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힘들었던 2021년이 지나가고 2022년, 새 아침이 밝았다. 여전히 팬데믹 시대에 살고 있지만 그래도 어제보다는 나은 내일이 올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임인년을 맞이해본다. 지난 주말 아니, 지난해(?) 마지막 주말 북미 박스오피스도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이 접수했다. 벌써 3주 연속 1위인데, 아직까지 수천만 달러의 수익으로 정상을 지키고 있어 이 작품의 가공할 흥행 파워가 어디까지 도달할지 궁금하다.
2021년 마지막 주말인 53주차 박스오피스는 지난주와 거의 비슷한 분위기로 총 9875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여기서 잠깐! 2021년의 북미 박스오피스를 결산하자면, 일단 총 44억 6885만 달러의 티켓 수익을 올렸다. 코로나19로 악몽 같은 한 해를 보냈던 2020년의 21억 달러에 비해 약 112.5%의 수익을 더 올려 작은 희망을 발견했다. 물론 팬데믹 이전 2019년의 113억 달러에 비하면 아직 한참 부족하다. 그러나 많은 외신들이 올해는 코로나19가 팬데믹이 아닌 엔데믹의 원년이 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기에, 박스오피스 역시 작년보다 더 화려한 라인업으로 극장가에 다시 영화팬들을 불러 모을 듯하다. 부디 이 전망이 현실이 되길 바라며 2021년 마지막 북미 주말 박스오피스의 순위를 확인해보자.
[53주차 톱10 / 전체 박스오피스 성적(2021.12.31~2022.1.2): $95,557,762 / $98,759,341]
1위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Spider-Man: No Way Home)
(3주 연속 1위)
로튼토마토: 평단 93% / 관객 98%
메타스코어: 71
상영관 수: 4,206 (-130)
주말수익: $56,023,590 (-33.7%)
북미누적: $613,600,664
전세계누적: $1,372,600,664
제작비: $200,000,000
상영기간: 3주 (17일)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이 폭발적인 흥행력으로 2021년의 마지막과 2022년의 첫 시작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전주대비 33.7%라는 괜찮은 드롭률로 주말동안 5602만 달러의 수익을 올려 북미 누적 6억 1360만 달러를 기록했다. 역대 북미 흥행 10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물론 이 순위는 앞으로 흥행 여부에 따라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 전세계 흥행도 여전히 순항 중이다. 북미 제외 해외수익으로 약 7억 5천만 달러를 추가해 월드와이드 13억 달러를 돌파했다.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이 갖고 있던 전세계누적 11억 달러의 흥행 기록을 깨고, 시리즈 최고 흥행작이 되었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아직 중국과 일본에서 개봉하지 않았기에 해외 흥행은 지금보다 더 높아질 전망이다. 15억 달러 돌파는 물론, 20억 달러도 결코 꿈의 수치만은 아닐 듯하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의 엄청난 성공으로 소니와 마블은 벌써부터 다음 청사진을 꿈꾸고 있다. 안야 테일러 조이의 블랙캣 캐스팅 루머는 물론, 스포일러 관계로 구체적으로 적을 수 없지만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이 건넨 멀티버스의 엄청난 선물[?]이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추측도 있다. 이들 루머 중 과연 무엇이 현실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의 기록적인 흥행이 소니와 마블의 향후 스파이더맨 관련 계획에 역사적인 전환점이 된 것은 확실하다.
2위
씽2게더
(Sing 2)
(-)
로튼토마토: 평단 69% / 관객 98%
메타스코어: 49
상영관 수: 3,892 (-)
주말수익: $20,166,520 (-9.7%)
북미누적: $90,247,305
전세계누적: $9145,610,305
제작비: $75,000,000
상영기간: 2주 (12일)
박스오피스에 거미 소년만 있는 것이 아니다! 5년 만에 돌아온 애니메이션 <씽2게더>도 좋은 성적으로 차트를 이끌고 있다. 지난주에 이어 2위를 유지한 작품은 주말동안 2016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북미누적 9000만 달러를 돌파했다. 이변이 없는 한 다음 주쯤 2022년 첫 북미 1억 달러 돌파작이 될 듯하다. 전세계누적은 1억 4561만 달러인데, 제작비 7500만 달러의 약 2배가량의 수익을 올렸기에 머지않아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씽2게더>는 전편의 오디션 이후 전 세계가 주목하는 스테이지에 오르기 위한 크루들의 고군분투를 그린 작품으로, 매튜 맥커너희, 리즈 위더스푼, 스칼렛 요한슨, 태런 에저튼 등 전작의 주인공들이 여전히 목소리 연기를 맡았다. 특히 세계적인 가수 U2의 보노가 전설적인 뮤지션 클레이 칼로웨이 목소리를 맡아 화제를 낳았다. 국내에서는 1월 5일 개봉했다.
