연화’는 ‘인생의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순간’이라는 뜻을 담은 말로 왕가위 영화 <화양연화>로 친숙한 단어가 됐다. 영화 <화양연화>는 서로의 배우자가 외도 중인 걸 알게 된 두 남녀가 외로움을 느끼다 사랑에 빠지는 순간을 아름답게 표현했다. 짧지만 행복했던 순간과 엇갈리는 애틋함의 순간을 굉장히 아름답게 그려낸 작품이다.

‘화양연화’는 BTS 유니버스의 서막을 알리는 앨범으로 이 세계관은 최근까지 꾸준히 이어진다. BTS는 이 앨범에 수록된 뮤직비디오를 시작으로 ‘화양연화’ 세계관을 만들어간다. BTS의 화양연화는 영화처럼 사랑이 아닌 우정, 청춘으로 표현된다. 여기엔 만들어진 스토리와 팩트가 혼재돼 있다. 이 세계관은 2015년 앨범 수록곡 ‘I Need U’부터 이후 후속 앨범들 속 여러 곡에 ‘BU content’라는 설명이 붙은 유튜브 뮤직비디오로 공개됐다. 앨범과 함께 이 세계관을 설명한 책도 연재되고 있다. 서로를 만나 아름답고 행복한 순간을 누리는 화양연화 같은 한때가 있고 장면 사이마다 일곱 명 청춘 개인의 가슴 아픈 사연이 펼쳐진다. 시간여행자 진이 시간을 돌려 멤버들을 구한다는 타임리프 설정까지 더했다. 스토리와 별개로 앨범에 수록된 몇몇 곡들은 실제 멤버들의 개인적인 이야기들이 담겨있어 묘하게 허구와 실제 BTS의 스토리가 겹쳐져 보이게 만들었다. 즉 허구 스토리 속 화양연화를 뜻하기도 하지만, 이 앨범을 기점으로 대중들의 인정받기 시작한 BTS의 화양연화를 뜻하기도 한다. 본 뮤직비디오는 15세 버전의 편집본으로 원래의 19세 버전이 상세한 스토리를 제공한다.

* 안타깝게도 영화 <화양연화>는 네이버 시리즈에 제공되지 않는다. 이 기회에 BTS 화양연화 세계관이 담긴 뮤직비디오들을 보며 영화 떡밥 찾듯이 탐구해보는 것도 재밌을 것이다.


<문라이트> 다운로드

‘네 시’

평소 영화 보는 걸 즐긴다고 밝힌 RM과 뷔는 지금까지 영화 모티브를 딴 곡을 여럿 만들었다. 앞서 소개한 ‘Winter Bear’ 전에 <문라이트>에서 영감을 얻은 ‘네 시’와 <러브레터>에서 영감을 얻은 ‘풍경’을 사운드클라우드 곡으로 발표했다. 세 곡 중 필자가 개인적으로 좋아하고 영화와 가장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곡은 ‘네 시’다. <문라이트>는 흑인 주인공 소년이 청년이 되기까지 겪는 감정과 관계를 그린 성장영화다. 새벽녘 달빛 아래 주인공의 등을 비추는 푸른빛이 특히 오래 기억에 남는 영화다. 영화 속 후안(마허샬라 알리)의 “달빛 속에선 흑인 아이들도 파랗게 보이지”라는 대사가 ‘그 어느 영화처럼 그 대사처럼 / 달빛 속에선 온 세상이 푸르니까’로 인용됐다. 뷔의 소곤거리는 저음과 RM의 끄는 듯한 독특한 보컬이 어우러진 듀엣곡이다. 제목처럼 새벽에 듣기 좋은 노래다.


<사랑은 비를 타고> 다운로드

‘작은 것들을 위한 시’ 뮤직비디오

가장 최근 앨범 ‘MAP OF THE SOUL: PERSONA'(이하 ‘페르소나’)의 타이틀곡 ‘작은 것들을 위한 시’의 뮤직비디오에는 영화 <사랑은 비를 타고>를 오마주한 장면이 다수 등장한다. 뮤직비디오 한 켠에 <사랑은 비를 타고> 포스터가 붙어있고 그 유명한 가로등을 붙잡고 춤추는 장면도 나온다. RM의 무대 한가운데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순간 카메라가 뒤로 빠지면서 환호하는 군중이 다가오는 장면은 구도까지 똑같다.

<사랑은 비를 타고>는 뮤지컬 영화의 고전으로 꼽히며 <라라랜드> 등 많은 영화들의 오마주가 됐다. 장면뿐 아니라 영화의 스토리를 BTS와 연결할 수 있다. 영화 <사랑은 비를 타고>는 가난하던 아마추어 쇼 코미디언이 스타로 급 부상한 뒤 우연히 무대 뒤에서 목소리 대역을 하는 배우 케이시(데비 레이놀즈)와 사랑에 빠지고 그녀를 세상에 알리며 끝맺는다. 이번 앨범 작사 대부분을 책임진 RM은 ‘페르소나’ 앨범의 첫 번째와 마지막 수록곡을 제외하고 모두 아미를 위한 곡이라 밝힌 바 있다. BTS 성장 서사를 함께해 온 팬들과 자신들의 서사를 <사랑은 비를 타고>의 스토리에 대입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씨네플레이 조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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