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모럴센스> 서현 “NG가 특히 많이 났던 장면은…”

<모럴센스>

가면을 써야만 사는 남자가 있다. 남다른 성적 취향을 숨기며 살던 홍보팀 대리 지후(이준영)의 완벽한 회사 생활은, 점 하나 차이인 이름 때문에 잘못 배송된 택배 상자 하나로 무너져내릴 줄 알았다. 다행히 같은 팀 사원 지우(서현)는 비밀을 퍼뜨리는 사람이 아니다. 뭐든 똑 부러지게 하고 빨리 배우는 지우는 지후와 그의 취향에 관심을 보이고, 둘은 직장 상사에게 명령하고 하수에게 복종하는 아찔한 플레이를 시작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모럴센스>는 있는 그대로 사랑받고 싶어 하는 이들의 이야기다. 2016년 <달의 연인 – 보보경심 려>의 조연 우희 역을 맡으며 연기자의 길을 본격적으로 걷게 된 서현의 첫 한국 영화 주연작은 <모럴센스>다. 그에게서 들은 <모럴센스> 뒷이야기를 전한다.


출연을 결심한 이유가 그 어떤 때보다 궁금한 영화였어요.

시나리오가 신선했어요. 배우로서 욕심나는 역할이었고요. 재미를 넘어서 깊이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라 좋았어요. 모두가 다름을 갖고 살아가는데 그 다름을 이해하고 알아가는 과정을 유쾌하게 다른 작품이에요.

박현진 감독에게 캐스팅 이유에 대해 들은 것이 있나요.

저를 처음 봤을 때 감독님이 생각하시는 지우와 제가 일치했다고 말씀해주셨어요. 성격과 외적인 모습까지 제가 잘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느꼈다고 하셔서 너무 감사했죠. 저를 믿어주신 거니까.

지우는 강단 있는 인물이에요. 상사 앞에서 옳은 말을 하는 데 거리낌 없고요. 연기하면서 특히 신경 쓴 점이 있다면요.

캐릭터의 방향성을 잡을 때 바깥에서 찾는다기보다는 제 안에서 찾으려고 해요. 모두가 그렇듯 제 안엔 수많은 모습이 내재되어있기 때문에. 그 모습 중 지우와 가장 비슷한 걸 끄집어내려고 노력했어요.

어떤 닮은 점이 있던가요.

이성적인 사람이라는 것, 완벽주의자적인 성향이 있다는 게 닮았어요.

다른 점은요?

누군가의 비밀을 알게 됐을 때 그걸 지우처럼 아무렇지 않게 되묻기는 좀 어려울 것 같아요. 비밀이 알려졌을 때 이 사람이 곤란하겠다 싶으면 그냥 모르는 척 눈감아줄 것 같아요. 지우처럼 “이게 뭐예요?” 하기보다는 (능청스러운 표정으로) “어, 뭐가 떨어졌나?” (웃음) 할 것 같네요.

<모럴센스>

원작이 있는 작품이에요.

원작은 다 봤어요. 웹툰에서 캐릭터를 어떻게 표현했는지 보고 좋은 건 참고했어요. 새로운 인물로 재창조하고 싶다는 욕심도 있어서 너무 원작을 따라가려고만 하지는 않았어요.

어떤 점을 취하고 어떤 점을 바꿨나요.

표정을 비슷하게 하려 했어요. 원작 속 지우는 표정이 거의 없어요. 마음을 읽을 수 없고 뭘 해도 뚱해 보이기도 해요. 그걸 비슷하게 표현하려 했어요. 다르게 한 점은, 그림에서 말투가 들리진 않으니까. 가면을 쓰고 감정을 누르면서 이야기하는 듯한 지우의 말투는 제 방식으로 표현했어요.

자기도 몰랐던 취향을 발견해가는 미묘한 표정 연기가 어려웠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지우라는 캐릭터가 사실 속으로는 아주 감성적인데 그걸 겉으로 표현을 잘 안 하는 성격인 거예요. 행복해도 웃지 않고 멍… 슬퍼도 울지 않고 멍… 표정처럼 아무 생각이 없는 게 아니라 되레 생각이 너무 많죠. 그걸 절제하며 사는 인물이라고 생각하고 연기했어요.

