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 하정우·이영애·강동원·한지민이 여기에 와? 명장면 복습하러 가자ㄱㄱ

배우가 생각하는 배우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관객이 영화로 보는 배우와 비슷할까? 의외로 다를까. 네 명의 배우들이 자신의 스토리를 들려주기 위해 10월 8일과 9일, 그리고 13일 부산을 찾는다.

배우 하정우·이영애·강동원·한지민은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액터스 하우스’를 통해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액터스 하우스’는 영화계에서 대중성과 화제성을 겸비한 배우들이 관객에게 자신의 연기 인생과 철학을 나누는 스페셜 토크 프로그램이다. 배우가 생각하는 자신의 명장면, 연기의 의미와 철학 등 심도 있고 내밀한 이야기가 전해질 예정이라니, 기대가 안 될 수 없다.
 
‘이 배우’ 하면 ‘이 장면’으로 기억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배우에게나 관객에게나 ‘명장면’이 갖는 의미는 크리라. ‘액터스 하우스’에서 하정우·이영애·강동원·한지민, 네 배우가 과연 어떤 장면을 자신의 명장면으로 손꼽을지 궁금해지는 가운데, 우리끼리 먼저 이들의 명장면을 추려보자. 복습하는 차원에서다.


한지민

10월 8일(토) 18:00 KNN시어터(KNN타워 B1)

<아는 와이프>, 좋아하던 사람이 나를 버리고 간 남편임을 알게 된 ‘서우진’


‘아는 와이프’. 출처: tvN


‘아는 와이프’. 출처: tvN

말도 안 되는 상황이다. 하필 사랑에 빠진 남자가 자신을 ‘지워버린’ 전 남편이라니. 이별도 아니고 삭제를 당한 것이라니. 그래서 헤어진 사실도 모른 채 헤어진 것이었다니. 한지민은 드라마 <아는 와이프>에서 ‘서우진’이라는 캐릭터를 연기하며 황당무계한 판타지와 냉혹한 현실을 오가는 연기를 소화했는데. 좋아하게 된 남자 ‘차주혁’이 결국 자신의 전 남편이었음을 깨닫고 배신감과 분노를 토해내는 장면은 명실공히 <아는 와이프>의 가장 가슴 아픈 신이자 한지민의 명장면이다.


<우리들의 블루스>, 사진 찍겠다는 다운증후군 언니에게 폭발한 ‘이영옥’


‘우리들의 블루스’. 출처: tvN


‘우리들의 블루스’. 출처: tvN

제주에 사는 다양한 인생을 담아 화제가 된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 스타급 배우들의 출연으로 어디에 눈을 둘지 모르게 하는 작품이지만 가장 아픈 손가락은 역시 한지민이 연기한 ‘이영옥’과 그 언니 ‘이영희'(정은혜)의 스토리였다. ‘영옥’은 다운증후군을 가지고 있는 언니 ‘영희’를 보살펴야 한다고 느끼는 한편, 때로는 힘에 부친다. 사랑하지만 좋아할 수만은 없다. 그런 감정이 폭발하듯 흘러나온 장면. 친구들의 초상화를 그린다고 직접 사진을 찍는 ‘영희’와 그런 ‘영희’에게 화를 내는 ‘영옥’을 보며 눈물 흘리지 않을 수 있을까.

부활

연출

박찬홍, 전창근

출연

방송

2005, KBS2

상세보기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

감독

김석윤

출연

김명민, 오달수, 한지민

개봉

2011.01.27.

상세보기

아는 와이프

연출

이상엽

출연

지성, 한지민, 장승조, 김소라, 차학연, 강한나, 이유진, 손종학, 박원상, 박희본, 김수진, 공민정, 오의식

방송

2018, tvN

상세보기

우리들의 블루스

연출

김규태, 김양희, 이정묵

출연

이병헌, 신민아, 차승원, 이정은, 한지민, 김우빈, 김혜자, 고두심, 엄정화, 박지환, 최영준, 배현성, 노윤서, 기소유

방송

2022, tvN

상세보기


강동원

10월 9일(일) 19:00 KNN시어터(KNN타워 B1)

<전우치>, 전국모의고사에도 등장한 그장면!


