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점 인터뷰] “나도 진짜 원주민 출신” 괴물과 싸우는 원주민 이야기 <프레이>, 주연 배우가 전한 자부심

디즈니+ <프레이>

<프레데터>를 기억하는가? 1987년 개봉한 아놀드 슈왈제네거가 주연한 작품이다. 이 영화에서 온몸에 최신식 전자 장치를 한 외계 괴물 ‘프레데터’가 처음 등장했다. 프레데터는 막강한 우주 전사 종족인 만큼 그들을 상대하는 인간계 최강자들의 저항이 처절하면서도 신선한 재미를 안겼다. 이후 프레데터는 할리우드 ‘아이콘’으로 대중적 인기를 누렸고, 후속작 및 시리즈물도 이어졌다. <프레데터스>, <더프레데터>, <에일리언 VS 프레데터> 등등. 그러나 <프레데터>에도 소포모어 징크스가 적용된 걸까. 안타깝게도 후속작들은 좋은 평가를 받진 못했다.

프레데터란 존재가 이대로 역사 속으로 사라지려던 찰나, 프레데터의 부활을 선언하고 나선 감독이 있다. 그는 바로 <클로버필드 10번지>로 이름을 알린 댄 트라첸버그. 그를 위시한 제작진이 이번에 새로운 프레데터 프로젝트 <프레이>를 발표했다. 씨네플레이는 <프레이>를 만든 주역들을 독점 인터뷰했다. 인터뷰한 대상은 주연배우 앰버 미드썬더, 다코타 비버스, 그리고 댄 트라첸버그 감독과 제작자 제인 마이어스다. 한국 시각으로 지난 7월 19일 오전 8~9시, 네 사람을 줌 인터뷰로 만났다. 지금부터 이들이 전하는 흥미진진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어보자.

디즈니+ <프레이>

‘도끼와 화살’ 원주민 VS ‘최첨단 무기’ 괴물, 말이 돼?

<프레이>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배경과 설정이다. 배경은 300년 전 아메리카고, 원주민 코만치 부족은 지구에 처음 발을 디딘 외계 괴물 프레데터와 맞서 싸운다. 엠버 미드썬서가 고도로 진화한 포식자 ‘프레데터’에 맞서는 코만치 원주민 소녀 ‘나루’ 역을 맡았다. 다코타 비버스는 나루의 오빠이자 듬직한 코만치 전사 타아베 역할이다.

코만치 부족은 역사상 실존하는 아메리카 원주민이다. 최초로 말을 타고 전투에 나선 부족이며, 걷자마자 말 타는 법을 배우는 부족으로도 유명하다. 그럼에도 샘솟는 의문. 상대는 최첨단 무기와 막강한 신체 능력을 가진 프레데터인데, 과연 아메리카 원주민이 이들을 상대로 제대로 된 싸움을 할 수 있을까? 코만치 부족이 가진 무기는 기껏해야 나무로 만든 화살이나 도끼 등인데?

기우였다. <프레이>는 ‘원주민 VS 프레데터’라는 일견 불합리하고 불가능해 보이는 조합을 영리하게 풀어낸다. 사생결단으로 목숨을 걸고 벌이는 싸움이 흥미진진하다. 또 한 가지 독자 여러분이 알아두면 좋을 팁을 드리자면, 제목 ‘프레이’라는 단어가 가진 사전적 의미다. ‘프레이’는 ‘먹이’ 또는 ‘사냥감’을 뜻한다. 과연 누가, 누구의 ‘프레이’가 될 것인가? 프레데터일까, 원주민일까? (영화를 직접 보고 확인해 보시라.)