보통 연기할 때 캐릭터의 전사를 백 개도 넘게 상상해서 적어둔다고요.

대본에 나와 있지 않은 것이 많기 때문에 전사를 상상하려 해요. 태어날 때부터 지금의 성격을 가진 사람은 없으니까요. 어떤 가정환경에서 자랐고 어떤 일을 겪어서 지금의 지우가 됐는지 고민했어요. 도도하다거나 차갑다는 건 아주 단편적인 표현이잖아요. 지우도 상처가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가정사가 있는 아이라고 생각했죠. 그렇게 감정표현에 서투른 아이가 되지 않았을까 했어요.

지우는 엄마와 부러우리만큼 가깝던데요.

근데 아버지가 등장하진 않거든요. 거기서 시작했어요. 엄마랑은 사이가 너무 좋지만 아버지의 빈 자리를 엄마도 느낄 테고, 딸인 지우도 느낄 테고. 그래서 더 엄마랑 친근하게 지내려 노력했을 거라고 상상했어요.

영화에서 설명하듯 BDSM이 모두에게 익숙한 소재는 아니에요. 생소할 수 있는 개념에 대한 공부가 필요했을 것 같아요.

소재 자체보다는 인물의 감정이 영화의 중요한 포인트였어요. 오히려 회사 생활에 대한 공부가 필요했어요. 회사에 다녀본 적이 없으니까요. 제 친한 친구가 과장님이에요. 알고 보니 능력 있는 친구더라고요? (웃음) 저는 직급도 잘 몰라서 ‘직급 좀 알려달라’, ‘사내 연애해 본 적 있냐’ 이런 거 물어보면서 현실적인 조언을 얻었어요. 이 조언들을 염두에 두고 홍보팀 내부 촬영을 했어요.

지후를 연기한 이준영 배우와의 호흡은 어땠나요.

지우와 지후가 다 끌고 가는 작품이라 저희 역할이 너무너무 중요했어요. 작품 분석을 열심히 해오셔서 든든했어요. 촬영 전에도 감독님과 셋이 리딩을 하면서 캐릭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는데. 의미 있는 작업이었어요.

두 배우가 플레이 장면을 자연스럽게 소화하는 걸 보면서, 촬영 전에 어색한 기운을 쫓는데 더 공을 들이진 않았을까 생각했어요.

억지로 친해지려 하는 스타일은 또 아니에요. 촬영하는 동안 당연하게, 자연스럽게 편해졌어요. 근데 제가 너무 선배이다 보니까, 저를 불편해하게 둬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은 있었어요. 그래서 말을 놓으라고 거의 명령을 했어요. 같이 놓으려고 저도 말을 안 놓으니까 “그래도 누나는 놓으세요~” 하더라고요. “아, 같이 놔요~ 아님 저도 안 놓을 거예요. 빨리 놓는 게 좋을 거예요. 하나 둘 셋, 지금부터 반말 시작!” 이렇게 해서 놨어요. (웃음)

카메라 뒤에서도 지우와 지후 같은 관계였네요. (웃음)

맞아요. 지우로서 책임감을 갖고 했어요. 저도 예전엔 반말을 진~짜 못했어요. 그걸 고치려고 노력을 많이 했어요. 반말을 못 하는 게 안 좋은 건 절대 아니지만요. 한번은 상대 배우분이랑 편하게 연기해야 하는데 그게 너무 어려운 거예요. 그래서 상대 배우분이 그럼 말을 놓자고 해주셨는데 그것도 어려운 거죠. 연기를 하긴 해야 하니 딱 놓기 시작했는데 마음이 편해지더라고요. 상대가 먼저 말해주니까 오히려 편하구나 그때 느꼈어요. 제가 놓으라고 안 하면 준영 배우도 평생 안 놓겠다 싶어서 똑같이 했어요. 저에게도 도전이었죠. 말 놓고 하루 이틀 만에 엄청 친해진 것 같아요. 말 놓는 것만으로도 친해지는 게 이런 거구나 다시 한번 느꼈어요.

<모럴센스>

촬영하면서 NG가 특히 많이 났던 장면이 있나요.