‘전우치’. 출처: CJ엔터테인먼트


‘전우치’. 출처: CJ엔터테인먼트

신명나는 국악 연주와 함께 재치 있는 대사를 와르르 쏟아내는 도사 ‘전우치’. 영화를 안 봤어도 위의 장면을 모르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유튜브에서 열풍을 일으킨 것도 모자라 전국모의고사 국어지문에까지 등장했으니까. 나라에는 기근이 한창인데 잔치나 벌이고 있는 왕 앞에 나타나 “마른하늘에 비를 내리게 하고” “땅을 접어 달리”는 등 다양한 도술을 펼쳐 그를 골탕 먹이는 ‘전우치’. 통쾌함과 유머러스함을 선사하는 가운데 강동원의 리드미컬한 대사 처리가 인상적인 장면이었다. 또 능청스럽고 헐렁한 강동원의 면모를 발견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전우치>는 그의 필모그래피에서 귀한 부분이니. 이 장면이 더 특별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군도>, 전설의 ‘벚꽃 신’ 탄생시킨 ‘조윤’


‘군도’. 출처: 쇼박스


‘군도’. 출처: 쇼박스

<군도>가 상영될 때 ‘조윤’과 ‘도치’가 겨루는 마지막 결투 장면에 대해 말이 많았다. 왜 강동원이 연기한 ‘조윤’에게만 벚꽃을 뿌려주냐고. 비디오 판독(?)을 해본 결과, 하정우가 맡은 ‘도치’에게도 벚꽃은 뿌려졌다. 하지만 왠지 모두의 기억에는 ‘조윤’+벚꽃만 남은 모양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분명 <군도>의 주인공은 ‘도치’와 그 일행인데, 둘의 결투를 보고 있자면 ‘조윤’ 또한 응원하고 싶어진다. 그 역시 만만치 않게 기구한 사연을 가진 악인이기 때문일까, 혹은 강동원이 무용까지 배워가면서 발휘한 검술 액션이 지나치게 유려하고 아름다웠던 탓일까. 진실은 미궁 속에.

전우치

감독

최동훈

출연

강동원, 김윤석, 임수정, 유해진

개봉

2009.12.23.

상세보기

의형제

감독

장훈

출연

송강호, 강동원

개봉

2010.02.04.

상세보기

군도:민란의 시대

감독

윤종빈

출연

하정우, 강동원

개봉

2014.07.23.

상세보기

브로커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출연

송강호, 강동원, 배두나, 아이유, 이주영

개봉

2022.06.08.

상세보기


하정우

10월 13일(목) 18:00 KNN시어터(KNN타워 B1)

<추격자>, “너 여자랑 자본 적 없지?” 정곡 찔리자 버럭하는 ‘지영민’


‘추격자’. 출처: 쇼박스


‘추격자’. 출처: 쇼박스

“야, 사팔팔오, 너지?”부터 “안 팔았어요.(웃음) 죽였어요”까지. <추격자>만큼 명장면 고르기 힘든 영화도 드물 것이다. 그중에서도 다소 늦게, 네티즌들 사이에서 화제가 된 ‘취조 신’을 하정우의 명장면으로 꼽아본다. 해당 장면은 프로파일러 역할을 맡은 이종구 배우의 후덜덜한 포스로도 유명하지만, 한편에는 하정우의 실감나는 리액션 연기가 있었다. 강약약강의 정석인 찌질이 살인마 ‘지영민’의 반응을 디테일하게 포착했기 때문이다. 처음엔 묻는 말에 순순히 대답하다가 “지영민 씨, 여자를 사귀어본 적 있어요?”라는 자존심 푹푹 쑤시는 질문 공세에 마침내 본색을 드러내고, “네가 뭘 아는데!”라며 달려드는 그라데이션 연기가 압권이다. 이건 추측이지만, 하정우가 자리에서 일어나 “가까이 와요, 내 얘기해 드릴게”라며 프로파일러 가까이로 다가가는 그 순간만큼은 이종구 배우도 조금은 무섭지 않았을까 싶다.


<범죄와의 전쟁>, “마, 불 함 붙이봐라” 담뱃불 논란 일으킨 ‘최형배’


‘범죄와의 전쟁’. 출처: CJ엔터테인먼트


‘범죄와의 전쟁’. 출처: CJ엔터테인먼트

담뱃불은 아랫사람이 붙여주는 것이라는 사회적 약속을 전제로 기싸움을 벌이는 두 사람, 두 건달 두목 ‘최형배'(하정우)와 ‘김판호'(조진웅)의 대치 장면 역시 명장면의 하나다. 스토리상 ‘최형배’가 ‘김판호’를 찾은 이유는 그의 친족 ‘최익현’의 앙갚음을 해주기 위해서였는데. 이미 유혈사태가 예견된 방문이었다는 점에서 위 장면은 더욱 긴장감을 준다. ‘김판호’보다 자신의 서열이 위라는 것을 명백히 하는 한편 ‘최익현’에게도 센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최형배’는 필요 이상으로 세게 나간다. 하정우가 그 무모한 폭력성과 ‘가오’를 짧고 굵게, 그리고 맛깔나게 그려냈다는 점에서 역시 빠뜨릴 수 없는 명장면이다.

