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액션 여전사들이 한 자리에, <355>에 출연한 배우들의 필모그래피



<355>

제시카 차스테인을 필두로 액션 여배우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2월 9일에 개봉한 <355>는 일급 기밀 무기 도난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모인 전 세계 최정예 블랙 에이전트 팀, 355에 관한 이야기다. 연기력으로 어디 가서 빠지지 않는 여배우들, 제시카 차스테인, 다이앤 크루거, 페넬로페 크루즈, 루피타 뇽, 판빙빙이 화려한 액션을 선보였다. <355>에 등장하는 여전사들의 필모그래피를 간략하게 훑어보고자 한다. 액션 영화 중심으로 소개할 예정이니 이점 참고 바란다.

355

감독

사이먼 킨버그

출연

제시카 차스테인, 다이앤 크루거, 페넬로페 크루즈, 루피타 뇽, 판빙빙

개봉

2022.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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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카 차스테인



<미스 슬로운>(2016)

국내에선 ‘차여신’이라고 불리는 제시카 차스테인은 단순히 몸을 잘 쓰는 액션 배우는 아니다. 그는 <헬프>(2011)와 <제로 다크 서티>(2012)로 2년 연속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에 오르며 연기력을 인정받고, <인터스텔라>(2014)의 머피 쿠퍼역으로 대중들에게 더욱 익숙해졌으며, <미스 슬로운>(2016)의 엘리자베스 슬로운으로 원톱 주연으로서의 파워를 보여줬다. 그렇기에 제시카 차스테인의 액션에는 맥락이 있다. 뛰어넘고, 부수고, 총을 쏘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설득력 있게 상황을 이해시키는 힘을 갖고 있다. 단, 그렇다고 해서 액션이 부족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실제와 가까운 액션 연기를 선보이며 액션 배우로서의 이미지도 가져갔다.

<언피니시드>(2011)에서 그는 이스라엘 최정예요원 레이첼을 연기했다. 이스라엘 특공무술인 크라브마가를 익히기 위해 그는 전문가에게 강도 높은 개인 훈련을 받았는데, 덕분에 그는 실제 요원 못지않은 액션을 선보인다. 이후 <제로 다크 서티>(2012)에서 CIA 요원 마야를 연기하며 2013년 골든 글로브 시상식 드라마 부문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단, 마야는 전략 분석가로 액션 연기를 선보이지 않았다. <355>에서도 제시카 차스테인은 다시 CIA 요원 메이스 역을 맡으며 요원 전문가로(!) 거듭났다. 이번에는 책상을 벗어나 현장에 나선다. 한편 <헌츠맨: 원터스 워>(2016)나, <엑스맨: 다크 피닉스>(2019)에서는 요원 액션이 아닌 궁수나 외계 액션을 선보이며 캐릭터 표현에 한계가 없음을 입증해 보였다.

미스 슬로운

감독

존 매든

출연

제시카 차스테인

개봉

2017.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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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피니시드

감독

존 매든

출연

샘 워싱턴, 시아란 힌즈, 헬렌 미렌, 제시카 차스테인

개봉

2011.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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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크루즈



<귀향>(2006)

스페인 출신 페넬로페 크루즈가 국내 팬들에게 이름을 널리 알린 건 <바닐라 스카이>(2001)로 할리우드에 진출하면서부터다. 뛰어난 연기보다는 톰 크루즈와의 스캔들로 주목 받았다. 20년이 지난 지금 아무도 페넬로페 크루즈를 그 당시처럼 ‘예쁜 모델 겸 배우’로 알고 있는 사람들은 없다. 스페인어뿐만 아니라 영어도 자유롭게 구사하는 그는 영락없는 배우다. 크루즈가 배우로 거듭나는 데는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영화가 크게 영향을 미쳤다. <귀향>(2006)에서 억척스러운 어머니 라이문다 역을 맡았다. 이 역으로 그는 스페인 여성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상 여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 됐고 칸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이외에도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뮤즈가 되어 <내 어머니의 모든 것>(2000), <페인 앤 글로리>(2020)에서도 뛰어난 연기실력을 보여줬다.



<쥬랜더 리턴즈>(2016)

그 역시 요원 역을 맡은 적이 있는데, 액션이라고 하기엔 난감하다. <쥬랜더 리턴즈>(2016)에서 그는 인터폴 글로벌 패션국의 요원 발렌티나를 연기했다. ‘패션국’이라는 단어가 거슬리겠지만, <쥬랜더 리턴즈>는 말그대로 B급 코미디 무비로, 그야말로 개연성 없는 황당무계함을 주로 삼고 있다. 말도 안 되는 코미디에 첩보물을 섞어 놓은 영화랄까. 서부 범죄 액션 영화인 <밴디다스>(2006)와 액션 어드벤처 영화인 <사하라>(2005)도 모두 코미디가 기본 장르이기 때문에 액션보다는 페넬로페 크루즈의 섹시함과 코믹한 해프닝이 강조됐다. 크루즈는 <355>에서 드디어 제대로 된 액션 연기를 펼쳐 보인다. 이전의 ‘섹시 액션’, ‘코믹 액션’이 아닌 탄탄한 연기력이 돋보이는 진정한 액션 연기를 만나볼 수 있다.

