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아 세이두가 프랑스 대표 배우가 되기까지

프랑스 배우 레아 세이두가 데뷔 이래 최고의 연기를 선보인 <프랑스>가 상영 중이다. 당대 프랑스를 대표하는 배우로 성장하는 과정을 타임라인 삼아, 세이두에 관한 사실들을 정리했다.


레아 세이두의 집안은 프랑스의 알아주는 로열패밀리로 유명하다. 영화의 탄생을 함께할 정도로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프랑스 최고의 영화사 ‘고몽’(Gaumont)과 ‘파테’(Pathé)의 회장이 레아 세이두의 종조부와 할아버지다. 프랑스 축구 클럽 ‘LOSC 릴’ 회장인 또 다른 종조부 역시 70년대부터 영화를 제작해오고 있다. 아버지 앙리 세이두는 드론 업체 패롯(Parrot)을 운영하고 있다. 다만 세이두가 영화배우로 활동하는 데에 아무런 영향이 없었다고.


<걸프렌즈>

어려서부터 오페라 가수가 되고 싶어 파리 음악원에 다녔지만 18살 즈음 음악에 대한 꿈을 접었다. 그 당시 어떤 배우에게 반해 그의 모든 작품을 쫓아다니며 보다가 자기도 유명한 배우가 돼서 그가 나를 사랑하게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 배우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2005년 프랑스 가수 라파엘의 뮤직비디오에 출연한 세두는 이듬해 주연을 맡은 하이틴 영화 <걸프렌즈>(2006)를 통해 배우로 데뷔했다.


<아름다운 연인들>

아시아 아르젠토 주연의 <미스트리스>(2007), 베르트랑 보넬로 감독의 <전쟁론>(2008)에 출연한 세이두는 루이스 가렐과 호흡을 맞춘 <아름다운 연인들>(2008)로 오드리 토투,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 제임스 맥어보이, 탕웨이 등이 받았던 칸국제영화제 쇼파드 상을 수상하고 세자르 신인여우상 후보에 오르는 등 배우로서 입지를 다졌다.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

<아름다운 연인들>은 할리우드 감독들의 주목까지 이끌었다. 세이두의 할리우드 진출작은 쿠엔틴 타란티노의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2009). 영화 첫 시퀀스에서 나치 장교 한스 란다(크리스토퍼 발츠)가 심문하는 프랑스 남자의 세 딸 중 샬롯을 연기했다. 대사 한 마디 없이 두려움을 꾹꾹 감추고 있다. 세이두는 2009년부터 3년간 무려 12개 장편영화에 출연했는데 그 중 할리우드 작품만 리들리 스콧의 <로빈 후드>(2010), 우디 앨런의 <미드나잇 인 파리>(2011) 등 네 작품이다.

<미드나잇 인 파리>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 / <007 노 타임 투 다이>

세이두는 할리우드 거장들의 작품뿐만 아니라 2011년 세계 흥행 5위를 기록한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2011)에도 출연, 오프닝에서 IMF 요원 트레버를 죽이며 등장하는 킬러 사빈 모로 역을 맡아 폭넓게 얼굴을 알렸다. 그로부터 4년 후 24번째 <007> 시리즈 <스펙터>(2015)에서 본드걸 매들린 스완으로 활약한 데 이어 후속작 <노 타임 투 다이>(2021)에도 출연해 제임스 본드의 사랑 이야기에 무게를 더하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세이두는 저명한 두 스파이 시리즈 <미션 임파서블>과 <007>을 섭렵하고, 두 작품 연달아 본드걸로 출연한 유일한 배우가 됐다.


<가장 따뜻한 색, 블루>

프랑스 영화계와 할리우드를 오가며 부지런히 필모그래피를 확장해가던 세이두는 퀴어 영화 <가장 따뜻한 색, 블루>(2013)를 작업했다. 2013년 칸 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된 영화는 황금종려상을 수상했고, 스티븐 스필버그를 비롯한 심사위원들은 한 영화가 여러 부문에서 수상할 수 없는 영화제 규정을 고려해 압델라티프 케시시 감독뿐만 아니라 열연을 선보인 두 배우 레아 세이두와 아델 에그자르코풀로스 모두에게 황금종려상을 바쳤다.

