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놈 칠 결심’? 박해일 <한산>과 저 세상 주접이 만난 폭소 유발 밈

영화는 관객의 반응을 만났을 때, 비로소 완성된다. 인터넷에서 쉽게 만나볼 수 있는 밈(Meme)도 관객 반응의 연장선상이라고 볼 수 있다. 주로 영화의 한 장면이나 대사를 패러디한 형태로 존재하는 밈은, 무작위로 변화하고, 복제되어 확산된다. 밈은 현대인이 만들어내는 진정한 해학의 정수다.

이미지(사진+영상)에 문자가 합쳐져 표현해낸 이 방대한 밈의 세계는 같은 작품을 보고도, 새롭게 접근하는 네티즌의 센스에 감탄케 한다. 영화와 ‘밈’의 특성이 만나 만든 흥미로운 몇 순간들을 소개한다.


<한산: 용의 출현>과 <헤어질 결심>의 연결고리~🎵

<한산: 용의 출현> 포스터

N차 관람 열풍으로 조용한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헤어질 결심>의 대사들이 각종 ‘밈’으로 온라인상에서 유행이다. <헤어질 결심>의 팬들은 스스로를 ‘헤친자’(헤어질 결심에 미친자)라 부르며, 극 중 대사를 주연 배우 박해일이 연이어 출연한 영화 <한산: 용의 출현> 상황에 응용해서 패러디하며 ‘찐 <헤어질 결심> 덕후’적 면모를 보이는 중이다.

특히 왓챠피디아의 <한산> 페이지에서는 <헤어질 결심>의 팬들이 남긴 리뷰들이 웃음을 자아낸다. <헤어질 결심>의 명대사와 <한산>의 상황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것을 응용한 것이다. 예를 들면, 영화 ‘한산’을 ‘박해일의 왜놈 칠 결심’이라고 표현하거나, ‘조선이 그렇게 만만합니까’, ‘자라선’, ‘우리 일(日)을 그렇게 말하지 말아요’ 등으로 재치 있는 팬들의 센스가 돋보인다.

트위터에서 유행하는 박해일 <한산>과 <헤어질 결심>이 짬뽕된 밈

배우 박해일은 두 작품의 공통점에 대해 “<헤어질 결심>의 해준이 해군 출신입니다. 그리고 바다에서 엔딩을 마치죠. 문학적인 말투도 쓰고요. ‘한산’에서도 바다에서 전투를 벌이고 해군이고 둘 다 공무원이에요. 그런 점을 생각하면서 보시면 더 재미있게 즐기실 수 있으실 겁니다.”라고 말했다.

또, 최근 <헤어질 결심> 팬들이 “우리 日을 그렇게 말하지 말아요.”, “그 친절한 장수의 목을 가져다주세요” ,” 자라선”, “왜놈 칠 결심”, “그 칼은 바다에 버려요” 등의 대사를 남기고 있다는 소식을 처음으로 듣고 “재밌네요”라며 웃음을 터트렸다고.

최근의 무대인사에서 박찬욱 감독은 <헤어질 결심>의 대사를 응용하며 “‘N차 관람러들 아니었으면 내 인생 공허했다’, 요렇게 좀 전해 주세요. 그리고 이 말도요. ‘여러분이 나하고 같은 종족이란 거, 진작에 알았어요. N차 관람한다고 했을 때. 한 번은 싫다고'”라며 N차 관람 관객들에게 감사를 표현했다.

트위터에서 유행하는 박해일 <한산>과 <헤어질 결심>이 짬뽕된 밈


정장 입으면 <미니언즈 2> 관람 금지?!

얼마 전 영국에서 단체로 정장을 입으면 <미니언즈2> 관객들의 일부 극장 출입이 금지됐다.

틱톡에서 ‘#젠틀미니언즈’가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10대들이 극 중 ‘그루’처럼 정장 입고 관람하는 것이 일종의 유행처럼 된 것에 그 배경이 있다. 문제는 일부 10대들이 상영 중 소리를 지르고 물건을 던져서 다른 관객들이 영화 관람에 방해를 받은 것. 이들이 환불을 요구하며 영화관이 ‘대규모의 재정적 문제’를 겪었다고 한다. 물론 부정적인 의견만 있는 것은 아니다. SNS 상에서는 ‘#젠틀미니언즈’ 트렌드를 따르는 이들이 매우 조용하게 매너를 지키면서 영화를 관람했다는 인증도 있었다.

