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폭발왕’ 마이클베이, 의외의 제작 취향



마이클 베이

할리우드 최고의 폭발 예술가(!) 마이클 베이가 신작 <앰뷸런스>로 돌아왔다. 이번 영화는 차기작이 잠정 중단되자 마이클 베이가 유니버설 스튜디오와 진행한 (할리우드 기준) 저예산 프로젝트인데, 꽤 알찬 구성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사실 폭발왕이란 이미지 때문이지, 마이클 베이는 은근 저예산 제작에도 눈이 트인 감독 중 한 명. 그가 참여했던 저예산 프로젝트는 뭐였는지 한 번 계보를 정리했다.


마감독의 작고 소듕한 플래티넘 듄스



플래티넘 듄스

일단 블록버스터 감독 마이클 베이와 제작자 마이클 베이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마이클 베이는 ‘콰콰쾅’이란 이미지인데, 그가 제작으로 참여한 작품은 오히려 ‘슈슉 슈숙 슉’에 가깝다. 즉 감독 마이클 베이가 대규모 액션과 폭발에 집착한다면, 제작자 마이클 베이는 스케일이 상대적으로 작되 잔인하고 피 튀기는 B급 공포를 즐긴다. 물론 모든 제작 참여작이 그런 건 아니지만(자신의 연출작에 제작까지 겸하는 경우도 있기에) 2001년 설립한 제작사 ‘플래티넘 듄스’에서 제작한 작품은 적어도 저예산 공포 영화가 많다. 이번 글에선 마이클 베이가 연출이 아닌 제작에만 참여한 작품을 다루기에 대부분은 플래티넘 듄스의 것임을 알아두면 도움이 될 것이다. 


<콰이어트 플레이스> 시리즈



주연과 연출을 도맡은 존 크래신스키


<콰이어트 플레이스 2>

마이클 베이가 제작한 작품 중 가장 최근 효자상품은 <콰이어트 플레이스> 시리즈다. 드라마 <오피스>로 유명한 존 크래신스키가 각본과 연출, 주연을 도맡아 한 시리즈는 엄청난 청력과 체력의 괴생명체가 나타난 세계에서 살아가는 가족을 그린다. 소재는 범지구적 재앙이긴 하나 4인 가족의 이야기를 그렸기 때문에 1편의 제작비는 고작 1700만 달러.

대작이라면 일반적으로 1억 달러 정도 쏟아붓는 할리우드 시장에서 이 정도 예산은 독립 영화 수준이다(물론 진짜 독립 영화는 당연히 더 싸다). 그렇지만 침묵을 지켜야만 살 수 있는 공포를 제대로 포착한 <콰이어트 플레이스>는 전 세계 3억 4천만 달러를 벌어들여 제작비 대비 20배 수익을 남겼다. 1편의 대성공으로 2편에선 다소 규모가 커졌지만 그래도 저렴한 편인 6100만 달러. 전 세계적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 2억 9700만 달러를 벌었다. 가성비로는 1편보다 못하지만, 그래도 본전을 뽑고도 남는 돈이 있으니 차기작으로 스핀오프를 기획 중이다. 무엇보다 마이클 베이의 제작사 ‘플래티넘 듄스’의 필모그래피에서 ‘가성비’를 빼고 작품성으로 호평 받은 영화란 점에서 대성공이다.

콰이어트 플레이스 2

감독

존 크래신스키

출연

에밀리 블런트, 노아 주프, 밀리센트 시몬스, 킬리언 머피

개봉

2021.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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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퍼지> 시리즈



<떠 퍼지>

<콰이어트 플레이스>가 나오기 전, 플래티넘 듄스의 효자상품 자리는 <더 퍼지> 시리즈의 차지였다. <더 퍼지> 시리는 범죄율 조절을 위해 어떤 범죄라도 허용하는 ‘더 퍼지 데이’를 시행한 가상의 미래를 배경으로 한다. 딱 듣기에도 자극적인 설정인데, 1편이 대박을 터뜨리면서 규모가 점점 커졌다. 1편은 300만 달러라는, 정말 초초초초 저예산 영화인데 에단 호크가 제작비를 줄여주기 위해 출연료를 대폭 삭감하고 러닝개런티로 계약했을 정도(에단 호크의 선구안은 굉장했다!). 전 세계 8900만 달러 수익을 올려 제작비의 30배에 가까운 흥행 성적을 남겼다. 2편부터 규모가 조금씩 커지긴 했어도 2편 제작비 900만 달러에 1억 1100만 달러, 3편은 제작비 1000만 달러에 1억 1800만 달러, 4편은 제작비 1300만 달러에 1억 3700만 달러 흥행 수익을 거두며 매 편 제작비 10배는 벌었다. 아쉽게도 신작 <더 퍼지: 포에버>는 1800만 달러에 7700만 달러 수익으로 기록을 이어가지 못했지만, 그래도 손익분기점은 가볍게 넘었다. 영화들도 계속 호재이고, 드라마화도 됐으니 플래티넘 듄스 대표 브랜드가 해도 과언이 아닐 듯.

