쫄깃한 연기 대결? 줄리엣 비노쉬 vs 모건 프리먼! 드라이빙 액션 <파라다이스 하이웨이>

<파라다이스 하이웨이>

생사의 갈림길에 놓여 어쩔 수 없이 나쁜 짓을 해야 한다면 당신은 기꺼이 응할 것인가. 만약 그렇다면, 당신이 벌인 나쁜 짓으로 한 아이의 삶이 바뀐다고 해도 그 선택에 변함이 없는가. 생각만 해도 골치 아픈 상황에 놓인 ‘샐리’라는 여자가 있다. 그녀의 삶엔 수없이 많은 위기가 있었다. 어렸을 적 경험한 아버지의 가정 폭력, 남동생의 범죄, 힘든 가정 형편 등. 하지만 ‘샐리’는 치명적인 폭력과 가난 속에서도 남동생이라는 버팀목을 잡고 꿋꿋이 살아가는 중이다.

<파라다이스 하이웨이>

베테랑 트럭 운전사인 ‘샐리’는 남동생 ‘데니스’를 위해 불법 운송에 가담하고 있었다. 교도소에서 수감 중인 ‘데니스’가 갱단의 살해 협박과 폭력을 당하고 있었기에 ‘샐리’가 희생했던 것. 어느 날 출소를 앞둔 ‘데니스’에게 갱단은 마지막 협박을 한다. 이번에도 어느 때와 같이 물건을 배송하는 거라 생각했던 ‘샐리’는 어쩔 수 없이 응하고, 약속 장소로 향한다. 하지만 웬걸. 물건의 정체는 바로 여자아이였고 ‘샐리’는 거절하려고 했지만 또다시 협박을 당해 결국 트럭에 아이를 태운다. 그리고 거래 장소로 도착해 아이를 넘기려는 순간, 여자아이가 의뢰인을 총으로 쏴버린다.

꼼짝없이 도망자 신세가 되어버린 ‘샐리’는 우선 여자아이를 태운 채 떠난다. 여자아이의 이름은 ‘레일라’. ‘샐리’는 이 모든 게 ‘레일라’ 때문이라는 생각에 ‘레일라’가 원망스럽다. 한편 FBI는 의뢰인의 시체를 발견하고 살인자의 행방을 찾는다. 덤프트럭의 큰 바큇자국이 단서가 되어 용의자가 확실한 상황. 50년 차 FBI 요원인 ‘게릭’이 신입 요원인 ‘핀리’와 함께 둘의 행방을 쫓는다. 하지만 ‘핀리’는 사사건건 ‘게릭’의 수사 방식에 토를 달고, 이쪽도 순탄치는 않다.

아이라고 얕보기엔 결코 만만치 않은 ‘레일라’는 아픈 과거를 가졌다. 유일한 가족이었던 엄마가 약물 중독에 빠지면서 ‘레일라’는 보호받지 못하는 어린이가 되었다. 아동보호 시설에 끌려가고 싶지 않았기에 도망쳤던 건데 결국 인신매매단에게 납치를 당하고 말았다. 자기 자신을 지키기 위해 어린 ‘레일라’는 총을 겨눠야만 했던 것이다. 믿을 어른은 없고, 인신매매와 소아성애 범죄 속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상황에서 과연 ‘레일라’는 ‘샐리’와 함께할 수 있을까.

배우들의 우상, 배우 줄리엣 비노쉬

<파라다이스 하이웨이>

줄리엣 비노쉬가 처음으로 액션 영화에 도전했다. 줄리엣 비노쉬는 세계 3대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전부 수상한 이른바 ‘배우들의 배우’다. 제50회 베니스 영화제에서 <세 가지색: 블루>로 첫 여우주연상을, 그 뒤로 제47회 베를린 영화제에서 <잉글리쉬 페이션트>로 두 번째 여우주연상. 마지막으로 제63회 칸 영화제에서 <사랑을 카피하다>로 세 번째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살아있는 전설 줄리엣 비노쉬가 처음으로 액션 영화를 선택한 이유가 뭘까.

