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SOLO> <솔로지옥> <러브캐쳐> 등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대한 열기가 뜨겁다. 스튜디오에서 사랑의 작대기를 찍어대던 <사랑의 스튜디오>(1994)를 지나 <산장미팅-장미의 전쟁>(2002), <솔로지옥>(2021)까지 시대가 달라져도 연애 예능은 예나 지금이나 연일 화제성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프로그램 인기만큼 이를 발판 삼아 연예인으로 데뷔하는 이도 여럿인데 개중 배우로 변신한 출연진을 모았다.
<산장미팅-장미의 전쟁>(2002~2003) | KBS2
국내 데이팅 예능 프로그램의 시초격인 KBS2의 <산장미팅-장미의 전쟁>은 연예인과 비연예인의 미팅을 컨셉으로 지난 2002~2003년 방송됐다. 제목 그대로 산장에서 미팅하고, 각 출연진이 호감 있는 상대의 캐비닛에 장미를 넣어두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남성 출연자는 이지훈, 이성진, 성시경, 김종민 등이, 여성은 임성언, 윤정희, 최하나 등이 출연했다. 여성의 경우, 비연예인으로 출연했지만, 일부는 이미 CF 모델로 활동하고 있거나 연예인 지망생 등으로 구성되었고, 대다수가 이 프로그램을 통해 데뷔했다.
윤정희 미스코리아 출신 대학생으로 등장한 윤정희는 단아한 매력으로 남자 연예인들의 이목을 끌었다. 이후 임성한 작가의 <하늘이시여>(2005) 주연을 맡아 데뷔하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고, <웃어요, 엄마>, <행복한 여자> 등에 출연하며 안정감 있는 연기를 선보였다. 그러나 드라마 <맏이>를 마지막으로 한동안 활동을 중단했고, 2015년 결혼 소식을 알려왔다. 최근엔 송혜교, 장기용 주연의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에서 송혜교(지영은 역)와 대립각을 세우는 인플루언서 신유정 역을 맡으며 복귀했다.
서지혜 <흑기사>, <DR.브레인>의 서지혜 역시 <산장미팅-장미의 전쟁> 출신이다. 고등학생 시절부터 뛰어난 외모로 길거리 캐스팅되어 뮤직비디오, CF 등에 출연하며 연예계 활동을 시작했으나 <산장미팅>에서는 그다지 오래 생존하지 못했다. 이후 1500:1 경쟁률을 뚫고 <여고괴담 4-목소리> 주인공 역에 발탁되며 배우로서의 입지를 다졌고, <신돈> <질투의 화신> <사랑의 불시착> 등을 통해 인생 캐릭터를 만나며 <산장미팅> 출신 배우 중 가장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차기작은 디즈니+의 한국 드라마 <키스 식스 센스>와 tvN 드라마 <아다마스>이다.
이윤지 이윤지는 하하와 김정훈 사이에서 삼각관계를 형성하며 프로그램의 재미를 주었는데 프로그램 종영 후 <논스톱 4>(2003)에 출연하며 더욱 큰 인기를 끌었다. 이후 <궁> <열아홉 순정> <왕가네 식구들> 등 많은 작품에서 주조연으로 나오며 필모그래피를 쌓았는데 그중 <더킹 투하츠>(2012)를 통해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극 중 이윤지는 남한의 공주 이재신 역으로 등장해 은시경 역의 조정석과 ‘은신 커플’로 호흡을 맞추며 주연 커플보다 더 큰 호응을 얻었다. 최근엔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 등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활약하며 2003년 데뷔 후 공백 없이 꾸준하게 활동 중이다.
온주완 <장미의 전쟁>은 시즌 3에 가서 여자 스타와 비연예인 남자들의 미팅으로 포맷을 바꾸었는데, 이때 온주완이 남자 대학생으로 출연했다. 여성 출연진으로는 자두, 조윤희, 서민정, 박정아 등이 있었다. 당시 온주완이 불렀던 임재범의 ‘고해’는 많은 남성 사이에서 유행하며 노래방 애창곡이 되기도. 이후 영화 <발레교습소>(2004)로 데뷔 <사생결단> <인간중독> <정직한 후보> 등에 출연하며 꾸준히 활동해왔다. 지난해 역시나 시즌 3까지 제작되었던 <펜트하우스>에서는 박은석(로건 역)과 함께 한국으로 찾아온 의문의 인물 준기를 연기했고, 차기작은 알려진 바 없다.
*남자 스타들의 인기를 독차지한 보조개가 매력적이었던 임성언은 배우로 활동하다 지금은 아마추어팀의 요트 선수로 활동 중이다. <산장미팅-장미의 전쟁>은 2002년부터 2003년까지 방영되었고 강하니, 이재인, 김빈우, 최하나, 강정화, 이윤미, 오지은 등 많은 연기자가 이 프로그램을 통해 데뷔했다.
<하트 시그널>(2017~2020) | 채널A
<산장미팅-장미의 전쟁>을 비롯해 <스친소>, <호구의 연애> 등의 프로그램이 연예인과 비연예인의 데이트가 컨셉이었다면, 최근에는 남녀 출연진 모두 비연예인으로 구성해 몰입감을 높이고 리얼리티를 더하는 방향으로 제작됐다. 그 중 <하트 시그널>은 청춘 남녀들의 동거를 컨셉으로 2017년 6월 첫 방송을 시작해 지난 2020년, 시즌 3까지 제작되며 큰 인기를 끌었다.
