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오래 함께 해줘! 유명 감독들의 ‘페르소나’ 누가 있을까?

페르소나(Persona)라는 말을 어렵지 않게 들어봤을 것이다. 요새는 여러 의미가 붙으며 단어의 사용 범위가 점점 넓어지는 추세이기도 하나, 영화계에서 페르소나는 영화감독이 이야기하고 싶은 메시지를 대신 전하는 배우를 일컫는다. 세계관이 뚜렷한 감독일수록 자신의 세상을 대변할 수 있는 특정 배우와 오랫동안 작업을 하는 경우가 많기에, 한 감독과 여러 작품을 함께 한 배우들에게 페르소나라는 수식어가 따르곤 한다. 물론, 페르소나라 불리는 관계성이 영원토록 유지되는 것은 아니다. 시간이 지나며 감독들은 화자 역을 대신하는 다른 배우를 선택할 수도 있고, 배우 역시 다른 감독을 통해 재발견되기도 한다. 최근 유난히 눈에 띄는 감독-페르소나의 얼굴들을 한자리에 모아봤다. 


변성현 감독 – 설경구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킹메이커> <길복순>(촬영중)
최근 국내에서 가장 눈에 들어오는 감독, 배우 조합이 있다면 이들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변성현 감독과 설경구다.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을 통해 설경구를 지천명 아이돌 왕좌에 앉힌 변성현 감독은 차기작인 <킹메이커>와 차차기작인 <길복순> 역시 설경구와 함께 충무로 공식 파트너로 자리 잡았다. 설경구에게도 변성현 감독은 남다른 의미를 지닐 수밖에 없는 이름일 테다. 변성현 감독을 만나며 설경구의 필모그래피는 전에 없던 활기가 찾아온 듯 다채로워졌다. 장르의 폭, 캐릭터의 폭은 물론이거니와 팬층 역시 넓고 두터워졌다.

설경구는 “지금 세 작품째 하고 있는데 일단 변성현 감독 영화를 좋아하는 것 같다”며 계속해서 “궁금”하게 만드는 변성현 감독의 작품 세계를 높이 평가했다. 대부분의 감독들이 그렇듯, 변성현 감독 역시 공식 석상에서 설경구를 페르소나라 칭하진 않았지만, 어느덧 두 사람은 모두가 인정하는 감독-페르소나로 자리 잡은 듯 보인다. 설 연휴 구원투수로 등장한 <킹메이커>에 이어 두 사람이 함께 촬영하는 작품은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 청부살인업계 전설적 킬러 길복순이 회사와 재계약 직전, 죽거나 또는 죽이거나, 피할 수 없는 대결에 휘말리는 이야기로 전도연, 설경구, 구교환, 이솜이 출연을 확정 지었다.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감독

변성현

출연

설경구, 임시완

개봉

2017.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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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메이커

감독

변성현

출연

설경구, 이선균

개봉

2022.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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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준비중
길복순

감독

변성현

출연

전도연, 설경구, 이솜, 구교환

개봉

미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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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수 감독 – 김민희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 <그 후> <클레어의 카메라> <풀잎들> <강변호텔> <도망친 여자> <인트로덕션> <소설가의 영화>(개봉 예정)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를 통해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는 지금까지 9편의 작품을 함께 했다. 그동안 여러 배우들을 페르소나로 두고 작업해 온 홍상수 감독이었지만, 이제 김민희는 홍상수의 영화 세계에서 대체할 수 없는 존재로 자리 잡았다. 모두가 잘 알고 있다시피 두 사람은 작품 내에서만 영혼을 공유한 것이 아니라, 카메라 밖에서도 남다른 관계를 맺었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 이후 두 사람은 불륜설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며, 대중 앞에 연인 사이임을 공표했다. 실제로 <밤의 해변에서 혼자> 당시 홍상수는 한
인터뷰를 통해 “영희란 역할을 연기한 김민희 씨란 사람과 사랑하고 있고, 그 사람에 대한 제 감정이 영희란 인물을 만드는 데 당연히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 밝히기도 하며 개인적인 감정이 작품과 캐릭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홍상수 감독을 만난 후 김민희의 인생 역시 달라졌다. 배우로서 김민희는 전성기를 맞이했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를 통해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여자연기자상을 수상한 데 이어, 최근 개봉한 <인트로덕션> 역시 각본상을 수상하며 전 세계 영화계에 제 이름을 새기고 있다. 두 사람을 둘러싼 논란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으나, 서로를 페르소나로 삼은 홍상수와 김민희는 올해도 차기작을 들고 관객을 찾는다. 김민희가 제작 실장과 주연을, 홍상수 감독이 각본, 연출, 촬영, 편집, 음악을 맡은 흑백 영화 <소설가의 영화>가 올해 개봉할 예정이다. <소설가의 영화> 역시 베를린국제영화제 공식 경쟁 부문 진출작에 초청됐다.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

감독

홍상수

출연

정재영, 김민희

개봉

2015.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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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해변에서 혼자

감독

홍상수

출연

김민희

개봉

2017.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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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준비중
소설가의 영화