지우가 파쇄용지를 지후에게 휘두르며 똑바로 하라고 욕하는 장면이요. 파쇄용지가 팝콘 터지듯 팡 하고 튀면서 영화적인 효과가 돋보이는 장면이에요. 모든 액션이 합이 좋아야 했어요. 욕은 잘했는데 파쇄용지가 웃기게 머리로 쿵 하고 떨어지거나 갑자기 조명이 튀거나 뜻대로 안 돼서 NG가 정말 많이 났어요. 그 장면 찍느라 목이 쉬는지 알았어요. (웃음)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 장면이에요. 욕을 3분 내리쏟아냈어요.

이 장면 준비하면서 고민을 정말 많이 했어요. 욕 잘하는 김수미 선배님 영상 같은 거라도 찾아봐야 하나 했는데, (웃음) 그건 제 욕이 아니잖아요. 욕을 찰지게 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욕 튀어나오게 하는 상황을 머리에 그리고 감정을 잡았을 때 진짜 욕이 나오더라고요. 그런 상황을 떠올리면서 하루에 5시간씩 방음실에 처박혀 노래 연습하는 것처럼 욕만 계속했어요. 처음엔, (웃음) 그러고 있는 제가 웃겨서 “이거 맞는 거지…?” 싶기도 했어요. 근데 너무 중요한 장면이거든요. 지후는 처음 보는 지우의 모습에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지우도 참고 있던 감정을 분출시키면서 자기도 몰랐던 자신을 발견하는 순간이에요. 잘하고 싶어서 더 깊이 몰입할 방법을 고민했던 것 같아요.

어떤 순간을 떠올릴 때 화가 더 솟던가요.

상황은 다양하게 떠올렸는데, 눈을 보고 하면 더 잘 나오더라고요. 허공을 보고 ‘야!’ 하고 지르는 것보다 타깃을 정확히 두고 ‘얘 진짜 죽여버려!’ 이런 마음을 먹고 하면 눈빛도 에너지도 확 쏘게 돼요. 그래서 방음실에서 거울을 보면서, (웃음) 저 자신에게 욕을 했던 기억이 있어요.

앞서 진행한 영상 인터뷰에서 이준영 배우가 말하길, 그 장면을 끝내고 속 후련해하는 표정을 보였다고 하던데요. 대리만족을 했던 걸까요.

평소에 혹시 욕을 하면 오히려 저는 기분이 찝찝하더라고요. 욕을 했다고 시원한 게 아니라 ‘내가 이렇게 또 비속어를 썼네’ 싶어서요. 물론 그때는 연기니까 최선을 다했어요. 저를 내려놓고 다 토해내고 나니 홀가분하더라고요. 열심히 준비한 장면이 끝났다는 데에 대한 해방감이 커서 그런 표정을 보이지 않았을까 싶어요.

이전 작품을 찾아보다가 <도둑놈 도둑님> 속 소주(서현)의 극강 애교 연기를 봤어요. 그 연기와 욕 연기 중 어떤 게 더 어렵던가요.

아, (웃음) 어색하게 애교 부리는 연기를 보셨구나. 욕이 훨씬 어렵죠. 애교는 뭐.

그동안 연기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장면이 뭐였을지 궁금했어요.

글쎄요. 한 번도 연기가 쉽다고 느낀 적이 없어서요. 50~60년 연기한 선배님도 카메라 앞에 서기 전엔 언제나 긴장된다고 하시더라고요. 진짜 그러신가, 너무 겸손하신 거 아닌가 했는데 한 작품 두 작품 찍다 보니 연기에는 정말 답이 없다는 게 느껴지더라고요. 계속 노력하지 않으면 마치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를 탄 것처럼 뒤처지는 듯하달까. 부족한 점이 끊임없이 보여서 언제쯤 내 연기에 만족할 수 있을까 싶어요.

<모럴센스>

<모럴센스>는 서현의 스크린 데뷔작이나 다름없어요. 주말 드라마, 미니시리즈, 단막극, 뮤지컬에 영화 현장까지 경험했는데. 제작 환경이 어떻게 다르던가요.

