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찍는 족족 ‘인생 캐릭터’ 경신하는 배우 김태리가 만든 튼튼한 왕국

사랑하게 되실 거예요.

영화 <아가씨> 中 숙희의 대사

배우 김태리 @GETTY

2016년 6월, 내 인생을 망치러 온 나의 구원자, 나의 타마코, 나의 숙희”가 우리 앞에 등장했다. ‘최애 자리 공석’으로 지루한 나날을 보내던 많은 이들의 일상을 구원해 주러 온 김태리. 그는 영화 <아가씨> 숙희 역을 야무지게 소화하며 대중에게 강렬한 인상을 안겼다. 그로부터 6년이 지난 지금, 그는 이제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로 매 주말 새로운 설렘을 안겨주는 존재다.

‘확신의 필모’를 쌓고 있는 김태리가 선택한 작품이라는 사실만으로 방영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은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는 배우 김태리의 웃고 우는 얼굴이 유독 선명하게 다가오는 드라마다. 슬럼프에 빠진 과거를 극복하고 국가대표 펜싱 선수로 거듭난 나희도는 본인 감정에 누구보다 솔직하고 진솔하다. IMF로 아버지의 사업이 휘청이며 하루아침에 상황이 달라진 백이진을 구렁에 빠지지 않게 도와준 것도 나희도. 펜싱이든, 사람이든 늘 성실하고 맑은 태도로 대하는 나희도를 보고 있으면 보는 이의 마음까지 환해진다. 화면을 뚫고 나올 정도로 강한 에너지를 뿜어내는 나희도 덕에 많은 사랑을 받은 <스물다섯 스물하나>는 김태리가 택한 두 번째 드라마 작품이다. 이토록 작품 고르는 눈이 예리하고 똑 부러지는 김태리는 올해로 33살이 됐다. 앞으로 여태껏 쌓아온 탄탄한 필모그래피 위에 또 얼마나 멋진 연기가 얹혀질지, 그리고 우리는 또 얼마나 그를 사랑하게 될지 무궁무진하게 궁금해진다.

<스물다섯 스물하나>


시작은 연극 배우

유난히 내성적이었던 대학시절 김태리

배우 김태리 연극 공연 당시 사진

배우 김태리 연극 공연 당시 사진

김태리의 연기 활동은 연극 무대에서부터 시작됐다. 경희대학교 언론정부학부 재학 당시 ‘유난히 내성적이었던’ 김태리는 2012년 극단 ‘이루’의 막내로 들어가면서 본격적인 연기 활동을 시작했다. 당시 김태리는 연극 메인 배우에게 이슈가 발생할 경우 대신 투입되는 ‘언더스터디’ 역할이었다고. 무대에 설 확률이 거의 0%에 가까운 상태에서도 그는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았고 이를 인상 깊게 본 연출가가 이례적으로 극단 막내였던 김태리를 무대에 세우기도 했다. 김태리는 이후 영화 <양평자전거>, <문영> 등을 통해 스크린 경험을 쌓았다. 김태리는 과거 인터뷰에서 “대학교 2학년 때 ‘연기를 평생 함께 갈 길로 정해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냥 확신이 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아가씨 – 숙희 역

나의 구원자

<아가씨>

<아가씨>

“혜성처럼 등장했다”는 비유가 딱 들어맞는 김태리는 2016년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를 통해 정말이지 혜성처럼 등장했다. 2014년 말, 대표작으로 꼽을 만한 작품조차 전무한 신인의 상태였던 김태리는 ‘1500:1’이라는 무시무시한 경쟁률을 뚫고 숙희 역을 따냈다. 신인 김태리를 주연으로 캐스팅한 것에 대해 박찬욱 감독은 “만난 지 단 5분 만에 결정했다”고 말하며 그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보이기도 했다. 또한 박찬욱은 “잘 보이겠단 태도를 보이지도 않았고 ‘될 대로 되라’는 식이더라. 그러면서도 건방지지는 않았고 자기 할 말은 똑 부러지게 다 했다”며 그와의 첫 만남을 회상한 바 있다. 김태리는 감독이 본인을 믿어준 것에 연기로 보답했다. 단단한 얼굴로 히데코를 구원한 숙희는 여전히 많은 이들의 ‘최애 캐릭터’로 회자된다. 이후 2016년 6월, 김태리는 <아가씨>로 칸 영화제 레드카펫을 밟는 쾌거를 이룬다.