추격자

감독

나홍진

출연

김윤석, 하정우

개봉

2008.02.14.

상세보기

범죄와의 전쟁 : 나쁜놈들 전성시대

감독

윤종빈

출연

최민식, 하정우

개봉

2012.02.02.

상세보기

롤러코스터

감독

하정우

출연

정경호, 한수현

개봉

2013.10.17.

상세보기

허삼관

감독

하정우

출연

하정우, 하지원

개봉

2015.01.14.

상세보기


이영애

10월 13일(목) 20:00 KNN시어터(KNN타워 B1)

<봄날은 간다>, ‘은수’에게 라면과 사랑의 상관관계는?


‘봄날은 간다’. 출처: 시네마 서비스


‘봄날은 간다’. 출처: 시네마 서비스

<봄날은 간다>에 출연한 이영애의 명장면은 차마 하나만 고를 수 없어 둘 다 넣었다. 말 안 해도 알 것이다. “라면 먹고 갈래?”와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물론 후자는 유지태의 대사였지만 두 사람이 함께였기에 완성된 신인지라 이영애의 명장면으로 넣어도 이상하지 않다. 이영애가 연기한 ‘은수’는 “라면”과 같은 인스턴트형 인간이다. 뭐든지 금방금방이다. 반면 ‘상우'(유지태)는 천천히 끓고 천천히 식는 돌솥밥형 인물이다. 한번 마음을 주면 쉽게 바꾸지 않는다. 둘의 엇나갈 수밖에 없는 사랑의 예고편이 먼저 나온 “라면 먹고 갈래?”이고 그 마침표가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인 만큼, 둘 다 명장면인 것이다. 사랑에 투신하지 않는 인물 ‘은수’를 그려낸 이영애의 가볍고 산뜻한 연기가 돋보인다.


<친절한 금자씨>, 하얗게 더 하얗게! 눈을 맞으며 생크림에 얼굴 처박는 ‘이금자’


‘친절한 금자씨’. 출처: CJ엔터테인먼트


‘친절한 금자씨’. 출처: CJ엔터테인먼트

복수가 해답은 아니라는 독특한 복수 영화 박찬욱 감독의 <친절한 금자씨>의 주역은 이영애였다. 이영애로 시작해서 이영애로 끝나는 영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 작품. 뭐니 뭐니 해도 최고의 장면은 마지막, 눈 내리는 골목 신이다. 복수를 위해 교도소에서 나온 이래로 짙게 화장을 하고 온통 새까만 옷만 입고 다니던 이금자. 딸과 떨어져 살며 죄책감에 몸부림치던 지난날에 까맣게 타버린 마음을 표현하려던 것일까? 모든 것이 마무리되자 그는 더 들어갈 구멍이 없다는 듯 정반대의 하얀색으로 투신해버린다. 펑펑 쏟아지는 눈을 맞으며 새하얀 생크림 케이크에 얼굴을 푹 파묻는다. 그의 옆에서 딸 제니가 말한다. “하얗게, 더 하얗게..”

대장금

연출

이병훈

출연

방송

2003, MBC

상세보기

봄날은 간다

감독

허진호

출연

유지태, 이영애

개봉

2001.09.28.

상세보기

친절한 금자씨

감독

박찬욱

출연

이영애, 최민식

개봉

2005.07.29.

상세보기

구경이

연출

이정흠

출연

이영애, 김혜준, 곽선영, 김해숙, 이홍내, 백성철, 조현철

방송

2021, JTBC

상세보기


지금까지 부산국제영화제 ‘액터스 하우스’를 통해 관객과 만날 네 배우 하정우·이영애·강동원·한지민의 가슴 뛰는 명장면을 살펴봤다. 물론 알고 있다. 수십 편씩 작품을 찍은 배우들의 명장면을 두 개씩만 언급하는 건 너무 감질난다는 사실을. 본문에서 미처 소개하지 못한 명장면들을 댓글로 남겨준다면 기사가 좀 더 풍부해질 것이다.
 
‘액터스 하우스’는 누구나 관객으로 참여할 수 있는 행사다. 참가비는 8,000원이며 행사로 모인 수익금 전액은 국제아동구호기구 ‘세이브 더 칠드런’ 측에 기부될 예정이다. 한편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는 10월 5일(수) 개막해 같은 달 14일 폐막한다.


씨네플레이 유해강 기자

Must Read

Related Articl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