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매체가 뽑은 2000년 이후 아카데미 시상식 최고의 이변들

어느새 아카데미 시상식 시즌이다.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에서도 여러 방면으로 생존을 도모한 아카데미는 3월 27일(현지시각) 2021년 영화 정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이런저런 이변이 많아 유독 예측 불허가 된 아카데미 시상식. 그동안 아카데미 시상식의 배우상 부문에선 어떤 이변이 있었을까. 해외 매체 ‘벌쳐’(Vulture)가 소개한 아카데미 시상식 이변 리스트 가운데 2000년 이후 목록들만 정리해봤다.


2021년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주연상
유력 후보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 채드윅 보스만 
수상자 <더 파더> 안소니 홉킨스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 채드윅 보스만


<더 파더> 안소니 홉킨스

<더 파더>에 출연한 안소니 홉킨스의 남우주연상 수상은 지난해 아카데미 시상식 시청자들을 모두 황당하게 했다. 그의 수상이 문제인 건 아니다. 상을 줘도 모자랄 연기임에도 너무 강한 상대를 만나 못 받을 거란 예측을 뒤집었기 때문이다. 유력한 후보는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 채드윅 보스만이었다. 그의 연기가 정말 훌륭했던 건 물론이거니와, 이 작품이 그의 실사 영화 유작이었기에(진짜 유작은 애니메이션 <왓 이프…?>) 애도의 차원에서 수상하지 않을까. 그게 일반적인 예측이었다. 특히 당시 아카데미 시상식 연출을 맡은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이 작품상이 아닌 남우주연상을 마지막에 배치했기에 채드윅 보스만의 수상은 확정이란 반응이었다. 하지만 안소니 홉킨스가 상을 받으면서 아카데미 시상식은 어리둥절한 분위기 속에 막을 내려야 했다. 홉킨스가 현장에 참석하지도, 그렇다고 대리수상자를 지정하지도 않아 수상자 발표 후 끝낼 수밖에 없었다. 어떻게 보면 ‘봉투를 열기 전까지 아무도 모른다’는 아카데미의 투명성을 제대로 보여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안소니 홉킨스는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그 시각에 자고 있었다”며(그는 고향 웨일스에 살고 있다) 수상소감 영상을 따로 게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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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

감독

조지 C. 울프

출연

채드윅 보스만, 비올라 데이비스

개봉

미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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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파더

감독

플로리안 젤러

출연

올리비아 콜맨, 안소니 홉킨스

개봉

2021.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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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제91회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주연상
유력 후보 <더 와이프> 글렌 클로즈
수상자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 올리비아 콜먼



<더 와이프> 글렌 클로즈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 올리비아 콜먼

아카데미 시상식은 영화인들의 투표로 상을 수상하기에 가끔은 굉장히 인간미 넘치는 선택이 나오기도 한다. 예를 들어 수차례 후보에 올라도 늘 고배를 마신 원로에게 마침내 상을 주는 그런 것들(엔니오 모리꼬네처럼). 그래서 2019년 여우주연상은 <더 와이프> 글렌 클로즈로 확정된 분위기였다. 그는 여우조연상 후보 3번(<가프>, <새로운 탄생>, <내츄럴>), 여우주연상 후보 3번(<위험한 정사>, <위험한 관계>, <앨버트 놉스>)에 이어 또 노미네이트 된 것이기 때문. 특히 <더 와이프>에서의 연기는 남편 조셉의 이름으로 대필하는 여성 작가이자 남편을 아끼는 아내 사이에서 다양한 감정선을 세밀하게 드러내 명실상부한 그의 명성을 입증했다. <더 와이프>라면 대우 차원이 아니라도 수상할 자격이 충분했다. 그러나 아카데미 회원들은 의외의 선택을 했다.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에 출연한 올리비아 콜먼에게 여우주연상을 쥐여준 것이다. 우유부단하고 히스테릭한 올리비아 콜먼의 앤 여왕 또한 훌륭한 연기였으나 ‘글렌 클로즈에게 이제는 오스카 트로피를 줘야지…’하는 분위기까지 돌파할 줄은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것. 글렌 클로즈는 2021년 <힐빌리의 노래>로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라 통합 8번째 노미네이트에 성공했으나 이때도 <미나리> 윤여정에게 상을 양보하며 지금까지 무관의 여왕으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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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와이프

