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글로리> 잘생긴 망나니로 최고 커플 등극!
김은숙 작가 피셜 ‘최고의 커플’이 탄생했다. <더 글로리>의 칼춤 추는 망나니 ‘여정'(이도현)과 왕자님이 필요 없는 ‘동은'(송혜교)이다. 이유는 키스 신인데. 키스 신이 잘 나와서가 아니라 키스 신이 없기 때문이다. 김은숙 작가는 두 인물 간 키스 신을 뺐더니 “내가 쓴 커플 중 제일 멋진 커플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키스 신이 없어도 여정과 동은이 만나는 장면은 충분히 로맨틱하다. 학교 폭력 피해자의 냉혹한 복수를 그린 드라마 <더 글로리>. 그 안에서 배우 이도현은 유일하게 “말랑말랑”한 장면을 담당하고 있다. 오죽하면 이도현이 “나만 멜로 찍고 있는 것 같아” “감독님께 <더 글로리> 찍고 있는 것 맞냐”고 물었을까.
<더 글로리> 과몰입자들이 파트 1 정주행을 마치고 품는 공통된 의문이 하나 있다. 그래서, 여정은 동은에게 차인 걸까? 이에 대한 입장은 분분하다.
<더 글로리> 비하인드 코멘터리에서 이도현은 “안 차였다. ‘나랑 연애해요’ 하자 (동은이) 웃었다”며 아직 두 인물 간 연애전선이 살아 있음을 주장했다. 반면 ‘연진’ 역의 임지연과 ‘현남’ 역의 염혜란은 “저 정도는 차인 거다” “(동은이) 비웃었다”는 입장인데.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정확한 사실 관계는 3월 공개되는 <더 글로리 파트 2>에서 밝혀질 예정이다.
멜로 장인 비긴즈, <호텔 델루나>부터 <오월의 청춘>까지
등장했다 하면 멜로 눈빛으로 장르를 바꿔버리는 이도현. 그의 멜로 역사는 깊다. 그는 2019년 <호텔 델루나>에서 1000년의 사랑을 간직한 호위무사 ‘고청명’으로 아이유와, 2020년 <18 어게인>에서는 하루아침에 고등학생이 된 중년 ‘홍대영’으로 김하늘과, 2021년 <오월의 청춘>에서 트라우마 가진 의사 ‘황희태’로 고민시와 연인 연기를 선보여 ‘멜로 장인 꿈나무’라는 호평을 이끌어냈다.
그중에서도 <오월의 청춘>은 작품의 성격상 타 드라마와는 구별되는 지점이 있다. 지상파 드라마로써는 드물게, 1980년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그려내 멜로와 역사의식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기 때문이다. 신인 배우로서 성공적인 지상파 정규 드라마 데뷔의 순간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오월의 청춘>과 <18 어게인>은 이도현에 다수의 상을 안겨주었다. 이도현은 <오월의 청춘>으로 KBS 연기대상에서 베스트 커플상과 남자 최우수 연기상을, <18 어게인>으로 제57회 백상예술대상을 비롯한 3개의 신인 연기상을 거머쥐었다.
장르물도 일품! <스위트홈>으로 넷플릭스 데뷔 성공적
멜로는 빙산의 일각이다. 데뷔 5년 차라는 그리 길지 않은 활동 기간 도중 이도현이 도전한 장르는 극과 극이다. 그의 필모그래피 한쪽에 멜로가 있다면 반대쪽에는 스릴러가 있다. 그중에서도 <스위트홈>을 빼놓을 수 없다.
망한 세상, 괴물과 맞서 싸우는 생존 인류를 그린 <스위트홈>에서 이도현은 생존자들의 리더이자 의대생 ‘은혁’ 역을 맡아 웃음기 싹 뺀 스릴러에 처음 도전했다. 작중 은혁은 뛰어난 두뇌와 판단력, 그리고 무엇보다 진한 가족 사랑을 가진 인물로 묘사된다. 배우 고민시가 동생 ‘은유’ 역을 맡았는데, <오월의 청춘>에 이은 두 번째 합작이었다.