디즈니+ <프레이> 나루 역 앰버 미드썬더

인터뷰 응한 앰버 미드썬더 “액션신 위해 빡센 훈련 4주 간”

이날 제일 먼저 줌으로 대면한 이는 배우 앰버 미드썬더였다. 그는 마블 드라마 <리전>, <아이스로드>, <더휠> 등에 출연했다. 미드썬더는 그가 <프레이>에서 맡은 ‘나루’라는 원주민 소녀 캐릭터를 이렇게 설명했다. “나루는 인간적 고뇌를 거듭하면서도 강하고 신념이 있다. 반면, 주위 반응에 자신감을 잃는 면모도 있기 때문에 누구나 공감 가는 현실적인 인물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궁극적으로는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고, 스스로를 믿는 강인한 인물이다.” 나루는 극 중에서 자신보다 강한 미지의 상대인 프레데터를 상대로 부족을 지키기 위해 자신만의 기지로 생존을 건 사투를 펼친다.

디즈니+ <프레이> 나루 역 앰버 미드썬더

디즈니+ <프레이>의 한 장면

앰버 미드썬더는 캐릭터를 소화하기 위해 감내해야 했던 고충도 털어놨다. “4주 동안 코만치 부족 전사처럼 달리고 활을 쏘고 말을 타기 위해 고강도 훈련을 받았다.” <프레이>에 출연한 배우들은 격렬한 액션을 소화하기 위해 촬영이 개시되기 전까지 4주짜리 부트캠프에 참여했다. 촬영장에서는 기온과 상관 없이 차가운 물에 연일 들어가야 하는 상황도 있었다. 앰버 미드썬더는 “촬영장에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차가운 물에 들어가는 것이었다. 설레면서도 두려웠다. 거의 5일 이상 차가운 강물에 들어가 촬영해야 했다”는 비하인드를 밝혔다.

“실존하는 ‘코만치 부족 언어’ 매일 4시간씩 배워”

낯선 ‘코만치 부족’ 언어를 학습해야 하는 일도 만만치 않았다. 이때 적극적으로 도움을 자청한 사람이 있었으니, 다름 아닌 제작자 제인 마이어스다. 그는 실제로 코만치 부족 출신이다. 마이어스는 코만치 부족 출신 답게, <프레이>에서 전반적인 감수를 맡아 언어뿐 아니라 실감 나는 코만치 부족 문화가 재현되도록 애썼다. 앰버 미드썬더는 “코만치 부족 언어를 공부해야 했는데, 매일 4시간씩 배웠다. 낯선 언어였기에 힘들었지만, 언어를 배우면서 코만치 문화를 더 깊게 이해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더불어 “이 모든 과정이 힘들었지만, 결과적으로 뿌듯하다”며 “댄 트라첸버그 감독은 그냥 언덕을 달리는 장면을 촬영할 때조차 그 안에 이야기를 담아낸다”는 말로 무한한 신뢰를 전했다.

디즈니+ <프레이> 프레데터

1997년 생 앰버 미드썬더는 솔직한 배우였다. 그렇게 느낀 이유는 이런 멘트 때문이다. “나는 <프레이>를 촬영하기 전까지 프레데터 원작을 본 적은 없었다.” 보통 원작이나 전작이 있는 작품에 출연하는 배우들은 원작을 두고 ‘오랜 팬’이었다던가, ‘유명한 작품’을 운운하지 않던가? 앰버는 달랐다. 솔직하게 ‘원작을 본 적이 없다’고 말한 뒤, 더 솔직한 말로 작품에 애정을 드러냈다. 앰버는 “당연히 지금은 수차례 반복해서 봤고, 완전한 팬이 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가 작품 안에서 혈투를 벌인 프레데터를 두고도 흥미로운 분석을 내놨다. 앰버는 “프레데터는 (외계 괴물이자 침략자임에도) 독특한 캐릭터를 가진 데다 확실한 실력이 있으며, 명예와 자존심을 안다. 누구와 싸울지 정할 때도 명확한 규칙이 있다. 이런 이유로 프레데터가 (빌런처럼 보일 수 있음에도)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는 듯하다”고 말했다.

