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유명한데, 미국 가서 오디션? ‘용감함 갑’ 배우 김윤진의 용감무쌍 필모그래피



배우 김윤진

용감한 배우가 되고 싶어요

김윤진이 말했다. 그의 꿈은 ‘진짜 배우’, ‘용감한 배우’였다. “저는 진짜 배우가 되고 싶어요. ‘아, 저 때는 진짜였어’라는 경험을 하지 못했어요. 캐릭터에 푹 빠져들 수 있는 용감한 배우가 되는 게 목표”라는 것이다.
 
김윤진의 개인적 감상과 별개로 그의 행보는 충분히 용감했다. 96년 드라마 <화려한 휴가>로 데뷔한 그는 <쉬리>로 확실하게 이름을 알렸다. 2004년에는 청소년기를 보낸 미국으로 돌아가 드라마 <로스트>에 캐스팅돼 장장 7년간 함께했으며 그동안 하와이와 한국을 오가며 3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용감하지 않다고 하기 어렵다.
 
그런 김윤진은 맡은 배역도 어쩐지 다들 한 ‘용감’하다. 특수 요원부터 변호사, 간호사, 경감까지. 이건 김윤진에게 용감한 무언가가 있어서라고 밖엔 설명할 수 없다. 지금부터 그의 용감한 필모그래피를 살펴보도록 하자. 


<쉬리> 이방희/이명현 역


남파 간첩 ‘이방희’


키싱구라미!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시초’라는 별명을 가진 <쉬리>. 김윤진은 <쉬리>의 유일한 여성 주인공으로 캐스팅됐다. <쉬리>에서 김윤진이 맡은 배역 ‘이방희’는 무려 남파 간첩이다. 그냥 간첩도 아니다. 감시 대상 ‘유중원'(한석규)과 진짜로 사랑에 빠지는 로맨틱한 간첩이다.

<쉬리> 속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는 그의 1인 2역 연기다. 김윤진은 작중 유중원의 약혼녀인 이명현과 남파 간첩 이방희를 모두 맡아 연기했다. 분장을 했다지만, 두 역의 배우가 다른 줄 알았다는 당시 관객들의 반응이 있었다. 비록 두 인물 간 사랑은 비극으로 끝나지만 김윤진으로서는 한 영화에서 로맨스와 액션, 스릴러를 모두 경험할 수 있는 기회였다. 


<밀애> 미흔 역


밀애를 즐기다

“삶이 참을 수 없이 하찮아. 하찮아서 미칠 것 같아”라는 대사가 <밀애>를 압축한다. <밀애>의 키워드는 불륜, 사랑, 그리고 인생이다. 기혼인의 위태로운 연애를 보여주지만 결국 인생의 그림자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다.
 
주인공 ‘미흔’은 상당히 용감하다. 인생의 하찮음을 인생의 열정으로, 사랑으로 지우려 한다. 그런 미흔은 김윤진의 필모그래피에서 꽤나 독보적이다. 경찰도 변호사도 아니지만 위기에 정면으로 맞서 싸운다. 그 위기는 자기 존재의 하찮음, 자신이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끔찍한 기분이다.
 
김윤진은 <밀애>의 시나리오를 읽자마자 미흔이라는 인물에 반했다고 했다. 이후 변영주 감독과의 미팅 후 바로 마음을 굳혔다. <밀애>는 그에게 제23회 청룡영화상을 안겨주었다. 


<로스트> 백선화 역


곽진수의 부인 권선화

김윤진은 10살 때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 가 뉴욕 예술고등학교와 보스턴 대학을 졸업했다. 그는 한국에서 4편의 드라마와 6편의 영화에 출연한 시점, 미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그리고 오디션을 통해 드라마 <로스트>에 출연, 한국 출신 배우로서는 최초로 미국의 주요 TV 드라마에서 주연으로 활약하게 된다. 김윤진은 <로스트>에 출연해 ‘권선화’를 연기하며 한국어와 영어 양쪽 모두에 능통한 실력을 보였다. 
 
<로스트>가 7년간 이어진 시리즈 드라마인 만큼, 인물의 성격에도 변화가 있었다. 초반부의 권선화는 나약하고 의존적인 성격의 인물이었으나 드라마가 진행될수록 자신의 주장과 입장을 뚜렷이 굳히는 쪽으로 바뀐다.
 
김윤진은 권선화에게 그런 변화가 있는지 몰랐다면 드라마를 그만뒀을 것이라고 밝혔다. <로스트> 감독 J.J.에이브람스는 그런 김윤진의 하차를 막기 위해 후반부 스토리를 전부 알려주었다고 한다.


<세븐 데이즈> 유지연 역


승률 100%!


