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주 동안,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는 텐트폴 영화를 어떻게 개봉할지 고민에 휩싸였을 것이다. <테넷>이 전 세계 극장가에서 꾸준히 돈을 벌고 있지만 스튜디오가 만족할 만큼은 아니다. 그 사이 디즈니+에 공개된 <뮬란>은 3000만 달러 이상 수익을 올렸고 앱 다운로드 수를 68%까지 끌어올렸다는 분석이 나왔다. 스트리밍 서비스가 아닌 극장 개봉을 택했다면,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지기 전까진 영화가 얼마나 빠른 시간 안에 원하는 수익을 올릴 수 있을지 예측이 어렵다. 모든 게 불확실한 상황에서 그나마 좋은 시기를 고르려면 공개 연기가 불가피하다. <원더 우먼 1984>, <블랙 위도우>, <듄>은 더 오래 기다릴 수도 있다는 뜻이다.
시상식 시즌? 아무 의미 없다
– 브래들리 쿠퍼
브래들리 쿠퍼는 지금까지 8번이나 아카데미상 후보에 지명됐다. 배우로 4번, 제작자로 3번, <스타 이즈 본> 각색으로 각색상 후보에 올랐다. 여러 번 시상식 시즌을 치른 그의 결론은 하나다. “정말 의미 없어요.” 쿠퍼는 최근 <스타 이즈 본>에서 함께 일한 앤서니 라모스를 인터뷰하며 이렇게 말했다. 라모스는 “영화는 200여 명이 함께 만든 팀워크의 결과인데, 상은 영화가 잘 된 걸 개인의 공으로 돌린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쿠퍼는 “시상식 시즌은 극한의 정신력 테스트다. 상을 받으려 일한 건 아닌데, 그 기간에는 ‘초대받아서 영광이에요’란 말을 달고 다녀야 한다. 내 자존심, 허영, 불안을 모두 마주할 수 있어서 흥미롭지만 아무 의미가 없는 시간이다.” 쿠퍼는 <스타 이즈 본>으로 감독상 후보에 오르지 못했을 때 “내가 일을 잘 못한 것 같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지금은 그 발언을 부끄러워하면서 “후보 지명이 내가 일을 잘했음을 증명하진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반지의 제왕> 다시 안 한다
– 휴고 위빙
휴고 위빙은 <매트릭스>, <반지의 제왕>,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 등 전 세계에서 사랑받은 프랜차이즈 영화에 출연했다. 그는 <어벤져스> 3, 4에 출연할 기회가 있었지만, 협상이 잘 되지 않아 불발되었다. <매트릭스>는 4편 촬영 중이고, <반지의 제왕>은 아마존에서 TV 시리즈로 제작되는데, 아쉽게도 위빙은 둘 다 참여하지 않는다. 만약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는 어떤 작품을 택할까? 그는 “<반지의 제왕>은 절대 안 한다”라며 드라마 출연 가능성은 없다고 확신했다. “뉴질랜드에서 좋은 사람들과 함께 보낸 시간들은 정말 즐거웠지만, 사실 우리 모두 할 만큼 한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대신 <매트릭스>는 스케줄이 맞았다면 출연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위빙은 요즘 모국 호주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텐트폴 영화에 출연을 아주 안 한다는 건 아니지만, 지금은 이곳에서 흥미로운 프로젝트를 찾는 데 집중하고 있다”라고 근황을 전했다.
레이가 오비완 케노비의 후손이란 설정이 있었다
– 데이지 리들리
<스타 워즈> 시퀄 3부작은 레이(데이지 리들리)가 포스와 제다이 정신을 배우는 과정과 자신의 핏줄을 찾는 여정이 함께 그려졌다.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에서 마침내 출생의 비밀이 밝혀졌는데, 이에 수긍한다는 반응도 있지만, 전작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에 나온 내용과 배치된다는 비판도 많았다. 데이지 리들리에 따르면 그 내용은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전까진 확실하게 정해지진 않았다. 리들리는 “처음엔 오비완 케노비의 후손이라는 아이디어도 잠깐 거론되었다. 그러다 레이가 누구의 핏줄도 아니라는 설정이 나왔다. 그리고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프리 프로덕션 과정에서 J.J. 에이브럼스가 팰퍼틴의 손녀라고 말해줬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J.J. 에이브럼스도 각본을 쓰면서 이 설정을 완벽하게 확신하긴 어려웠던 듯하다. 리들리는 “2주 뒤 J.J. 에이브럼스가 ‘잘 모르겠어’라고 말했다. 계속 바뀌었다. 그래서 촬영하면서도 어떤 답이 나올지 확신할 수 없었다”라고 덧붙였다.
<블레이드 러너 2049>와 <듄>을 연출하는 마음가짐은 다르다
– 드니 빌뇌브
<듄>은 드니 빌뇌브 감독이 10대 때부터 만들길 원했던 작품이다. 그는 <컨택트>, <블레이드 러너 2049>로 대규모 SF영화를 만드는 경험은 충분히 쌓았지만, <듄>은 오랜 꿈을 실현하는 기회였기에 신나면서도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영화의 첫 예고편을 공개하면서 가진 인터뷰에서, 빌뇌브는 최근 SF 대작 2편을 연출하면서 느낀 부담감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블레이드 러너 2049>는 거장의 명작에 존중을 표하는, 사랑하는 마음에서 우러나온 행위다. <듄>은 다르다. 꿈을 정말 크게 꿨던 어릴 적 나를 만족시켜야 한다. 그때 나의 비전과 완벽하게 부합하게 만드는 게 가장 큰 도전이었다.” 그만큼 공을 들였기 때문일까? <듄>의 첫 예고편은 기대 이상의 비주얼과 분위기를 보여주며 관객들의 기대를 높이고 있다. 영화는 12월 개봉이지만, 코로나19로 연기될 수 있다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에그테일 에디터 혜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