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가 스포일러? 영화 제목의 부제들, 유형별로 살펴보자

영화 제목의 부제를 얼마나 주의 깊게 보는가. 제목 외우기도 쉽지 않은데 부제까지 기억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제목에 비해 주목받지 못했던 부제들, 이번 포스팅을 통해 부제가 어떤 상황들에 붙게 되는지 유형별로 살펴보자.


한국 영화의 영어 번역 부제

원제에는 부제가 없지만 영어 제목을 명시할 때, 부제를 표시하는 경우가 있다. 보통은 한국적인 특수성이 담겨있는 영화 제목 옆에 부제가 붙는 경우가 많다.

원제 | 1987
영어 제목 | 1987: 그 날이 올 때 (1987: When the Day Comes)
일본어 제목 | 1987, 어느 투쟁의 진실(1987あるいの真実)
한국 관객들은 <1987>이라는 영화의 제목만 보아도 숫자에 담긴 역사적 사실들을 유추할 수 있다.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으로 민주화 운동이 거세게 일어났던 시기. 한국 사람들은 그 숫자만 봐도 가슴 뭉클한 지점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국의 역사를 모르는 외국 대중들에게 <1987>의 제목만으로 영화에 대한 어떤 힌트도 얻기 힘들다. 영어 제목은 민주화의 물결 끝에 찾아오는 그 날인 결과를 강조하는 부제를 달았다. 일본어 제목은 투쟁, 진실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조금 더 과정에 집중했다.

1987

감독
장준환

출연
김윤석, 하정우, 유해진, 김태리, 박희순, 이희준

개봉
2017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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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수라>

원제 | 아수라
영어 제목 | 아수라: 광기의 도시 (Asura : The City of Madness)
황정민이 <아수라>의 시나리오를 읽고 난 뒤 내뱉은 “완전 아사리 판이네!”라는 말에서 비롯된 제목이다. ‘아수라’는 싸움이 그치지 않는 혼란의 세계 아수라도에 머무는 귀신을 일컫는 말로 불교 용어다. 동양권에선 익숙한 단어지만 서양에선 생소한 단어일 터. 가상 도시 안남시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악인들의 지옥도를 그린다는 영화의 큰 줄기를 설명하고 있다.  

아수라

감독
김성수

출연
정우성, 황정민, 주지훈, 곽도원

개봉
2016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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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 | 마녀
영어 제목 | 마녀: 1. 전복 (The Witch: Part1. The Subversion) 
<마녀>의 경우는 조금 독특하다. 영화 스토리는 명백히 시리즈에 적합한 구조를 취하고 있으나 아직 시리즈 제작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라 부제 표기를 생략한 듯 보인다. 또 하나의 이유를 추측하자면 영어 부제로 선택된 단어 ‘전복’이 오히려 추상적인 단어라 뺐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영화를 함축적 단어로 잘 설명한 부제인 것 같다.

마녀

감독
박훈정

출연
김다미, 조민수, 박희순, 최우식

개봉
2018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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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TMI…
한국 영화의 일본어 번역 부제

제목 긴 걸로는 일본 영화를 따라잡기 힘들다. 당연히 영화 부제도 구구절절 다는 경우가 많다.

원제 | 써니
일본어 제목 | 써니-영원한 동료들(サニー 永遠仲間たち)
<써니>는 극중 고등학교 때 친하게 지내던 친구들이 어른이 되어 다시 만나 우정을 되새기는 영화다. 영화에는 팝송 보니 엠의 ‘써니’가 자주 흘러나온다. 함께 ‘써니’에 맞춰 춤을 추며 우정을 다져온 친구들의 이야기. 일본어 제목은 부제를 통해 25년 만에 다시 찾은 친구들과의 우정을 강조했다. 

써니

감독
강형철

출연
유호정, 심은경, 강소라, 고수희, 김민영, 홍진희, 박진주, 이연경, 남보라, 김보미, 민효린

개봉
2011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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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 | 반창꼬
일본어 | 파이어 블래스트 사랑에 빠진 소방사(ファイヤー・ブラスト ちた消防)
<반창꼬>라는 제목은 이들이 서로 사랑을 통해 치유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단어의 어감과 강일(고수)과 미수(한효주)의 투숏이 아련함을 자아내는 영화다. 그러나 일본어 번역을 거치자 왠지 로맨틱 코미디의 느낌이 더욱 강조된 느낌이다.

반창꼬

감독
정기훈

출연
고수, 한효주

개봉
2012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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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 | 국화꽃 향기
일본어 제목  | 국화의 향기 ~ 세상에서 가장 사랑받은 사람~(菊花の香り ~世界でいちばん愛されたひと~
두 주인공의 사랑을 비유적이고 함축적으로 담은 <국화꽃 향기>. 일본어 번역 제목은 조금 구구절절해진 느낌이다.

국화꽃 향기

감독
이정욱

출연
장진영, 박해일

개봉
2003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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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영화 → 한국어 번역 과정에서 부제 붙은 유형

우리나라도 앞서 설명한 일본처럼 외국 작품을 들여오면서 부제를 다는 경우가 종종 있다.