배윤경 건국대학교 재학 당시 ‘대학내일’ 표지 모델을 장식하며 이미 ‘건대 여신’으로 유명했던 배윤경은 <하트 시그널> 시즌 1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다. 프로그램의 마지막에서는 변호사 장천을 선택하며 최종 커플이 되었고 실제 연인 사이로 발전하며 화제가 되었다. 어렸을 때부터 꿈이 배우였다고 밝힌 배윤경은 직장 퇴사 후 본격적인 연기 활동을 시작했다. 드라마 데뷔는 KBS1의 2부작 뮤지컬 드라마 <조선미인별전>(2018)이다. 최근 종영한 <연모>(2021)에서는 또 한 번 사극에 도전했는데, 로운(정지운 역)을 짝사랑하는 사대부 집안의 외동딸 소은 역을 맡아 안정적인 연기력을 선보이며 호평받았다.
서지혜 ‘연희동 수지’라 불릴 만큼 첫사랑 비주얼로 화제를 모은 서지혜는 첫 방송에서 남성 출연자 전원에게 선택받으며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출연 당시엔 평범한 대학생이었으나 방송이 끝난 후,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크라임 퍼즐> 등에 출연하며 배우로서 커리어를 쌓았다. 특히 <크라임 퍼즐>에서는 강력계 막내 형사이자 극의 주요 키를 쥐고 있는 반전 인물을 연기하며 몰입을 높였다. 차기작은 박성웅, 오대환 주연의 영화 <더 와일드>와 KBS2 드라마 <너에게 가는 속도 493km>로 서지혜는 배드민턴 선수로 출연할 예정이다.
송다은 시즌 2에 등장한 송다은은 스타트업 CEO인 정재호와 일찍부터 러브 라인을 형성했고, 최종 선택 역시 정재호에게 마음을 전하며 커플로 맺어졌다. <하트 시그널> 출연 이전 드라마 <지고는 못 살아>(2011)로 데뷔했으나, 얼굴을 알린 건 <하트 시그널>을 통해서다. 출연 당시 스스로를 배우 지망생이라 소개한 송다은은 프로그램 종영 후 <은주의 방> <한 번 다녀왔습니다> <외출> 등의 작품에 출연하며 연기 활동을 이어나갔으나 지난해부터 휴식기를 가지고, 현재는 카페를 운영 중이다.
임현주 매력적인 눈웃음과 애교로 남자 출연자들의 몰표를 받으며 독보적인 인기를 차지했던 임현주는 프로그램 종영 직후 뷰티 프로그램 진행자로 나서며 연예계 활동을 이어나갔다. MC 활동과 뮤직비디오 등에 출연하며 인지도를 쌓은 임현주는 <우웅우웅 시즌 2> <오늘부터 엔진 ON> <미스터리LEE> 등 주로 웹드라마에 출연하며 배우로 변신했다. 최근엔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백수세끼>에서 하석진(재호 역)의 오랜 연인이었으나 이별을 택한 사회초년생 서수정 역을 연기하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샀다.
<솔로지옥>(2021) | 넷플릭스
지난해 넷플릭스의 최대 수혜 드라마가 <오징어 게임>이라면, 예능에서는 단연코 <솔로지옥>이었다. 지옥도를 탈출하기 위한 싱글 남녀를 다룬 데이팅 리얼리티쇼로 국내외 큰 화제를 모았고, 출연진 모두 많은 관심을 받았다. 가장 큰 인기를 끌었던 유튜버 송지아의 경우, 가품 착용 논란 등으로 유명세를 치르는 중이고 가족 관련된 사생활 이야기까지 불거지며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종영한 지 얼마 안 된 프로그램으로 아직까진 배우로 전향한 케이스는 없으나, 이번 방송을 통해 더 주목받은 연예인 출연자를 소개한다.
최시훈 최시훈은 2017년 웹예능 <맵시오빠> 데뷔 후, <로맨스를 팔로우하기 시작했습니다> <카페 킬리만자로> <뒤로맨스> 등에 출연하며 배우의 길을 걷다 <솔로지옥>에서 송지아와 러브라인을 그리며 주목받았다. 최시훈은 처음부터 송지아에게 호감을 보이며 직진했으나 끊임없는 구애에도 송지아와 커플이 되진 못했다. 프로그램의 뜨거운 인기만큼 <솔로지옥> 출연진에게는 여러 루머와 악플이 따라다녔는데 최시훈의 경우 유흥업소에서 남성 접대부로 일한 적이 있다는 루머에 시달렸다. 이에 최시훈은 “난 호스트바 선수(오리)가 아니다. 나쁜 일 안 하고 착실하게 살았다”며 “이 루머에 대해서는 내 목숨을 걸 수 있다”고 해명했다.
강소연 170cm가 넘는 큰 키에 건강미로 이목을 끈 강소연은 테일러샵을 운영하는 오진택과 최종 커플이 되어 지옥도를 탈출했다. 이 커플은 방송 당시 다소 과감한 스킨십을 하며 화제를 모았는데 프로그램 종영 후에도 과몰입한 시청자들이 열애 증거를 찾아내며 실제로 연애 중일 것이로 추측했다. 강소연은 복싱짐 대표 외에도 배우, 가수, 스포츠 아나운서, 모델, 유튜버 등 <솔로지옥> 이전부터 다방면으로 활약해왔다. 데뷔는 2011년, ‘WE’라는 혼성그룹이었으나 크게 빛을 보진 못했다. 배우로서의 필모그래피로는 드라마 <리치맨>, 영화 <희생부활자> 등이 있고, <수성못>(2017)에서 이세영(오희정 역)의 동창생 역으로 출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