아! 밥차가 너~무 맛있었어요. (일동 웃음)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맛있었어요. 제 인생 가장 맛있는 밥차였어요. 잊을 수가 없어요. 저는 항상 다이어트를 하다 보니 한 끼를 제대로 먹자 주의예요. 그 한 끼를 정크 푸드로 먹자는 식이 아니라, 건강하고 맛있게 먹자는 주의여서 매 끼니가 소중해요. 드라마는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촬영하고 밥차도 여의치 않을 때가 많아서 맛있다는 걸 느껴본 적이 없어요. 정말 살기 위해 먹는 거죠. <모럴센스> 밥차는 이걸 먹으러 현장에 온다는 생각이 들 만큼 맛있었어요. (웃음) 맨날 매니저님한테 “오늘 점심 메뉴 뭔지 빨리 알아 와 주세요” 그랬어요. 먹는 행복이라는 게 이런 거구나, 이게 삶의 질을 높여주는구나 처음 느꼈어요. 맛있는 음식을 먹으니까 더 기분 좋게 촬영하게 되고, 좋은 에너지가 있더라고요.

호흡에 대한 답이 나올 줄 알았어요. (웃음)

드라마는 시간에 쫓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많아요. 영화는 한 장면 한 장면 공들여서 만들 수 있어서 그 환경이 감사했어요.

사소한 궁금증인데요. 지우와 지후가 이름이 비슷해서 겪은 일로 가까워지기 시작하잖아요. 주현이라는 이름도 비슷한 이름이 있고 흔하다면 흔한 편인데. 학창 시절 이름 때문에 벌어진 해프닝은 없었나요.

서 씨가 흔하지 않아서… 김주연, 이주연, 박주현 이런 친구들은 있었는데 서주현은 없었어서 그런 건 모르겠고. 그냥 제 별명은 서주 우유, 서주 아이스크림 이런 거였죠. (일동 웃음) 서주가 들어가니까.

요즘 친구들은 잘 모를 것 같은데요. (웃음)

모르죠~ 그거 없어졌을걸요? 아~ 라떼는~ 늙었다, 늙었어. (웃음)

지우가 준 안경이 지후에게는 부적 같은 거였어요. 당신에게도 부적 같은 소지품이 있나요.

다이어리요. 다이어리를 꼭 쓰거든요. 내 인생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르겠어서 쓰기 시작했어요. 정신없이 일만 하며 살다 보니 어제 뭘 했는지, 뭘 향해 달려가는지 모르겠더라고요. 좀 기억하자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그게 정말 제 인생이더라고요. 쓰길 정말 잘했어요. 열심히 쓰다가 또 어느 때는 텅텅 비어있기도 해요. 그땐 이것마저 쓰기 귀찮았던 거죠. (웃음) 어쩌다 10년 전 다이어리를 봤는데 내가 어떻게 이렇게 살았지, 난 로봇이었나 싶었어요.

박현진 감독이 <모럴센스>는 “가면을 쓰지 않은 여자와 가면을 쓴 남자가 만나는 이야기”라고 했어요. 배우나 가수는 어쩌면 가면을 써야 하는 순간이 더 많을 직업이에요. 그래서 연기하면서 가면을 쓰지 않고 당당한 지우에게 위로를 받진 않았을까 생각했어요.

지후가 지우에게 속마음을 이야기하고 싶어서, 혼자 지우가 앞에 있다고 상상하고 털어놓는 장면이 있어요. 제가 상상 속 지우의 모습을 하고 침대에 누워서 지후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장면인데. 지후의 솔직한 심리가 잘 전달돼서 들으면서 공감도 하고 괜히 뭉클해졌던 기억이에요.

지후처럼 주변에서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이해해주지 않는 상황을 만나면 당신은 어떻게 해소하나요.

제가 의도하거나 그러지 않은 것을 다르게 보는 분이 있을 때면, 일단 저를 먼저 돌아봐요. 제가 무조건 정답일 순 없으니까요. 그 사람이 생각하는 걸 무조건 틀렸다고 할 수도 없는 거고. 왜 그렇게 생각했을까 먼저 고민해보고 그게 나를 발전시킬 수 있는 고민이고 내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고민이라는 이성적인 판단이 들면, 받아들이려 노력해요. 그게 아니고 예를 들어 악플 같이 상식을 벗어나는 말들은 ‘뭐지?’ 하고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요. 저는 제가 지켜야 하고 저 저신은 제가 가장 사랑하니까, 제게 악영향 미칠 말들은 굳이 들을 가치가 없죠. 그냥 ‘그러고 싶구나~’ ‘그렇게 생각하는구나~’ ‘난 아닌데~’ (웃음) 하고 쿨하게 넘기고 좋은 생각을 하는 편이죠.