원제 | 셰이프 오브 워터(The Shape of Water)
한국어 제목 |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
‘물의 형태’로 직역하지 않고, 원제를 그대로 가져왔다. 영어의 음성을 그대로 옮긴 ‘셰이프 오브 워터’만 제목으로 쓰기엔 와닿지 않다고 판단한 것 같다. 그렇다고 ‘물의 형태’도 제목으로서 너무 모호한 느낌이다. 그래서 ‘사랑의 모양’이라는 부제를 덧붙인 것 같다. 이에 대해 영화를 사랑 이야기로 한정시켰다는 비판이 있었다. 한편에서는 주인공들의 기이한 감정 교감을 보다 친절하게 설명해 관객들의 접근성을 높였다는 의견도 있었다.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

감독
기예르모 델 토로

출연
마이클 섀넌, 마이클 스털버그, 옥타비아 스펜서, 더그 존스, 샐리 호킨스, 리차드 젠킨스

개봉
2017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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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 | 사슬 끊은 장고 (Django Unchained)
한국어 제목 | 장고: 분노의 추적자
영어 원제를 한국어로 직역하기에도 애매한 부분이 있다. 어쩔 수 없이 새로운 부제를 달아야 했을 것. 묘하게도 원제와 한국어 제목을 이으면 이 영화를 한 줄로 설명할 수 있다. 발목에 묶여 있던 사슬 끊은 장고가 분노의 추적자가 되는 이야기.

장고:분노의 추적자

감독
쿠엔틴 타란티노

출연
제이미 폭스, 크리스토프 왈츠,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케리 워싱턴, 사무엘 L. 잭슨

개봉
2012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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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 | 공작부인(The Duchess)
한국어 제목 | 공작부인: 세기의 스캔들
원제 그대로 개봉하기엔 아무래도 심심하다. ‘세기의 스캔들’이 부제로 붙어 훨씬 구미를 당긴다. 기자도 부제를 보고 IPTV를 통해 이 영화를 골라 본 적이 있기 때문에 인정한다.

공작부인: 세기의 스캔들

감독
사울 딥

출연
키이라 나이틀리, 랄프 파인즈

개봉
2008 영국, 이탈리아, 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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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혹은 떡밥용 부제

부제의 사전적 의미는 ‘제목에 덧붙여 그것을 보충하는 제목’이다. 제목을 부연 설명하다 보니 자칫 작은 스포일러가 될 여지가 있다. 대부분의 관객들은 영화의 부제를 신경 쓰지 않지만, 부제가 유독 민감하고 초미의 관심사가 되는 영화들이 있다. 

<어벤져스4>의 부제는 End Game(엔드 게임)?

<어벤져스4>의 부제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건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이하 <인피니티 워>)의 충격적 결말 때문이다. 이미 <인피니티 워> 촬영 당시에도 스포일러 유출에 민감했던 제작진을 경험한 팬들은 이제 작은 떡밥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게끔 조련된 상태. 마블 측은 이어질 다음 시리즈의 부제조차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어벤져스4>의 촬영 감독 트렌트 오펄록이 개인 홈페이지에 이력서를 업데이트하면서 <어벤져스: 엔드 게임>(AVENGERS: END GAME)이라고 적었다가 네티즌 사이에 알려지자 재빨리 삭제한 경우가 있었다. 그러나 아직까지 마블 측은 공식적으로 부제를 발표하지 않았다.

이미지 준비중
어벤져스 4

감독
안소니 루소, 조 루소

출연
카렌 길런, 에반젤린 릴리,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제레미 레너, 조슈 브롤린, 기네스 팰트로, 존 파브로, 브리 라슨, 크리스 에반스, 세바스찬 스탠, 스칼렛 요한슨, 크리스 헴스워스, 채드윅 보스만

개봉
2019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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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맨: 홈커밍> 후속편의 부제는?



톰 홀랜드 인스타그램

마블은 팬들이 <인피니티 워> 이후 자신들의 시리즈 영화의 ‘부제’에 민감하다는 걸 알고 이를 마케팅적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스파이더 맨: 홈커밍>의 후속편 부제 공개를 톰 홀랜드가 SNS에 직접 하게 하도록 한 것. 톰 홀랜드는 평소 각종 공식적인 인터뷰나 개인 SNS를 통해 영화 스포일러를 자주 해 ‘스포일러 대마왕’이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이에 마블은 공식적으로 톰 홀랜드가 스포일러 할 수 있게끔 한 것이다. 공개된 후속편의 제목은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Spider-man: Far From Home)이다. 전작 ‘홈커밍’과는 반대되는 의미를 가졌다. 마블 수장인 케빈 파이기는 ‘홈’이 가진 이중적 의미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 의미들 중에는 마블이 스파이더맨의 판권을 회수했다는 의미를 포함한다.

이미지 준비중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감독
존 왓츠

출연
톰 홀랜드

개봉
2019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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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조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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