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에 ‘한국 엄마’를 다룬 K-공포가 등장했다. 바로 산드라 오 주연의 K-샤머니즘 스릴러 <엄마(UMMA)>가 북미에서 개봉한 것이다. 산드라 오와 피벨 스튜어트가 모녀로 등장한다. 제목도 한국 ‘엄마’를 그대로 알파벳으로 옮겼다. 한국 고유의 정서인 ‘한’을 강압적인 모녀 관계에 접목시켜 북미 관객에게 색다른 공포를 선사한다. 공포 스릴러 장르의 거장 샘 레이미가 제작에 참여했다.
미국의 한 외딴 농장에서 딸 크리스(피벨 스튜어트)와 단둘이 평화롭게 살아오던 아만다(산드라 오)에게 한국에서 숨진 그의 친모의 유골이 도착한다. 그때부터 정체불명의 현상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최근 산드라 오는 픽사의 애니메이션 <메이의 새빨간 비밀>에서도 엄마 역을 맡아 목소리 연기를 펼쳤다. 물론 <엄마>는 한국 엄마를 다루고 <메이의 새빨간 비밀>은 중국 엄마를 다룬다. 그럼에도 산드라 오는 두 엄마가 ‘아시아인’으로 공통점이 있다고 밝혔다. 산드라 오는 로스앤젤레스타임과 인터뷰하며 이와 같은 사실을 밝혔다. “두 영화 모두 아시아계 미국인 사회에 존재하는 매우 복잡한 엄마와 자식 간의 기대감과 충성심을 탐구한다. 아시아계 미국인인 자녀들은 아시아인인 엄마를 존중해야 한다. 특히 딸들은 부모님을 기쁘게 하길 바라면서도 또한 자유를 갈망하며 고군분투한다. 두 영화에서 내가 맡은 엄마 역은 배경은 다르지만 딸을 안전하게 이끌기 위해 노력한다. 관객의 눈에 화면에 비친 영화 속 ‘엄마’의 모습은 두 영화에서 모두 고압적으로 보일 수 있다. 사실은 그저 딸을 보호하려고 하는 것뿐이다.”
“일반적으로 아시아계 엄마는 딸을 너무나 사랑하지만 동시에 너무나 많은 기대감과 의무를 부여하곤 한다. 아시아계 부모와 살 때 자녀로서 부모에게 ‘싫다’ 등의 거절을 하는 건 너무나 힘든 일이다. 또 부모를 실망시키는 건 절대 해서는 안 된다는 압박이 있다. 아시아계가 아니면 알기 힘든 그런 문화가 존재한다. 그렇게 두 영화는 엄마와 딸 사이의 사랑과 ‘집착으로까지 보일 수 있는 보호’ 그리고 독립이라는 쉽지 않은 주제를 다룬다. 이러한 복잡한 관계는 문화적으로 형성된 것이기에 쉽게 벗어날 수 없다.” 산드라 오의 말이다. 다행히도 산드라 오가 두 영화에서 맡은 ‘엄마’들은 딸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이나 환상을 버리고 현실과 타협하는 법을 배운다. 모녀의 관계 개선이 가능하다는 희망을 보여주는 셈이다.
할리우드가 이런 아시아계 미국인의 어려움을 영화로 풀어내고 있다는 것은 새로운 시도로 고무적이다. 스크린랜트에 따르면 두 영화 모두 세상의 ‘엄마’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있다. “당신이 딸을 사랑하는 만큼 딸의 인생을 존중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라. 꼭 그렇지 않을 때 문제가 생긴다.” <메이의 새빨간 비밀>은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시청 가능하고 <엄마(UMMA)>는 다가오는 5월 11일 CGV를 통해 단독 개봉한다.