귀향

감독

페드로 알모도바르

출연

페넬로페 크루즈, 카르멘 마우라

개봉

2006.09.21. / 2018.11.05. 재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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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랜더 리턴즈

감독

벤 스틸러

출연

벤 스틸러, 오웬 윌슨, 윌 페렐, 페넬로페 크루즈, 크리스틴 위그, 올리비아 문

개봉

2016.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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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피타 뇽



<노예 12년>(2014)

루피타 뇽은 타고난 배우다. <노예 12년>(2014)으로 장편 데뷔를 한 그는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2014년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2008년 단편영화 <이스트 강>과 케냐 드라마에서 조연을 맡은 정도가 연기경력의 전부였던 그가 첫 장편 영화에서 영예로운 수상을 할 수 있었던 건, 그가 ‘타고난 배우’였기 때문이었다는 말 외엔 설명 되지 않는다. 그는 영화에서 노예 팻시 역을 맡았는데, 주인인 에드윈의 성적 착취와 집착으로 인해 삶의 의지를 잃어가는 캐릭터였다. 주연이었던 솔로몬(치웨텔 에지오포)보다 인상 깊었다는 의견이 있을 정도로 그는 완성형 연기를 선보였다. 



<블랙 팬서>(2018)

그가 액션을 선보인 건 <블랙 팬서>(2018)부터였다. 그는 와칸다의 부족장격 인물 나키아를 연기했는데, 오코예(다나이 구리라), 슈리(러티샤 라이트)와 함께 <블랙 팬서>의 여성 액션을 담당하고 있다. 오코예가 시원시원한 정석 액션을 선보인다면, 루피타 뇽은 첩보원이라는 직책에 맞게 날렵하고 빠른 몸놀림을 보여주었다. 다만, 트찰라/블랙팬서(채드윅 보스만)의 전 연인이기도 한 그는 트찰라의 정신적인 조력자 역할로 액션보다는 마인드 적인 면이 더 돋보이는 캐릭터였다. 

노예 12년

감독

스티브 맥퀸

출연

치웨텔 에지오포, 마이클 패스벤더, 베네딕트 컴버배치, 브래드 피트

개봉

2014.02.27. / 2021.04.22. 재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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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팬서

감독

라이언 쿠글러

출연

채드윅 보스만

개봉

2018.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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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빙빙



<355>

여러모로 논란이 되어 다른 배우로 교체된다는 이야기가 많았지만 결국은 자리를 지킨 판빙빙. 그는 <355>에서 중국의 기밀 요원 린 미성 역을 맡았다. 판빙빙의 합류로, 355는 백인, 흑인, 아시아인이 전부 포함되어 있는 에이전트가 됐다. 사실, <355>의 플롯은 그리 참신하지 않다. 지구를 멸망시킬 수 있는 비밀무기가 발명되고, 이것이 악당들의 손에 들어가지 않게 비밀요원이 나서는 이야기. 첩보물의 단골 소재인 비밀 무가 등이 사용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355>가 특별한 이유는 바로 이 캐릭터 성 때문이다. 다양성이 영화의 한 요소로 요구되는 시대흐름에 맞게, <355>는 여성 다국적 비밀 에이전트를 구성했다. 북미, 남미, 유럽, 그리고 아시아까지. 첩보물에서는 볼 수 없었던 인물구성이 <355>의 매력 포인트다. 그리고 그 다양성의 한 부분으로, 판빙빙의 등장이 있다.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2014)

판빙빙의 액션을 볼 수 있는 건 의외로 한국 영화에서다. 2007년에 개봉한 <묵공>에서 그는 기병대를 통솔하는 책임자 일열 역으로 출연해 액션 연기를 선보였다. 이외에도 전쟁영화 <마이웨이>에서는 중국인 저격수로 등장했으나 존재감을 드러내진 못했다. 할리우드 영화에서도 액션 연기를 선보였는데, 굴욕으로 남았다.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에서 그는 텔레포트 능력을 가진 블링크 역으로 등장했지만, 출연 시간이 5분도 채 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영화는 중국 여론의 분노를 사야만 했다고.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감독

브라이언 싱어

출연

제니퍼 로렌스, 휴 잭맨, 제임스 맥어보이, 마이클 패스벤더

개봉

2014.07.18. / 2014.05.22. 재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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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앤 크루거



<심판>(2019)

배우 다이앤 크루거는 액션 배우가 아니다. <355>에서 처음으로 액션 연기에 도전하는 그이지만, 그럼에도 걱정하지 않는 이유는 지금껏 그가 증명해 온 탄탄한 연기실력 덕분이다. 독일 출신인 그는 근 15년 간 할리우드와 프랑스 영화계에서만 배우로 활동해오다가, 2017년 <심판>에서 처음 모국어 연기를 선보였다. 폭탄 테러로 남편과 아들을 한순간에 잃게 된 카티아를 연기했는데, 범인을 찾아내 복수할 것인지 아니면 용서할 것인지 갈등하는 입체적인 캐릭터였다. 그의 비통한 눈은 비극적인 개인의 상실을 넘어, 무슬림을 향한 차별과 네오나치즘이 성행하는 독일 사회를 날카롭게 찌른다. <심판>을 통해 그는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355>

이후에도 <밤쉘>(2017), <제이티 르로이>(2020)으로 꾸준하게 연기파 배우의 이미지를 쌓아온 그가 액션 연기를 한다니. 걱정보다 기대가 훨씬 앞선다. <355>에서 그는 카페 직원으로 잠입해 있던 독일 연방정보원(BND) 요원 마리 역을 맡았는데, 영화 초반 제시카 차스테인과 격렬한 추격전을 벌이며 액션을 선보였다. 액션 연기에까지 손을 뻗은 그는 성공적으로 <355>에 안착했다. 

심판

감독

파티 아킨

출연

다이앤 크루거

개봉

2019.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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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객원 기자 김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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