쉴 새 없이 달린다

<세븐 데이즈>는 김윤진의 대표작 격인 작품이다. 원신연 감독의 법정 스릴러로, 김윤진이 원톱으로 활약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작중 김윤진은 승률 100%의 변호사 ‘유지연’을 맡아 열연했다. 유지연은 냉철한 승부사로서, 그리고 자식을 유괴당한 엄마로서 러닝타임 내내 고군분투하는 인물이다.

김윤진은 유지연을 연기하며 감정적으로 무너질만한 상황이지만 어떻게든 추스리고 앞으로 나아가는 절박함을 담았다. 영화 제목 ‘세븐 데이즈’는 문자 그대로 7일, 아이를 찾는데 쓸 수 있는 시간을 뜻하기 때문이다. 김윤진은 <세븐 데이즈>로 제45회 대종상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국제시장> 영자 역


독일에서 부산으로..

김윤진의 천만영화 <국제시장>이다. <국제시장>은 남북 분단부터 파독 광부, 베트남 전쟁, 이산가족찾기까지 한국의 격변하는 근대사를 배경으로 한 일대기 영화다.
 
김윤진이 맡은 ‘오영자’는 서독으로 파견된 간호사로 ‘덕수'(황정민)와 러브라인을 구축한다. 또 화제가 된 것은 김윤진의 독일어 연기였다. 한국 광부들이 갱도 안에 갇히는 상황이 벌어졌는데 관리자가 구할 수 없다고 하자 이에 대해 항의하는 장면이었다. 현장에 있던 오스트리아 출신 배우들은 김윤진의 연기가 끝나자 박수를 보냈다고 한다.
 
무엇보다 김윤진은 <국제시장>을 통해 ‘인물’이 아닌 ‘인생’을 연기했다. 주인공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인만큼 한 인물의 20대부터 70대까지를 순차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선우진 역


경찰과 강도 사이에서 고군분투!

넷플릭스의 화제작이었던 <종이의 집> 리메이크 소식이 들리고 캐스팅에 대한 관심도가 높았다. ‘교수’ 역에 유지태, ‘베를린’ 역에 박해수, 그리고 강도들과 협상을 벌이는 경감 ‘선우진’ 역에는 김윤진이었다. 무언가를 결단하고 밀어붙이는 캐릭터인만큼, 김윤진에게 잘 어울린다는 대중의 기대가 있었다.
 
리메이크 된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은 대사나 스토리 흐름 측면에서 자연스럽지 않았다. 혹평도 많았다. 김윤진은 선우진을 맡아 <세븐 데이즈>에 이어 또 한 번 가족과 일 사이에서 분투하는 인물을 그렸다. <종이의 집>은 김윤진의 첫 OTT 진출작이다. 


<자백> 양신애 역


일 잘하는 눈빛

그리고 지난 26일 영화 <자백>으로 김윤진이 다시 극장에 돌아왔다. 주연으로는 <시간위의 집>에 이어 5년 만인데, 코로나19로 인해 개봉이 2년이나 밀린 탓이다. 소지섭과 투톱 출연으로 화제를 모은 <자백>의 장르는 범죄 스릴러다. 김윤진이 여지껏 쌓아온 묵직하고 진지한 연기가 또 한 번 발휘된다. 작중 김윤진은 승소율 100%의 변호사 ‘양신애’로 분해 의문의 밀실살인사건을 변호하는 한편 그 진실을 파헤칠 예정이다.


차기작은 발랄, 유쾌!

코로나19가 잦아들어 가는 가운데, 김윤진의 활동도 더 활발해질 전망이다. 여태껏 맡았던 작품들과 결은 살짝 달라진다. 가볍고, 발랄해진다. 먼저 그는 하이틴 로맨스 드라마 <모든 남자들에게> 시리즈의 스핀오프 <XO, 키티>에 출연하는데, 특이하게도 드라마의 배경은 미국이 아닌 한국이다. 또 윤여정, 유해진, 김서형 등과 함게 드라마 <도그데이즈>에 참여할 예정이다. 반려견을 중심으로 서로를 알게 된 인물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휴먼 드라마다.

자백

감독

윤종석

출연

소지섭, 김윤진, 나나, 최광일

개봉

2022.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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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리

감독

강제규

출연

한석규, 최민식, 송강호, 김윤진

개봉

1999.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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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애

감독

변영주

출연

김윤진, 이종원, 계성용

개봉

2002.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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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트 시즌1

연출

J.J. 에이브럼스

출연

김윤진, 매튜 폭스, 에반젤린 릴리, 대니얼 대 킴, 나빈 앤드류스, 테리 오퀸

방송

2004, 미국 A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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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 데이즈

감독

원신연

출연

김윤진, 김미숙, 박희순

개봉

2007.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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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시장

감독

윤제균

출연

황정민, 김윤진, 오달수, 정진영

개봉

2014.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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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프포스트코리아/씨네플레이 유해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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