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요소 때문에 종교계의 반발을 산 문제작들 5편

지금은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는 시대다. 표현의 자유마저 함부로 넘지 못할 선이 있다면, 그중 하나는 종교일 것이다. 어떤 영화들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 남기고 싶은 메시지를 위해 과감하게 종교적 소재를 빌려온다. 그러다 해당 종교계의 반발을 사기도 한다. 종교적 소재나 내용으로 종교계의 반발을 산 영화 5편을 소개한다.


노아 Noah, 2014

감독 대런 아로노프스키 출연 러셀 크로우, 제니퍼 코넬리, 엠마 왓슨 등급 15세 관람가

<노아>. 제목만 들어도 감이 잡힐 것이다. 구약성서 중 일반인들에게도 잘 알려진 ‘노아의 방주’가 맞다. 전 세계를 홍수로 만드는 하느님의 분노와 힘을 통해 경외감을 자아내는 이 일화. 그런데 종교계는 이 일화를 옮긴 영화 <노아>에 비판을 가했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은 처음부터 성서에 착실한 버전으로 <노아>를 구상하지 않았다. 사실 이 영화는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이 스토리 작가로 참여한 동명의 그래픽 노블을 옮긴 것이다. 해당 작품은 노아의 방주가 모티브이긴 하나 성서와는 크게 달랐던 것. <노아>는 타락한 천사가 나오고 성서의 인물이 왜곡돼 등장하는 등 종교적 고증과는 거리가 멀었다. 거기에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은 우주의 창조부터 인류의 등장을 담은 무척 도발적인 시퀀스를 선보이는데, 이 과정은 진화론적 관점으로 연출했다. 기독교는 대대로 창조론을 지지하며 진화론을 격렬하게 반대했다. <노아>에서 가장 비주얼적으로 인상적인 이 장면이 가장 반종교적이었으니 종교계의 반발로 이어지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박쥐 2009

감독 박찬욱 출연 송강호, 김옥빈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유명 감독의 차기작은 언제나 관심의 대상이다. 특히 그가 전작에서 (흥행이든 작품성이든) 실패했다면 더욱더. 박찬욱 감독의 <박쥐>도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이후 차기작이어서 많은 관심을 받으며 개봉했다. 하나 <박쥐>는 가톨릭계에서 따가운 눈총을 받았는데, 극중 현상현 신부(송강호)가 피를 갈구하는 흡혈귀가 되고, 태주(김옥빈)와 공모해 살인을 저지르는 등 반윤리적 인물로 그려졌기 때문. 물론 이런 비판은 장기적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현상현 신부가 흡혈귀가 되는 과정에 이타적인 희생정신이 작품 속에서 크게 다뤄지기 때문이다. (지금은 무교지만) 어린 시절 신부가 되라는 권유까지 받을 정도로 가톨릭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박찬욱 감독이 <박쥐>에도 가톨릭 특유의 원죄, 죄의식을 잘 녹여냈다. 가톨릭계에서도 ‘불쾌하다’ 정도의 반응을 내비치고, 상영 관련해서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 The Passion Of The Christ, 2004

감독 멜 깁슨 출연 제임스 카비젤 등급 15세 관람가

종교가 뜨거운 감자이긴 하나, 그래도 예수를 묘사한 영화는 끊임없이 나왔다. 워낙 유명한 인물이고 안전하게만 연출한다면 일정 관객을 보장할 수 있으니까. 그러나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는 예수를 현실적으로 그리는 걸 선택해 수많은 야유와 비난을 들어야 했다. 멜 깁슨이 연출한 이 영화는 예수가 겪은 육체적 고통, 물리적 고문을 특히 사실적으로 스크린에 옮겼다. 그래서 ‘지나치게 잔인하다’, ‘예수를 박해하는 과정만 그려 유대인을 왜곡했다’ 등 여러 가지 반발이 나왔다. 특히 유대인의 민족종교 유대교는 예수를 메시아로 보지 않는 시각이 일반적이라 ‘예수를 메시아로 그리면서 동시에 유대인을 악랄하게 묘사’한 이 영화에 더욱 반발했다.


미인도 2008

감독 전윤수 출연 김규리, 김영호, 김남길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조선 후기 풍속화 양대 산맥 김홍도와 신윤복. 그리고 ‘만일 신윤복이 여자였고 김홍도가 그를 사랑했다면?’이란 상상으로 만든 영화 <미인도>. 아니 여기서 이 영화가 왜 나와? 할 것 같지만, <미인도>는 국내 개봉 말고 해외 배급 상황에서 불교계의 반발을 받았다. 왜냐하면 해외에 배급할 무삭제 버전에 스님이 성관계를, 그것도 사찰에서 저질러버리는(!) 장면을 수록했던 것. 이 장면은 본래 국내 버전도 포함했다가 불교계가 먼저 삭제를 요청해 들어낸 것인데, 해당 장면을 포함한 무삭제판으로 해외 개봉을 진행한 것이다. 그 결과 조계종이 상영 금지 가처분 신청을 하며 강경한 입장을 취했고, 제작사에도 항의 전화가 빗발치는 등 불교계의 반발이 이어졌다. 그래서인지 국내에도 무삭제 개봉을 추진하던 움직임이 사라졌다.


맨 프럼 어스 The Man From Earth , 2007

감독 리처드 쉔크만 출연 데이빗 리 스미스, 존 빌링슬리, 엘렌 크로포드 등급 12세 관람가

<맨 프럼 어스>는 누군가에겐 혁신이고, 누군가에겐 신성모독이다. 영화보다 대담이란 말이 잘 어울릴 만큼 등장인물의 대화로 꽉 채운 <맨 프럼 어스>는 평생 죽지 않는 한 남자의 이야기다. 자신이 영생을 누린다는 존 올드맨(데이빗 리 스미스)의 주장은 그 말을 믿든, 의심하든 흥미진진하다. 하지만 영화의 중반부, 그가 역사 속 인물인 ‘누군가’였음이 밝힐 때 몇몇 관객들은 올드맨의 동료처럼 분노에 차오를 수도 있다. 모르고 보면 더 재밌는 영화이기에 이 정도로 소개하지만, 여기서 언급한 영화 가운데 가장 적은 돈으로 최고의 관심을 끌었으니 단연 ‘가성비’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전문가들 입장에선 당연히 말도 안되는 얘기라곤 하지만, 각본의 흡인력이 굉장해서 인기를 모았고, 연극으로도 옮겨졌다.


씨네플레이 성찬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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