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조나단 아냐? 퀭~~해 보이지만, 무시할 수 없는 카리스마! <놉>의 다니엘 칼루야

<겟 아웃>

2017년 전 세계적으로 <겟 아웃>이 흥행에 성공했을 당시를 생각해 보자. 주인공 ‘크리스 워싱턴’을 연기한 다니엘 칼루야는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인상적인 연기로 관객들에게 단번에 눈도장을 찍었다. 그렇기에 그를 혜성처럼 등장한 신인이라 생각한 사람이 많을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다니엘 칼루야는 당시에 무려 10년 차 배우였고 2007년 영국 드라마 <스킨스>로 데뷔하여 각종 드라마와 영화의 조연으로 내공을 다진 이른바 ‘중고 신인’이었다.

준비된 자에게 기회가 온다는 말이 떠오르지 않는가. 그가 나른한 눈빛으로 캐릭터에 생기를 불어넣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그 말이 저절로 생각난다. 다니엘 칼루야말로 준비된 자라고 할 수 있다. 오랜 시간 겸허히 쌓아온 연기 내공을 <겟 아웃>을 통해 성공적으로 펼쳐냈으니, 이번 <놉>이 더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그는 8월 17일 개봉한 <놉>을 통해 조던 필 감독과의 환상의 호흡을 다시 보여줄 예정이다. 극장으로 가기 전에 다니엘 칼루야의 작품을 이모저모 짚어보자.


<블랙 미러 1, 2화 ‘핫 샷’>

<블랙 미러>

이쯤 되면 <블랙 미러>에 출연하지 않은 할리우드 스타를 찾아보기가 더 힘들 지경이다. 다니엘 칼루야는 블랙 미러 시즌 1의 에피소드 2 ‘핫 샷’의 주인공으로 출연하였다. ‘핫 샷’은 자전거 페달을 밟으며 돈을 벌고 그 돈으로 힘들게 의식주를 마련하는 현대판 노예에 대한 이야기로, 자본주의의 잔인함에 대해 조명한다. 온통 광고 화면으로 가득한 침실에서 침묵을 원한다면 그마저도 돈을 지불해야 하는 냉혹한 디스토피아 세상. 다니엘 칼루야가 연기한 ‘빙’은 그곳에서 유일하게 뒤틀린 사회 구조을 향한 문제의식을 가진 인물이다. 무료하게 자전거를 타며 하루하루 살아가지만 마음속엔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열망을 가졌다. 그러다 ‘애비’를 짝사랑하게 된 ‘빙’은 전 재산을 바쳐 ‘애비’가 진실된 세상을 살아갈 수 있도록 조력하지만 처참한 결과를 마주한다. <블랙 미러>는 현대를 신랄하게 풍자하는 SF 드라마지만, 그중에서도 ‘핫 샷’은 더욱 씁쓸한 에피소드다. 다니엘 칼루야의 날카로우면서도 호소력 깊은 연기가 인상적이다.


<블랙 팬서>

<블랙 팬서>

마블 팬들의 극찬을 받은 영화 <블랙 팬서>에서 다니엘 칼루야는 ‘와카비’를 연기했다. 한 부족의 부족장이자 블랙 팬서의 오랜 친구인 ‘와카비’는 일련의 사건을 겪은 뒤 블랙 팬서를 등지고 새로운 왕인 ‘킬몽거’를 받든다. 그 과정에서 도라 밀라제의 장군이자 자신의 아내인 ‘오코예’와 신념 차이로 인해 갈등을 빚는다. ‘와카비’의 행보에 대해 아직도 관객 사이에서 의견이 분분하지만 ‘와카비’는 자신만의 뚜렷한 신념을 가진 모습이 인상적인 인물이다. 현재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는 티저 예고편을 공개한 뒤 11월 개봉을 앞두고 있다. 작품의 정체성이라 볼 수 있었던 ‘블랙 팬서’ 역의 채드윅 보스만이 고인이 되면서 후속편의 서사가 어떻게 흘러갈지는 미지수다. 더불어 ‘와카비’ 역인 다니엘 칼루야 또한 <놉>의 촬영 일자와 겹쳐 촬영하지 못했다는 소문까지 들려오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도 팬들의 기대는 여전하다. 다니엘 칼루야가 정말 출연하지 않는지, 와칸다는 누가 이끌게 될지 궁금한 사람들은 11월까지 참아보도록 하자.


