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의 탈을 쓴 히어로 마동석 : ‘범죄 없는 도시’ 꿈꾸는 <범죄도시2> 꼭 봐야 하는 이유 5가지

수위는 낮아졌지만 밀도는 더욱 높아졌다. 5년 만에 돌아온 <범죄도시2>는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이었던 이전 시리즈와 달리 15세 관람가를 받았다. 그렇다고 시시해질 일은 없다. 한국과 베트남을 오가는 빌런의 등장에도 굴하지 않는 괴물형사 마석도의 통쾌한 응징은 액션과 웃음의 밀도를 높였다. 더불어 마석도의 세계관은 한국에만 갇혀있지 않는다. 말이 통하지 않는 베트남 공안 앞에서도 ‘자국민을 반드시 지키겠다’라는 마석도의 외침은 위풍당당하기까지 하다. 이상용 감독은 “마석도가 해외에서 범죄를 저지르는 빌런을 추적하고 응징하는 통쾌함이 코로나19로 지친 관객들에게 재미를 선사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11일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 열린 글로벌 프레스 콘퍼런스 현장은 저물어가는 팬데믹 상황을 보여주듯 취재진으로 북적였다. 해외 매체 54곳도 온라인으로 참여했다. 이날 현장에서 나온 질의응답을 중심으로 <범죄도시2> 관람 포인트를 정리했다. 개봉은 5월 18일.

1. 이번에도 실화를 바탕으로 한 리얼리티

시즌1이 서울 가리봉동의 밤을 주무대로 했다면 시즌2는 대낮의 베트남 호찌민을 비춘다. 2004년 조선족 출신의 조직폭력배들로부터 서울 가리봉동의 평화를 지켜낸 마석도(마동석 분)와 금천경찰서 강력반은 4년 뒤 베트남을 뒤집어놓은 범죄자 강해상을 추적한다. 이번에는 특정 사건을 명시하지 않았다. 주연 배우이자 <범죄도시> 시리즈 제작자인 마동석은 “2007년부터 2010년까지 한국인 범죄자가 동남아 일대에서 벌어진 여러 건의 한국인 관광객 대상 납치·살인 사건들을 종합했다”라고 설명했다. 이 극악무도한 범죄 중에서 가장 잘 알려진 사건은 SBS 시사교양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와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가 전한 바 있는 ‘필리핀 연쇄 납치 사건’이다. 진범은 실종된 아들을 찾는 어머니에게 “미안하지만 죽었다. 뼈라도 찾아가라. 뼈. 천만 원을 달러로 준비해라”라고 말하는 잔혹함을 보여줬다.

2. 어쩌면 형사의 탈을 쓴 히어로?

마석도 캐릭터는 저의 많은 것들이 들어가 있어요. ‘범죄도시’라는 제목이 ‘범죄 없는 도시’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제작했습니다”

– 마동석

주인공 마석도와 배우 마동석은 이질감이 거의 없다. 마석도가 마동석 같고, 마동석이 마석도 같다. 마석도는 어린 시절 형사가 되고 싶었던 마동석의 꿈이 실현된 캐릭터다. 장첸보다 더한 빌런으로 묘사된 강해상(손석구 분)을 대적하는 마석도는 더욱 강력해져서 돌아왔다. 실제로 마동석은 이전과는 다른 차원의 액션을 보여주기 위해 격투기 선수 출신 김동현에게 유도를 직접 배웠다. <범죄도시2> 러닝 타임 106분 동안 유도, 복싱, 호신술 등 각종 무술을 섭렵한 괴물 형사의 액션이 끊임없이 펼쳐지는데 할 일을 모두 끝낸 마석도의 뒷모습은 이번 시즌에서 단연 명장면으로 손꼽힌다. 이 대목에서 관객들은 ‘마석도가 어쩌면 형사로 위장 취업한 히어로가 아닐까?’라는 유쾌한 상상까지 하게 된다.

