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패니메이션 거장 ‘호소다 마모루’에 대해 몰랐던 12가지 사실들



<미래의 미라이> 포스터

지브리의 수장 미야자키 하야오의 은퇴 선언 이후, 차세대 재패니메이션을 이끌어 갈 감독으로 호소다 마모루가 올라섰다. 물론 미야자키 하야오는 또! 은퇴를 번복했지만 호소다 마모루의 애니메이션은 매력적인 작화뿐 아니라 흡인력 있는 스토리까지 완성도있는 작품들로 관객들의 마음을 훔쳐왔다. 신작 <미래의 미라이>로 극장가를 찾아온 호소다 마모루. 그에 대해 몰랐던 사실 12가지를 정리했다.


1

애니메이션 디렉터를 꿈꾸다



<루팡 3세: 카리오스트로의 성>

호소다 마모루는 말을 더듬는 언어장애가 있어 초등학교 때 특수반을 다녔다.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하던 시절, 어머니는 그에게 한 편의 애니메이션을 보여줬다. 미야자키 하야오가 처음으로 각본·연출을 겸한 작품 <루팡 3세: 카리오스트로의 성>이었다. 이 작품을 접한 호소다 마모루는 충격에 빠졌고, 애니메이션 디렉터의 꿈을 키워 나갔다.


2

영화 연출을 원하다

호소다 마모루(왼쪽), 토에이 애니메이션 로고(오른쪽)

가나자와 미술공예대학에서 유화와 아크릴화를 전공했다. 하지만 대학시절, 영화 동호회에서 접한 프랑스 영화들의 영향으로 영화 연출에 욕심이 생겨, 실사 영화나 비디오 아트 제작에 더 전념했다. 졸업 후에는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인 ‘토에이 애니메이션’에 입사했다.


3

지브리 인턴 탈락



지브리 스튜디오 로고

오랜 선망의 대상, 미야자키 하야오가 이끄는 ‘지브리 스튜디오’의 인턴 채용에서 고배를 마셨다. 2장의 그림을 제출해야 하는 조건이 있었는데, 호소다 마모루는 무려 150장이 넘는 그림을 보냈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자필 편지를 보내 불합격 통보를 했다. 편지에는 아래와 같은 말이 적혀 있었다. 당시 호소다 마모루는 좌절해 편지를 구겼다고 한다. 그러나 편지는 현재, 액자에 소중히 꽂힌 상태로 그의 책상을 지키고 있다.

장인의 세계인 지브리는 자네처럼 자신의 작품을 만들고 싶은 사람에게는 어울리지 않네. 자네를 채용하면 오히려 그 재능을 썩힐 것 같아 일부러 탈락시켰네.

미야자키 하야오


4

<하울의 움직이는 성> 연출을?



<하울의 움직이는 성>

진작에 그의 재능을 알아본 지브리, 32세의 호소다 마모루에게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감독직을 맡아달라는 제안을 한다. 드디어 소망해 오던 영화 연출을, 그것도 지브리 애니메이션에서 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격했다. 그러나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기상천외하고 복잡한 스토리를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난항에 빠지고 만다. 8개월간 그는 홀로 고립돼 갔고, 결국 그는 감독직에서 물러난다. 이 굴욕적인 사건으로 인해 그에게 영화 연출의 기회는 더 이상 오지 않았다. 업계에 퍼진 소문 때문에 기획서는 번번이 퇴짜를 맞았다.


5

<시간을 달리는 소녀>의 대성공



<시간을 달리는 소녀>

원하던 영화와는 멀어졌지만 TV 애니메이션 작업을 지속해 왔다. 그러던 중 그에게 찾아온 또 한 번의 기회, <시간을 달리는 소녀>의 감독 제안이었다. 호소다 마모루는 앞선 실패로부터 배웠다. (그의 표현에 따르면)’싸구려 자존심’을 버렸고, 벽에 부딪치면 주변에 물었다. 오로지 영화를 완성하겠다는 목표를 위해 달려갔다. 고작 6개의 상영관에서 출발했던 <시간을 달리는 소녀>는 입소문을 타면서 나중에는 100여 개의 극장에서 상영됐다.


6

음영이 없는 작화 스타일



<늑대 아이>



<시간을 달리는 소녀>

그만의 특징적인 작화 스타일이 있다. 첫째로, 음영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 흔히 많은 애니메이터들이 현실감을 더하기 위해 그림자를 그려 넣어 왔다. 여러 겹의 디테일로 완성되는 풍경 묘사는 호소다 마모루가 가진 장점이었음에도 그의 작화엔 대부분 음영 표현이 없었다. 그에 대한 호소다 마모루의 답변. “일부러 색을 구분해서 칠할 정도로 사람의 얼굴에 그림자가 져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건 오히려 애니메이션에서 굳어진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그림자가 없는 편이 섬세한 표현을 가능하게 한다. 그리고 그림자 없이 표현하는 작업이 훨씬 까다롭다.”