<퀸 앤 슬림>

<퀸 앤 슬림>

2020년 5월,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숨진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을 기억하는가. 모든 사람에게 큰 충격과 안타까움을 안겨주었던 사건으로 그해 흑인들의 BLM 운동이 일어났던 계기이기도 하다. 흑인 남녀 ‘퀸’과 ‘슬림’이 데이트를 하던 중에 백인 경찰에게 과잉진압을 당하는 일이 생기고 실수로 경찰을 죽이고 만다. 결국 둘은 <보니 앤 클라이드>처럼 경찰을 피해 도피한다. <퀸 앤 슬림>은 BLM 운동이 일어난 시기와 같은 해 개봉하여 더욱 상징적인 영화다.

사실 다니엘 칼루야의 필모그래피는 대부분 흑인 인권 문제를 관통하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공포 영화인 <겟 아웃>과 슈퍼히어로 액션 블록버스터 <블랙 팬서>, 세련된 로드 무비인 <퀸 앤 슬림>까지. 모두 다채롭게 다른 장르이지만 인종차별에 대한 사회적인 메시지를 건네고 있는 건 같다. 다니엘 칼루야는 자신의 출연작을 통해 명료하게 이야기하고 있는 듯하다. 아직까지도 인종차별이 우리 곁에 살아 숨 쉬고 있다고. <퀸 앤 슬림>은 현재 넷플릭스에서 시청할 수 있다.


<유다 그리고 블랙 메시아>

<유다 그리고 블랙 메시아>

1968년, FBI가 흑인 민권 지도자들을 ‘블랙 메시아’로 규정하여 와해시키고자 한다. 그러기 위해선 우선적으로 흑표당 일리노이주 지부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20살 대학생 ‘프레드 햄프턴’을 선동가로 지정하고 그를 지켜보기 위해 정보원을 잠입시키기로 한다. 정보원의 정체는 가짜 FBI 흉내를 내다 잡힌 사기꾼 ‘윌리엄 오닐’. FBI는 ‘윌리엄 오닐’에게 흑표당의 정보원을 하면 감옥에 안 가게 해주겠다며 조건을 내건다. 그에 응한 ‘윌리엄 오닐’은 ‘프레드 햄프턴’의 곁에 머무르며 정보를 캐내려 하지만 결국 그에게 혹하게 된다. 그리고 흑표당과 FBI 사이에서 어떤 길을 따를지 고민한다.

<유다 그리고 블랙 메시아>는 다니엘 칼루야에게 제74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남우조연상을 안겨준 작품이다. 다니엘 칼루야는 흑표당의 지부장 ‘프레드 햄프턴’, 즉 ‘블랙 메시아’ 역할을 맡았다. 달변가인 ‘프레드 햄프턴’을 표현하기 위해 압도적인 연설 연기를 펼쳤는데 이 장면이 관점 포인트다. 다니엘 칼루야는 연설 연기로 하여금 많은 관객과 비평가의 가슴을 뜨겁게 만들었고 결국 남우조연상 수상에 성공했다. 그의 연기를 보면 당연한 결과란 생각이 들 것이다.


<놉>

어느 날 하늘에서 알 수 없는 물체가 떨어져 아버지가 숨지고, ‘오티스 주니어’와 그의 여동생 ‘에메랄드’는 목장을 물려받는다. ‘오티스 주니어’는 아버지의 뜻대로 목장을 운영하지만 ‘에메랄드’는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할리우드로 떠난다. 그러다 어느 날 재정적인 문제로 한 곳에 모인 남매는 우연히 UFO의 형상을 목격하고, 떼돈을 벌기 위해 그를 촬영하고자 한다. 다니엘 칼루야는 이 영화에서 캘리포니아 말 목장을 운영하는 ‘오티스 주니어’ 역할을 맡았다.

미확인 비행물체처럼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하기 전엔 정체를 알 수 없는 영화 <놉>이 드디어 8월 17일 개봉했다. 이례적으로 영화의 소재나 줄거리를 명확히 밝히지 않았는데도 <놉>은 평론가들에게 높은 평점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기에 더더욱 이 영화의 정체를 알 수 없어졌다. 모를수록 재밌는 게 공포 영화 아니겠는가. 하지만 한 가지 말할 수 있는 건, 다니엘 칼루야가 <블랙팬서: 와칸다 포에버>를 포기하고 선택한 작품인 만큼 뛰어날 것이란 건 명확하다. 조던 필과 다니엘 칼루야의 조합이 당신에게도 ‘믿고 보는 조합’이 될지는 극장에서 확인해 보길 바란다.


씨네플레이 김다이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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