브룩 쉴즈가 “자식은 나를 책임질 의무가 없다”라며 밝힌 소신
브룩 쉴즈(56)는 아역 시절부터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여러 영화에 출연했다. 때로는 어린 나이에 과도한 노출을 선보인 영화에 출연하며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브룩의 부모님은 그가 생후 5개월 때 이혼했다. 브룩의 어머니 테리 쉴즈는 가난했고 딸이 영화로 번 수입으로 생활을 이어갔다. 딸을 이용한다는 비판도 받았지만 브룩 쉴즈는 항상 ”살아남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라고 어머니를 변호했다. 브룩은 ”엄마는 내게 모든 걸 의지했다. 엄마의 세상은 나를 중심으로 돌아갔다. 나는 엄마의 생계를 책임졌다. 내가 없으면 엄마는 살 수 없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 두 딸의 엄마인 브룩은 ”나는 엄마처럼 살지 않겠다. 내 딸들에게 확실히 이 말을 전하고 싶다. 나는 온전히 나 자신이며, 딸들은 나를 책임지지 않아도 된다”라고 덧붙였다. 브룩은 그의 친모의 육아 방식과 자신의 육아 방식에 확실한 선을 그은 것이다.
″엄마와 나는 서로를 진심으로 사랑했지만, 건강한 방식은 아니었다. 엄마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나는 일을 하고 책임을 져야 했다. 우리 두 사람 모두 독립할 수 없었다. 내 딸들에게는 절대 그런 책임을 지게 하지 않도록 노력했다.” 브룩 쉴즈는 1997년 테니스 선수 안드레 아가시와 결혼하면서 비로소 친모로부터 독립할 수 있었다. 브룩은 1999년 아가시와 이혼했다 이후 2001년 시나리오 작가이자 프로듀서인 크리스 헨치와 결혼해 딸 로완(18)과 그리어(16)를 낳았다. 브룩의 어머니 테리 쉴즈는 2012년 알코올 중독으로 숨졌다. 브룩의 첫째 딸 로완은 현재 대학생으로 집을 떠나 공부 중이다. 브룩은 ”로완이 집에 없는 건 슬프지만 대학 생활을 즐기는 모습을 보는 게 너무 좋다. 이제 막 성장하고 있는 게 보인다. 로완은 자신의 인생을 즐기고 있고, 나는 그 아이의 성장을 돕는 데 최선을 다했다. 이제 그가 원하는 길을 갈 수 있도록 그 길에서 물러날 때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와 별개로 딸이 항상 보고 싶고 같이 살고 싶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샬롯>, 현실적인 엄마인 키이라 나이틀리가 두 딸에게 바라는 것
최근 애니메이션 <샬롯>에 목소리로 출연한 키이라 나이틀리가 두 딸에게 물려주고 싶은 걸 밝혔다. <샬롯>은 제2차 세계대전 전야에 베를린에서 성년이 된 젊은 독일계 유대인 여성 화가 샬롯 살로몬의 실화를 그린 애니메이션이다. 캐나다, 프랑스, 벨기에 합작으로 만들어졌다. 키이라 나이틀리는 피플과 새 영화에 대해 인터뷰하며 딸 에디(6)와 델리아(2)에게 본인이 소유한 명품 샤넬 옷을 물려주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나이틀리는 “샤넬과 오랫동안 함께 일했다. 운 좋게 멋진 샤넬의 제품을 소유하고 있고 딸들에게 물려줘도 좋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나이틀리는 두 딸이 성장한 모습을 가끔 상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나이틀리는 현실적인 엄마로서의 면모도 보여줬다. “딸들은 조금만 성장해도 아마 절대 내 메이크업 조언을 듣지 않을 거다. 십대가 되면 딸들이 내 말을 듣지 않아도 괜찮다. 나는 메이크업을 많이 안 하는 걸 선호하지만 딸들이 얼굴에 펑크 메이크업을 해도 좋다. 그게 성장하는 과정이고 십대 때는 그런 걸 해도 좋다고 믿는다. 뭘 해도 자신만의 스타일을 가졌으면 좋겠다.” 나이틀리는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이외에도 나이틀리는 소셜미디어를 하지 않겠다는 소신을 계속 지키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언젠가는 딸들이 소셜미디어를 할 수도 있겠지만 난 절대 안 할 거다. 소셜미디어를 하는 친구들을 봤는데 오히려 우울해했다. 사람들은 현생보다 소셜미디어에서는 더 멋진 인생을 사는 것처럼 보일려고 노력한다. 생각만 해도 지친다”라고 설명했다.
씨네플레이 안정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