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투샷 찬성일세! <태양은 없다> 이후 23년 만에 재회한 이정재-정우성의 짙은 관록

<태양은 없다> / <헌트>

1995년 ‘SBS 스타상’의 신인상 수상자로 나란히 무대에 섰던 순간부터 ‘영화인’의 길을 함께 걸어온 절친 이정재와 정우성이 이정재의 감독 데뷔작 <헌트>를 통해 오랜만에 한 스크린에 등장한다. 그들의 청춘이 오롯이 담겨있는 영화 <태양은 없다> 이후 무려 23년 만이다. 27일 오후 서울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 열린 <헌트> 언론시사회에서 이정재는 당시를 떠올리며 “사실 <태양은 없다> 찍을 때나 지금이나 영화에 대한 열정과 온도는 거의 똑같다. 예나 지금이나 영화를 좋아하고 좋은 영화를 만들고 싶어 하는 마음은 같다”며 웃어 보였다.

이정재가 4년간 직접 시나리오를 썼기에 더 의미 있는 영화 <헌트>는 조직 내 숨어든 스파이를 색출하기 위해 서로를 의심하는 안기부 요원 박평호(이정재)와 김정도(정우성)가 ‘대한민국 1호 암살 작전’이라는 거대한 사건과 직면하며 펼쳐지는 첩보 액션물이다. 또한 <헌트>는 근현대사를 치밀하게 읽어낸 영화로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비롯해 북한 장교 이웅평 월남 사건 그리고 아웅산 테러 사건 등 80년대를 관통하는 사건들을 주축으로 구성되어 있다. 데뷔작으로 다루기엔 꽤 어려웠을 주제를 선택한 것에 대해 이정재는 “시나리오 초고에 나와있는 설정 중 버려야 할 것과 유지해야 할 것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며 “처음과 주제가 많이 달라졌기에 시간이 꽤 오래 걸렸고 저희들이 함께 공감할 수 있고 같이 생각해 볼 수 있는 주제를 생각하다가 ’80년대 배경’을 유지하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다. 우리가 믿고 있는 신념에 대해서 한 번쯤 이야기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데뷔작 <헌트>로 칸 영화제 직행열차 탄 ‘감독’ 이정재

<헌트>

이정재는 첫 연출 데뷔작 <헌트>로 제75회 칸국제영화제에 비경쟁 부문인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된 바 있다. 이건 이정재가 감독으로서 성공적인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는 의미이기도 할 터. 지난 5월 19일 자정 칸에서 <헌트>를 처음 공개한 직후 2000여명이 넘는 관객들은 7분가량 기립박수를 이어가며 월드스타 이정재의 감독 데뷔를 축하했다. 이정재는 칸 국제영화제 테라스드 페스티발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배우 정우성을 가장 멋있게 그려낸 감독으로 남고 싶었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이에 정우성은 “‘둘만 좋아서 즐기면 안 된다’는 마음으로 일부러 현장에서 말수를 줄였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청담동 부부’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특별하고 친밀한 관계인 두 사람이 같은 현장에서 만난 건 그야말로 ‘시너지’란 단어 자체를 형상화한 모습이었다.

<헌트> 스틸컷

두 사람이 맡은 캐릭터는 치밀한 대립을 이루고 있는데 이는 ‘케미를 폭발시킬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을 것. 정우성은 이에 대해 “어떻게 보면 특별한 의미를 가진 현장이어서 모든 촬영 기간이 나에게 특별한 순간이었다”며 “(이정재) 감독님과 제가 오랜만에 같이 작업하게 됐는데 그 순간순간에 김정도와 박평호로 호흡 해보니 ‘나쁜 도전이 아닐 것 같다. 최선을 다해 마지막까지 마무리하면 멋진 캐릭터의 대립을 보여줄 수 있겠다’는 확신을 받을 수 있는 또 확인할 수 있는 현장이었다”고 설명해 영화와 감독 이정재에 대한 만족감을 표했다.