이미지 준비중
더 퍼지: 포에버

감독

에베라도 구트

출연

안나 데 라 레구에라, 테노크 휴에타, 조쉬 루카스, 캐시디 프리먼

개봉

2021.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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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자> 시리즈



<위자>


<위자: 저주의 시작>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플래티넘 듄스 제작 영화 중 은근 꿀영화가 있다. 바로 <위자: 저주의 시작>이다. 누군가는 “<위자> 개구렸는데?” 할지도 모른다. 맞다. 1편 <위자>는 좋은 영화가 아녔다. 물론 흥행은 했다. 500만 달러를 들여서 전 세계 1억 달러를 벌었으니 20배 이상 벌어들인 것. 그러나 완성도는 웬만한 것에도 호의적인 호러 팬들마저 외면할 정도로 역대급 망작에 가까웠다. 벌어들였다면, 그만큼 쓰는 게 또 인지상정. 그리고 해외에서 늘 좋은 공포 영화 소재인 ‘위자 보드'(한국으로 치면 분신사바)의 공식 라이센스 기업 해즈브로도 이 영화에 참여했기에 일회성으로 끝낼 리가 없었다. 2편 <위자: 저주의 시작>은 1편보다 과거를 선택해 궁금증을 해소하면서 고전적인 호러 영화의 분위기를 가져와 호평을 받았다. 900만 달러에 8000만 달러 수익은 1편에 비하면 조금 아쉬울 순 있어도, 충분한 성과였다. <위자> 시리즈는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었는지 2편에서 막을 내렸다. 그야말로 짧고 굵게, 훌륭한 선택. 

위자 : 저주의 시작

감독

마이크 플래너건

출연

헨리 토마스, 엘리자베스 리저, 애너리즈 바쏘, 룰루 윌슨

개봉

2016.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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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투 더 비기닝>

파운드 푸티지라고 온몸으로 외치는 듯한 장면들

마이클 베이의 플래티넘 듄스가 만든 몇 안 되는 ‘비 공포영화’ <백 투 더 비기닝>. 그래도 저예산을 지향하는 방향성은 여전하다. 시간 여행 영화인데, 스타 캐스팅 없는 파운드 푸티지(페이크 다큐멘터리 같은 실제 상황으로 가정하는 형식)로 만들었으니까. 참신한 파운드 푸티지는 엄청난 족적을 남기곤 하지만, <백 투 더 비기닝>은 그 정도로 훌륭하지 않아서 그럭저럭 볼 만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흥행도 1200만 달러로 3300만 달러를 벌면서 ‘그래도 손해는 안 봤다!’하고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는 정도. 작품성도, 흥행도 그냥 그렇지만 마이클 베이 하면 떠오르는 폭발물과 공포에서 벗어난 영화이기에 ‘이런 영화도 있구나’ 체크할 만하다.

백 투 더 비기닝

감독

딘 이스라엘리트

출연

소피아 블랙 디엘리아, 버지니아 가드너, 조니 웨스턴, 샘 러너, 엘렌 에반젤리스타

개봉

2015.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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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야심 찼으나…

<13일의 금요일>(왼쪽)과 <나이트메어> 리메이크

마이클 베이의 안타까운 실패작들은 한 번에 몰아보자. 플래티넘 듄스가  야심 차게 시작한 프로젝트는 고전 호러 영화의 리메이크였다. <13일의 금요일>(2009), <나이트메어>(2010) 모두 마이클 베이의 플래티넘 듄스가 제작했는데 알다시피 이름값 못한 리메이크로 기억되고 있다. 물론 두 영화가 완전히 실패한 건 아니다. <13일의 금요일>도, <나이트메어>도 모두 제작비의 5배, 3배 정도 되는 약 1억 달러 정도 되는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13일의 금요일>은 판권 문제로, <나이트메어>는 평가가 워낙 안 좋아서 속편 기획이 엎어졌다. 그때 내부적으로 고심이 많았는지 2013년 <더 퍼지>까지 신작을 발표하지 않았다. 2013년 <더 퍼지>가 엄청난 성공을 했기 마련이지, 나름 흥행 보증 수표로 여겼을 명작 리메이크의 실패에 하마터면 플래티넘 듄스의 운명이 뒤바뀔 뻔했다. 

13일의 금요일

감독

마커스 니스펠

출연

제러드 파달렉키, 다니엘 파나베이커, 아만다 리게티

개봉

2009.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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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메어

감독

사무엘 베이어

출연

잭키 얼 헤일리, 카일 갈너, 루니 마라, 케이티 캐시디, 토마스 데커, 켈란 루츠, 클랜시 브라운, 코니 브리튼, 리아 D. 모텐슨

개봉

2010.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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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성찬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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