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무병장수하세요, 아직도 차기작 산더미인 노장 감독

요즘 세상을 백세시대라고 하던가. 할리우드에도 그 말처럼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노장 감독들이 많다. 특히 리들리 스콧 감독은 중세 드라마 <라스트 듀얼: 최후의 결투> 이후 현대 배경 스릴러 <하우스 오브 구찌>를 연이어 내놓으며 여전히 날 선 감각을 자랑했다. 1937년생으로 만 나이 84세인 리들리 스콧은 이미 연출 차기작뿐만 아니라 수많은 작품에 제작으로 참여하며 앞으로의 활약도 예고하고 있다. 향후 몇 년간 만나게 될 가능성이 있는 이 어르신 감독의 차기작들을 모았다. 참고로 제작 부분은 총괄 제작(executive producer)과 TV 시리즈를 제외했다.


연출 차기작 <킷백>

호아킨 피닉스(왼쪽), 호아킨 피닉스 나폴레옹의 팬메이드 포스터

리들리 스콧이 연출로 준비 중인 작품 중 가장 빠른 시일에 만날 건 <킷백>(Kitbag)이다. 제목보다 ‘나폴레옹 영화’로 알려져 있는데, 나폴레옹과 그의 첫 아내 조세핀 황후에 대한 이야기를 다룰 예정이다. 호아킨 피닉스가 나폴레옹으로 출연하며, <라스트 듀얼: 최후의 결투>에서 리들리 스콧과 작업한 조디 코머가 조세핀으로 캐스팅됐다가 일정 문제로 하차했다. 조디 코머의 후임자로는 바네사 커비가 발탁됐다. ‘시대극 스페셜리스트’로 통하는 리들리 스콧이 (많은 감독들이 탐냈으나 섣불리 도전하지 못한) 나폴레옹을 그린다고 해 기대를 받고 있다. <올 더 머니>를 집필한 데이빗 스카파가 시나리오를 맡았다. 빠른 시일에 만났다고 설명했지만, 아직 프리 프로덕션 단계라서 2023년은 돼야 개봉할 것으로 보인다.

조디 코머(왼쪽)의 하차로 바네사 커비가 조세핀을 맡는다.


연출 차기작 <글래디에이터 2>

<글래디에이터>

어떤 면에선 <킷백>보다 더 큰 관심(과 우려)을 받고 있는 차기작은 <글래디에이터 2>다. 황태자의 권모술수에 가족을 잃은 로마 장군이자 검투사 막시무스(러셀 크로우)의 복수극 <글래디에이터>는 리들리 스콧표 시대극의 대표작 중 하나다. 러셀 크로우, 호아킨 피닉스 등 배우들의 호연과 웅장한 스케일, 비장한 분위기가 아우러져 지금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제는 고전이라 해도 어색하지 않은 20년 전 영화에다 결말도 완결성이 있어 누구도 속편을 예상하지 못했으나 리들리 스콧 왈, 이미 시나리오는 완성됐단다. 어떤 식으로 1편을 이어갈지는 미지수다. 루시우스를 중심으로 전개한다는 추측, 막시무스의 아들이자 주인공을 (러셀 크로우가 직접 지목한) 크리스 헴스워스가 맡는다는 루머 모두 아직은 확정되지 않았다. 확실한 건 리들리 스콧이 <글래디에이터 2>에 열정적이기에 <킷백> 이후 곧바로 제작에 착수할 것이란 점이다.

1편의 루시우스(스펜서 트리트 클락)

<토르: 러브 앤 썬더>를 촬영하면서 만난 크리스 헴스워스(가운데)와 러셀 크로우(오른쪽)


이래도 무효되나

<에일리언> 신작 , <퀸 앤 컨트리>

<에일리언>

위의 두 작품 말고 스콧이 연출로 내정된 작품은 두 편 더 있다. 다만 두 영화는 관련 소식이 나온 지 한참 돼 사실상 제작 무산 수순으로 보인다. 하나는 정말 많은 관객들이 기다렸을 <에일리언> 신작. 스콧은 2012년 <프로메테우스>를 시작으로 에일리언 세계관에 다시 돌아왔다. 속편 <에이리언: 커버넌트>가 다소 애매한 결말을 내면서 3편을 예고했는데, 이후 20세기 폭스가 월트 디즈니 컴퍼니에 인수되면서 프로젝트 진행에 제동이 걸렸다. <에이리언: 커버넌트>의 흥행이 본전치기 정도에서 그친 데다, R등급 영화를 지양하는 디즈니의 성향이 더해져 에이리언 시리즈의 향방은 지금까지도 오리무중.