<프레이> 앰버 미드썬더 인터뷰 현장

주인공, 실제로 원주민 출신 “원주민 이야기 자랑스러워”

앰버가 이 작품을 자랑스러워하는 이유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무엇보다 앰버는 <프레이>로 아메리카 원주민 여성의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다는 점이 의미가 깊다고 전했다. 앰버 미드썬더 역시 실제로는 아메리카 원주민 출신이다. 제작자 제인 마이어스처럼 말이다. 그가 속한 부족은 극중에 등장하는 코만치 부족은 아니지만, ‘Fort Peck Sioux Tribe’라는 부족 중 일부다. 그는 “<프레이>로 아메리카 원주민 이야기가 얼마나 흥미롭고 가치 있는지 보여줄 수 있어서 기쁘다. 앞으로도 할리우드 스튜디오에서 원주민의 이야기를 발굴하고 보여주길 바란다. 강하고 신념 있는 원주민 여성을 보여준 <프레이>를 통해 다른 소녀들에게도 뭐든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디즈니+ <프레이>의 한 장면

‘타아베’ 역 다코타 비버스, “식단 관리 등 몸 만들기 힘들어”

앰버에 이어 두 번째로 인터뷰한 배우는 다코타 비버스였다. 그는 원래 뮤지션으로 활동하다 이번에 데뷔했다. 신인배우로서 첫 걸음을 <프레이>로 디딘 셈이다. 그가 <프레이>에서 맡은 역할은 앞서 말했듯 나루의 오빠 ‘타아베’. 다코타 비버스는 “항상 연기에 관심이 있었지만, 코로나19 등으로 기회를 잃곤 했다”며 <프레이>에 출연하게 된 비화를 전했다. 비버스는 “어느 날, 댄 트라첸버그 감독으로부터 ‘작은 역이라도 관심 있으면 오디션 볼래?’라는 이메일을 받았다. 당연히 오디션을 봤고, 감사하게도 합격했다. 그렇게 내가 맡은 역할이 알고 보니 <프레이>의 타아베였다”고 전했다.

<프레이> 다코타 비버스 인터뷰 현장

다코타 비버스는 특히 동료들에게 진심 어린 감사를 전했다. 그는 “연기 초짜인 나를 위해 앰버가 정말 많이 도와줬다. 촬영 용어도 모르는 게 많았는데, 많이 알려줬다. 댄 감독과 제인 제작자님도 진짜 친절했고 최대한 스트레스가 없도록 배려해 줬다”고 훈훈한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또한, 액션신을 소화하기 위해 자기 자신을 갈고 닦은 경험도 전했다. “액션영화를 찍기 위해 몸을 만드는 게 힘들었다. 식단 관리를 철저히 했다. 말을 타는 걸 배웠는데 너무 재미있었고, 다른 원주민 전사 동료 배우들과 시간을 보내는 게 너무 좋았다. 다들 친절했다.”

다코타 비버스는 프레데터와 <프레이>의 매력을 이렇게 설명했다. “예전부터 오리지널 프레데터 영화의 팬이었다. 원작은 하이테크놀로지 무기가 등장하기 때문에 ‘최강 프레데터 VS 최강 인간’의 느낌이 강하다. 하지만 이번에 찍은 <프레이>는 반대다. 원주민들은 나뭇가지처럼 자연 물질로 만든 무기와 말을 타며 보이지 않는 적인 프레데터와 맞서야 한다. 정말 신선한 아이디어였고, 새로운 배경이 너무 흥미로웠다.”

줌 인터뷰 중인 <프레이> 댄 트라첸버그 감독과 제인 마이어스

“진정한 강함은 무엇인가?” 원작 넘어서는 <프레이>의 질문

배우들에 이어 세 번째로 만난 댄 트라첸버그 감독은 <프레이> 구상을 오랫동안 해왔다고 했다. 그는 원래 21세기폭스사와 <프레이> 제작을 논의했지만, 디즈니가 21세기폭스사를 인수하면서 국내에서는 디즈니+를 통해 공개하게 됐다는 비화를 전했다. 코로나19로 제작이 지연됐다는 말도 덧붙였다. 사실 디즈니+에서 <프레이>가 공개된다고 했을 때 영화의 수위가 낮아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다. 이런 우려를 두고 댄 트라첸버그 감독은 “처음 구상을 유지했고 원작 <프레데터> 수준의 통쾌하고 스릴 넘치는 장면을 연출하는데 성공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디즈니+ <프레이>의 한 장면

