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세 편? 거장 감독들의 원픽, 아담 드라이버 차기작 6

<더 리포트> <데드 돈 다이>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결혼 이야기>. 아담 드라이버의 작품으로 가득 메워졌던 2019년과 달리 2020년은 그의 데뷔 이래 유례없던 일명, 아담 없는 해였다. 신작은 없었지만, 드라이버는 지난해에도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지구를 가로지르며 끊임없이 연기하고 있었다.

스티븐 스필버그(<링컨>), 마틴 스콜세지(<사일런스>), 코엔 형제(<인사이드 르윈>), 짐 자무쉬(<패터슨> <데드 돈 다이>), 노아 바움백(<프란시스 하> <위아영> <마이어로위츠 이야기> <결혼 이야기>), 스파이크 리(<블랙클랜스맨>)… 드라이버를 향한 거장 감독들의 사랑은 계속된다. 레오스 카락스와 리들리 스콧이 그에게 새로 손을 내밀었고, 노아 바움백은 다시 그를 찾았다. 근 2년간의 드라이버의 스케줄을 돌아보며 곧 개봉할 그의 차기작을 알아보자.


아네트

Annette

프로덕션 2019년 8월~11월 LA, 브뤼셀, 브뤼헤, 뮌스터, 쾰른, 본

개봉 2021년 7월 6일 프랑스 개봉, 8월 6일 북미 개봉

감독 레오스 카락스

각본 러셀 마엘, 론 마엘, 레오스 카락스

출연 아담 드라이버, 마리옹 꼬띠아르, 사이먼 헬버그, 앙젤

러닝타임 2시간 19분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2019), <결혼 이야기>(2019) 촬영과 홍보로 바쁜 일정을 소화하던 2019년의 아담 드라이버는, 그사이 또 다른 영화를 찍고 있었다. 레오스 카락스 감독의 첫 영어 연출작 <아네트>(2021)다. <홀리 모터스>(2012) 이후 9년 만에 돌아온 카락스의 신작 <아네트>는 뮤지컬 영화다. 배경은 LA. 열정적이고 맹렬한 스탠드업 코미디언 헨리(아담 드라이버)와, 세계적으로 유명한 오페라 가수 앤(마리옹 꼬띠아르)은 대중의 관심과 사랑을 듬뿍 받는 행복한 커플이다. 어느 날 신비로운 딸 아네트가 태어나고 이들의 운명을 뒤흔든다.

<아네트>의 시작은 영화가 아니었다. 지난 2012년 미국 록 밴드 스파크스(Sparks)의 마엘 형제가 새 앨범을 위해 기획한 뮤지컬 프로젝트였다. <홀리 모터스>의 주제가로 스파크스의 음악을 쓴 것이 연이 되어, 카락스와 마엘 형제는 영화 <아네트>를 함께 만들게 되었다. 당초 <퐁네프의 연인들>(1991)을 코미디 뮤지컬로 상상했지만 작곡을 할 줄 몰라 좌절되었던 카락스의 꿈이, 스파크스를 만나 30년 만에 실현된 셈이다.

“이 생명체, 대체 어디서 나타난 거야? 당장 내 카메라 속으로 들어와 줘야겠어.” 다른 감독들이 그랬듯 카락스도 HBO 시리즈 <걸스>(2012~2017)에서의 드라이버의 연기를 좋게 보고, 2016년 그를 헨리 역에 캐스팅했다. 이미 제작이 지연되던 상황이었지만, 감독은 드라이버가 카일로 렌과 작별할 때까지 기꺼이 기다렸다가 <아네트>를 찍었다. 드라이버는 <스타워즈> 시리즈의 흥행 개런티로 <아네트>의 제작비를 지원했고, <아네트>는 드라이버가 제작에 참여한 첫 번째 영화가 되었다.

그렇게 지난달 제74회 칸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첫선을 보인 <아네트>는 카락스에게 첫 칸 감독상을 안겼다. 프랑스, 미국 등에서는 이미 개봉했고 국내 개봉일은 미정이다. 극장에서 <아네트>를 볼 날을 기다리는 팬들이라면, 개봉에 앞서 공개된 삽입곡을 들으며 아쉬움을 달래보길 바란다. 그것만으로 42개의 곡으로 구성된 이 송스루 뮤지컬 영화의 분위기와 배우들의 퍼포먼스를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라스트 듀얼: 최후의 결투

