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디가드>(1992)와 그 사운드트랙으로 세계를 정복한 휘트니 휴스턴의 두 번째 영화 <사랑을 기다리며>는 1990년대 중반 흑인 문화계의 야심작이었다. 대배우 포레스트 휘태커가 연출을 맡았고, 최고의 R&B 프로듀서 베이비페이스가 만들어 주연배우 휘트니 휴스턴을 비롯한 토니 브랙스턴, TLC, 메리 J 블라이지, 샤카 칸, 패티 라벨 등 여성 R&B 뮤지션들이 부른 노래들이 영화 곳곳에 등장한다. 페이스 에반스의 ‘Kissing You’와 함께 반나(휘트니 휴스턴)의 끈적한 러브신이 끝나면, 반나의 베스트프렌드 버니(안젤라 바셋) 역시 사랑을 확인하는 장면이 이어지고 그 위로 아레사 프랭클린의 “It Hurts Like Hell”이 흐른다. 침대 위의 두 사람은 그대로 옷을 입은 채 살짝 몸을 포개고 잠들어 있다.격렬한 제목과 그보다 더 격렬한 프랭클린의 열창이 무색하게도 지극히 포근한 풍경. 더없이 황홀한 밤에 대한 은유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