감독

비욘 룬게

출연

글렌 클로즈, 조나단 프라이스

개봉

2019.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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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

감독

요르고스 란티모스

출연

레이첼 와이즈, 엠마 스톤, 올리비아 콜맨

개봉

2019.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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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조연상
유력 후보 <크리드> 실베스터 스텔론
수상자 <스파이 브릿지> 마크 라이런스



<크리드> 실베스터 스텔론


마크 라이런스

세상에 시리즈로 제작된 영화는 정말 많지만, 그 명맥을 제대로 이어가는 사례는 많지 않다. 특히 배우에게 의존하는 경우가 많은 실사 영화 시리즈는 주연 배우의 노화 때문에 무너지는 경우가 많다. <록키> 시나리오를 직접 쓴 실베스터 스탤론은 자신의 대표 캐릭터 록키를 완벽하게 부활시켰다. 바로 라이벌의 아들에게 복싱을 가르치는 코치로서. <록키> 시리즈의 스핀 오프 <크리드>는 아폴로 크리드(칼 웨더스)의 아들 아도니스 크리드(마이클 B. 조던)가 록키 발보아(실베스터 스탤론)의 도움을 받아 복서로 거듭나는 내용을 그린다. 실베스터 스탤론의 호연은 기본이고 선수에서 코치가 된 록키의 모습이 이제는 액션 스타에서 조금씩 멀어질 수밖에 없는 스탤론 본인의 모습과 겹쳐져 특별한 시너지를 냈다. 그렇기에 당시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조연상이 실베스터 스탤론에게 돌아가야 한다는 분위기가 조성됐다(앞서 말한 대우 차원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예상은 어긋났다. 오스카 트로피는 <스파이 브릿지>에 출연한 마크 라이런스에게 돌아갔다. 냉전 체제에서 미국에 파견된 소련 스파이 루돌프 아벨 역을 맡은 그는 특유의 나긋한 말투와 여유인지 불안인지 알 수 없는 독특한 분위기로 캐릭터를 표현했다. 강적을 만난 스탤론은 아쉽게 수상에 실패했으나, 대신 같은 캐릭터로 아카데미 후보에 오른 6번째 배우라는 기록을 가져갔다.

크리드

감독

라이언 쿠글러

출연

실베스터 스탤론, 마이클 B. 조던, 그레이엄 맥타비쉬, 테사 톰슨

개봉

미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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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 브릿지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출연

톰 행크스, 마크 라이런스, 에이미 라이언, 오스틴 스토웰

개봉

2015.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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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제80회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
유력 후보 <아메리칸 갱스터> 루비 디, <아임 낫 데어> 케이트 블란쳇
수상자 <마이클 클레이튼> 틸다 스윈튼

<아메리칸 갱스터> 루비 디(왼쪽), <아임 낫 데어> 케이트 블란쳇


틸다 스윈튼

이건 좀 억울할 수 있다. 2008년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은 정말 누가 받아도 이상하지 않았다. <어톤먼트> 시얼샤 로넌은 브라이오니 탤리스 역으로 존재감을 남기며 앞으로의 포텐셜을 기대하게 했고, <가라, 아이야, 가라>의 에이미 라이언은 무책임한 엄마이자 마약중독자 연기를 훌륭하게 소화했다. 그래도 <아임 낫 데어>에서 밥 딜런을 연기한 케이트 블란쳇과 <아메리칸 갱스터>에서 마마 루카스를 맡은 루비 디가 가장 유력한 후보로 떠올랐다. 두 사람의 연기는 캐릭터를 담아내는 것을 넘어 영화의 핵심적인 이미지·정서로도 이어졌기 때문. 그러나 마지막으로 웃은 사람은 <마이클 클레이튼>의 틸다 스윈튼이었다. 틸다 스윈튼은 U노스의 법률 고문 카렌 크라우더로 출연하는데, 수많은 악행을 저질렀음에도 강한 자에게는 약하고 약한 자에게는 강한 모습을 보여주는 이른바 ‘강약약강’의 다채로운 얼굴을 가진 악역을 완성시켰다. 마이클 클라이튼이 몰아세울 때 흔들리는 눈빛은 카렌의 잔머리와 불안감을 동시에 담아내 잊을 수 없는 순간을 만들었다. 마냥 악하거나 강하지만은 않은 인간적인 얼굴의 악역을 통해 틸다 스윈튼은 생애 첫 오스카 수상에 성공했다. 

