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이 사라졌다> 일곱 쌍둥이 중 하나는 왜 사라졌나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월요일이 사라졌다>. 누군가에게는 간절한 하루겠지만 하필이면 월요일이라니. 월요병을 부르는 월요일이 사라졌다니. 상상만 해도 신난다. 월요일이 사라지면 그 자리를 ‘화요병’이 대체할 테지만 그래도 신난다. 독특한 제목으로 눈길을 사로잡은 이 영화는 인구 과잉 시대가 초래한 문제들을 언급하며 시작한다.
*원제는 <What Happened to Monday?>(월요일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나?)이다.

가까운 미래, 4일마다 백만 명씩 인구가 증가하고 물이며 식량이며 쓸 수 있는 자원은 점점 부족해진다. 결국, 정부는 인구 증가를 통제하기 위해 1가구 1자녀 ‘산아제한법’을 시행한다. 이후, 정부의 허가 없이 태어난 아이는 강제적으로 냉동 수면 장치에 유치된다.
 

테렌스 셋맨(윌렘 대포)의 손녀들은 하나도 둘도 아닌, 자그마치 일곱 쌍둥이다. 쌍둥이의 엄마는 아이들을 낳다가 세상을 떴고, 아빠의 행방은 알 수 없다. 할아버지는 정부의 눈을 피해 일곱 쌍둥이를 몰래 키우기로 한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요일별로 이름을 지어준다. 먼데이, 튜즈데이, 웬즈데이, 써스데이, 프라이데이, 새터데이, 선데이.
 

쌍둥이들에겐 살아남기 위한 규칙이 있다. 첫째, ‘카렌 셋맨’이라는 하나의 이름으로 살 것. 둘째, 자신의 이름과 같은 요일에만 외출할 것. 셋째, 외출해서 한 일은 모두에게 공유할 것. 그렇게 일곱 명의 아이들은 집에서는 각자의 개성대로, 밖에서는 하나의 인물을 연기하며 제한적인 삶을 살게 된다.
 

일주일 중 외출할 수 있는 날은 단 하루. 쌍둥이들은 남은 6일은 꼼짝없이 집에서 보내야 한다. 어린 시절, 지루함을 참지 못한 써스데이는 목요일이 아닌 토요일에 밖으로 나간다. 규칙을 어긴 대가는 끔찍했다. 그날 이후, 쌍둥이들은 정해진 규칙을 따랐다. 유일하게 밖에 나가는 날도 자유로울 순 없다. 집을 나서는 순간부터는 쌍둥이들의 공통된 인물 ‘카렌 셋맨’이 되어야 했다. 인생의 대부분을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로 위장해야 하는 답답함과 나다운 사람으로 살아가지 못하는 반쪽짜리 삶. 쌍둥이들의 불만은 점점 커져간다. 그러던 어느 날, 월요일에 나갔던 먼데이가 연락도 없이 사라지며 긴장감이 고조된다.
 

살면서 크게 싸워본 적이 없을 것 같은 쌍둥이들은 갑자기 들이닥친 감시국 요원들과 한바탕 격투를 벌인다. <존 윅>, <킬러의 보디가드> 등의 전문적인 액션을 기대했다면 <월요일이 사라졌다>의 액션신이 다소 아쉬울 수 있겠다. 그나마 평소에 운동을 좋아하고 권투에 빠져있던 웬즈데이를 제외한 다른 쌍둥이들의 액션은 살기 위한 몸부림에 가깝다. 다리미로 내려치고 아령을 휘둘러대지만 어째 한 대 때리고 세 대 맞는 느낌이다.
 

영화 제목과는 달리 월요일이 사라진 것은 중요하지 않다. 영화는 일곱 쌍둥이 중 누군가 한 명이 사라졌고 왜 사라졌는지에 더 집중한다. 오히려 영화를 보고 나면 원제가 더 적절하다 느껴진다. 대체 먼데이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걸까. 하필이면 먼데이였지만 사실 튜즈데이였어도, 웬즈데이, 선데이였어도 이상하지 않다. 쌍둥이들은 감시국의 통제와 정해진 규칙들로 그 어느 곳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었다. 왜 사라졌는지는 그들이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떠올려보면 조금이나마 짐작할 수 있다.

1인 7역을 소화해야하는 카렌 셋맨 역은 <프로메테우스>에서 ‘쇼 박사’를 연기한 누미 라파스가 맡았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긴 만큼 집 안에서의 쌍둥이들은 머리 모양부터 옷차림새까지 각기 다른 스타일을 선보이는데,  이들 모두가 다른 사람으로 느껴지는 것은 누미 라파스가 혼자서 7인분 이상의 몫을 해냈기 때문이다. 걸음걸이, 제스처, 눈빛까지 일곱 캐릭터에 모두 다른 개성을 부여해 완벽하게 연기해냈다.
 

주요 등장인물이 많지 않음에도 테렌스 셋맨을 연기한 윌렘 대포, 산아제한법을 주장한 니콜렛 케이먼 박사(글렌 클로즈) 등이 영화에 무게감을 실어준다. 여기에 쉴 새 없는 긴박한 전개와 연달아 발생하는 사건들은 123분이라는 러닝타임마저 무색하게 만든다.

월요일이 사라졌다

감독
토미 위르콜라

출연
누미 라파스, 윌렘 대포, 글렌 클로즈

개봉
2017 영국, 미국, 프랑스, 벨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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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에디터 봉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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