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년의 기다림>은 세상 모든 이야기에 통달한 서사학자 알리테아가 우연히 소원을 이뤄주는 정령 지니를 깨워내며 펼쳐지는 독특한 판타지 드라마로 한창 극장에서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작은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로 글로벌 흥행과 평단의 극찬을 동시에 이끈 조지 밀러 감독과 세계적인 배우 틸다 스윈튼, 이드리스 엘바의 만남으로도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작가 A. S. 바이어트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흥미로운 스토리와 압도적인 영상미가 압권이다.
조지 밀러 감독은 <3000년의 기다림>을 통해 봉준호, 웨스 앤더슨, 루카 구아다니노, 짐 자무쉬 등 세계적인 감독들과 호흡을 맞춰 온 틸다 스윈튼과 함께하게 된 소감에 대해 “‘틸다와 작업한 감독 클럽’에 나도 합류할 수 있어 행운이다. 왜 대단한 감독들이 그를 계속 찾는지 알 것 같다. 틸다는 아주 특별하고 대단한 배우다”라고 밝혔다.
틸다 스윈튼 역시 조지 밀러 감독과의 협업에 대해 “놀라운 정도로 참신하고 유연하다고 느꼈다”라며 극찬을 보냈다. “작업할 때 스토리보드와 숏 리스트를 사용하는데 종이가 바랠 정도로 오래 바라보며, 심사숙고해서 잘 짜인 틀을 만들어온다. 그런데 막상 촬영 때 ‘이렇게 해보는 건 어때요?’라고 의견을 내면 흔쾌히 해보라고 한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감독님이 원하는 그림이 나온다.” 이렇듯 틸다 스윈튼은 조지 밀러 감독의 작업 방식에 대한 존경을 표했다.
이어 “다른 감독과도 비슷한 경험을 했는데, 바로 한국의 봉준호 감독이다”라는 말을 덧붙였다. 그는 “봉준호 감독도 스토리보드를 사용하고 편집자를 옆에 앉혀 놓고 작업한다. 그런 점에서 조지 밀러 감독도 비슷하다. 잘 짜인 틀을 제시하지만 재량껏 연기해도 된다”라며 두 거장과 작업을 하며 느낀 공통점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3000년의 기다림>은 음악도 관객을 사로잡는다. 전작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에서 완벽한 호흡을 보여준 바 있는 조지 밀러 감독과 톰 홀켄버그 음악감독은 <3000년의 기다림>으로 다시 한번 만나 3000년의 시간과 광활한 공간을 넘나드는 신비로운 이야기에 걸맞은 웅장한 음악을 탄생시켰다. 이들은 <3000년의 기다림>에 세상의 신비와 재앙을 연상시키는, 마법 같은 감정이 자극되는 음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거의 1년에 걸쳐 멜로디 작업을 진행했다.
톰 홀켄보그 음악감독은 “사랑을 중심으로 한 주제곡을 만들어야 했다. 마치 언제나 여기 있었고 영원할 것 같은 멜로디처럼 들려야 한다”라며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곡을 탄생시키기 위해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 설명했다.
조지 밀러 감독과 톰 홀켄버그 음악 감독은 서로에 대해 “톰 홀켄버그 감독과는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로 같이 일하는 영광을 누렸다. 그는 음악을 매우 포괄적으로 이해한다”, “감독님과 일하면 사고가 열리게 된다. 작업 과정이 역동적이고 끊임없이 새로운 걸 만들도록 자신을 밀어붙인다”라며 존경을 표했다. 틸다 스윈튼과 이드리스 엘바 역시 각각 “그의 음악은 놀라운 정도로 참신하다”, “어디서 감정을 끌어올리고 내려야 하는지, 어디서 소리를 줄이고 키워야 하는지 안다”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음향을 풍성하게 채우기 위해서도 많은 공을 들였는데 고대 목관악기 두둑을 활용하는 등 새로운 시도를 선보였고, 그 결과 신화적인 스토리에 어우러지는 웅장한 사운드의 오리지널 스코어가 탄생했다. 특히, 이 오리지널 스코어는 솔로몬 왕이 시바 여왕을 위해 연주하는 중요한 순간에 처음으로 흘러나오는데, 톰 홀켄보그 감독이 이 시점 이전에 관객들이 먼저 멜로디를 들어서는 안된다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영화의 후반부로 가면서 같은 멜로디가 현대적인 악기로 연주되기도 하는데 이는 <3000년의 기다림>의 특별한 관전 포인트로 주목받고 있다. 또한, 세계적인 성악가 안드레아 보첼리의 아들 마테오 보첼리의 참여 역시 주목받고 있다. 마테오 보첼리는 <3000년의 기다림>에서 지니가 들려주는 두 번째 이야기에 등장하는 무스타파 왕자 역을 맡아 처음으로 연기해 도전했을 뿐만 아니라 아니라 영화의 주제가 ‘Cautionary Tale’의 보컬리스트로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1만 명 이상의 여성을 지켜낸 실화, 세상을 바꾼 위대한 공조 <콜 제인>
1960년대 약 1만 2천여 명의 여성을 지켜낸 ‘제인스’의 놀라운 실화를 영화화한 <콜 제인>이 오는 3월 개봉을 확정 지었다.