7

꼭 등장했던 ‘입도운(入道雲)

<시간을 달리는 소녀> / <썸머 워즈>

<늑대 아이> / <괴물의 아이>

두 번째 특징. 거대한 입도운이 매번 등장한다. ‘입도운’이란 잘 발달한 뭉게구름을 말하는데, 아래는 평평하면서 위쪽으로는 크게 솟은 형태다. 주로 여름철에 많이 생긴다는 입도운을 계속해서 그려 넣는 이유. 호소다 마모루는 이렇게 말했다. “입도운이 있으면 하늘이 다이나믹해 보이지 않나. 왠지 더운 여름을 견디면 사람은 성장한다고 생각한다. ‘성장과 ‘입도운’은 세트처럼 잘 어울린다.”


8

그 외 특징들

<원피스-오마츠리 남작과 비밀의 섬> / <디지몬 어드벤처> / <시간을 달리는 소녀>

이런 특이점도 있다. 당황한 캐릭터가 갑자기 너무 만화적인 표정을 지을 때가 있는데, 이 표정이 서로 다른 작품에서도 거의 흡사하게 표현된다. 때문에 호소다 마모루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또, 그는 판타지의 세계를 표현할 때, 자주 밝은 색의 외곽선을 사용한다. 아래 스틸컷으로 확인해 보자.

<디지몬 어드벤처: 우리들의 워 게임!>

<썸머 워즈>


9

‘디지몬’, ‘원피스’ 연출도



<원피스-오마츠리 남작과 비밀의 섬>

그는 과거 <디지몬 어드벤처>와 <원피스> 등의 작업들도 해 왔다. 특히 그가 연출한 극장판 <원피스-오마츠리 남작과 비밀의 섬>은 팬들 사이에 ‘원작 파괴다’ 혹은 ‘신선하다’로 극명하게 엇갈린 반응을 낳았다. 선장이 선원들을 잃어버리는 스토리로 전개되는 이 작품은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만들다 중도 하차했던 감독의 쓰라린 경험이 투영된 것이라고 스스로 밝혔다.


10

12번 각색된 원작 소설 <시간을 달리는 소녀>

(왼쪽부터)<시간을 달리는 소녀> 1983년작, 2010년작 포스터

<시간을 달리는 소녀>하면 대다수는 호소다 마모루를 떠올리지만, 동명 원작 소설의 영화화 사례로는 3번째에 해당한다. 이후 실사영화로 한차례 더 제작됐으며, 애니메이션 영화는 호소다 마모루의 것이 유일하다. 그 외에도 4편의 드라마, 4편의 코믹스까지 총 12차례의 각색이 이루어진 소설이다. 소설 원작자 츠츠이 야스타카는 호소다 마모루의 각본을 보고 “이것은 진정한 의미의 2대째를 표현한 작품”이라고 평가하며 영화화에 만족스러운 입장을 드러냈다. 한편, 츠츠이 야스타카는 지난 2017년 한국의 위안부 소녀상을 향해 입에 담기 힘든 망언 트윗을 올려 물의를 빚었다.


11

루이비통 광고



<슈퍼플랫 모노그램>

현대미술가 무라카미 다카시와 협업한 루이비통 광고 영상 <슈퍼플랫 모노그램>을 선보인 적이 있다. ‘슈퍼플랫’은 무라카미 다카시가 주도한 포스트모더니즘 사조다. 순수예술과 대중문화 사이의 평평한(flat) 모습을 드러내고, 소비문화의 공허함을 표현하는 경향이었다. <슈퍼플랫 모노그램>은 아이가 떨어뜨린 휴대폰을 집어삼키는 괴물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휴대폰보다 아름다운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펼쳐 보인다.


12

가족의 축소판 <미래의 미라이>

호소다 마모루의 신작 <미래의 미라이>에서 ‘미라이’는 ‘미래’를 뜻하는 일본어다. 영화 속에서는 ‘길잡이가 돼라’는 뜻에서 붙인 아이의 이름으로 나온다. 그런데 실제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딸 이름이 바로 ‘미라이’다. 하물며 극중 강아지의 이름 ‘윳코’도 그가 키우는 강아지의 이름에서 따왔다. 호소다 마모루는 <미래의 미라이>를 두고 “내 가족의 축소판이나 다름없다”고 표현했다.


씨네플레이 심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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