감독

홍상수

출연

이혜영, 김민희, 서영화

개봉

20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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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옥섭 감독 – 구교환
<4학년 보경이> <오늘 영화> <연애다큐> <방과 후 티타임 리턴즈> <플라이 투 더 스카이> <메기>
요즘 충무로에서 가장 뜨거운 배우를 꼽으라면 구교환의 이름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미 여러 편의 차기작이 줄 서 있는 구교환은 어느덧 캐스팅 1순위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지금의 구교환이 ‘탄생’하기까지 많은 감독들이 있었지만, 그중에서도 단 하나의 감독을 뽑는다면 이옥섭 감독을 이야기할 수 있겠다. 영화계 장수커플로도 잘 알려진 두 사람은, 카메라 밖에서도 안에서도 남다른 호흡을 자랑해오고 있다. 2013년부터 ‘2X9HD’라는 영화제작사를 함께 운영하며 기존의 독립영화에서는 만나볼 수 없었던 기발한 이야기들을 펼쳐냈다. 특히 이옥섭 감독의 첫 장편 영화인 <메기>를 통해 본격적으로 ‘구교환스러운’ 매력이 알려지기 시작했고, 이후 구교환은 굵직한 작품들에 이름을 올리며 충무로 대세로 떠올랐다. 구교환만이 가진 얼굴을 사랑스럽게 포착해낸 이옥섭 감독의 남다른 시선 덕이었다. 이옥섭 감독 역시 “제가 쓴 시나리오를 열 사람이 재미있다고 해도, 구교환 선배가 재미없다고 하면 그건 재미없는 거라고 생각”한다며 남다른 믿음을 드러내기도. 

4학년 보경이

감독

이옥섭

출연

김꽃비, 구교환, 백수장, 류제승

개봉

미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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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기

감독

이옥섭

출연

이주영, 문소리, 구교환, 천우희

개봉

2019.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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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아 바움백 감독 – 아담 드라이버 
<프란시스 하> <위아영> <마이어로위츠 이야기> <결혼 이야기> <화이트 노이즈>(넷플릭스 공개 예정)
작년 한 해 영화 팬들이 가장 자주 본 얼굴을 꼽으라면 아담 드라이버를 이야기할 수 있다. 
<라스트 듀얼: 최후의 결투> <아네트> 그리고 <하우스 오브 구찌>가 연달아 극장가를 찾으며 아담 드라이버 팬들에겐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시간이었다. 시선을 끄는 점이 있다면 작년 개봉한 두 편의 영화(<라스트 듀얼: 최후의 결투> <하우스 오브 구찌>) 모두 리들리 스콧 감독의 작품이라는 것. 자연히 드라이버의 이름 앞엔 ‘차기 리들리 스콧 페르소나’라는 수식어가 따랐다.

아담 드라이버의 입지가 점점 넓어지며 거장들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굳이 원조를 따지고 싶어졌다. 사실 아담 드라이버는 노아 바움백의 페르소나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린다. <프란시스 하>를 통해 처음 만난 두 사람은 <위아영> <마이어로위츠 이야기> <결혼이야기> 그리고 올해 개봉을 앞둔 <화이트 노이즈>까지 5편을 함께 했다. 노아 바움백 작품에서 유독 드라이버는 자유로워 보인다. 두 사람은 동료 사이를 뛰어넘는 친구에 가깝다고 한다. 작품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으며 서로의 성장을 돕는다. 노아 바움백이 꾸준히 아담 드라이버를 제 세계관의 중심에 세우는 이유이기도 하다. 두 사람이 다시 만난 <화이트 노이즈>는 올해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프란시스 하

감독

노아 바움백

출연

그레타 거윅, 믹키 섬너, 그레이스 검머, 아담 드라이버, 마이클 제겐

개봉

2014.07.17. / 2020.09.24. 재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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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아영

감독

노아 바움백

출연

벤 스틸러, 나오미 왓츠, 아만다 사이프리드, 아담 드라이버, 찰스 그로딘

개봉

2015.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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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이야기

감독

노아 바움백

출연

스칼릿 조핸슨, 아담 드라이버

개봉

2019.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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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 앤더슨 감독 – 틸다 스윈튼
<문라이즈 킹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개들의 섬> <프렌치 디스패치> <???>(제목 미정의 신작, 출연 확정)
웨스 앤더슨 감독의 페르소나로는 빌 머레이와 제이슨 슈와츠먼을 이야기할 수 있겠지만, 새로 떠오르는 가장 확실한 페르소나로는 틸다 스윈튼을 이야기하고 넘어가야겠다. <문라이즈 킹덤>으로 시작된 두 사람의 인연은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개들의 섬> <프렌치 디스패치>에 이어 아직 제목이 알려지지 않은 웨스 앤더스 감독의 신작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워낙 독보적인 존재감을 지닌 배우이긴 하지만, 틸다 스윈튼의 얼굴은 유독 웨스 앤더슨 감독 작품에서 돋보인다. 84세의 미망인 마담 D.를 연기한 <그랜드 부다 페스트 호텔>, J.K.L. 베렌슨 기자를 연기한 <프렌치 디스패치>에서 보여준 스윈튼의 얼굴은 극을 지배하기에 충분했다. 아마도 그런 독보적인 아우라 덕분에 웨스 앤더슨은 틸다 스윈튼의 손을 계속해서 잡을 수밖에 없었을 터. 스칼렛 요한슨, 틸다 스윈튼, 애드리언 브로디, 마고 로비, 빌 머레이 등이 출연을 확정 지은 웨스 앤더슨 감독의 신작 속 스윈튼의 얼굴은 어떤 모습일지 기대하지 않을 수 없겠다. 


씨네플레이 유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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