아메리칸 갱스터

감독

리들리 스콧

출연

덴젤 워싱턴, 러셀 크로우

개봉

2007.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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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임 낫 데어

감독

토드 헤인즈

출연

케이트 블란쳇, 벤 위쇼, 크리스찬 베일, 리차드 기어, 마커스 칼 프랭클린, 히스 레저, 크리스 크리스토퍼슨

개봉

2008.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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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클레이튼

감독

토니 길로이

출연

조지 클루니, 톰 윌킨슨, 틸다 스윈튼, 시드니 폴락, 마이클 오키프

개봉

2007.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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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제79회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조연상
유력 후보 <드림걸즈> 에디 머피
수상자 <미스 리틀 선샤인> 알란 아킨

<드림걸즈> 에디 머피(왼쪽), 알란 아킨

따놓은 당상 같았다. 남녀조연상 후보에 오른 <드림걸즈>의 에디 머피와 제니퍼 허드슨은 강력한 수상 후보였다. 골든 글로브 시상식을 비롯해 아카데미 시상식 전초전에서 상을 휩쓸었기 때문. 특히 에디 머피는 최고의 스타였으나 끝내 몰락하는 지미 얼리의 인생사처럼 당시 하락세였던 필모그래피를 단번에 수식 상승하는 성과까지 거둬 더욱 주목받았다. 같이 후보에 오른 다이몬 혼수(<블러드 다이아몬드>), 재키 얼 헤일리(<리틀 칠드런>), 마크 월버그(<디파티드>), 알란 아킨(<미스 리틀 선샤인>)에 비하면 대중의 관심부터가 남달랐다. 그런데 아카데미 시상식은 남우조연상을 알란 아킨에게 넘겨줬다. 알란 아킨은 <미스 리틀 선샤인>에서 헤로인을 즐기는 할아버지로 극의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했다. 그의 연기 또한 인상적이었으나(특히 그가 출연한 시간에 비하면 더욱) 그럼에도 에디 머피의 낙선을 예측한 사람은 극히 적었기에 화제가 됐다. 시상식 이후 에디 머피의 수상 실패가 아카데미 시상식 전 개봉한 <나이스 가이 노빗> 때문이란 말이 나왔는데, 이 에디 머피식 코미디 영화가 회원들의 투표에 영향을 줬을 거란 분석이었다. 이 수상 결과는 유력 수상자가 같은 해 다른 출연작으로 이미지를 망쳐 수상에 실패한다는, 이른바 ‘노빗 효과’라는 용어의 탄생으로 이어진 가장 충격적인 이변으로 기억되고 있다.

드림걸즈

감독

빌 콘돈

출연

제이미 폭스, 비욘세, 에디 머피, 제니퍼 허드슨

개봉

2007.02.22. / 2021.08.26. 재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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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리틀 선샤인

감독

조나단 데이턴, 발레리 페리스

출연

스티브 카렐, 토니 콜렛, 그렉 키니어, 폴 다노, 아비게일 브레스린, 알란 아킨

개봉

2006.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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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제75회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주연상
유력 후보 <갱스 오브 뉴욕> 다니엘 데이 루이스, <어바웃 슈미트> 잭 니콜슨
수상자 <피아니스트> 애드리언 브로디