2013년 칸국제영화제


배우로 이름을 알리기 전 ‘아메리칸 어패럴’의 모델로 활동한 바 있는 세이두는 수많은 패션지 화보에서 영화만큼이나 강렬한 아우라를 뽐내며 패션 아이콘의 이미지 또한 공고히 하고 있다. 2013년 ‘디디에 두보’와 ‘랙 앤 본’ 모델로 발탁됐고, 이듬해 <가장 따뜻한 색, 블루>의 아델 에그자르코풀로스와 함께 ‘미우미우’ 캠페인을 찍었다. ‘프라다’와도 연이 깊다. 2012년 처음 ‘프라다’와 연을 맺고 향수 ‘프라다 캔디’의 얼굴이 되어 웨스 앤더슨이 연출한 3분짜리 광고에도 출연했다. 2016년부터 현재까지 ‘루이 비통’ 브랜드 엠버서더로 활약하고 있다.


#사랑

2010년 처음 만나 연인이 된 앙드레 마이어와 연애 중이다. “결혼을 믿지 않는다”고 밝힌 세이두는 2017년 마이어 사이에서 아들 조르주를 낳았다.


<007 스펙터>

다만 세이두는 인터뷰에서 <가장 따뜻한 색, 블루>의 촬영이 심리적 고문에 가까울 만큼 끔찍했고 다시는 작업하지 않겠다고 밝혔고, 케시시 감독이 이에 격하게 반박하면서 갈등이 불거졌다. 그리고 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을 향한 성추문 폭로가 이어지고 있던 2017년, 세이두 역시 “와인스타인을 만난 날 그는 날 고기 부위 살피듯 쳐다봤다” “그는 날 호텔 방으로 초대했고 그의 권력 때문에 안 된다고 거절하기 힘들었다. 비서가 떠나고 단 둘이 되자 그는 내게 달려들어 온힘을 다해 저항해야만 했다”고 폭로했다. 와인스타인은 세이두의 할리우드 데뷔작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의 제작자였다.


<어느 하녀의 일기>

<더 랍스터>

세이두의 커리어는 탄탄대로였다. 웨스 앤더슨의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2014), 베르트랑 보넬로의 <생 로랑>(2014), 브누아 자코의 <어느 하녀의 일기>(2015), 요르고스 란티모스의 <더 랍스터>(2015), 자비에 돌란의 <단지 세상의 끝>(2016) 등 유명 감독들의 영화에 참여했다. 2021년엔 주연을 맡은 다섯 작품이 개봉했는데, 그 중 <프렌치 디스패치> <내 아내의 이야기> <디셉션> <프랑스> 네 편이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되어 그가 당대 가장 영향력 있는 배우 중 하나라는 걸 증명했다. 안타깝게도 세이두는 개막 직전 코로나19에 확진돼 영화제 일정을 소화할 수 없었다.

<프렌치 디스패치>

<내 아내의 이야기>


<프랑스>

작년 칸 경쟁부문에 초청된 작품들 가운데 유독 도드라지는 영화는 <프랑스>(2021)일 것이다. 본래 ‘반쯤 맑은 아침에’라는 제목으로 제작된 <프랑스>는 세이두가 직접 프랑스를 대표하는 감독인 브루노 뒤몽에게 작업하고 싶다는 뜻을 밝혀 성사된 프로젝트. 뒤몽은 세이두를 위한 시나리오를 썼고, 온갖 프랑스 대표 TV 저널리스트 프랑스 드 뮈르의 이야기를 완성했다. 자신의 이미지 메이킹을 위해서는 탐사 보도를 연출하는 것조차 서슴지 않는 프랑스가 온갖 사건사고를 경험하며 성공과 추락을 반복하는 원맨쇼 같은 영화에서 세이두는 그 복잡다단한 감정을 온몸으로 소화하면서 커리어 최고 연기를 보여줬다는 극찬을 받았다.

<프랑스>


<프렌치 디스패치> 프로모션 현장의 웨스 앤더슨과 레아 세이두

현재 알려진 세이두의 차기작은 셋이다. 지난 6월 촬영을 시작한 <원 파인 모닝>은 <다가오는 것들>의 미아 한센 뢰베 감독의 신작, 샬롯 램플링과 세실 드 프랑스 두 명배우와 함께 한 <광란의 무도회>는 <미하엘 콜하스의 선택>의 아르노 데 팔리에르의 신작이다. 또한 거장 데이비드 크로넨버그가 8년 만에 연출하는 새 영화 <크라임스 오브 더 퓨처>에서는 비고 모텐슨, 크리스틴 스튜어트와 호흡을 맞췄다.


씨네플레이 문동명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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