<헌트> 스틸컷

이어 ‘이정재를 감독으로 만나니 어땠냐’는 질문에 “시간이 살이 빠지고 말라가서 옷이 헐렁해지더라. 지친 모습으로 숙소에 들어가는 뒷모습을 볼 때 동료로서 측은하기도 했지만, 본인이 선택한 책임의 무게를 꿋꿋하게 잘 짊어지고 가는구나 하는 느낌 때문에 든든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무엇보다 배우들 돋보일 수 있게 연출했다”

<헌트> 스틸컷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에서 이정재와 이미 한차례 합을 맞춘 배우 허성태 그리고 연기력으론 덧붙일 말이 없는 전혜진, 블루칩으로 급부상 중인 고윤정 등. 탄탄한 조합의 출연진은 이번 영화 <헌트>에서 얽히고설키는 관계로 등장, 고도의 심리전을 선보인다. 또한 서로에 대해 긴장감을 늦추지 않는 두 주인공의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와 자동차 추격신, 폭파 신 등 액션 스케일 역시 긴장감에 힘을 실어주는 역할을 한다.

<헌트> 스틸컷

이번 <헌트>를 통해 격한 액션에 처음 도전한 안기부 해외팀 방주경 역의 배우 전혜진은 “정보 전달 부분이 있어 명확한 부분이 있어야 했기 때문에 또 다른 유연함을 갖기 위해 감독님과 상의해 수위 조절을 했다”고 밝혔다. 해당 작품에서 상당한 수준의 액션 연기를 펼친 감회에 대해 그는 “액션이 힘들긴 하더라. 되게 험하기도 하고 복잡했다”며 “그치만 힘들다는 이야기를 할 수가 없었다. 감독님이 저렇게 뛰고 달리고 약간의 부상이 있었음에도 끝까지 운동화를 신지 않고 하는 모습을 보면서 정신을 바짝 차렸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헌트> 스틸컷

이정재는 <헌트>를 풀어나가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을 ‘배우들이 돋보일 수 있는 연출’로 꼽았다. 그는 “오랫동안 연기자 생활을 하다 보니 배우들이 돋보이는 영화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처음부터 있었다”며 “시나리오, 촬영 현장, 편집 과정에서 배우들 개개인의 색깔, 강점, 매력을 극대화시키고 스크린에 담기 위해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연기와 연출을 동시에 해낸 감회’에 대해 “연기자와 연출자로서 가장 좋았던 점은 공통된다. 훌륭한 연기자, 스태프와 함께 작업했다는 것이다. 너무나도 열정적으로 함께해 주셔서 촬영 현장에서도 깊이 있고 재미있게 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출연하겠다고 먼저 연락 와” 삐까뻔쩍 ‘특별 출연’ 라인업

@뉴스1

출연진 만으로도 이미 입이 떡 벌이지는 환상적인 라인업이지만, 카메오 출연 라인업을 보면 더욱 큰 놀라움을 느낄 것. 주지훈, 황정민, 김남길, 박성웅, 이성민, 조우진까지. ‘영화제를 방불케 하는 이 사람들을 무슨 수로 섭외했지?’ 궁금증이 생길 법한데, 놀랍게도 이들 모두 먼저 연락해 <헌트> 출연 의사를 밝혔다고. 이정재 감독은 이에 “우성 씨와 제가 함께 작업을 한다는 것에 작은 역할이라도 돕겠다는 연락을 먼저줬다”며 “너무 감사하고 감격스러웠다. 본인이 주연인 영화만큼 연습을 해왔다고 하더라. 덕분에 영화도 더 잘 나온 것 같다. 근데 이 배우들이 중간중간 나오면 이야기의 흐름이 깨질까 봐 걱정스럽더라. 누구는 나오고 누구는 안 나오면 서운해한다며 이 배우들이 다 등장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라고 해서 한 번에 나와서 한 번에 퇴장하는 걸로 아이디어를 냈다”고 감독으로서의 ‘행복한 고충’도 털어놨다. 특히 황정민, 이성민, 유재명 캐릭터는 풍부한 연기력을 더하는 건 물론이고 극의 전개에 있어서 꽤나 중요한 터닝포인트로 작용하기에 더 강한 존재감을 뿜어낼 예정이라고.



씨네플레이 황남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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