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꿈같은, 혹은 악몽 같은 웨딩 장면 10

가을은 봄에 이어 결혼식이 가장 많은 계절이죠. 누구나 영화처럼 멋진 결혼식을 꿈꾸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 모두의 대리만족(!)을 위해! 꿈만 같은 혹은 악몽 같은 영화 속 웨딩 장면들을 모아보았습니다.

<어바웃 타임>

아마 영화 속 결혼 장면 하면 <어바웃 타임>이 가장 먼저 떠오르지 않을까 싶습니다. 예로부터 비 오는 날 결혼하면 잘 산다는 속설이 있죠. 이들의 결혼식은 비가 오는 정도가 아니라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린 듯 비가 쏟아지고 폭풍우 같은 바람이 몰아칩니다. 이 바람에 우산이 뒤집어지고 야외 파티장은 날아가고 모든 것이 엉망진창이 되지만 두 사람의 얼굴에는 웃음이 떠날 줄을 모르죠. 둘의 인생에서 최고의 날로 기억될 하루를 더욱 잊지 못하게 만들어준 날씨가 아닐까 싶습니다. 또한 웨딩드레스는 ‘하얀색’이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와장창 깨버리고 빨간색의 드레스를 입고 결혼식을 올린 메리(레이첼 맥아담스). 그래서 더욱 특별해 보였던 웨딩 장면이었습니다.

<서약>

레이첼 맥아담스가 나온 또 다른 영화죠. 교통사고로 남편 레오(채닝 테이텀)에 대한 기억을 모두 잃어버린 페이지(레이첼 맥아담스)의 사랑을 그린 영화인데요. 기억상실증을 다루는 흔한 영화 속 사랑 같지만, 이 이야기는 킴 카펜터와 크리킷 카펜터 부부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점이 포인트인데요. 두 사람의 결혼 장소는 바로 시카고 미술관입니다. 두 사람은 친구들 앞에서 사랑의 ‘서약’을 맹세하며 부부가 됩니다. 이후 미술관의 경비원이 달려와 다 함께 도망가는 부분이 재밌었죠. 화려하지 않아 그들의 사랑이 더욱 진심으로 다가왔던 장면이었습니다.

<로미오와 줄리엣>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클레어 데인즈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일단 눈호강 그뤠잇이었던 작품이죠. 원수의 집안인 몬태규가와 캐플릿가의 두 남녀는 첫눈에 사랑에 빠지고, 부모님들의 눈을 피해 두 사람은 성당에서 몰래 결혼식을 올립니다. 이 때문에 결혼식에는 이들을 축복해주는 가족도, 하객도 없죠. 오로지 두 사람과 로렌스 신부(피트 포스틀스웨이트)뿐입니다. 하지만 두 사람은 누구보다 행복한 결혼식을 올리고 찰나의 행복을 누리게 됩니다. 모두의 반대에 맞설 정도로 확신에 가득 찬 둘의 사랑이 부러울 정도죠.

<섹스 앤 더 시티>

영원한 독신녀로 우리 곁에 있을 것만 같던 캐리(사라 제시카 파커)가 결혼을 하며 극장판 <섹스 앤 더 시티>는 시작합니다. 미스터 빅(크리스 노스)와 결혼 준비를 하던 도중 캐리는 유명 잡지의 웨딩화보를 찍게 되는데요. 화보를 찍으며 베라왕, 디올, 크리스찬 라크르와, 오스카드라렌타, 비비안 웨스트 우드 등 이름만 들어도 입이 딱 벌어지는 명품 드레스들을 입어보게 되죠. 말 그대로 정말 화보인 것! 뿐만 아니라 캐리의 웨딩 들러리를 서주는 세 명의 절친 사만다(킴 캐트럴), 미란다(신시아 닉슨), 샬롯(크리스틴 데이비스)이 입은 화려한 드레스들도 제대로 눈호강을 시켜주죠. 하지만 초호화로 치러질 것 같았던 결혼식은 시청에서, 빈티지샵에서 산 원피스를 입고 혼인신고를 하게 되는데요. 역시 보여지는 것보다 두 사람의 마음이 중요하다는 걸 느끼게 된 장면이었죠.