<갱스 오브 뉴욕> 다니엘 데이 루이스(왼쪽), <어바웃 슈미트> 잭 니콜슨
화제가 됐던 애드리언 브로디의 수상 세레모니

아카데미 시상식 사상 기념비적인 기록과 논란이 동반한 건 <피아니스트> 애드리언 브로디의 남우주연상이었다. 그의 연기는 훌륭했다. 블라디슬로프 스필만의 고통을 육체적으로 드러낸 체중 감량은 전쟁의 참혹함을 정면으로 보여줬고, 스필만의 허망함과 간절함을 담은 연기는 누가 봐도 감탄할 만했다. 문제는 상대였다. 당시 후보는 <갱스 오브 뉴욕> 다니엘 데이 루이스와 <어바웃 슈미트> 잭 니콜슨이었다. 1인 2역을 훌륭하게 소화한 <어댑테이션> 니콜라스 케이지나 묵직한 연기를 펼친 <콰이어트 아메리칸> 마이클 케인마저 수상은 힘들다는 예상이 많았다. 특히 다른 후보들이 이미 오스카 트로피를 한 번씩은 쥐었던 배우들이기에 애드리언 브로디는 가장 열세로 점쳐졌다. 하지만 애드리안 브로디가 남우주연상을 받는, 그야말로 ‘언더 독(Under Dog)의 반란’이 일어났다. 그는 당시 29세로 최연소 남우주연상 수상자라는 기록마저 세웠다. 물론 수상하는 무대에서 할 베리에게 한 기습 키스가 이 기록보다 더 화제가 되긴 했지만.

갱스 오브 뉴욕

감독

마틴 스코세이지

출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다니엘 데이 루이스, 카메론 디아즈, 짐 브로드벤트, 존 C. 라일리, 헨리 토마스, 브렌단 글리슨

개봉

2003.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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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바웃 슈미트

감독

알렉산더 페인

출연

잭 니콜슨

개봉

2003.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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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감독

로만 폴란스키

출연

애드리언 브로디, 토마스 크레취만

개봉

2003.01.03. / 2015.06.18. 재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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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제73회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 
유력 후보 <올모스트 페이머스> 케이트 허드슨
수상자 <폴락> 마샤 가이 하든



<올모스트 페이머스> 케이트 허드슨


마샤 가이 하든

5명 중 2명. 여주조연상 후보에서 <올모스트 페이머스>가 차지한 비중이었다. 케이트 허드슨과 프랜시스 맥도먼드, 둘이나 올랐으니 한 명은 타겠지 싶었다. 거기다 케이트 허드슨은 밴드를 쫓아다니는 10대 소녀 페니 레인을 완벽하게 연기하며 러블리함과 위태로운 청소년기를 동시에 포착했다. 또 아카데미 시상식의 전초전이라는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도 여우조연상을 수상했으니 가장 유력한 후보로 떠올랐다. 하나 (역시) 아카데미 시상식은 <폴락>의 마샤 가이 하든에게 여우주연상를 줬다. 잭슨 폴락(에드 해리스)의 아내 리 크레이즈너를 연기한 그는 잭슨 폴락의 뮤즈이자 헌신적인 아내이며 동시에 그를 천재의 길로 몰아세우는 다면적인 인물을 연기했다. 사실 언급하지 않은 나머지 후보(<초콜릿> 주디 덴치, <빌리 엘리어트> 줄리 월터스)를 포함해 누가 수상해도 이상하지 않았겠지만, 개봉 규모나 화제성이 특히 적었던 <폴락>이 웃으면서 이변으로 기억되고 있다.

올모스트 페이머스

감독

카메론 크로우

출연

빌리 크루덥, 프란시스 맥도맨드, 케이트 허드슨, 제이슨 리, 패트릭 후짓, 안나 파킨, 페어루자 볼크, 노아 테일러

개봉

미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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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락

감독

에드 해리스

출연

에드 해리스, 마샤 게이 하든, 에이미 메디건

개봉

2001.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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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성찬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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