<퀸 앤 컨트리>는 동명의 그래픽 노블을 영화화할 프로젝트였다. 런던이 테러를 당하자 국제 테러리스트를 잡기 위해 투입된 정부 요원 타라 체이스의 고군분투가 작품의 주된 내용. 처음 얘기가 나온 2018년에는 실비아 혹스가 주인공으로 발탁될 가능성이 높다는 소식까지 나왔는데, 현재는 제작 소식조차 들리지 않고 있다.


제작으로 참여하는 세 작품

명탐정 에르큘 포와로가 등장하는 미스터리 영화 <나일 강의 죽음>. 리들리 스콧은 전작 <오리엔트 특급 살인>에 이어 이번 작품도 제작에 참여했다. 케네스 브래너가 연출 및 주인공 포와로를 연기하며 이번 신작에는 갤 가돗, 레티티아 라이트, 톰 베이트먼, 에마 베키, 아네트 베닝 등이 출연한다. 1편이 흥행하면서 이번 영화의 제작비가 부쩍 늘었는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일정이 연기되고 극에 출연한 아미 해머가 물의를 빚는 등 다사다난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보스턴 스트랭글러> 촬영 현장

<보스턴 스트랭글러>(Boston Strangler)는 ‘보스턴 교살자’의 연쇄살인을 처음 보도한 저널리스트 로레타 맥러플린과 기자 진 콜을 그린다. 보스턴 교살자는 13명을 연쇄 교살한 살인마 알버트 드 살보에게 붙은 별명이다. 진범 드 살보가 자백하기 전까지 오리무중이었던 사건을 배경으로 로레타와 진이 여성들에게 정보를 알리며 사건의 진상에 접근하는 이야기가 될 예정이다. <부스터>, <크라운 하이츠> 연출 겸 각본한 맷 러스킨이 이번에도 연출 겸 각본이다. 로레타 맥러플린 역은 키이라 나이틀리가, 진 콜 역은 캐리 쿤이 캐스팅됐다. 현재 촬영 중.

데이지 리들리

제이크 스콧(왼쪽)과 리들리 스콧

다큐멘터리 <프리 솔로>

<퍼스트 어센트>(First Ascent)는 뮤직비디오 감독에서 장편 영화감독으로 입봉한 제이크 스콧의 세 번째 장편 영화다. 어딘가 익숙한 그 성, 리들리 스콧의 아들이 맞다. <퍼스트 어센트>는 프리 솔로(맨몸 암벽 등반) 중 죽을 뻔한 사고에서 회복한 힐러리 홀이 다시 프리 솔로에 도전하던 중 내면의 악마와 사투를 벌이는 영화다. 스토리가 다소 괴상한데, 제작진 설명으로는 영화 <샤이닝>과 다큐멘터리 <프리 솔로>를 섞은 영화라고. 데이지 리들리가 힐러리 홀을 연기하며 1월 중 본격적인 촬영에 도입한다고 한다. 2023년 초 넷플릭스로 공개 예정.

그가 제작에 참여했다가 사실상 무산된 영화 세 편도 소개한다. <엠파이어 오브 더 서머 문>은 인디언 코만치 족장 쿼나 파커의 일대기를 서술한 동명의 논픽션을 영화화한다. 2016년부터 프리 프로덕션 중이라고 하긴 하는데, 현재까지 캐스팅 같은 관련 소식이 없다. 2017년 발표한 <워 파티> 또한 흐지부지되고 있는 프로젝트 중 하나. 톰 하디가 출연하는 이 영화는 네이비 씰(미 해군 특수부대) 실화를 바탕으로 <킬링 뎀 소프틀리> 앤드류 도미닉이 메가폰을 잡을 예정이었다. <트랜퀼리티 베이스>는 정확한 스토리라인이 공개되지 않았으나 SF 장르와 제목과 초기 설명에 따르면 ‘우주판 파리 대왕’으로 VFX 전문가 폴 J. 프랭클린의 장편 데뷔작이었다. 2013년에 ‘어스리스’란 제목으로 거론된 후 지금의 제목으로 변경했으나 다른 소식은 없다.


씨네플레이 성찬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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