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퍼 키드 커디가 넷플릭스와 손을 잡고 색다른 비주얼과 강렬한 사랑 이야기를 담은 애니메이션을 탄생시켰다.
세계적인 힙합 아티스트이자 넷플릭스 영화 <돈 룩 업>을 비롯해 배우로서도 맹활약 중인 스콧 메스커디(키드 커디)가 크리에이터이자 자바리 역의 목소리 연기를 맡았다. 여기에 티모시 샬라메, 제시카 윌리엄스, 타이 달라 사인, 버네사 허진스, 로라 해리어, 맥컬리 컬킨 등 스타들이 대거 참여했다.
대체 무슨 애니메이션이기에 이렇게 많은 스타가 출연했을까? 평소 래퍼 키드 커디는 평판 좋은 할리우드 스타 및 성공한 뮤지션로 유명하다. 그중 티모시 샬라메와 래퍼 키드 커디는 할리우드 절친이다. 두 사람은 티모시가 17세 때 처음 만났다. 17세이던 티모시 샬라메는 평소 팬이었던 래퍼 키드 커디의 공연장을 찾았고, 그 자리에 함께 음악을 듣고 시간을 보내며 친해졌다.
당시 티모시는 연기 커리어에 고민이 많았다. 그는 믿음직한 인생 선배, 래퍼 키드 커디에게 고민을 털어놓았고 키드 커디는 그에게 의미 있는 조언을 하며 배우를 전업으로 하라고 말해줬다.
티모시 샬라메는 2019년 미국 NBC 방송’더투나잇쇼’에 출연해 “키드 커디가 아니었다면 현재 배우로 활동하고 있지 못했을 거다. 내게 영감을 주는 좋은 사람이다”라며 우정을 과시했다. 키드 커디는 유튜브 영상을 통해 그저 “형(빅브라더)으로서 동생에게 조언을 준 것일 뿐이다”라며 항상 동생들을 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두 사람은 종종 소셜미디어를 통해 함께 시간을 보내는 사진을 공개하곤 했다. 심지어 2021년 새해에도 만날 만큼 절친이다.
두 사람은 함께 여러 작품에 출연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제니퍼 로렌스 주연 넷플릭스 영화 <돈룩업>, 래퍼 키드 커디가 제작한 2021년 다큐멘터리 <어 맨 네임드 스콧>에 함께 출연했으며 이번 <엔터갤럭틱>에도 자연스럽게 함께 했다. <엔터갤럭틱>에서 티모시 샬라메는 자바리의 절친인 지미 역을 맡아 목소리로 열연을 펼쳤다. 그는 자바리에게 수시로 조언을 해주는 캐릭터다.
키드 커디는 “티모시 샬라메는 대본을 읽지도 않고 ‘당연히 하겠다’라고 말하더라. 그때는 제대로 된 비즈니스 계약이 체결되기 전이었다”고 버즈피드와 인터뷰하며 말했다.
하지만 키드 커디도 티모시 샬라메가 진짜 출연할지는 미지수였다고 덧붙였다. 요즘 티모시 샬라메는 할리우드에서 가장 잘나가는 배우가 아닌가. “어쩌면 내 앞이라서 그냥 하는 말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티모시 샬라메는 약속을 지키는 남자였다. 제작이 결정된 후 티모시는 가장 먼저 <엔터갤럭틱>에 출연하기로 공식 도장을 찍었다.
키드 커디는 “물론 우리가 친하기에 티모시가 출연을 쉽게 결정을 했을 거다. 하지만 우정을 떠나 티모시는 작품이 별로면 출연하지 않았을 거다. 그래서 더 멋진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꼈다. 티모시 샬라메 정도의 배우가 기꺼이 출연할 수 있을 정도의 수준 높은 작품을 만들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런 키드 커디의 노력 덕분일까? 그에 따르면 실제로 대본을 읽은 티모시 샬라메는 “나 이 대본이랑 잘 수도 있어. 최고다”라며 극찬했다. 그 말을 듣고서야 키드 커디는 안심할 수 있었다고.
<엔터갤럭틱>은 꿈에 그리던 뉴욕 맨해튼 아파트로 이사한 아티스트 자바리가 이웃 여자 메도우에게 빠지면서 성공과 사랑 사이의 줄다리기를 하는 이야기다. 도시에서 더 큰 성공을 이뤄낼 거라고 다짐하던 자바리는 우연히 옆집에 사는 포토그래퍼 메도우를 만난다.
둘은 서로에게 강한 끌림을 느끼지만 이 도시에서 사랑은 쉽지 않다. 거듭된 반전과 굴곡 속에서 두 사람은 진정한 사랑을 이뤄낼 수 있을까. 화려한 뉴욕을 배경으로 오감을 자극하는 아트, 음악, 패션의 앙상블을 자랑하는 <엔터갤럭틱>은 9월 30일부터 넷플릭스에서 독점 공개하고 있다.
찬란하면서도 쓸쓸한 두 소년의 우정과 사랑, 성장통 <클로즈>
제75회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 수상작이자 2023년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벨기에 출품작인 루카스 돈트 감독의 <클로즈>는 13살 소년들의 우정과 사랑, 그리고 성장통을 섬세하게 포착한 작품이다. BBC에 따르면 <클로즈>는 단순히 ‘게이인가 아닌가’라는 질문을 뛰어넘어 섬세한 시각으로 누구나 청소년기에 성장하면서 한 번쯤은 반드시 경험하는 성장통을 다룬다.
루카스 돈트 감독은 깊은 공감을 자아내는 특유의 스토리텔링으로 차세대 ‘자비에 돌란’이라고 불리며 주목받고 있다. 그는 장편 데뷔작인 <걸>로 칸 영화제에서 신인 감독에게 주어지는 최고의 상인 황금카메라상을 수상했으며 세계 여러 영화제에 초청받고 있다.
<클로즈>는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이어 2022년 프라이드영화제에서도 초청받으며 국내 관객과 만난 준비를 하고 있다. 특히 2022년 프라이드영화제의 폐막작으로 선정됐다. <클로즈>는 그 누구도 서로를 대체할 수 없을 만큼 절친한 13살 소년 레오와 래미가 또래 친구들의 차가운 시선에 의해 멀어지게 되는 과정을 담았다. 사춘기를 겪는 예민한 소년들의 성장통과 우정, 청소년기의 혼란과 갈등을 찬란하면서도 쓸쓸하게 담았다.
<클로즈>는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이기도 하다. 루카스 돈트 감독은 십대 시절 자신을 멋대로 정의하려는 주변의 시선 때문에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 적이 있다며 그런 경험을 이번 영화에 담았다고 말했다.
씨네플레이 안정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