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히어로들의 첫 번째 상대는 누구였을까?

‘첫 상대’라고 하면 설레는 감정을 떠올리기 쉽지만, 이 경우엔 조금 다르다. 슈퍼히어로들이 처음으로 맞서 싸운 이들은 누구였을까? 대부분 평범한 범죄자들을 상대하는 것부터 시작하는 경우가 많기에, 슈퍼빌런과 마주하는 순간은 훨씬 더 뒤에 벌어지기도 한다. 앞으로의 전개를 고려해서 우리가 아는 강력한 적과 맞붙기보다는, 썩 ‘슈퍼’하지 않은 빌런들을 처음 상대하는 경우가 많다. 슈퍼맨, 배트맨, 아이언맨, 스파이더맨 같은 최강의 히어로들이 처음 맞붙은 슈퍼빌런들을 알아보고, 역사의 현장을 다시 한번 살펴본다.


DC

#슈퍼맨의 첫 슈퍼빌런

슈퍼히어로 장르를 활짝 연 슈퍼맨이 처음으로 맞선 슈퍼빌런은 1939년 『액션 코믹스』 이슈 13에서부터 등장한 늙은 천재 과학자였다. 텔레파시를 비롯한 정신능력이 계속 발달하면서 ‘울트라 휴머나이트’라는 이름의 범죄자가 되었지만, 높아만 가는 두뇌의 사양을 몸이 견디질 못했다. 결국 그는 자신의 뇌를 다른 사람의 몸으로 옮기는 능력을 얻었는데, 특히 돌로레스 윈터스라는 여배우의 몸을 훔쳐서 많은 범죄를 저질렀다. 하지만 어떤 몸이든 오래 버틸 수는 없었다. 인간보다 강한 알비노 고릴라의 몸으로 정신을 옮기고 나서야 안정화되었는데, 슈퍼맨 입장에서도 유명 여배우와 싸우는 것보다는 이쪽이 더 마음 편했을 것이다.


#배트맨의 첫 슈퍼빌런

오랜 기간 고담시의 일반 범죄자들만 상대해 온 배트맨의 첫 슈퍼빌런은 조커도, 리들러도, 캣우먼도 아닌 뱀파이어였다. 1939년 『디텍티브 코믹스』에 등장한 ‘매드 몽크’라는 이름의 뱀파이어는 빨간 수도사 복장을 하고 브루스 웨인의 약혼자 줄리 매디슨을 잡아갔다. 브루스 웨인은 즉시 배트맨이 되어 줄리를 구하고 매드 몽크를 은 총알로 쏴 죽였다. 배트맨은 일반적으로 총을 사용하지 않지만, 이 경우엔 인간이 아니니까 상관없었던 걸까. 어쨌든 시시하게 해결이 되었다.


#원더우먼의 첫 슈퍼빌런

영화에서도 싸웠던 전쟁의 신 ‘아레스’가 원더우먼의 첫 슈퍼빌런이다. 1942년 『원더우먼』의 첫 번째 이야기에서 나왔을 때만 해도 마르스라는 로마식 이름을 사용했지만, 이후엔 그리스식 이름인 아레스를 사용했다. 아레스는 아마존 종족 전체를 없애려고 했기에 원더우먼과 계속 부딪히게 되었는데, 이것은 아마존의 수호신인 아르테미스 여신과의 갈등에서 기인한다. 불멸의 존재답게 제2차 세계 대전을 거쳐 현대까지, 오랜 기간 원더우먼과 싸워왔는데, 때때로 다른 이들을 조종해 대신 상대하기도 한다.


마블

#판타스틱 포의 첫 슈퍼빌런

짜리몽땅하고 눈이 매우 나쁜 몰맨은 겉보기엔 전혀 위협적이지 않지만, 1961년부터 지금까지 판타스틱 포의 대표적인 빌런 중 하나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 역시도 과학자 출신 빌런으로서, 데비안츠가 남긴 기술을 이용해 지하에 사는 몰로이드라는 종족을 다스리며 자신의 왕국을 만들었다. 몰맨은 눈이 잘 보이지 않는 대신 데어데블처럼 ‘레이더 감각’을 발달시켰다. 자신을 인정해주지 않은 세상에 대한 분노로 지하의 괴물을 이용해 발전소를 부수려 했는데, 판타스틱 포 때문에 실패했다.


#스파이더맨의 첫 슈퍼빌런

모습뿐 아니라 목소리, 행동까지도 자유자재로 바꾸는 이 ‘카멜레온’ 같은 남자의 정체는 러시아에서 온 드미트리 스메르디야코프로, 사냥꾼 크레이븐의 이복동생이다. 1962년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이슈 1에서 미국의 군사기밀을 훔친 카멜레온은 당시 범죄자로 오인받던 신규 히어로 스파이더맨에게 누명을 씌웠다. 안정적인 수입을 얻으려고 판타스틱 포에 지원하려던 스파이더맨은 필사적으로 나서서 카멜레온을 붙잡을 수 있었다. 러시아로 추방된 카멜레온은 스파이더맨에게 대항하기 위해 크레이븐을 데려왔고, 이때부터 스파이더맨과 크레이븐 가문의 악연이 시작되었다.


#헐크의 첫 슈퍼빌런

1962년, 『인크레더블 헐크』 이슈 1에서 나온 ‘가고일’이 헐크의 첫 상대였다. 브루스 배너가 방사선을 뒤집어쓰고 헐크가 된 것처럼, 러시아 미사일 기지에서 일하던 유리 토폴로프도 방사선 사고를 당해 변신하게 되었다. 그러나 헐크와는 달리, 몸집은 왜소해지고 머리만 큰 기형적인 형상이었다. 대신 두뇌가 아주 똑똑해졌는데, 가고일이란 이름으로 헐크와 그 친구 릭 존스를 생포할 수 있었다. 이들을 러시아로 데려온 가고일은 헐크가 브루스 배너로 다시 돌아갈 수 있는 것을 보고, 그의 도움을 받아 원상태로 돌아가는 치료를 받았다. 뛰어난 지능은 사라져버렸지만 가고일은 감사의 의미로 러시아를 배신했다.


#아이언맨의 첫 슈퍼빌런

아이언맨의 첫 슈퍼빌런은 ‘가간투스’라는 이름의 거대한 네안데르탈인으로, 1963년에 『테일즈 오브 서스펜스』라는 책에서 등장했다. 가간투스는 그랜빌이라는 동네 주위에 벽을 둘러싸고 고립시키는 기행을 저질렀는데, 다행히도 그랜빌 주민 중에 토니 스타크의 데이트 상대인 마리온이라는 아가씨가 있었다. 스타크는 황금 깡통 같은 모습의 오리지널 아이언맨 슈트를 입고 벽을 간단히 뚫고 들어갔는데, 뜻밖에도 주민들은 도리어 아이언맨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가간투스의 최면에 걸린 것이다. 아이언맨은 가간투스가 사람이 아니라고 보고, 강력한 자석을 이용해 그를 파괴해버렸다. 예상대로 로봇이었다. 80,000년 전에 지구에 왔던 외계인들이 당시 목격한 지구인의 모습을 본떠 만든 것. 그 외계인들이 이제 지구를 정복하기 위해 가간투스를 보냈지만, 아이언맨의 활약에 겁을 먹고 달아나버렸다.


에그테일 에디터 · 코믹스 칼럼니스트 김닛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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