3위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
(The King’s Man)
(▲1)
로튼토마토: 평단 43% / 관객 80%
메타스코어: 44
상영관 수: 3,180 (-)
주말수익: $4,565,941 (-22.8%)
북미누적: $19,581,455
전세계누적: $47,815,514
제작비: N/A
상영기간: 2주 (12일)
아쉬운 출발을 보였던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가 지난주보다 한 계단 오른 3위를 기록했다. 수백만 명의 생명을 위협할 전쟁을 모의하는 역사상 최악의 폭군들에 맞서 평화를 지키려는 정보기관 ‘킹스맨’의 활약과 기원을 담은 작품으로, 주말동안 456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북미누적 1958만 달러, 전세계누적 4781만 달러를 기록 중이다.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는 전반적으로 이전 시리즈와 분위기가 많이 다른데, 이에 매튜 본 감독은 “거대하고 대서사적인 영화를 만들고자 했다”며 제작 동기를 밝혔다. 특히 이 작품의 시대상을 통해 반전 메시지를 강조했다며, 이 같은 메시지는 극 중 옥스포드 공작의 활약에 많이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4위
아메리칸 언더독
(American Underdog)
(▲1)
로튼토마토: 평단 73% / 관객 98%
메타스코어: 53
상영관 수: 2,813 (-)
주말수익: $3,907,411 (-33.3%)
북미누적: $14,778,035
전세계누적: $14,778,035
제작비: N/A
상영기간: 2주 (9일)
<아메리칸 언더독>이 한 계단 상승한 4위를 차지했다. 슈퍼마켓 알바에서 미국 미식축구 NFL MVP가 된 커트 워너의 감동적인 실화를 그린 작품으로, <아이 스틸 빌리브> <아이 캔 온리 이매진> 등을 연출한 앤드류 어윈이 메가폰을 잡았고 <샤잠!>의 재커리 레비가 주인공 커트 워너로 출연해 뜨거운 감동을 선사한다. 영화는 전주대비 33.3%의 드롭률로 주말동안 39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북미누적은 1477만 달러다.
5위
매트릭스: 리저렉션
(The Matrix Resurrections)
(▼2)
로튼토마토: 평단 64% / 관객 63%
메타스코어: 63
상영관 수: 3,552 (-1)
주말수익: $3,827,445 (-64.4%)
북미누적: $30,911,026
전세계누적: $105,511,026
제작비: $190,000,000
상영기간: 2주 (12일)
<매트릭스: 리저렉션>이 두 계단 하락해 5위를 기록했다. 1999년에 개봉해 SF 영화의 한 획을 그은 <매트릭스> 시리즈의 네 번째 이야기로, 인류를 위해 다시 깨어난 네오가 더 진보된 가상현실에서 기계들과의 새로운 전쟁을 담았다. <매트릭스: 리저렉션>은 전주대비 64.4%의 높은 드롭률로 382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북미누적은 3091만 달러, 전세계누적은 1억 달러를 돌파했다. 다만 2억 달러에 육박하는 제작비에 비춰볼 때 아직 갈 길이 멀다. 한편 라나 워쇼스키 감독이 <매트릭스>를 부활시킨 이유가 눈길을 끈다. <센스 8> 이후 부모님을 여윈 라나 워쇼스키 감독은 자신의 슬픔을 달랠 거리를 찾다가 <매트릭스> 후속작에 대한 이야기를 떠올렸다고 한다. “<매트릭스> 세계관에 있는 사랑과 인류의 이야기에는 삶의 의미가 있다”라며 4편을 제작한 이유를 밝혔다.
6위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West Side Story)
(-)
로튼토마토: 평단 92% / 관객 94%
메타스코어: 85
상영관 수: 2,810 (-)
주말수익: $2,165,827 (-23.9%)
북미누적: $29,636,436
전세계누적: $52,721,734
제작비: $100,000,000
상영기간: 4주 (24일)
뮤지컬 영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가 전주와 마찬가지로 6위를 지켰다. 환경과 운명에 벗어나 자신만의 세상을 꿈꾸는 마리아와 토니의 사랑을 그린 작품으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첫 뮤지컬 연출작이다. 작품은 전주대비 23.9%의 드롭률로 주말동안 216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북미누적 2963만 달러를 기록했다. 전세계누적은 5272만 달러의 수익을 올리고 있는 중이다. 이 작품으로 할리우드에 데뷔한 레이첼 지글러의 캐스팅 비하인드가 화제다. 학창시절부터 뮤지컬을 해왔던 레이첼은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오디션에서 단 두 곡의 열창으로 스필버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결국 30000 :1의 경쟁률을 물리치고 주인공 마리아 역을 따냈다.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에서의 열연으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레이첼은 이후 <샤잠!: 퓨리 오브 갓>과 디즈니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 실사화에 출연할 예정이다.
