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올해는 계묘년, 즉 검은 토끼의 해라고 한다. 십이간지 중 잔꾀와 지혜로움, 다산 등을 상징하는 토끼와 인간의 지혜를 가리키는 검은색의 조합이라 2023년, 영리하게 삶을 꾸려나갈 수 있는 해가 되길 많은 이들이 기원하고 있다. 이렇게 행운이 깃든 검은 토끼의 해에 성공의 기운을 이어갈 토끼띠 스타는 누가 있을까. 올해 신작을 공개하거나 이미 공개한 배우들을 소개한다.
99년생
김유정
정변의 아역스타(1) 김유정은 올해 벌써 신작 공개를 앞두고 있다. 동명의 영화를 옮긴 연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가 바로 그 작품이다. 네 살 때 광고 촬영부터 근 20년을 활동한 ‘베테랑 배우’, 하지만 연극은 처음으로 도전한다. 2022년 넷플릭스로 공개한 <20세기 소녀>가 전 세계 시청순위 8위에 오르는 등 연기도, 화제성도 인정받는 이 시점에 ‘연극’이 어떤 지표로 남을지. 이후에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닭강정>에 특별출연으로 얼굴을 비출 예정이다.
김소현
정변의 아역스타(2) 김소현은 현재 드라마 두 편을 차기작으로 준비 중이다. 어느 쪽이 먼저 방영할지는 미정인데 출연을 확정한 순서대로면, 동명의 웹툰을 기반으로 한 <우연일까?>가 먼저다. <우연일까?>는 15살의 친구들이 13년 후, 28살에 우연히 다시 만나는 이야기를 그린다. 김소현과 호흡을 맞출 남자배우는 채종협. 다음 출연작 <소용없어 거짓말>은 거짓말이 들리는 여자와 아무도 결백을 믿어주지 않는 용의자가 함께 진실을 파헤치는 과정을 보여줄 미스터리 로맨틱 코미디. 김소현과 황민현, 서지훈이 출연을 확정했다.
진지희
‘빵꾸똥꾸’에서 ‘유제니’로 인생 캐릭터를 경신한 진지희는 처음으로 도전한 연극 대장정에 몰두하고 있다. 그가 도전한 작품은 <갈매기>. 러시아 회곡계 대가 안톤 체홉의 대표작으로 다양한 캐릭터가 빚는 삶과 예술에 대한 이야기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진지희는 유명작가와 사랑에 빠지는 배우지망생 니나 역을 맡았다. <갈매기> 작품이 배우들의 꿈과 같은 연극인데다 이번 공연은 배우 이순재가 연출을 맡았으니 진지희에게도 다음 행보를 향한 발판이 되지 않을까 싶다. 2월말까지 공연을 마친 후의 계획은 아직 미정이다.
87년생
도상우
<환혼: 빛과 그림자>에서 강렬한 한 방을 남긴 도상우는 2023년 드라마 <오아시스> 출연을 앞두고 있다. <오아시스>는 1980~90년대 세 남녀의 첫 사랑과 청춘을 그리는 드라마로 장동윤, 설인아, 추영우가 출연한다. 도상우는 장동윤이 연기할 이두학의 친구 김형주 역으로 캐스팅됐다. 3월 6일부터 방영하며 총 16부작.
주원
원래 이맘때에 주원의 신작 영화를 봤을 수도 있다. 하지만 2022년 연말 개봉을 앞두고 다른 주연 배우가 음주운전으로 입건되면서 영화 <소방관>의 개봉은 다시 무산됐다. 2023년에 개봉할 수도 있다고는 하는데, 좀 더 지켜봐야 할 듯. 그렇다고 주원이 다시 돌아오기까지 한참 걸리진 않는다. 신작 드라마 <스틸러: 일곱 개의 조선통보>가 2023년 상반기 중 방영할 예정이니까. 주원, 이주우, 조한철, 김재원, 최정화 등이 출연하는 이 드라마는 비밀스러운 문화재 도둑 스컹크와 비공식 문화재 환수팀 카르마가 법의 테두리 밖에서 활약하는 이야기. 주원은 문화재청 특별조사과 소속 공무원 황대명을 연기한다. 주원이 “사실이 아닌 허구지만 의미가 깊은 스토리”라고 말했으니 문화재를 통해 역사와 관련된 이야기를 다루지 않을까. 다만 그렇다고 무거운 드라마는 아니라고도 설명했다.