이도현이 <스위트홈>에 캐스팅된 사연은 꽤나 운명적이다. 사실 그가 원래 맡고 싶은 인물은 은둔형 외톨이 ‘현수’였는데. 막상 오디션장에 들어가니 은혁 연기를 요구받았고 이를 본 이응복 감독의 “얘 은혁이다”는 반응에 거의 즉각적으로 캐스팅됐다는 것이다. 그렇게 출연한 작품이 한국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중 최초로 세계 3위에 진입하고 배우 본인도 호평을 받았으니 성공적인 OTT 데뷔다. 2021년에는 스릴러 수사 드라마 <괴물>에서 신하균의 20대를 연기해 “미친 싱크로율”이란 평을 받기도 했다.
MBTI는 “초록색”이라고??
<스위트홈> 촬영 현장의 크로마키의 초록빛이 강하게 각인된 것일까. 네이버 NOW에 출연해 “초록색밖에 생각이 안 난다”던 이도현. 그 “초록색”은 다름 아닌 ‘MBTI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성격유형을 알려주는 MBTI에 웬 초록색이냐고? ’16personalities’에서 MBTI 검사를 실시하면 16개의 성격 유형이 초록색이나 주황색, 보라색, 하늘색 캐릭터 중 하나로 표현된다. 초록색 캐릭터는 ‘외교관형’으로 N(직관)과 F(감정)가 우세한 성격이다. 따라서 그의 MBTI는 INFJ, INFP, ENFJ, ENFP의 4가지 중 하나로 유추되니, 찐팬의 궁예가 필요한 대목이다.
고양시 농구대표에서 오컬트 영화 출연까지!
“선생님, 농구가 하고 싶어요.” 최근 개봉한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 원작의 명대사다. 배우 이도현에게도 농구가 최고던 시절이 있었다. 중학생 시절 이도현은 고양시 대표로 경기에 출전할 정도로 농구에 진심이었다. 고등학교에 진학해서는 공부하려고 산 전자사전으로 매일 영화를 보며 연기학과 진학을 결정한다. 가장 많이 본 영화는 김래원 주연의 <해바라기>. 이후 한차례 재수 끝에 중앙대 연극영화과에 진학, 2017년 신원호 PD의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 정경호의 청년 시절을 맡으며 브라운관에 데뷔했다.
이도현은 데뷔 이래 한 해도 쉬지 않고 활동했다. 아직 한창 화제인 <더 글로리 파트 1>에 이어 올해에는 <더 글로리 파트 2> 그리고 JTBC <나쁜엄마>가 기다리고 있다. <나쁜엄마>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엄마와 아들 사이를 그린 코믹 드라마로 이도현과 라미란의 모자 케미가 기대된다. 이도현은 <18 어게인>에 이어 또 한번 ‘어려진 어른’을 연기하는데, 이번에는 기억상실이라는 소재가 얽혀 있다.
앞서 언급한 이도현 출연작들 사이에는 공통점이 있다. TV든 OTT든, 드라마라는 것이다. 그런 그가 가까운 미래에는 장편영화 <파묘>로 극장에서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파묘>는 흉지의 묘를 이장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기이한 사건을 다룬 작품으로 <검은 사제들> <사바하>로 오컬트 붐을 일으킨 장재현 감독의 차기작이다. 최민식, 유해진, 김고은 등 배우들과의 케미도 하나의 관전 포인트 되겠다.
기본적으로 성실하며, 성실하게 기본적이다
기본기란 그런 거다. 잘 할 땐 티 안 나고 잘 못하면 티가 확 나는 것. 배우에게 있어 정확한 발음은 기본 중 기본이다. 또렷한 발음과 안정적인 톤은 이도현 연기에 대한 호평 중 빠지지 않는 부분이다. 낮고, 부드럽고, 탄탄하고, 하여간 직접 들어보지 않으면 모르는 그 목소리의 비결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이도현은 “와인 가게에 가면 코르크 마개를 챙겨오고, 코르크 마개를 물고 이야기한다”는 답을 들려주었다. 기본기에 진심인 부분이다. 또 그가 거친 수많은 인터뷰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단어는 “성실”이니,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드는 그의 꾸준한 행보를 기대하지 않을 수 없겠다.
허프포스트코리아/씨네플레이 유해강 기자