소셜 미디어와 밈의 전문가인 시라큐스 대학교 커뮤니케이션 부교수인 제니퍼 그리길(Jennifer Grygiel)은 “(이것에 관한) 모든 것이 고도로 ‘밈’적이다”라고 말했다. 지루한 10대들의 삶과 <미니언즈 2>의 개봉이 맞물려 틱톡에서 바이럴 기회가 된 것으로 분석했다.

미니언즈2의 제작사인 유니버셜픽처스는 이에 대해 <미니언즈>를 보러 수트를 입고 나타나는 분들”에게 ”당신들을 모두 봤으며 사랑한다”라고만 글을 남겼다. <미니언즈2>의 개봉이 만들어낸 과연 ‘밈’적인 순간이었다.


한국 방문 예정인 <라라랜드> 음악감독이 단 30곡 위해 1,900곡 만든 사연

<위플래쉬>(2014>, <라라랜드(2016)>는 한국에서 유독 사랑받은 영화들이다. 이 영화들을 논하자면, 탁월한 음악을 빼놓을 수 없다. 이는 모두 미국 음악감독 저스틴 허위츠가 작업한 영화다. 할리우드에서 젊은 음악 대가로 꼽히는 그는 <라라랜드>로 2017년 아카데미상 주제가상과 음악상을 동시에 받았다. 최근작 ‘퍼스트맨’(2018)으로는 2019년 골든글로브상 음악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8월 11일 개막하는 제천 국제음악영화제에 음악상 수상자로 방한하는 그의 오케스트라 연주를 직접 들을 수 있을 예정이다.


올해 초 <라라랜드>가 ‘밈’적인 요소로 화제되는 일이 있었다. 영화 초반 남자 주인공인 배우 라이언 고슬링의 “뒤통수 맞은 건 내 탓이 아니야(It’s not my fault i got shanghaid)”라는 대사가 그 이유다.

중국 SNS에서 중국을 모욕한다는 이유로 <라라랜드>가 금지 검색어에 표함됐다.

동사로 쓰이는 영어 단어 ‘상하이’의 어원은 19세기 미국과 중국의 교역에서 유래했다. 태평양에서 표류나 조난 빈도가 높아 선원을 모집하기 힘들어진 선주들이 속임수로 선원을 배에 태우는 경우가 잦아지자 “뒤통수 맞다”, “속임수 당하다”를 뜻하는 “상하이 왔다”라는 관용 표현이 생겼다. 중국인들은 상하이를 부정적인 ‘속임수’에 빗댔다며 모욕으로 여겼다. 여기에 최근 상하이 봉쇄로 불만 여론이 높아지자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관리자는 검색어 해시태그 ‘#LaLaLand’를 금지어로 지정했다. 이에 당시 봉쇄 정책에 불만이 쌓인 중국인들 사이에 <라라랜드>가 당국을 비판하는 은어로 자리잡게 했다.

틱톡에서는 ‘라라랜드 대표 곡(La La Land Theme Song)’을 검색하면 각자 해석하고 패러디한 <라라랜드>의 다양한 영상들을 만나볼 수 있다.


허위츠 감독은 <라라랜드>에 들어갈 30곡을 위해 1,900곡가량을 만들었다고 한다. 그는 “곡은 한번 발표되면 영원히 박제가 되므로 죽을 지경으로 힘들어도 최대한 완벽하게 녹음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어에서 ‘굿잡’만큼 해로운 말은 없다(There are no two words in the English language more harmful than ‘good job’)’는 ‘위플래쉬’ 속의 플래처(J. K. 시몬스) 대사

그는 ‘영어에서 ‘굿잡’만큼 해로운 말은 없다(There are no two words in the English language more harmful than ‘good job’)’는 ‘위플래쉬’ 속 플래처(J. K. 시몬스)의 대사를 인용하기도 했다. “노력과 시간을 쏟아부으면 음악은 매번 더 좋아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제 스스로에게 ‘오늘 잘했네’라고 토닥거리면 음악에는 아주 안 좋은 일이거든요. ” 작업한 영화의 대사를 쏙 닮은 영화 음악 감독이라니. 어쩐지 덕후의 심장을 울리기에 충분하다.


씨네플레이/ 허프포스트코리아 김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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