The Last Duel

프로덕션 2020년 2월~3월, 9월~10월 도르도뉴, 부르고뉴, 더블린

개봉 2021년 10월 15일 북미 개봉

감독 리들리 스콧

각본 맷 데이먼, 벤 애플렉, 니콜 홀로프세너

출연 조디 코머, 맷 데이먼, 아담 드라이버, 벤 애플렉

러닝타임 2시간 22분

2019년 가을 <아네트> 촬영이 끝날 즈음 드라이버는 새 작품에 합류했다. 리들리 스콧 감독이 <올 더 머니>(2017) 이후 4년 만에 내놓는 <라스트 듀얼: 최후의 결투>(2021)(이하 <라스트 듀얼>)다. 에릭 야거가 쓴 동명의 실화 기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라스트 듀얼>은, 진실을 밝히기 위해 목숨을 걸고 목소리를 낸 한 여성의 이야기다. 때는 14세기 프랑스. 신의 뜻에 따라 결투로 사건의 진실을 가리는 ‘결투 재판’이 인정되던 중세다. 마르그리트(조디 코머)는 남편 장(맷 데이먼)의 오랜 친구 자크(아담 드라이버)가 자신을 강제로 범했다고 주장한다. 장은 결백을 말하는 자크를 상대로 결투를 신청하고, 찰스 6세는 역사상 마지막 결투 재판을 승인한다. 마르그리트는 자신의 증언과 상관없이 오직 두 남자의 승부에 따라 판결을 내리는 결투 재판의 부조리함에 맞선다.

<라스트 듀얼>은 맷 데이먼과 벤 애플렉이 <굿 윌 헌팅>(1997) 이후 24년 만에 공동 각본으로 합을 맞춘 영화이기도 하다. 둘은 <날 용서해줄래요?>(2018)로 아카데미 각본상에 노미네이트되었던 니콜 홀로프세너와 함께 대본을 썼는데. 두 남성 작가 데이먼과 애플렉이 장, 자크 두 기사의 이야기를, 여성 작가 홀로프세너가 마르그리트의 이야기를 맡아 썼다. 데이먼은 최근 ‘ET’와의 인터뷰에서 <라스트 듀얼>은 “관점에 관한 이야기”이며, 한 사건을 보는 “관점의 차이가 이 영화의 골조를 이루기에” 세 작가가 세 메인 캐릭터의 시선을 담당해 각본을 나눠 쓰게 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원래대로라면 데이먼과 애플렉이 투톱 주연으로 활약할 예정이었으나, 애플렉이 스케줄 문제로 조연으로 물러나면서 드라이버가 자크를 연기하게 되었다. <라스트 듀얼>은 제78회 베니스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되어 오는 9월 처음 공개되며, 10월 15일 북미에서 개봉한다.


하우스 오브 구찌

House of Gucci

프로덕션 2021년 2월~5월 로마, 피렌체, 밀라노, 이탈리아 알프스

개봉 2021년 11월 24일 북미 개봉

감독 리들리 스콧

각본 벡키 존스톤, 로베르토 벤티베그나

출연 레이디 가가, 아담 드라이버, 제레미 아이언즈, 자레드 레토, 알 파치노, 셀마 헤이엑

2020년 8월 드라이버는 리들리 스콧과 <라스트 듀얼>을 찍던 중, 감독의 차기작 <하우스 오브 구찌>(2021)에 캐스팅된다. <라스트 듀얼>의 제작이 코로나 19로 한동안 중단됐던 터라, 둘은 전작 촬영이 끝난 지 4개월이 채 되지 않아 재회했고, 두 영화는 한 달 차로 개봉하게 되었다.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하우스 오브 구찌>는 1990년대 럭셔리 브랜드 구찌 그룹 일가에 있었던 실제 사건을 다룬다. 구찌의 창업자 구찌오 구찌의 손자이자, 당시 그룹의 총수였던 마우리치오 구찌(아담 드라이버)는 아내에 등을 돌려 다른 여자에게로 떠나고. 전남편 마우리치오 구찌의 살인을 청부한 혐의로 18년간 복역한 파트리시아 레지아니(레이디 가가)가 이야기를 이끈다.

제레미 아이언즈가 마우리치오의 아버지 로돌포 구찌를, 알 파치노가 로돌포의 형 알도 구찌를, 자레드 레토가 알도의 아들 파올로 구찌를 연기해 극을 보조했고, 셀마 헤이엑이 파트리시아의 절친 피나 어리마를 맡았다. 레이디 가가의 이탈리안 악센트, 자레드 레토의 파격 비주얼, 구찌 하우스의 패션, 부, 명예, 사랑, 배신, 스캔들, 그리고 살인을 그릴 <하우스 오브 구찌>는 11월 24일 북미 개봉 예정이다.