<콜 제인>은 임신으로 목숨을 잃을 뻔한 ‘조이’가 우련히 ‘제인스’를 만나 세상을 바꾼 변화의 불씨가 되어가는 여정을 그린다. 사실상 합법적인 임신중단이 불가능했던 1960년대 시카고가 배경이다. 원치 않는 임신으로 고통받거나 건강상의 이유로 임신을 유지할 수 없었던 12,000명의 여성을 도운 실존 단체 제인스의 실화를 모티브로 탄생한 작품이다.
여성의 이야기를 그린 <캐롤>의 전 세계적인 열풍을 이끈 각본가로 아카데미 각색상 후보에 오른 필리스 나지 감독이 작품의 메가폰을 잡아 다시 한번 새로운 이야기를 성공적으로 그려냈다. 만만치 않은 실화의 연출을 맡은 필리스 나지 감독은 세상을 바꾼 여성들의 위대한 공조를 한 편의 케이퍼 무비를 연상케 하는 감각적인 연출로 그려내며 제인스의 실화를 흥미롭게 조명한다.
<헝거게임> 시리즈로 유명한 배우 겸 감독 엘리자베스 뱅크스가 임신으로 목숨을 잃을 뻔한 위기 속에 제인스를 만나 주체적인 캐릭터로 거듭나는 조이를 연기한다. 제인스의 카리스마 리더 ‘버지니아’ 역에는 <아바타> 시리즈의 레전드 명배우 시고니 위버가 맡았다.
“타이타닉 재미없을 듯” 디카프리오가 땅을 치고 후회할 뻔한 <타이타닉> 캐스팅 비하인드
전 세계를 사로잡은 불후의 명작 <타이타닉>이 <타이타닉: 25주년>으로 2월 초 극장 개봉을 확정한 가운데, 영화가 세운 역대급 성공 신화가 공개되며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타이타닉>은 1997년 개봉 당시 글로벌 흥행 수익 18억 4,347만 달러를 기록하며 글로벌 역대 박스오피스 1위에 등극한 작품이다. 이 기록은 기존에 1위를 기록하고 있던 <쥬라기 공원>의 9억 7,816만 달러를 훌쩍 뛰어넘으며 말 그대로 흥행 신화를 새로 써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그런데 정작 주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처음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타이타닉> 주연을 제안할 때 거절했다고. 최근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디카프리오는 처음에는 대본을 보더니 ‘지겨울 것 같다’라고 반응했다는 사실을 깜짝 공개했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디카프리오를 꼭 캐스팅 하고 싶어서 설득에 엄청난 공을 들여야 했다. 결국 그런 감독의 정성에 디카프리오도 출연을 결심했고 <타이타닉>의 성공으로 명실상부 할리우드 대표 배우로 떠올랐다.
이후 수많은 작품이 <타이타닉>의 아성에 도전했으나 12년간 1위 자리를 유지한 것은 물론, 개봉 이후 25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여전히 역대 글로벌 흥행 순위 3위, 로맨스 영화 중에는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등 현재까지 그 명성이 이어지고 있는 중이다.
<타이타닉>은 대중을 사로잡은 데 이어 예술성과 작품성까지 인정받으며 뜨거운 반향을 일으켰다. 개봉 당시 평단의 뜨거운 호평을 이끌어낸 <타이타닉>은 1998년 개최된 제70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전체 17개 부문 중 14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는 것은 물론, 작품상과 감독상을 비롯한 11개 부문에서 수상하는 쾌거를 이뤄내며 역대 최다 수상작 자리에 오르는 등 영화사를 새로이 썼다.
씨네플레이 / 허프포스트코리아 안정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