<모럴센스>는 자존감에 대한 이야기예요. 당신에게도 자존감을 지키는 습관이 있다고 들었어요. 매일 자기 전에 스스로를 칭찬한다고요. 어젯밤엔 어떤 칭찬을 했나요.

어젯밤에 일정이 늦게 끝났어요. 그래서 칭찬보단 최면을 걸었어요. ‘내일 재밌겠다. <모럴센스> 제작발표회에다가 이렇게 홍보할 하루뿐인 날이다. 간만에 정지우로 돌아가 볼까?’ (웃음) 사실 저희 영화 촬영이 끝난 지 꽤 오래됐고 그 이후 제가 두 작품 연달아 찍기도 해서, 다시 지우를 소환해 왔습니다.

오늘 밤엔 어떤 칭찬을 할까요.

정지우 고생했다!

서현 인스타그램(@seojuhyun_s)

커피차 디자인을 미리 받아서 디자인과 맞는 옷을 입고 인증샷을 남긴다고요. 팬들 감동시키는 세심한 인증법이에요.

저는 그걸 감동 포인트라고 생각을 못 했어요. 저는 아무것도 하는 게 없는데, 제 일을 할 뿐인데 많은 분이 사랑해주시고 계세요. 제게 그 사랑을 받을 자격이 있나 의문이 들 때도 종종 있어요. 커피차가 올 때마다 너무 감사한데 이걸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까 고민하다가 인증샷을 꼬박꼬박 올리게 됐어요. 이왕 한번 올리는 거 좀 더 예쁘고 성의있게 올리면 좋지 않을까 싶어서 지금의 방법을 떠올린 건데. 어쨌든 작품 공개 전까지는 촬영장에서 입은 의상을 보여줄 수 없으니까, 혼자 스타일리스트가 되어서 액세서리까지 풀 세팅으로 커피차 무드에 맞는 룩을 짜서 챙겨와요.

스타일링도 다 혼자 한 거였어요?

그럼요. 다 제 사복이에요.

협찬도 없고요.

없죠. 이런 거 협찬 안 해줄걸요? (웃음) 굳이 협찬받을 일도 아니고. 근데 또 저는 이걸 빌미로 옷을 많이 샀어요. (웃음) “저 옷 사야 해요! 커피차 때문에요.” 커피차가 흰색이면, “흰색 예쁜 옷이 없어요! 사야 해, 사야 해” 이러면서요.

쇼핑 고수라고 들었어요.

저 쇼달이에요, 쇼달. 저희 팀 모두가 인정하는 쇼핑의 달인.

데뷔한 지 벌써 15년이 됐어요. 아직 새롭게 해보고 싶은 게 있나요.

안 한 게 거의 없는 것 같아요. 그렇게 하고 싶은 것도 별로 없어요. 너무 많은 일을 겪어서 이젠 초연해졌어요. 딱히 두려울 것도 없고요.

그동안 자주 해오던 말이에요. 두려울 게 없다는 말.

근데 옛날의 그 마음과는 좀 달라요. 두려울 게 없다는 게 그땐 ‘난 할 수 있다! 다 와봐라!’ 이런 거였다면, 지금은… ‘네~ 하세요~! 좋아요~!’ 이런 마음이랄까. 전엔 어떤 상황이 생겨도 ‘어떡해! 해내야 해!’ 했는데, 이제는 ‘하지 뭐~ 하면 되지 뭐~’ 해요. 여유가 많이 생겼어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물 흐르듯 새로운 경험을 하면 너무 좋겠고, 그렇지 않더라도 의미 있는 일이 많을 거라고 생각해요.

마지막으로 <모럴센스>가 어떤 영화로 기억되길 바라나요.

인간은 모두 다르잖아요. 다름을 이해하고 열린 마음으로 서로를 보고 자신을 볼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어요.


씨네플레이 이지연 기자

사진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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