지창욱
2022년, <안나라수마나라>, <당신이 소원을 말하면>에 출연해 열일한 지창욱은 다음 작품 <최악의 악>으로 2023년에 돌아온다. <최악의 악>은 마약 조직을 소탕하기 위해 조직에 잠입한 수사관이 맞닥뜨릴 위기를 그린다. 지창욱이 잠입수사를 벌이는 경찰 박준모를 맡는다. 그의 아내이자 유능한 경찰 유의정은 임세미가, 박준모가 잠입한 마약 조직의 보스 정기철은 위하준이 캐스팅됐다. 디즈니플러스 독점 콘텐츠로 2023년 하반기 공개 예정.
이민호
2022년 <파친코>를 선보인 이민호는 2023년 <별들에게 물어봐>에 출연한다. 이 드라마는 제목이 가리키듯 우주가 중요한 공간으로 그려질 예정. 우주정거장과 지구의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한다. 이민호는 우주정거장으로 떠나는 산부인과 의사 공룡을 맡았다. 한국계 미국인 우주비행사 이브 킴을 연기할 공효진과 호흡을 맞출 예정. 오정세, 한지은, 김주헌 등이 출연한다. <파스타>, <질투의 화신>을 집필한 서숙향 작가의 신작으로 우주정거장을 그리는 만큼 제작비가 400억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천우희
천우희는 올해 세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먼저 개봉이 거듭 연기돼 현재 넷플릭스행을 선택한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이 영화는 일본에서도 영화화됐던 동명의 일본 소설을 원작으로 스마트폰을 분실했다가 일상이 흔들리는 여성이 주인공인 스릴러다. 천우희가 주인공 나미를 연기하며 임시완, 김희원, 김예원, 박호산 등이 출연하고 (이 글을 쓰고 있는 중 때마침) 2월 17일 공개를 발표했다. 드라마는 <이로운 사기>와 <머니게임>을 준비 중이다. <이로운 사기>는 복수를 위해 합심한 사기꾼과 변호사가 펼치는 사기극을 그린다. 천우희가 공감불능 사기꾼 이로움으로, 김동욱이 과공감 변호사 한무영으로 캐스팅됐다. <머니게임>은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8명의 참가자들이 상금을 차지하기 위해 라이브 쇼에 참가한 이야기. 드라마에선 「머니 게임」과 속편 「파이 게임」을 함께 아우른다고 한다.
이주영
<머니게임>에는 유독 토끼띠 배우가 많이 출연하는데, 이주영도 그중 한 명이다. <독전>에서 눈도장을 찍은 후 다양한 작품에서 인상적인 순간들을 만들고 있는 이주영은 드라마 <머니 게임>과 영화 <1승>, <독전 2>를 차기작으로 한다. 셋 다 공개일을 정확하게 못박진 않았으나 2023년 공개로 예상되고 있다. <머니게임>은 이주영과 천우희, 그리고 류준열, 박정민, 이열음, 박해준, 문정희, 배성우가 참가자 8명으로 출연한다. <1승>은 여자배구단 감독을 맡게 된 ‘왕년의 배구 스타’가 주인공으로 송강호, 박정민이 주연이다. 이주영은 선수 하니 역으로 출연한다. <독전 2>는 영화 <독전> 속편으로 1편의 주인공 조원호가 다시 돌아온 브라이언과 조직을 쫓는다는 내용. 조진웅, 차승원이 1편에 이어 출연하며 류준열 대신 오승훈이 락을 맡았다. 이주영은 김동영과 함께 농아남매로 복귀한다.
박정민
일부자 박정민은 앞서 설명한 <머니 게임>, <1승> 말고도 <밀수>라는 영화까지 출연해 2023년에도 열일 예정. <머니게임>은 필립 역이라고 하는데, 원작의 몇 호실 사람인지는 미정(「파이 게임」까지 다루니 아예 다른 인물일 수도). <1승>에선 배구를 전혀 모르는 재벌 2세 강정원 역으로 극중 배구단의 구단주라고 한다. <밀수>는 류승완 감독의 신작으로 1970년대, 두 해녀가 얼떨결에 밀수에 휘말려 겪는 일을 다룬다. 김혜수, 염정아, 조인성 등이 출연하며 박정민은 해녀들을 돕는 해운회사 직원으로 캐스팅됐다.
김영광
넷플릭스 오리지널 <썸바디>에서 소름끼치는 캐릭터를 찰떡같이 연기해 한 해를 알차게 채운 김영광은 2023년 <사랑이라 말해요>라는 멜로 드라마로 다시 돌아온다. <사랑이라 말해요>는 복수로 엮인 남녀가 서로에 대해 알아가면서 변화한다는 내용. 김영광이 한동진 역을, 이성경이 한동진에게 복수를 꿈꾸는 심우주 역을 맡았다. 스토리만 봐서는 선뜻 공감가지 않는데, 그렇기에 배우들의 역량이 더욱 돋보일 것 같은 드라마. 디즈니플러스 콘텐츠로 3월 공개 예정이다.