65

프로덕션 2020년 11월 ~ 2021년 1월 뉴올리언스, 버넌 패리시

개봉 2022년 5월 13일 북미 개봉

감독 스콧 벡, 브라이언 우즈

각본 스콧 벡, 브라이언 우즈

출연 아담 드라이버, 아리나 그린블랫, 클로에 콜맨

두 리들리 스콧 작품의 프로덕션 사이 4개월의 공백. 이때라고 쉬었을 드라이버가 아니다. 그는 프랑스(<라스트 듀얼>)와 이탈리아(<하우스 오브 구찌>)를 오가는 사이, <65>(2022)의 출연을 확정 짓고 미국에서 촬영까지 끝냈다. <스타워즈> 시리즈 이후 드라이버는 다시 우주로 향했다. SF 스릴러 <65>는 정체 모를 행성에 홀로 추락한 우주 비행사가, 그곳에 다른 사람도 산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드라이버와 함께, 두 명의 어린 배우 아리나 그린블랫, 클로에 콜맨이 출연하고. <콰이어트 플레이스> 시리즈의 각본가로 유명한 스콧 벡, 브라이언 우즈 듀오가 연출을, 토비 맥과이어의 <스파이더맨> 트릴로지를 연출한 샘 레이미가 제작을 맡았다.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


화이트 노이즈

White Noise

프로덕션 2021년 6월~8월 클리블랜드, 오벌린

개봉 2022년 넷플릭스 공개

감독 노아 바움백

각본 노아 바움백

출연 아담 드라이버, 그레타 거윅, 래피 캐시디, 조디 터너-스미스, 돈 치들

아담 드라이버와 노아 바움백이 다시 만난다. 지난해 넷플릭스와 영화 제작 독점 파트너십을 맺은 바움백의 첫 프로젝트는, 그의 첫 소설 원작 영화 <화이트 노이즈>(2022)다. 주인공은 감독의 두 페르소나, 아담 드라이버와 그레타 거윅. 바움백과 드라이버, 바움백과 거윅은 꾸준히 호흡을 맞춰왔지만 이 셋이 한 작품에서 뭉치는 것은 <프란시스 하>(2012) 이후 처음이다. 드라이버는 <하우스 오브 구찌> 크랭크업 후 다시 미국으로 넘어와 <화이트 노이즈>에 합류했고, <화이트 노이즈> 촬영 중간에는 <아네트> 프리미어 참석을 위해 칸영화제 일정을 소화하기도 했다.

페도라를 좋아하는 젊은 예술가 <프란시스 하> 레브와 <위아영>(2014) 제이미. 탕진을 즐기는 <마이어로위츠 이야기>(2017)의 자유로운 영혼 랜디. 이전까지의 캐릭터처럼 전형적인 힙스터는 아니지만, 그래도 잘나가는 연극 연출가인 <결혼 이야기>의 찰리까지. 바움백은 언제나 드라이버를 꽤 멋지게 그려왔다. 공개된 촬영장 사진 속 드라이버는 배가 불룩 나온 중년의 모습을 하고 있다. 힙스터는 분명 아닌 듯하다. <화이트 노이즈>는 미 중서부 소도시의 대학 교수이자 히틀러 연구의 선구자인 잭(아담 드라이버)과 그의 네 번째 아내 바베트(그레타 거윅), 그리고 이들의 네 자녀의 삶을 따라간다. 마을에 폐기된 화학 물질로 인해 유독 가스에 노출된 잭 가족은 생존의 위협을 받는다. 촬영장 사진 속 두 배우의 옷차림으로 보아, 영화 역시 돈 드릴로가 쓴 동명의 소설과 같이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할 것으로 추측된다. 영화는 2022년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

<프란시스 하>


양키 코만단테

Yankee Comandante

<미드나잇 스페셜>

프로덕션 미정

개봉 미정

감독 제프 니콜스

출연 아담 드라이버

<미드나잇 스페셜>(2016)의 제프 니콜스 감독과도 재회한다. <양키 코만단테>는 데이비드 그랜이 2012년 ‘뉴요커’에 기고한 기사를 각색한 영화로, 쿠바 혁명 때 코만단테(사령관)의 자리까지 올랐던 미국인 윌리엄 알렉산더 모건의 이야기다. 모건은 피델 카스트로와 쿠바 혁명군을 도와 독재자 풀헨시오 바티스타를 타도한 인물로, 아르헨티나인 체 게바라를 제외하면 쿠바의 코만단테가 된 유일한 외국인이었다. 같은 사건을 소재로 조지 클루니가 연출하는 <양키 코만단테>와는 다른 작품으로. 현재 프리 프로덕션 단계에 있으며, 촬영 및 개봉 일정에 대해 알려진 바 없다.


씨네플레이 이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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