댄 트라첸버그 감독에게는 <프레이>를 만들면서 던지고 싶은 분명한 질문이 있었다. 그는 “진정한 강함은 무엇인가? 힘은 무엇인가?”를 탐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프레이>의 나루는 부족 내에서조차 ‘약하다’고 취급받는 소녀다. 이런 나루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것이 기존 시리즈와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댄 트라첸버그 감독은 “때로 강함은 근육 등 외적으로 보이는 걸로만 규정되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나루’라는 여성 캐릭터를 프레데터와 싸우는 주연으로 삼았다. 영화를 본다면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영어 천국’ 할리우드에서 100% 코만치어 더빙이라니!

이밖에 트라첸버그 감독은 “프레데터를 현대적으로 다시 디자인하면서도 좀 더 원초적으로 보이게끔 재탄생 시키고 싶었다”며 기존 프레데터에서의 변화를 예고했다. 그는 “<프레이>에 등장하는 프레데터는 기존 영화 속 프레데터와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이 프레데터는 지구에 처음 온 자다. 어쩌면 기존 영화 속 프레데터와 다른 지역에서 온 프레데터로 볼 수도 있고, 기본적으로 300년 전 이야기이기에 다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기존 프레데터 팬들을 만족시킬만한 요소가 충분하다”고 밝혔다.

디즈니+ <프레이>의 한 장면

할리우드에서는 영어 아닌 언어로 영화를 제작하는 일이 매우 드물다. 그렇지만 댄 트라첸버그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 할리우드 사상 처음으로 100% 코만치어 더빙을 해내며 새로운 역사를 만들었다. 코만치 문화를 잘 아는 제작자 제인 마이어스와 합심한 결과였다. 물론 현실적인 문제에서 비롯된 한계도 있었다. 영어와 코만치어가 섞인 버전과 100% 코만치어 버전을 따로 만들어야 했던 것이다. 제인 마이어스는 “출연진 대부분이 아메리카 원주민 혈통이다. 그래서 코만치 족이 아니더라도 이런 우리의 취지에 동의하고 새로운 코만치어를 열심히 공부하고 적극적으로 임했다. 의미 있는 작품이었다”고 말했다.

디즈니+ <프레이>의 한 장면

많은 팬들이 이미 예측했듯 <프레이> 속 원주민 세계에는 프레데터 말고도 다른 존재가 등장한다. ‘백인’이라는 존재다. 주인공 나루나 다른 원주민의 입장에서는 이 백인들 역시 정체불명 프레데터와 같은 ‘외계인’이다. 감독은 “이런 관계 역시 <프레이>에서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말했다. 나루의 코만치 부족, 원주민이 사는 아메리카에 처음 도착한 백인, 외계에서 온 프레데터. 이들의 조합이 어떤 이야기를 만들 지 궁금하다고? 그야 직접 보고 확인해보는 수밖에.

디즈니+ <프레이>의 한 장면

댄 트라첸버그 감독은 후속작 계획은 구체적으로 없지만, 언제든 또 맡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감독이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다. “<프레이>를 시청한 팬들이 오리지널 프레데터를 떠올리며 힘을 얻길 바란다. 그리고 이 영화를 사랑해 주길 진심으로 바란다.”

<프레이>는 ‘매력적인 괴물’ 프레데터뿐 아니라 아메리카 부족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진짜 아메리카 부족 출신인 배우와 제작자가 함께 만든 아메리카 부족 이야기. <프레이>는 과연 프레데터 시리즈를 화려하게 부활시키는 신호탄이 될 수 있을까? 이제 판단은 여러분에게 달렸다. <프레이>는 8월 5일 디즈니+를 통해 공개된다.


씨네플레이 안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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