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를 만들거나, 바다를 만들거나… 해양 영화들이 바다를 만드는 방법



<해적: 도깨비 깃발> 촬영 현장


<해적: 도깨비 깃발>

<해적: 도깨비 깃발>이 1월 26일 개봉했다. <해적: 도깨비 깃발>의 평가는 관객마다 어느 정도 갈리지만, 그래도 모두가 입을 모아 칭찬하는 부분은 바다를 구현한 VFX(시각효과, CG). VFX에서 어려운 분야 중 하나라는 물·바다를 훌륭하게 구현했다. 그동안의 해양 영화들은 어떤 방식으로 바다를 영화에 녹여냈을까. 다양한 바다 배경 영화들의 비하인드로 알아보자.

해적: 도깨비 깃발

감독

김정훈

출연

강하늘, 한효주, 이광수, 권상우

개봉

2022.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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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지 위 배, 배경만 바다로



<워터월드> VFX 작업 전후


수상 기지 아톨

1995년 영화 <워터월드>는 지구 대부분이 바다로 변한 미래를 그렸다. 설정이 이러니 당연히 영화 대부분이 배나 바다에서 진행되는데, 이 영화가 선택한 방법은 바다에 실제 세트를 짓는 것과 VFX를 활용하는 것이었다. 유명한 수상 기지 아톨은 직접 바다 위에 지었고(이게 태풍에 파손돼 제작비가 늘어났다) 배 위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육지에서 촬영한 것에 바다 CG를 덧칠하는 식으로 처리했다. <워터월드>는 기대만큼 흥행하진 못했지만, 이런 시도들이 훗날 제작할 해양 영화의 토양이 됐다.

워터월드

감독

케빈 레이놀즈

출연

케빈 코스트너, 진 트리플혼, 데니스 호퍼, 티나 마조리노

개봉

1995.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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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위에 배 만들어버리기



<해무> 촬영 현장

바다가 배경인 한국 영화 중 과감한 선택을 한 쪽도 있다. <해무>는 고기잡이 대신 밀항을 하는 전진호에서 벌어진 일을 그린다. 작중 대부분이 배 위에서 전개되고, 제목처럼 바다 안개를 묘사해야 하는 영화에서 제작진은 실제 운항이 가능한 배를 만들었다(!). 그리고 그 배를 가지고 바다로 나가 바다 위에서 영화를 촬영했다. 뱃멀미, 멀미약과 항상 함께했다는 배우들의 인터뷰가 그 증거. 물론 정말 위험한 장면들은 짐벌(축이 흔들리지 않는 수평유지 장치)에 물을 채워서 촬영했다. <명량>, <해적> 등도 짐벌로 배의 움직임을 담긴 했으나 거기에 물까지 실어 바다 느낌까지 살린 건 <해무>가 국내 최초였다. 이렇게 고생한 영화는 흥행에서 참패했지만, 그 사실성 때문에 영화 속 배우들의 광기어린 연기가 인상적이었다.

해무

감독

심성보

출연

김윤석, 박유천, 한예리, 이희준, 문성근, 김상호, 유승목

개봉

2014.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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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 공식=짐벌+CG



<어드리프트:우리가 함께한 바다> VFX 작업 전후

사실 <해무>가 특이케이스지, 짐벌로 배의 움직임을 만들고 배경에 바다 CG를 입히는 방식이 대부분이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이 방법이 가성비가 좋아 전부 다 CG로 만들어야 하는 장면이 아니라면 이 방식을 애용한다. <어드리프트:우리가 함께한 바다>는 촬영 대부분을 실제 바다에서 찍었으나 폭풍우 장면은 그렇게 찍을 수 없었다. 그래서 배를 중심으로 그린 스크린을 설치한 후, 짐벌로 배의 움직임을 만들고 VFX를 더해 폭풍우까지 재현했다. 할리우드의 VFX 활용력은 역시 극에 달했다고 감탄할 만하다. 로버트 레드포드의 <올 이즈 로스트> 또한 비슷한 방식. 작은 보트라면 짐벌로 세심한 움직임을 구현하기 더 쉬우니 바다에 나가 온갖 위험을 무릅쓰는 것보다 안전하고 싸게 먹힐 것이다.