어느 한 인터뷰에서 말하기로는 <천 번의 굿나잇>에서 함께 작업한 적 있는 촬영 감독이 그녀에게 <파라다이스 하이웨이>의 시나리오를 줬다고 했다. 마침 줄리엣 비노쉬도 평소에도 인신매매와 아동 성범죄에 대해 관심 있었다고. 그렇지만 단지 그 이유만으로 출연을 결심한 건 아니다. 줄리엣 비노쉬는 <파라다이스 하이웨이>의 감독인 안나 구또의 섬세한 자료 조사가 인상 깊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파라다이스 하이웨이>는 줄리엣 비노쉬의 말처럼 탄탄한 배경지식을 갖춘 영화다. 짜임새 좋은 스토리, 스릴 넘치는 드라이빙 액션, 그리고 감각적인 연출이 이 영화의 관점 포인트다.

<파라다이스 하이웨이>

또 다른 살아있는 전설, 배우 모건 프리먼은 <파라다이스 하이웨이>에 출연한 이유로 줄리엣 비노쉬를 꼽았다. 마침 시나리오도 좋았지만 자신이 줄리엣 비노쉬의 엄청난 팬이라고. 그뿐만 아니라 마블의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등에서 ‘브록 럼로우’ 역을 맡았던 배우 프랭크 그릴로 또한 한 인터뷰에서 줄리엣 비노쉬의 오랜 팬이라고 밝혔다. “줄리엣은 제가 상상했던 배우이자 인간으로서의 모든 면을 가졌다”고 말하며 “완벽한 인격과 뛰어난 재능을 가진 배우와 함께 일한 건 특권이었다”고 했다. 두 명의 주연 모두 줄리엣 비노쉬를 영화 출연의 이유로 손꼽았다. 그녀의 존재 자체가 배우들의 귀감이 되는 듯하지 않나. 줄리엣 비노쉬와 모건 프리먼, 프랭크 그릴로의 조합이 궁금하다. 세 명의 배우가 도로 위에서 거대한 시너지를 분출하며 쉽게 볼 수 없을 연기 대결을 펼친다.

액션 속에 숨은 진귀한 이야기

<파라다이스 하이웨이>

영화 속 ‘샐리’의 직업은 트럭 드라이버다. 줄리엣 비노쉬는 캐릭터 연기에 현실감을 주기 위해 18륜 대형 트럭을 직접 배워 운전했고 실제 여성 트럭 드라이버와 만나 현업에서의 경험을 전해 들었다고 한다. 그뿐만이 아니라 <파라다이스 하이웨이>는 여성 트럭 드라이버들 사이의 연대를 보여주는 영화로, 실제 여성 트럭 드라이버들이 특별출연하여 사실감을 높였다. 오랜 운전으로 졸음을 견딜 수 없었던 ‘샐리’가 동료 트럭 드라이버들과 통화를 하던 중 그들의 연대를 받게 된다고. 그저 차량 액션만을 돋보이게 하지 않고 여성들 간의 우정 또한 그려내 더욱 풍성한 영화가 될 예정이다.

사실 이 영화는 애나 구토 감독의 어린 시절 목격담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자신의 작가노트에서 감독은 “10대 시절 고향에서 인신매매 범죄현장을 실제로 목격”한 적 있다고 밝혔다. 그 기억을 밑거름으로 만든 <파라다이스 하이웨이>는 인신매매와 아동 성매매의 피해자들에게 보내는 일종의 연대 메시지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미국의 실종 아동이 42만 1000명에 이르고 이들 중 6분의 1이 성범죄의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49초마다 1명의 어린이가 납치당하고 있는 꼴. 그저 오락성 액션 영화로 소비하기엔 심각한 문제를 다루고 있는 영화다.

뒤이어 애나 구토 감독은 “샐리와 레일라는 희생자가 아니라 모든 것을 극복한 주체적 생존자”라고 하였다. 처음엔 서로를 증오하고 외면했던 ‘샐리’와 ‘레일라’의 관계가 점차 변화할 것을 예고한 것. 둘은 운반자와 물건의 관계를 떠나 서로의 보호자가 될 수 있을까. <파라다이스 하이웨이> 극장 개봉일은 8월 24일. 무게감 있는 액션 영화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씨네플레이 김다이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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