리틀 포레스트 – 혜원 역

태쁘의 탄생

<리틀 포레스트>

‘김태쁘’의 탄생이자 ‘김태리 하면 여름, 여름 하면 김태리’라는 공식을 만들어준 영화 <리틀 포레스트>는 이가라시 다이스케의 동명 만화를 스크린에 옮긴 작품으로 앞서 일본에서 같은 제목의 2부작 영화로 만들어진 바 있다. <리틀 포레스트>에서 김태리는 고단한 도시 생활에 지쳐 고향인 시골로 돌아온 혜원 역을 연기했다. 직접 농사짓고 음식을 만들어 먹으며 그간의 상처를 치유해가는 혜원은 늦여름 지는 해처럼 고요한 빛을 내며 우리의 마음을 환기시켜 준다. ‘본격 퇴사 권장 영화’로 불리기도 하는 <리틀 포레스트>의 감독 임순례는 한 인터뷰에서 “처음 만나기로 한 날, 김태리가 약속 장소에 30분 먼저 나와 있었다. 감독과 만나는 자리라 하면 보통 어느 정도 꾸미고 나오는데 수수한 차림이라 깜짝 놀랐다. 그런데도 그만의 개성과 자연스러움이 고스란히 느껴졌다”라며 김태리의 첫인상을 회고했다.


미스터 션샤인 – 고애신 역

김태리의 첫 번째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미스터 션샤인>

김태리의 첫 드라마 출연작은 김은숙 작가의 <미스터 션샤인>이다. 많은 이들을 ‘애신 앓이’ 하게 만든 고애신은 조선 최고 명문가에서 태어났지만 조부 몰래 조선을 구하고자 독립운동을 하는 강인한 정신력을 가진 인물이다. 여성 의병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작품은 많지 않기에, 그만큼 더 특별한 캐릭터 고애신에 대해 김태리는 “캐릭터를 그리기 위한 레퍼런스는 따로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다”며 “누군가 강요해서 선택하는 일이 아니라 자기 스스로 선택해서 직진하는 강인한 인물”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김태리는 쉽게 만날 수 없는 걸출한 캐릭터인 고애신을 탄생시키며 화제성과 시청률을 모두 손에 쥐었다. <미스터 션샤인>에 출연한 배우 이정은은 한 인터뷰에서 “김태리는 담대하고 배역에 대한 접근이 놀라울 정도로 성숙하다”며 “자신의 연기가 목표한 지점에 다다르지 않으면 잠을 못 이루는 사람이다”라고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외계+인

2022년 최고의 기대작

<외계+인>

최근 <타짜> <도둑들> <암살> 최동훈 감독의 6년 만의 신작 영화 <외계+인> 출연진 라인업이 공개되며 한차례 큰 화제를 불러온 바 있다. 최동훈 감독의 전작 <도둑들> 역시 화려한 라인업으로 화제가 됐는데, 이번 작품에서도 심상치 않은 황금 라인업을 만들어냈다. 김태리, 류준열, 김우빈, 소지섭, 염정아, 조우진, 이하늬, 김의성, 유재명, 신정근, 윤경호까지. 아직까진 개봉일도 미정이고, 공개된 정보도 많지 않은 김태리의 차기작 영화 <외계+인>. 공식적으로 기재된 정보에 따르면 <외계+인>은 SF와 액션 그리고 판타지가 혼합된 장르라고. 또한 <외계+인>의 순 제작비는 무려 400억 원에 달하며 역대급 촬영 회차인 ‘247회’차를 촬영했다고. 김태리가 앞서 출연한 <리틀 포레스트>가 47회차인 것과 비교해 보면 이 수치가 얼마나 어마어마한지 한 번에 와닿는다. 그만큼 더 다양한 김태리의 모습을 볼 수 있을 테니, 역대급 촬영 회차 소식은 우리에겐 희소식일 수밖에. 한편 최동훈 감독이 한 인터뷰에서 “<외계+인> 촬영이 지금까지 작업한 영화 중 가장 힘들었고,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끝나고 보니 기쁨이 가장 큰 영화”라고 밝혀 작품에 기대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스물다섯 스물하나>의 종영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희도 못 잃어’, ‘태리 돌려놔’ 상태에 빠진 이들이라면 곧 <외계+인>으로 찾아올 김태리를 열렬한 마음으로 기다려보자.


씨네플레이 황남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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