<올 이즈 로스트> VFX 작업 전후

할리우드도 배를 띄우곤 한다…



<하트 오브 더 씨> 촬영 현장

그래도 예술적 야욕이 있다면, 할리우드 또한 바다에 배를 띄우는 일을 감행한다. 소설 「모비 딕」의 모티브 에식스 호의 이야기 <하트 오브 더 씨>는 스페인의 카나리 제도에서, 실제 배에서 촬영했다. 촬영 기간 5주 동안 딱 두 시퀀스를 제외하면 모두 배, 아니면 구명선 위에서 촬영했다. 배에 불이 붙은 몇몇 장면은 진짜로 배에 불을 붙여 촬영하기도(물론 거기에 CG로 좀 더 과장했다). 그렇다고 할리우드의 기술력이 괜히 있는 건 아니다. 에식스 호가 폭풍우에 휩쓸린 장면은 클로즈업을 제외하면 모두 CG로 만든 장면이다. 원경에서 보이는 선원들도 모두 CG로 만든 디지털 액터. 할리우드의 자본과 기술력이 빚어낸 해양 영화에 당시 관객들은 바다가 나오는 장면마다 감탄했다고. 안타깝게도 흥행 성적은 녹록지 않았지만. 

하트 오브 더 씨

감독

론 하워드

출연

크리스 헴스워스, 킬리언 머피, 벤 위쇼, 벤자민 워커, 브렌단 글리슨, 샬롯 라일리

개봉

2015.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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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부셔야 한다면 빅어처로

진짜로 바다로 나가서 찍거나, 아니면 전부 CG로 처리하거나, 이렇게 양자택일만 있는 건 아니다. 이른바 미니어처·빅어처를 이용해 바다에서의 생동감을 포착하기도 한다. 실제 사이즈가 아니니 부담은 덜하고, 실물이 있으니 사실감을 얻을 수 있는 좋은 방법. 빅어처 해양 영화의 대표작이라면 1999년 <타이타닉>. <타이타닉>은 타이타닉호와 똑같지만 훨씬 작은 빅어처를 다양한 사이즈로 만들었다. 사람만 한 사이즈의 빅어처는 외형의 디테일을 살려서 타이타닉호의 고증을 담았고, 작은 사이즈의 빅어처는 침몰하는 장면에서 실제로 두 동강 내 타이타닉호의 비극을 부각했다. 그 외에도 침몰한 타이타닉호, 그 타이타닉호를 탐사하는 잠수정 등도 빅어처로 만들었다. 이전에 <어비스>를 찍으며 바다사랑을 내비친 제임스 카메론다운 일이다.

해양 영화 범주에 넣긴 좀 그렇지만, 바다를 소재로 쓴다는 기준에는 적합한 <더 임파서블> 또한 빅어처를 활용했다. 쓰나미의 공포를 CG만으로 살리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고, 그렇다고 실제 크기의 세트는 또 제작비가 어마어마했을 테니 빅어처로 사실성과 극적 긴장을 모두 잡은 것. 이 방법으로 물의 파괴력을 어느 정도 조작할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 제작비 4500만 달러를 가지고 쓰나미의 파괴력을 효율적으로 보여준 영리한 방법.

타이타닉

감독

제임스 카메론

출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케이트 윈슬렛

개봉

1998.02.20. / 2018.02.01. 재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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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임파서블

감독

후안 안토니오 바요나

출연

이완 맥그리거, 나오미 왓츠, 톰 홀랜드

개봉

2012.10.11. / 2013.01.17. 재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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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성찬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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