<맘마 미아!>

영화는 엄마 도나(메릴 스트립)와 그리스의 칼로카이리 섬에서 살고 있는 소피(아만다 사이프리드)가 결혼을 앞두고, 자신의 아빠를 찾기 위해 아빠로 추정되는 세 남자를 섬으로 부르며 시작됩니다. 따라서 영화는 도나와 세 남자들 위주로 이야기가 진행되죠. 하지만 소피와 스카이(도미닉 쿠퍼)의 결혼 장면이 너무 예뻤습니다. 물론 9할은 아만다의 미모가 다한 것! 그리스의 작은 섬을 배경으로 아바의 노래와 함께 하는 웨딩 장면은 보기만 해도 어깨가 들썩들썩!

<업>

이 작품 속에서 결혼식 장면은 오프닝에서 아주 짧게 다루어지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예뻐서 기억에 오래 남았던 장면인데요. 어린 시절부터 친구였던 엘리와 칼은 파라다이스 폭포를 함께 여행하기로 약속하고, 시간이 흘러 결혼을 하게 됩니다. 행복해 보이는 두 사람이 너무 사랑스럽죠!

<러브 액츄얼리>

누군가에게는 최고의 결혼식으로, 다른 누군가에게는 최악의 결혼식으로 꼽힐 <러브 액츄얼리> 속 웨딩 장면입니다. 피터(치웨텔 에지오포)와 줄리엣(키이라 나이틀리)의 결혼식에서 피터의 친구 마크(앤드류 링컨)가 준비한 ‘All You Need Is Love’의 공연 장면은 굉장히 유명하죠. 너무나 아름다운 결혼식이지만, 사양하고 싶은 이유는 바로 마크가 줄리엣을 짝사랑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피터의 입장에서는 (물론 피터는 마크가 그녀에게 고백한 사실도 모르고 있겠지만) 내 아내를 사랑하는 친구가 준비해준 공연이.. 달갑지만은 않을 것 같습니다.

<암살>

(스포일러때문에 자세히 언급할 수는 없지만) 복수를 위해 자신의 결혼식에서 총격전을 펼치는 안옥윤(전지현). 새하얀 웨딩드레스 안에 숨겨놓은 총을 꺼내 친일파들을 향해 겨누는 장면은 정말 걸크러쉬 제대로 폭.발! 하지만 현실 속 결혼식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정말 상상도 하고 싶지 않은 것!

<졸업>

(50년된 스포일러 주의!) 21살의 벤자민(더스틴 호프만)이 로빈슨 부인(앤 밴크로프트)과 불륜을 저지르고, 시간이 지나 그녀의 딸 엘레인(캐서린 로스)과 만나게 되지만, 로빈슨 부인이 질투에 눈이 멀어 벤자민과 자신의 관계를 폭로해 엘레인은 다른 남자와 결혼식을 올리려고 한다는 막장 드라마스러운 내용의 영화. 하지만 당시 이 영화를 연출한 마이크 니콜스 감독에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을 안겨준 작품입니다. 여기서 최악의 결혼식 포인트는 벤자민이 엘레인의 결혼식장에 난입해 그녀를 데리고 도망을 친다는 것인데요. 남편 입장에서는 무척이나 황당하고 허망한 일이 아닐 수 없겠죠.

오늘 영화를 통해 본 꿈만 같은, 또 악몽 같은 결혼식 장면들은 여기까지입니다. 리스트에는 없지만, 여러분의 최애 웨딩 장면이 나오는 영화는 어떤 것인가요? 그럼 우린 다음에 또 만나요. 안녕!

씨네플레이 에디터 박지민
 
재밌으셨나요? 아래 배너를 눌러 네이버영화를 설정하면 영화 이야기, 시사회 이벤트 등이 가득한 손바닥 영화 매거진을 구독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