3. 리턴즈: 전반장과 장이수

<범죄도시>는 거친 액션신만큼이나 배우들의 케미스트리와 찰진 대사로도 유명하다. 전편보다 못한 속편들이 넘쳐나는 이 시대에 <범죄도시2>는 업그레이드된 티키타카로 눈과 귀가 즐겁다. 대부분의 배우가 이전 시리즈에 이어 시즌2에 합류했고, 감독은 시즌1의 조연출 출신이다. 합이 안 맞으려야 안 맞을 수 없다.

마석도의 친구, 전일만 금천서 강력반장을 연기한 배우 최귀화는 “어쩌면 전반장이라는 역할을 하는 게 마지막일 수도 있겠다 싶었다”고 말했는데. 그는 “대사 같은 애드리브, 애드리브 같은 대사, 뭐가 뭔지 모를 정도로 많은 아이디어를 내면서 대사를 맛깔스럽게 만들려고 노력했다. 워낙 긴 시간을 같이 한 동료들이기 때문에 촬영을 할 때는 ‘눈빛만 봐도 뭘 하겠구나’, ‘내가 어떻게 받으면 좋을까’ 이런 생각을 많이 했다”라고 전했다.

돌아온 장이수의 각오도 단단했다. 장첸의 칼에 맞고도 살아남은 배우 박지환은 “장이수가 재등장했을 때 관객들이 기대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다 잊고 2편에 등장하는 장이수에게 집중하자고 결론을 내렸다. 모든 걸 다 잃은 장이수의 절실함을 보여주되 경쾌한 스텝은 잊지 말자고 다짐했다”라고 말했다.

4. “혼자 왔니?” 장첸과의 화장실 격투신은 잊자

명장면과 명대사가 쏟아진 <범죄도시>에서 수많은 관객들은 마석도와 장첸의 마지막 혈투를 잊지 못한다. 올 것이 왔다는 얼굴로 마석도에게 “혼자 왔니?”라고 묻는 장첸. 그런 장첸에게 “어, 싱글이야”라고 장난스럽게 받아치는 마석도. 그렇게 시작된 공항 화장실에서의 담판은 괴물 형사 마석도의 진가를 입증했다.

이번에는 더욱 강렬한 엔딩이 기다리고 있다. 일단 장소부터 거친 액션을 전혀 예상할 수 없는 공간이다. 이상용 감독은 마지막 액션신에 대해 “마석도와 강해상이 맞닥뜨린 상황에서 두 사람이 눈빛을 교환하는 장면은 연기 대결 아닌 대결을 보여준다. 무자비한 액션이 오가면서 장첸과는 다른 빌런 강해상의 모습도 인상적이다”라고 말했다. 마동석은 “장첸(윤계상)이 호랑이라면, 강해상(손석구)은 사자다. 두 맹수 모두 잔인하고 악랄하다. 어떤 놈이 더 세다고 말할 수도 없고, 각자 가진 개성이 다른 맹수다. 장첸과 강해상은 결도 색깔도 다른 빌런이다”라고 말했다. 더 이상의 설명은 생략한다. 이건 무조건 직관이다.

5. 아직 1/4밖에 보여주지 않은 <범죄도시2>

서울에서 베트남으로, 무대를 넓힌 <범죄도시2>는 예상하지 못한 전작의 대성공으로 탄생한 작품이다. <범죄도시>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까지 했던 강윤성 감독은 배우 마동석과 오랜 친구 사이다. 17년 동안 영화 감독이 되기만을 꿈꿨던 강윤성과 마석도 같은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었던 마동석이 의기투합해 세상에 내놓은 <범죄도시>는 사실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던 영화였다. 그러나 두 사람의 진심은 통했고, <범죄도시>는 관객 688만 명을 끌어모으면서 청불 영화로서는 역대 흥행 3위라는 대기록까지 세웠다.

이날 마동석은 <범죄도시> 세계관의 무한 확장을 예고했다. 마동석은 “1편의 시나리오가 나오기 전에 8편 정도의 프랜차이즈 영화를 생각했다. 이미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 8개를 정해놓은 상태다. 하나하나 해나가고 싶다. 감사하게도 프랜차이즈 영화를 만들 수 있게 되었는데 형사 마석도를 중심으로 다른 사건들, 다른 빌런들을 상대하는 액션물을 보여주는 다양한 시도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씨네플레이 도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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