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질 결심>의 박찬욱 감독은 현재 HBO맥스 시리즈 <동조자>를 촬영 중이다.
최근 미국 엔터테인먼트 매체 더할리우드리포터와 인터뷰하며 <동조자>의 주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를 극찬했다. <동조자>는 에비엣 타인 응우옌 교수가 집필한 동명의 원작을 바탕으로 제작된다. 베트남전에서 프랑스와 베트남의 이중 첩자로 살아가다가 전쟁 후 미국으로 망명하는 한 남성의 삶을 그린다.
박찬욱 감독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세트장 전체를 정말 밝게 해주고, 그곳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성격이다. 모든 단역을 포함한 모든 배우와 제작진을 기억한다. 그들 모두에게 정말 친절하고 응원을 해준다. 모든 사람에게 힘을 주고 있다”고 칭찬했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매번 촬영 중 재치 있는 즉흥 연기와 애드립을 선보인다고 덧붙였다. 박찬욱 감독은 “편집할 때 뭘 덜어내야 할지 고민이 된다”라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애드립은 캐릭터를 진정으로 이해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놀랍도록 재치가 넘친다”라고 행복한 고민을 전했다.
<동조자>는 한 편의 영화는 아니지만 박찬욱 감독은 “에피소드들이 연속적이고 하나의 긴 이야기를 만들어 낼 것이다. 매우 긴 영화 같은 느낌을 주는 시리즈일 것이다”라고 전했다. “기존의 영화를 만들 때는 상영 시간을 고려해 항상 어떤 장면을 편집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 긴 호흡의 시리즈에서는 좀 더 여러 장면을 넣을 수 있어서 좋다.”
은퇴한 복서의 열정이 다시 살아난 은밀한 계기 <타이거>
영화 <타이거>는 남미 복싱대회 챔피언이자 일명 ‘타이거’라 불리던 복서 ‘라몬’이 은퇴를 결심하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어느 날 체육관에 나타난 매혹적인 여성 ‘데보라’는 은퇴를 생각했던 라몬의 마음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는다. 가족과의 편안하고 안정된 삶을 계획했던 라몬은 데보라의 선을 넘는 도발에 다시 복서로서 성공하고 싶다는 강력한 욕망을 느끼며 둘 사이는 깊은 관계로 변해간다.
주인공 라몬 역의 배우 ‘레오나르도 스바라글리아’는 아르헨티나의 명품 배우로 다양한 장르를 오가며 두터운 팬층을 갖고 있다. 데보라 역의 배우 ‘에바 데 도미니치’는 모델 출신 배우로 당돌하면서 팜므파탈 여성 복서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해 냈다.
남미 복싱대회 챔피언으로 타이거라 불리는 복서 라몬은 복싱을 그만두고 가족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려고 한다. 하지만 어느 날 체육관에 나타난 당돌하고 매혹적인 데보라는 은퇴를 생각했던 라몬의 마음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는다. 신입 복서 데보라에게 라몬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강한 끌림을 느낀다. 자신을 쫓아오는 라몬에게 “저 쫓아온 거예요?”라며 당돌하게 묻는 데보라는 은퇴까지 생각했던 라몬을 다시 링 위로 오르게 한다.
재기를 꿈꾸는 라몬은 데보라와 아슬아슬한 관계를 이어가며 그의 복싱 파트너가 되어 준다. 둘만의 공간에서 세상의 눈을 피해 은밀한 시간을 보내던 두 사람의 관계가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과연 라몬은 성공적으로 타이틀을 지켜갈 수 있을지 직접 확인해 보자.
앞서 넷플릭스 서비스 오픈 후 화제를 일으켰던 영화 <타이거>는 새로운 메인 포스터와 메인 예고편을 공개하면서 IPTV 및 홈초이스 등 다양한 디지털 플랫폼에서 지금 만날 수 있다.
<성스러운 거미> 실화와 영화 사이, 알고 보면 더 재미있는 팩트 체크!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 영화상 예비 후보작으로 폭발적인 기대감을 모으고 있는 <성스러운 거미>가 실제 사건과 영화 속 차이점에 대해 이야기하며 눈길을 끈다.
16명의 여성을 살해하며 자신의 범죄를 언론에 직접 제보한 이란 최악의 연쇄살인마인 일명 ‘거미’를 끝까지 추적하는 여성 저널리스트의 이야기를 다룬 실화 스릴러 <성스러운 거미>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영화의 바탕이 된 실제 사건과 영화의 차이점을 살펴보자.
2000년대 초 이란 최대의 종교도시 마슈하드(Mashhad)에서 발생한 연쇄 살인 사건은 피해자들이 모두 자신의 차도르에 의해 머리부터 발끝까지 칭칭 감긴 상태로 유기된 채 발견되어 ‘거미 살인’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이 극악무도한 범죄를 저지른 범인이 체포 당시 39세였던 사이드 하네이로 밝혀지며 당시 이란 사회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세 명의 자녀를 둔 가장이자 이란-이라크전에 참전했던 참전용사이며 이웃들로부터 존경받던 사람이었기에 재판 과정에서도 많은 논란을 낳았다. 영화에서는 주인공 ‘라히미’의 끈질긴 추적과 목숨을 건 수사에 의해 범인의 정체가 밝혀지지만 실제로는 그가 범행 대상으로 삼았던 여성이 가까스로 그의 집에서 탈출한 후 그를 경찰에 신고함으로써 1년간 이어 온 범죄 행각이 막을 내리게 되었다는 점이 다르다.
영화 <경계선>으로 칸 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대상을 수상했던 차세대 거장 알리 아바시가 연출을 맡은 <성스러운 거미>는 살인마 ‘거미’를 소재로 한 세 번째 영화이다. 첫 번째 영화는 2002년 제작된 다큐멘터리 <And Along Came a Spider>로 감독 마지아르 바하리가 사이드 하네이와 그의 아들을 직접 인터뷰하는 영상이 담겨있다.
두 번째 영화는 2020년 제작된 영화 <킬러 스파이더>로 ‘사이드 하네이’ 사건을 소재로 만들어진 극 영화이며 제25회 부산 국제 영화제에도 초청 상영되었다. 알리 아바시 감독의 <성스러운 거미>는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후보로 거론되었을 뿐만 아니라 이란 최초로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마지막으로 주목할 점은 <성스러운 거미>의 주인공 ‘라히미’의 존재다. 여성 저널리스트로서 이란 사회 속 여성에 대한 차별과 편견에 맞서 싸우며 홀로 연쇄 살인마를 추적해나가는 강인한 ‘라히미’ 캐릭터는 감독 알리 아바시가 영화의 메시지를 더욱 선명하고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창조한 허구의 캐릭터이다.
알리 아바시는 2002년 제작된 다큐멘터리 촬영 당시 감독 마지아르 바하리와 함께 사이드 하네이의 인터뷰와 재판 과정에 참여했던 여성 저널리스트로부터 라히미에 대한 영감을 얻었다고 전한다. 또한 “연쇄 살인범에 대한 영화가 아닌, 살인범을 탄생시킨 사회에 대한 영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살인마 ‘거미’ 캐릭터만큼 ‘라히미’의 역할이 무척 중요했다고 덧붙였다.
<성스러운 거미>는 다가오는 2월 개봉한다.
씨네플레이 / 허프포스트코리아 안정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