7위
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
(Ghostbusters: Afterlife)
(▲4)
로튼토마토: 평단 63% / 관객 95%
메타스코어: 45
상영관 수: 1,645 (-83)
주말수익: $1,476,591 (+21.3%)
북미누적: $123,420,032
전세계누적: $184,720,032
제작비: $75,000,000
상영기간: 7주 (45일)
톱10에서 아웃되었던 <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가 지난주 11위에서 네 계단 상승하며 다시 차트에 진입했다. 전주대비 21.3% 늘어난 수익률로 주말동안 147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북미누적 1억 2342만 달러를 기록했다. 전세계누적은 1억 8472만 달러다.
8위
리코리쉬 피자
(Licorice Pizza)
(-)
로튼토마토: 평단 92% / 관객 77%
메타스코어: 90
상영관 수: 786 (-)
주말수익: $1,295,116 (-32.3%)
북미누적: $6,382,891
전세계누적: $6,428,835
제작비: $40,000,000
상영기간: 6주 (38일)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의 신작 <리코리쉬 피자>가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8위 자리를 지켰다. 70년대를 배경으로 배우를 꿈꾸는 고등학생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애러너 헤임과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의 아들 쿠퍼 호프만이 주연을 맡았다. 이 외에도 브래들리 쿠퍼, 숀 펜 등이 출연해 이야기의 재미를 더한다. <리코리쉬 피자>는 전주대비 32.3%의 드롭률로 주말동안 129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북미누적 638만 달러를 기록했다. 폴 토마스 앤더슨의 신작답게 작품은 연말 시상식에서 늘 언급되며 오스카를 향해 열심히 달려가고 있는 중이다. 이미 79회 골든글로브 최우수작품상(영화-뮤지컬 코미디)과 감독상 후보에 올랐고, 크리틱스 초이스에서도 작품상, 감독상 등 다수 부문에 노미네이트되었다. 이 외에도 북미 지역 내 다수의 비평가 협회 시상식에서 크고 작은 상들을 타거나 후보에 오르고 있다.
9위
어 저널 포 조던
(A Journal for Jordan)
(▼2)
로튼토마토: 평단 46% / 관객 95%
메타스코어: 44
상영관 수: 2,500 (-)
주말수익: $1,211,089 (-45%)
북미누적: $4,778,805
전세계누적: $4,778,805
제작비: $25,000,000
상영기간: 2주 (9일)
<어 저널 포 조던>이 지난주보다 두 계단 하락한 9위를 차지했다. 미국의 유명 저널리스트인 다나 케네디가 적은 회고록을 바탕으로, 이라크에 파병된 찰스 먼로 킹이 그의 약혼자인 다나와 아이를 향한 사랑과 마음을 담은 일기를 스크린에 옮긴 작품이다. 할리우드의 대표 배우 덴젤 워싱턴이 메가폰을 잡았고, <록산느 록산느>의 샹떼 아담스와 <블랙 팬서>의 마이클 B. 조던이 출연한다. 작품은 전주대비 45%의 드롭률로 121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북미누적 477만 달러를 기록 중이다.
10위
엔칸토: 마법의 세계
(Encanto)
(▼1)
로튼토마토: 평단 90% / 관객 94%
메타스코어: 75
상영관 수: 2,800 (-)
주말수익: $1,050,000 (-42.1%)
북미누적: $91,318,387
전세계누적: $206,346,390
제작비: $120,000,000~150,000,000
상영기간: 6주 (40일)
디즈니 애니메이션 <엔칸토: 마법의 세계> (이하 ‘엔칸토’)가 10위를 기록하며 차트 아웃을 준비 중이다. 전주대비 42.1%의 드롭률로 주말동안 105만 달러를 벌었다. 북미누적 9131만 달러, 전세계누적 2억 634만 달러를 기록했다. 2021년에 개봉한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중 유일하게 월드와이드 2억 달러를 돌파했다.
에그테일 에디터 홍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