김옥빈
김옥빈은 드라마 <연애대전>과 <아스달 연대기 2>로 2023년을 채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연애대전>은 멜로장인이지만 여자를 싫어하는 배우 남강호와 남자에게 지는 걸 병적으로 싫어하는 변호사 여미란의 ‘전쟁 같은 사랑’을 그린 로맨틱 코미디. 김옥빈이 변호사 여미란을. 유태오가 배우 남강호를 맡아 캐스팅 단계부터 두 배우의 외모합을 기대하게 했다. <아스달 연대기 2>는 2019년 드라마 <아스달 연대기>의 8년 후 이야기를 다루는 속편으로, 1편의 주연 중 장동건과 김옥빈은 같은 역으로 복귀했다. 김옥빈이 연기한 태알하는 작중 타곤(장동건)의 연인이자 뭐든지 이용하는 정치가로 묘사됐다.
75년생
박명훈
<기생충>의 오근세(“리스펙!!”)으로 단번에 전 국민에게 눈도장을 찍은 박명훈은 앞서 설명한 <1승>, <휴가>, <비광>, <노량: 죽음의 바다>, 총 4편의 영화에서 만날 수 있다. <1승>과 <휴가>는 어떤 캐릭터인지 알려지지 않았다. <명량>, <한산: 용의 출현>에 이어 ‘이순신 삼부작’ 종지부를 찍는 <노량: 죽음의 바다>는 시마즈 타다츠네 역을 맡았다. <비광>에선 극의 주인공 황중구(류승룡)와 관련된 사건을 쫓는 형사 구관우로 출연한다. <노량: 죽음의 바다>만 2023년 개봉을 확정했고, 다른 세 작품은 아직 개봉 시기가 미정이다.
라미란
박명훈만큼 2023년이 바쁠 배우도 또 있다. 라미란은 영화 <시민 덕희>, <하이파이브>, 드라마 <잔혹한 인턴>과 <나쁜 엄마>를 선보일 예정이다. <시민 덕희>는 보이스피싱의 피해자가 직접 총책을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액션 코미디. 라미란이 제목의 덕희를 맡고 공명, 염혜란, 장윤주, 박병은, 이무생, 안은진 등이 출연한다. <하이파이브>는 우연히 초능력을 얻은 다섯 사람이 능력을 빼앗으려는 자들과 맞닥뜨려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라미란은 초능력을 얻은 야구르트 매니저 선녀를 맡아 이재인, 유아인, 안재홍, 김희원과 팀을 이룬다.
드라마 <잔혹한 인턴>은 육아로 경력이 단절됐다가 7년 만에 인턴직으로 입사한 고해라가 주인공이다. 라미란이 고해라를, 그에게 인턴직을 제안한 전 동료 최지원을 엄지원이 연기한다. <나쁜 엄마>는 홀로 아이를 키운 엄마와 갑작스러운 사고로 아이가 된 검사 아들의 이야기. 라미란은 엄마 영순을 맡아 아들 강호 역의 이도현과 호흡을 맞춘다. 앞선 세 작품과 달리 아직 촬영 중이라서 방영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듯. 물론 앞선 세 작품도 공개일을 확정짓지 않아 언제 만날 수 있을지는 미지수.
이선균
이선균도 라미란처럼 많은 작품을 대기하고 있다. 일단 촬영을 마친 영화만 4편. <킬링 로맨스>는 결혼으로 은퇴한 한국 최고 여성 배우가 자신의 인생을 되찾는 과정을 그리며 이선균은 주인공 황여래(이하늬)와 결혼한 사업가 조나단 나를 맡았다. 갑자기 짙은 안개 속에 갇힌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사일런스>에선 차정원 역으로 출연한다. 엄청난 사건이 휘말린 군인과 그를 변호하게 된 변호사의 고군분투 <행복의 나라>. 여기서 이선균은 (의외로 변호사가 아닌) 강직한 군인 박태주를 맡아 변호사 정인후 역 조정석과 호흡을 맞춘다. <잠>은 남편의 수면 중 이상행동으로 일상의 위기가 찾아온 부부의 이야기로 정유미와 이선균이 수진-현수 부부를 맡았다. 이 영화들은 아직 개봉일을 결정하지 못했는데, 그래도 이선균은 얼마 전 방영을 시작한 <법쩐>에서 만날 수 있다. 여기서 이선균은 어머니의 죽음과 비리를 파헤치는 준경(문채원)을 돕기 위해 10년 만에 한국에 돌아온 은용으로 출연 중이다.
씨네플레이 성찬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